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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약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의 정석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강U백약
그림/삽화
강백약
작품등록일 :
2021.03.26 16:00
최근연재일 :
2022.07.15 10:00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16,545
추천수 :
254
글자수 :
261,898

작성
21.12.07 10:00
조회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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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0쪽

삼국지의 정석_63. 유비의 익주공략(적반하장)

DUMMY

조조는 손권의 글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하고 회군을 결심하였다. 213년 건안 18년 2월, 조조는 전군을 거두어 업으로 돌아갔다. 그러자 손권도 유수구에서 군대를 철수시켜 건업으로 돌아갔고, 이렇게 양측의 두 번째 전쟁은 마무리 되었다.




이렇게 조조와 손권의 두 번째 전쟁이 흐지부지 끝나버렸지만, 이 싸움은 익주의 정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앞서 손권은 조조의 침공 소식을 듣자마자 유비에게 구원을 요청하는 사자를 보냈는데, 이때 유비는 가맹관에 머물고 있었다. 유비는 장로를 공격할 생각은 하지 않고, 인근 지역의 민심을 얻는 데 주력하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손권의 구원요청이 전해지자, 유비는 방통, 법정과 함께 이 일을 논의 하였다.


“주공, 이것은 좋은 기회입니다. 손권의 구원요청을 핑계로 형주로 돌아가는 척 하다가 성도를 공격하십시오!”


법정의 말을 받아, 방통이 계책을 제시 하였다.

“맞습니다, 지금은 변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제가 주공께 세 가지 계책을 드릴 테니 그 중 하나를 선택하십시오.

첫째, 정예병을 뽑아 급히 행군하여 성도를 기습하십시오. 유장은 성격이 굳세지 못하고 평소 방비에 소홀하니, 어렵지 않게 성도를 손에 넣을 것입니다. 성도만 함락시키면 촉을 단숨에 평정할 수 있으니, 이것이 상책입니다.

둘째, 양회(楊懷)와 고패(高沛)는 촉의 명장으로 정예병을 거느리고 관문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들은 주공을 형주로 돌려보내라고 여러 차례 유장에게 간언했다고 합니다. 주공께서 형주에 급한 일이 생겨 돌아간다고 하시면, 두 사람은 기쁜 마음으로 배웅을 할 겁니다. 이때 두 사람을 붙잡고, 그 병사들을 손에 넣은 뒤 성도로 진격하십시오. 이것이 중책입니다.

마지막으로 백제(白帝)로 물러나 형주에서 전력을 충원한 후, 돌아와서 촉을 도모하는 것이 하책입니다. 망설이면서 어느 한 가지 계책이라도 실행하지 않으면, 우리는 큰 위험에 빠질 겁니다!”


방통의 말에 유비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다.

“상책은 너무 위험부담이 크고, 하책은 너무 시일이 오래 걸리오. 중책으로 합시다.”


이렇게 계책을 정한 유비는 유장에게 한 통의 서신을 보냈다.

‘조조가 오(吳)를 공격해 손권이 구원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나와 손권은 입술과 이처럼 서로 의지하는 관계이니, 이를 외면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조조의 장수 악진(樂進)이 청니(靑泥)에서 관우와 대치하고 있습니다. 내가 관우를 구원하지 않으면 악진이 승리를 거둘 것이고, 악진이 승세를 타서 익주까지 침범하면 장로보다 더한 근심거리가 될 겁니다.

내가 형주로 돌아가 손권과 함께 조조를 막고자 하는데, 병사와 군량이 매우 부족한 상황입니다. 종친의 정을 생각해 병사 1만과 군량미 10만섬을 지원해 주시길 간절히 청합니다. 그 동안 지켜보니, 장로는 스스로를 지키는 도적에 불과해 특별히 염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유비의 서신을 읽은 유장은 어이가 없었다. 유장은 수하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유비를 초대해 막대한 재물과 군량미를 제공해 주었다. 그런데 유비는 장로를 공격하지도 않고 몇 달 동안 가맹관에 틀어박혀 군량만 축내더니, 형주로 돌아갈 테니 병사를 지원해달라고 하고 있었다.

유장은 단칼에 유비의 청을 거절하고 싶었지만, 유비의 보복이 두려웠다. 고민하던 유장은 늙고 약한 병사 4천명과 군량미 5만섬을 유비에게 보내기로 결정했다.




이처럼 유장은 유비가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하지만 유비의 꿍꿍이를 모르는 것은 장송도 마찬가지였다. 당황한 장송은 급히 서신을 작성해 하인에게 주며 말했다.


“이 서신을 가맹관에 있는 법정에게 전하거라. 서둘러 달려가야 한다!”

"예, 어르신.”


잠시 후 하인이 말을 달려 성을 나서는데, 마침 성에 들어오던 광한태수 장숙과 마주치게 되었다.


“자네는 어디를 그리 급히 가는가?”

“서신 한 통을 가맹관의 법정 어르신께 전하러 갑니다.”

“내 그 서신을 잠시 볼 수 있겠나?”


서신의 내용을 모르는 하인은 순순히 장숙의 말에 따랐다.


‘이제 곧 대사가 이루어지려고 하는데 어찌 형주로 돌아가려 하십니까? 성도로 진군하시면 제가 안에서 호응할 테니, 행동을 서두르십시오!’


서신을 읽어본 장숙은 깜짝 놀랐고, 고민에 빠진 채 집으로 돌아왔다.


‘내 아우가 이런 엄청난 일을 꾸미고 있다니! 나는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장송의 음모가 탄로나면, 연좌제에 따라 장숙의 일가족도 모두 처형될 것이 뻔했다. 고민하던 장숙은 자신의 가족을 지키기로 결정하고, 유장을 찾아가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


“내 장송을 후히 대했는데, 어찌 이럴 수 있단 말인가!!”


유장은 배신감에 온 몸을 떨며 소리를 질렀다. 유장은 영을 내려 장송의 일가족을 잡아다 처형하는 한편, 관문을 지키는 장수들에게 사람을 보내 유비를 엄히 경계하라 명했다.

43. 유비군 익주 공략.png

한편 ‘요청한 것의 절반만 지원하겠다’는 유장의 회신을 받은 유비는 짐짓 화를 내며 소리쳤다.


“유익주를 위해 강적을 상대하느라, 우리 군대는 위로는 장수부터 아래로는 병사들까지 지치고 쇠약해졌다. 그런데 유익주는 창고에 재물을 쌓아놓고도 포상을 아까워하니, 내 어찌 병사들에게 목숨 걸고 적과 싸우라 하겠는가?!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다!!”


213년 건안 18년 봄, 유비는 부수관을 지키는 양회와 고패에게 사람을 보내, 형주로 돌아가기 전에 작별인사를 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양회와 고패는 아직 장송이 처형당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순순히 유비의 부름에 응했다. 하지만 이들이 유비의 진영 에 도착하자, 숨어있던 복병이 나타나 양회와 고패를 죽이고 나머지 병사들은 생포해 버렸다.

이후 유비는 포로로 잡은 병사들을 앞세워, 부수관을 지키는 병사들에게 투항을 권유했다.


“나를 암살하려던 양회와 고패는 이미 죽었다. 너희도 쓸데없이 죽음을 자초하지 말고 문을 열어라!”


관을 지키던 유장의 병사들은 동료들이 포로로 잡혀 있는 것을 보자 별다른 저항 없이 관문을 열었다. 덕분에 손쉽게 부수관을 손에 넣은 유비는 황충(黃忠), 탁응(卓膺)에게 병력을 주어 남쪽에 있는 부(涪)현을 공격하게 하였다.




한편 유비가 부수관을 점령했다는 소식은 곧 유장의 귀에 들어갔다. 이에 유장이 회의를 소집해 적을 막을 계책을 묻자, 익주종사(從事)로 있던 정도가 무시무시한 계책을 말했다.


“유비는 고립된 군대로 우리를 공격하고 있는데, 현지에서 군량을 조달해야 합니다. 파서(巴西)와 재동(梓潼)의 백성들을 모두 서쪽으로 이주시키고, 창고와 들판의 곡식을 불태워버리십시오.

그 후 보루를 높게 쌓고 적의 공격에 응하지 않으며, 유비는 백일이 못되어 군량이 떨어져 달아날 겁니다. 그때 적을 추격하면 유비를 사로잡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장은 정도를 노려보며 말했다.

“적과 맞서 싸워 백성을 편안하게 한다는 말은 들어보았지만, 백성을 움직여 적을 피한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자네는 종사라는 사람이 어찌 백성들을 해롭게 할 궁리를 한단 말인가?!”


유장은 정도가 정도(正道)에 어긋난 계책을 제시했다며, 그를 파직시켜 버렸다(정도의 계책을 전해들은 유비가 몹시 두려워 했는데, 법정이 나서서 유장은 모진 계책을 쓸 사람이 못되니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켰다).


그러자 유괴(劉璝)가 나서서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유비는 부수를 따라 내려와 부현으로 향할 것입니다. 소장에게 군대를 내어주시면, 부에서 유비를 막겠습니다!”

“좋소, 내 장군만 믿겠소!”


유장은 유괴에게 병사 3만을 내어주고, 냉포(冷苞), 장임(張任), 등현(鄧賢), 오일(吳壹) 등과 함께 부에서 유비를 막도록 하였다.




이에 유괴는 서둘러 부로 달려가서 영채 두 개를 세웠다. 좌측 영채에는 유괴 자신이 냉포, 오일와 함께 병사1만5천을 거느리고 주둔하고, 우측 영채는 장임, 등현에게 병사 1만5천을 주고 지키게 하였다.

뒤늦게 도착한 유비 군은 3개의 군영을 세웠는데, 좌측 군영에는 황충, 우측에는 탁응과 위연, 중앙에는 유비, 방통, 법정이 자리를 잡았다. 군영을 세우자마자 작전회의를 열었는데, 유비에게 전권을 부여 받은 방통이 나섰다.


“내일 새벽 4경(2시쯤)에 황충은 병사 1만을 거느리고 장임의 군영을 공격하시오. 탁응은 한 식경(약30분)후에 병사 5천을 거느리고 유괴의 군영을 공격하되, 전세가 불리하면 본진으로 돌아오시오.

위연은 나머지 병사 5천을 거느리고 대기하시오”


다음날 새벽, 잠을 자고 있던 유괴를 수하 장교가 급히 깨웠다.


“장군, 유비 군이 동쪽 영채에 쳐들어왔답니다! 장임 장군이 장군께서도 적의 기습에 주의하시라고 전했습니다.”

“적의 군세가 얼마나 된다고 하더냐?”


그때였다. 밖이 소란스러워져 유괴가 막사 밖으로 나가보니, 병사 하나가 달려와서 말했다.


“장군, 적의 기습입니다!”

“알겠다!”


유괴는 갑옷을 입고 말에 올라 병사들을 지휘하기 시작하였다. 유괴의 지휘하에 흔들리던 군대는 안정을 되찾았고, 적에게 반격을 가할 수 있었다. 결국 탁응의 군대는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퇴각하기 시작했다. 달아나는 적을 바라보며, 유괴는 다음 수를 생각하였다.


‘장임이라면 적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을 것이다. 적이 공격을 나와 본진의 수비가 허술해졌을 것이니, 이틈에 적진을 점령하는 것이 상책이다!’


생각을 정리한 유괴는 영채에 소수의 병력만 남겨 놓은 채, 주력군을 이끌고 탁응의 군대를 추격하기 시작했다. 한 식경(食頃: 밥을 먹을 정도의 짧은 시간) 정도 지나, 유괴는 탁응의 부대를 따라잡을 수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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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61 악지유
    작성일
    21.12.08 04:25
    No. 1

    불신과 권모술수의 시대였네요. ^^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는 혼란의 시대.
    중원의 패자를 노리던 축록중원의 시대.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 강U백약
    작성일
    21.12.13 20:43
    No. 2

    다른건 몰라도 유장 뒷통수 친건 유비의 악행이죠. 순진한 사람은 살아남을 수 없는 혼란의 시대ㅜㅜ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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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삼국지의 정석_87. 원한을 잊고 오와 동맹을 맺는 한(마술사 서성)(下) +2 22.05.06 34 1 10쪽
51 삼국지의 정석_87. 원한을 잊고 오와 동맹을 맺는 한(마술사 서성)(上) +2 22.05.03 34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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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삼국지의 정석_84. 촉을 배신한 오, 오를 배신한 위(손권의 오리발)(下) +2 22.04.15 69 1 10쪽
47 삼국지의 정석_84. 촉을 배신한 오, 오를 배신한 위(손권의 오리발)(上) +2 22.04.12 49 1 13쪽
46 삼국지의 정석_68. 유비와 손권의 갈등(정상회담)(下) +2 22.01.04 51 1 10쪽
45 삼국지의 정석_68. 유비와 손권의 갈등(정상회담)(上) +2 21.12.31 63 1 11쪽
44 삼국지의 정석_66. 유장의 항복(무소유)(下) +2 21.12.28 41 1 11쪽
43 삼국지의 정석_66. 유장의 항복(무소유)(上) +2 21.12.24 45 1 10쪽
42 삼국지의 정석_65. 돌아온 마초(복수혈전)(下) +2 21.12.21 49 1 10쪽
41 삼국지의 정석_65. 돌아온 마초(복수혈전)(上) +4 21.12.17 54 1 11쪽
40 삼국지의 정석_64. 낙성에서 떨어진 봉추(대성통곡)(下) +3 21.12.14 47 1 11쪽
39 삼국지의 정석_64. 낙성에서 떨어진 봉추(대성통곡)(上) +2 21.12.10 54 1 10쪽
» 삼국지의 정석_63. 유비의 익주공략(적반하장) +2 21.12.07 63 1 10쪽
37 삼국지의 정석_62. 적벽의 복수에 나서는 조조(토사구팽) +2 21.11.25 46 1 11쪽
36 삼국지의 정석_48. 유비, 누워있던 용을 만나다(특별 채용)(下) +3 21.09.15 61 2 9쪽
35 삼국지의 정석_48. 유비, 누워있던 용을 만나다(특별 채용)(中) +4 21.09.13 56 1 10쪽
34 삼국지의 정석_48. 유비, 누워있던 용을 만나다(특별 채용)(上) +2 21.09.10 64 1 9쪽
33 삼국지의 정석_47. 공손 씨에게 목이 잘리는 원 씨 형제(조조의 관심법)(下) +2 21.09.08 46 1 9쪽
32 삼국지의 정석_47. 공손 씨에게 목이 잘리는 원 씨 형제(조조의 관심법)(上) +2 21.09.06 42 1 8쪽
31 삼국지의 정석_46. 첫째는 죽고, 둘째, 셋째는 이민족의 땅으로(네 자신을 알라) +2 21.09.03 49 2 12쪽
30 삼국지의 정석_45. 원 씨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심배(경국지색)(下) +2 21.09.01 46 2 12쪽
29 삼국지의 정석_45. 원 씨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심배(경국지색)(上) +2 21.08.30 4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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