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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약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의 정석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강U백약
그림/삽화
강백약
작품등록일 :
2021.03.26 16:00
최근연재일 :
2022.07.15 10:00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16,497
추천수 :
254
글자수 :
261,898

작성
22.05.10 10:00
조회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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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1쪽

삼국지의 정석_88. 반란 토벌에 나서는 제갈량(예비군 대 특전사)

DUMMY

한편 제갈량이 대군을 거느리고 월수로 온다는 소식에, 고정은 덜컥 겁이 났다. 전면전은 승산이 없다는 생각에, 고정은 월수로 들어오는 입구인 비수현에 둔영을 세우고 각지에 구원병을 요청했다.

이에 적의 병력이 나날이 늘어났지만, 제갈량은 태평하기 그지 없었다. 제갈량은 고정의 진영 건너편에 영채를 세우고 병사들을 쉬게 했는데, 초조해진 장익이 말했다.


“승상, 적의 구원병이 속속 당도하고 있으니 한시라도 빨리 공격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자 제갈량이 웃으며 말했다.

“이번 원정은 반란에 가담한 이들을 모두 가려낸 후, 빠짐없이 주살하거나 회유해 반란을 방지하는 것이 목적이네. 그러니 적이 최대한 모이길 기다려 토벌하는 것이 좋네. 반란군들은 이익 때문에 급히 모였으니, 시간이 지날수록 갈등이 생기고 어지러워질 거네.”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당분간 적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겠습니다!”


장익은 제갈량의 헤아림에 감탄하였고, 제갈량은 전령을 보내 마충과 이회의 소식을 수시로 확인하게 하였다.




하지만 이때, 익주군으로 향하던 이회는 곤경에 처해 있었다. 옹개가 익주로 오는 길목인 곤명에 복병을 설치해 놓고, 이회의 군대가 지나가자 앞뒤로 길을 끊어버린 것이었다. 졸지에 이회는 1만이 넘는 대군에게 포위를 당했고, 제갈량의 본대와도 연락이 끊어져 버렸다.

하지만 이회는 당황하지 않고 한가지 계책을 생각해 내어 옹개에게 서신을 보냈다.


‘저 이회의 군대는 귀공의 대군에 포위된데다, 군량마저 떨어졌습니다. 귀공의 군대는 매우 강하니, 귀공께서 대사를 이루실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에 대세에 따라 귀공에게 투항하고자 합니다. 저는 제갈량 군대의 허실을 잘 알고 있으니, 귀공께 분명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다만 귀공의 포위가 너무 강력해 병사들이 두려워하고 있으니, 포위를 조금만 느슨하게 해 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그러면 병사들의 마음을 안정시킨 다음, 공께서 정해주시는 날짜에 항복을 드리겠습니다!’


이회의 서신을 읽은 옹개는 반신반의하면서, 병사들을 시켜 한의 진지를 염탐하게 하였다. 다음날, 정탐병이 돌아와서 말했다.


“점심때 적의 군영에서 피어 오르는 부뚜막(밥을 짓기 위해 아궁이 위에 솥을 걸어놓는 자리)의 연기가 많지 않았습니다. 저녁에도 마찬가지였고, 병사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합니다!”


“이회는 그 힘이 다해서 투항하는 것이구나! 이제 제갈량의 군대를 물리치는 것은 쉬운 일이다!!”


옹개는 크게 기뻐하면서 전군에 명해 20리 밖으로 후퇴하게 하였다. 이에 옹개의 병사들이 짐을 챙겨 후방으로 물러나는데, 느닷없이 징 소리가 요란하게 울리더니 사방이 어수선해졌다.


“이게 무슨 일이나?!”


“태수님, 적의 기습입니다! 이회가 우릴 속였습니다!”


“뭐, 뭐라고?!”


옹개는 크게 당황했지만, 정신을 차리고 명을 내렸다.

“적의 수는 우리 절반도 되지 않는다! 당황하지 말고 반격하라!!”


하지만 옹개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당황한 병사들은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 그리고 반란군보다 제갈량이 육성한 한군의 전투력이 훨씬 뛰어났다. 이회는 단숨에 옹개의 군대를 물리쳤고, 옹개는 패잔병을 수습해 남쪽으로 달아나 버렸다.




이렇게 뜻밖의 대패를 당한 옹개는 수하 장수들을 모아놓고 대책을 논의했다.


“적은 멀리 원정을 왔으니, 곧 식량이 떨어져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오래지 않아 남중의 풍토병에 시달릴 것이니, 시간을 끄는 것이 유리하다. 보루를 쌓고 굳게 지키다가, 적이 빈틈을 보일 때 기습을 가하자!”


그러자 한 장수가 나서서 말했다.

“태수님의 말씀이 옳지만, 지난번 패배로 병사들이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월수태수에게 지원군을 받아 오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지원군이 오면 병사들의 사기가 높아질 것입니다!”


옹개가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앞서 고정이 옹개를 지원하기 위해 파견한 장수인 불상(不詳)이었다.


“자네 말도 일리가 있네. 그럼 자네가 구원을 요청하도록 하게.”


“낮에는 적에게 발각되기 쉬우니, 오늘 밤에 떠나도록 하겠습니다!”


그날 밤이 되자, 불상이 옹개의 처소를 찾아와 절을 올리며 말했다.

“출발하기 전에 인사를 드리러 왔습니다. 제가 구원병을 데리고 올 때까지 무사하셔야 합니다!”


이에 옹개는 불상의 등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자네가 날 이리 걱정해주니 참으로 고맙네. 자네야말로 몸 조심히 잘 다녀..욱!”


옹개가 깜짝 놀라 몸을 일으키는데, 어느새 그의 목에는 단도가 꽂혀 있었다. 옹개는 소리를 지르려 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고, 불상은 곧바로 옹개의 목을 베어버렸다. 불상은 한의 군대가 강한 것을 보고 항복할 마음을 품고, 반란의 주도자인 옹개를 죽여버린 것이었다. 이후 불상은 옹개의 머리를 보자기에 넣고, 은밀히 막사를 빠져 나와 월수로 향했다.




한편 장가에 있던 주포는 마충의 군대가 온다는 소식을 듣자 곧바로 요격에 나섰다. 이에 양쪽 군대가 마주했는데, 적진을 살펴본 주포는 헛웃음이 나왔다.


‘아무리 우리가 반란군이라지만, 겨우 2~3천의 군대로 장가를 공격한단 말인가?! 유비가 이릉에서 대패하고 남아있는 병력이 턱없이 부족하구나! 이런 줄 알았으면 내 진작 거병했을 텐데!’


“총공격이다! 적을 포위해 단숨에 무찔러라!”


주포에 명에 따라 그의 병사들은 함성을 지르며 달려 들었고, 마충이 맞서 보았지만 중과부적이었다.


“후퇴하라! 30리 밖에서 군을 재정비한다!”


마충은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며 퇴각을 명했다. 이에 마충의 군대가 퇴각을 시작하자, 주포는 신이 나서 추격에 나섰다. 반 시진 쯤 지나, 주포는 퇴각하는 한군의 후미를 따라 잡을 수 있었다.


“적장을 생포하면 큰 상을 내린다! 졸개들은 모두 죽여라!”


주포의 말에 병사들은 신이 나서 앞으로 달려 나갔다. 하지만 그때, 함성소리가 들리더니 주포의 군대 후방이 어지러워지기 시작했다. 마충이 미리 심어두었던 복병이 나타난 것이었다.

도망치던 마충도 말머리를 돌려 역습을 가했고, 전황은 순식간에 뒤집혔다. 겁을 먹은 주포의 병사들은 무기를 버리고 항복했고, 주포는 친위병들과 함께 줄행랑을 쳤다. 하지만 이를 놓칠세라, 마충이 악착같이 그 뒤를 쫓아 주포를 생포해 버렸다.


생포된 주포 일당은 월수의 한군 본진으로 압송되었고, 제갈량은 직접 그들을 심문하였다.


“승상, 소인이 옹개의 협박이 두려웠을 뿐입니다. 한번만 용서해 주시면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주포가 절을 하며 용서를 빌었지만, 제갈량은 그를 용서해 줄 마음이 없었다.

“너는 자발적으로 반란에 동참했으면서 어찌 거짓말로 날 속이려 드느냐?! 내 앞서 너에게 반성할 기회를 주었지만, 너는 스스로 무덤을 팠다!! 당장 이 자의 목을 쳐라!”


이 말에 주포 수하 장수들이 두려움에 떠는데, 제갈량이 온화한 표정으로 말했다.

“너희들은 그저 주포의 뜻에 따라 움직였을 것이다. 우리 한은 남중과 적대할 생각이 없다. 내 너희들을 풀어 줄 테니, 집으로 돌아가 걱정하는 가족들을 위로해 주거라.”


“감사합니다, 승상! 이 은혜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잠시 후 불상이 옹개의 머리를 들고 찾아왔고, 뜻밖의 수확에 제갈량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


“옹개가 사사로운 욕심을 채우고자 반란을 일으켰는데, 다행히 자네같이 정의로운 사람이 바로잡아 주었구려!”

“황공합니다, 승상!”


제갈량은 불상을 격려하며, 황금과 비단을 주고 집으로 돌려 보냈다.




이렇게 옹개와 주포가 모두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고정의 군대는 사기가 크게 저하되었다. 이에 밤마다 탈영병이 속출해 고정이 근심하는데, 전령 하나가 뛰어들어와 소리쳤다.


“태수님, 비수를 지키던 병사들이 적에게 투항하였고, 지금 제갈량의 대군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뭐, 뭐라고?! 싸우지도 않고 항복했단 말이냐!”


화들짝 놀란 고정이 서둘러 전투준비를 하는데, 곧이어 한의 대군이 도착하였다. 이에 고정의 병사들이 건너편을 바라보니, 한의 군대는 질서정연하고 갑옷이 번뜩이는 것이 무척이나 강해 보였다. 선두의 대장기에는 ‘조(趙)’ 자가 쓰여져 있었고, 그 앞에 백마를 탄 장수의 모습은 늠름하기 그지 없었다.

한군의 위용에 고정의 병사들이 크게 동요하는데, 고정의 수하장수 무명(無名)이 나서서 말했다.


“지금 병사들이 겁에 질렸으니 제대로 싸울 수 없습니다. 소장이 적장의 목을 베어 사기를 끌어 올리겠습니다!”


“내 자네만 믿겠네! 어서 나가보게!”


허락을 받은 무명은 수백 명의 병사를 거느리고 적진으로 향했다. 그러자 조운 역시 소수의 병력으로 무명을 맞이하였고, 양쪽 장수는 단기결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무명은 조운의 상대가 되지 못했으니, 조운은 한 창에 무명의 목을 찔러 말에서 떨어뜨렸다.

이 모습을 본 고정의 병사들은 사방팔방 흩어져 달아났고, 조운은 위엄 있는 목소리로 명을 내렸다.


“고정을 잡아라! 항복하는 적은 죽이지 마라!!”


결국 허둥지둥 달아나던 고정은 혼전 중에 목숨을 잃었고, 고정의 수하장수가 남은 병력을 이끌고 항복을 하였다.




손쉽게 월수와 장가를 평정한 제갈량이 현지 백성들을 다독이는데, 익주군의 이회가 보낸 전령이 도착해 상황을 알렸다.


“옹개가 죽자 맹획이란 자가 대장으로 추대 되었습니다. 맹획은 남중 이민족 부족의 수령인데, 이민족뿐 아니라 한족들에게도 지지를 받는 유명 인사라고 합니다!”


그러자 제갈량이 미소를 지으며 장수들에게 말했다.

“일이 더 쉽게 되었소. 맹획만 사로잡으면 이번 전쟁은 끝날 것이오!”


제갈량은 병력을 일부 남겨 월수를 지키게 한 후, 주력군을 거느리고 익주군으로 향했다. 제갈량은 행군 속도를 천천히 하면서 익주로 정찰병을 보냈는데, 며칠 뒤 다음과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맹획은 노수(瀘水) 20리 뒤에 진영을 세우고 있는데, 여러 곳에서 모인 병력이 무척 많아 보입니다!”


그러자 제갈량이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맹획은 우리가 노수를 반쯤 건넜을 때 공격할 속셈이오. 이것을 역이용해 적을 물리쳐야겠소!”


제갈량은 조운과 장익을 불러 은밀히 명을 내린 후, 노수로 군대를 움직였다.

58. 남중3군 토벌.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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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61 악지유
    작성일
    22.05.11 12:16
    No. 1

    맹획인가요?
    칠종칠금, 고사의 주인공이...^^
    제갈량은 전투가 아니라 소풍을 나온 듯...ㅎㅎㅎ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 강U백약
    작성일
    22.05.30 13:19
    No. 2

    네, 맹획형님입니다. 사실 맹획형은 제대로 된 기록은 없고 '이민족 아닌 한족이다' '배운 사람이다'등 야사에 설만 많습니다ㅎㅎ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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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삼국지의 정석_90. 예언대로 단명한 조비(문빙의 공성계) +2 22.05.31 35 1 10쪽
54 삼국지의 정석_89. 맹획을 놓아주는 제갈량(평화 협정) +2 22.05.13 36 1 10쪽
» 삼국지의 정석_88. 반란 토벌에 나서는 제갈량(예비군 대 특전사) +2 22.05.10 36 1 11쪽
52 삼국지의 정석_87. 원한을 잊고 오와 동맹을 맺는 한(마술사 서성)(下) +2 22.05.06 34 1 10쪽
51 삼국지의 정석_87. 원한을 잊고 오와 동맹을 맺는 한(마술사 서성)(上) +2 22.05.03 33 1 10쪽
50 삼국지의 정석_86. 유비의 죽음(충성 맹세) +2 22.04.22 55 1 11쪽
49 삼국지의 정석_85. 백전노장 조인의 패배(다윗과 골리앗) +2 22.04.19 45 1 11쪽
48 삼국지의 정석_84. 촉을 배신한 오, 오를 배신한 위(손권의 오리발)(下) +2 22.04.15 68 1 10쪽
47 삼국지의 정석_84. 촉을 배신한 오, 오를 배신한 위(손권의 오리발)(上) +2 22.04.12 49 1 13쪽
46 삼국지의 정석_68. 유비와 손권의 갈등(정상회담)(下) +2 22.01.04 51 1 10쪽
45 삼국지의 정석_68. 유비와 손권의 갈등(정상회담)(上) +2 21.12.31 62 1 11쪽
44 삼국지의 정석_66. 유장의 항복(무소유)(下) +2 21.12.28 40 1 11쪽
43 삼국지의 정석_66. 유장의 항복(무소유)(上) +2 21.12.24 44 1 10쪽
42 삼국지의 정석_65. 돌아온 마초(복수혈전)(下) +2 21.12.21 48 1 10쪽
41 삼국지의 정석_65. 돌아온 마초(복수혈전)(上) +4 21.12.17 54 1 11쪽
40 삼국지의 정석_64. 낙성에서 떨어진 봉추(대성통곡)(下) +3 21.12.14 45 1 11쪽
39 삼국지의 정석_64. 낙성에서 떨어진 봉추(대성통곡)(上) +2 21.12.10 53 1 10쪽
38 삼국지의 정석_63. 유비의 익주공략(적반하장) +2 21.12.07 62 1 10쪽
37 삼국지의 정석_62. 적벽의 복수에 나서는 조조(토사구팽) +2 21.11.25 44 1 11쪽
36 삼국지의 정석_48. 유비, 누워있던 용을 만나다(특별 채용)(下) +3 21.09.15 61 2 9쪽
35 삼국지의 정석_48. 유비, 누워있던 용을 만나다(특별 채용)(中) +4 21.09.13 54 1 10쪽
34 삼국지의 정석_48. 유비, 누워있던 용을 만나다(특별 채용)(上) +2 21.09.10 64 1 9쪽
33 삼국지의 정석_47. 공손 씨에게 목이 잘리는 원 씨 형제(조조의 관심법)(下) +2 21.09.08 46 1 9쪽
32 삼국지의 정석_47. 공손 씨에게 목이 잘리는 원 씨 형제(조조의 관심법)(上) +2 21.09.06 42 1 8쪽
31 삼국지의 정석_46. 첫째는 죽고, 둘째, 셋째는 이민족의 땅으로(네 자신을 알라) +2 21.09.03 48 2 12쪽
30 삼국지의 정석_45. 원 씨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심배(경국지색)(下) +2 21.09.01 46 2 12쪽
29 삼국지의 정석_45. 원 씨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심배(경국지색)(上) +2 21.08.30 4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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