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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약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의 정석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강U백약
그림/삽화
강백약
작품등록일 :
2021.03.26 16:00
최근연재일 :
2022.07.15 10:00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16,539
추천수 :
254
글자수 :
261,898

작성
22.04.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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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삼국지의 정석_84. 촉을 배신한 오, 오를 배신한 위(손권의 오리발)(下)

DUMMY

이때 조휴가 대장선을 타고 내려와 전황을 살피고 있었는데, 오군의 저항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증원군을 보내야 하는가?!’


조휴가 수하 장수에게 명해 추가로 수군을 내보내려 하는데, 선미에 있던 장교 하나가 허둥지둥 달려왔다.


“장군, 적의 함대가 동쪽에서 다가오고 있습니다. 하온데···”


“왜 그러느냐?!”


“보통 함선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적의 배가 어떻길래 그런단 말이냐?!”


조휴가 답답해 하며 선미로 달려가보니, 수 많은 함선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함선들은 화려한 휘장과 장식으로 뒤덮여 있었는데, 크기가 어찌나 큰지 산이 물에 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러한 함선을 거느리고 나타난 오의 장수는 안동장군 하제(賀齊)였다. 하제는 원래 화려한 것을 좋아해, 함선뿐 아니라 갑옷, 무기 등도 최상품의 재료를 써서 만드는 인물이었다. 게다가 하제가 먼 곳에서 출발한 덕분에, 그의 함대는 태풍의 피해 없이 온전한 상태였다.


이처럼 하제가 함선을 웅장하게 꾸민 것은 큰 효과를 발휘 했는데, 조휴는 하제의 함선을 보고 두려움을 느꼈다.


‘저런 함선들을 상대로 수전을 벌였다가는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른다! 일단 후퇴하여 상황을 지켜보자..’


조휴는 쾌속선을 보내 장패에게 퇴각령을 내리고, 자신도 뱃머리를 돌려 달아나기 시작 했다.




하지만 퇴각하는 위군을 고이 보내줄 전종이 아니었다.


“쉬지 않고 노를 저어라!! 적군을 살려 보내면 안 된다!”


“예, 장군!”


전종의 명에 따라 오의 함선들은 급히 추격을 하였고, 오래지 않아 위의 함선들을 따라잡을 수 있었다. 곧이어 양쪽 함선들이 연결되니, 오군 병사들은 상대방의 배로 넘어가 백병전을 벌였다.

그러자 위의 선봉장 윤로가 오군의 공격을 막아내는데, 적의 장수 하나가 유독 눈에 들어왔다. 그는 두꺼운 갑옷을 입고 큰 칼을 휘두르며 위의 병사들을 거침없이 베어버리고 있었다.


‘저 녀석이 대장인가 보군. 저 자만 없애면 적의 추격을 막을 수 있겠어!’


생각을 정리한 윤로는 병사들과 함께 전종에게 달려 들었다. 윤로는 젊은 혈기를 앞세워 칼을 휘둘렀지만, 흔들리는 배 위에서 전종을 당해낼 수는 없었다. 수 합을 겨룬 끝에 전종의 칼이 윤로의 어깨를 베었고, 전종은 비명을 지르며 쓰러진 윤로의 목을 잘라 버렸다. 이날의 추격전을 통해, 전종과 서성은 위군 수백 명의 목을 베고, 함선 수십 척을 빼앗아 올 수 있었다.

이후 양쪽 군대는 장강을 사이에 두고 대치 상태에 들어갔다. 오군은 태풍으로 워낙 큰 피해를 입었기에 섣불리 공격에 나설 수 없었고, 위군은 수상전에 자신이 없었다.




이처럼 무창 방면 전투가 교착에 빠진 사이, 남군 공략을 맡은 조진은 장수와 타수를 따라 움직여 강릉성 왼편에 상륙하였다. 강릉성은 정북장군 주연이 1만의 병사로 지키고 있었는데, 전염병이 도는 바람에 싸울 수 있는 인원은 5천명에 불과했다. 이 소식을 들은 손권은 추가 지원군을 보냈으니, 손성이 1만 병력을 거느리고 강릉성 뒤편 강 너머에 영채를 세웠다.


그러자 조진이 장합을 불러 말했다.

“장군, 강릉성을 마음 놓고 공격할 수 있도록 강 건너편 적을 격퇴해 주시오.”


“네, 명 받들겠습니다!”


이후 장합은 병사들을 시켜 뗏목을 많이 만들도록 하였는데, 소식을 들은 손성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적이 예상대로 움직이는 구나! 적은 밤을 틈타 강을 건널 것이니, 그때 일제히 공격한다!”


그날 밤 손성이 병사들을 이끌고 강 어귀에 숨어 있는데, 수백 척의 뗏목이 남쪽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쏴라, 아낌없이 화살을 쏴라!”


손성의 명에 따라, 수 많은 화살이 밤하늘을 가르며 강으로 날아갔다.


“푸슈슈슉!”


순식간에 수 많은 뗏목들이 고슴도치처럼 변해 버렸는데, 이 모습을 지켜보던 손성은 고개를 갸웃 거렸다.


“적이 물에 빠지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뗏목을 확인해 보거라!”


그때였다. 본진을 지키던 병사 하나가 허겁지겁 달려와서 말했다.


“장군, 장합의 군대가 쳐들어왔습니다! 본진의 병력이 부족해 얼마 못 버틸 것 같습니다!”


“내가 양동작전에 당했구나! 서둘러 귀환한다!!”


사실 뗏목 위에 타고 있던 것은 위군이 만든 허수아비였고, 장합의 주력 군은 반대쪽에 부교를 설치해 강을 건넌 것이었다. 이후 장합은 텅 빈 적진을 단숨에 함락시켰을 뿐 아니라, 회군하던 손성의 주력 군도 격파해 버렸다.




장합의 승전 소식을 들은 조진은 강릉성을 포위하고 공성을 준비했는데, 척후병이 새로운 소식을 전했다.


“장군, 오군이 강릉성 남쪽 장강 연안의 모래섬에 영채를 세웠습니다!”


그러자 하후상이 나서서 말했다.

“장군, 이번에는 저에게 기회를 주십시오. 병사 1만을 내어주시면 모래섬을 깨끗이 쓸어버리겠습니다!”


“좋다, 서황 장군에게 자네를 돕게 할 터이니 실수 없도록 하게!”


“예, 명심하겠습니다!”


다음날 해가 지자, 하후상은 작은 배 수백 척에 병사들을 태우고 모래섬을 크게 우회해 장강을 건넜다. 강 건너편에 도착한 하후상은 다시 장강 남쪽기슭으로 은밀히 배를 몰아 모래섬에 상륙하였다.


“본진에 상륙 소식을 알려라!”


하후상의 명이 떨어지자, 수하의 궁병들이 밤하늘을 향해 수십 발의 불화살을 쏘아 올렸다. 불화살을 신호로, 하후상의 군대는 함성을 지르며 적진을 향해 돌진 하였다.

이때 모래섬을 점령하고 있던 오의 장수는 좌장군 제갈근이었다. 위군이 강 북쪽에 주둔했기 때문에, 제갈근은 섬의 북쪽 방면만 경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느닷없이 하후상의 군대가 남쪽에서 나타나자, 제갈근은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제갈근이 허겁지겁 군을 지휘해 하후상에게 맞서는데, 잠시 후 북쪽 하늘에서 불화살이 마구 날아오기 시작했다.


이는 하후상의 신호를 받은 서황이 강 건너편에서 불화살을 쏘아, 모래밭에 세워놓은 오의 함선을 공격하는 것이었다. 이대로 오의 함선이 모두 불타버리면, 섬에 고립된 제갈근의 군대는 전멸을 당할 것이 뻔했다.


“전군 퇴각하라! 신속히 배에 올라라!”


결국 제갈근은 패잔병을 수습해 장강 남쪽으로 달아났는데, 때마침 반장이 구원병을 이끌고 오는 덕분에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이렇게 손성과 제갈근의 군대를 연달아 격파한 조진은 거칠 것이 없었다. 조진은 강릉성에 대한 본격적인 공격에 나섰고, 제갈근과 반장은 강 건너편에서 위군이 빈틈을 보이기를 기다렸다.




이렇게 동포와 강릉에서 위의 젊은 장수들이 기세를 올리는 동안, 동쪽에서는 백전노장 조인이 유수구 공략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때 유수구를 지키던 오의 장수는 주환이었는데, 조인이 유수구 동쪽의 선계를 공격한다는 소식에 수하 장수 엄규를 급히 파견했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뜻밖의 급보가 날아 들었다.


“조인이 이끄는 대군이 유수성 70리 밖에 도착했습니다!”


“조인이 선계가 아닌 이곳으로 왔단 말이냐?!”


원래 조인이 적의 병력을 분산시키기 위해 선계를 공격한다고 거짓소문을 낸 것인데, 여기에 주환이 속아 넘어간 것이었다.


이때 성안에 남아있는 병사가 5천명에 불과해 다들 모두 겁에 질렸는데, 주환은 태연자약하게 말했다.

“전쟁에서 승부의 관건은 병사 수가 아닌 장수에게 달린 것이오. 조인은 지혜롭거나 용감한 장수가 아니며, 그의 군대는 천리 먼 길을 달려와 지친 상태요.

병법에서 공격하는 병력이 수비 병력의 두 배가 되어야 한다고 하는데, 이는 평원에서 싸울 때를 말하오. 지금 우리는 험고(險固: 땅의 형세가 험하고 수비가 견고함)한 성을 지키고 있으니, 훨씬 많은 적을 상대할 수 있소. 게다가 우리는 남쪽의 강과 북쪽의 산의 형세에 의지해 편히 쉰 군대로 지친 적을 맞이하니 반드시 승리할 것이오!”


“···.네, 알겠습니다.”


곧이어 주환은 엄규에게 회군을 명하는 전령을 보냈는데, 유수성이 아닌 중주로 돌아오라고 명을 전하게 하였다. 그러자 맹장 주태의 아들인 기도위 주소(周邵)가 물었다.


“장군, 성안에 병력이 5천에 불과해 한시바삐 병력을 충원해야 하거늘, 어찌 중주로 군대를 보내십니까?!”


“아무리 병사 수가 많다고 해도 공성을 하는 것은 하책이네. 조인처럼 경험이 많은 장수가 무작정 유수성을 공격하지는 않을 걸세. 조인은 유수성을 공격하는 척 하며 우리 군대의 가족들이 있는 중주를 노릴 것이네.

중주가 적의 손에 넘어가면 병사들은 전의를 상실할 것이고, 중주에서 적을 격퇴하면 조인이 퇴각할 걸세!”


이후 주환은 주소에게 유수성을 지키게 한 뒤, 자신은 1천여 병사를 거느리고 은밀히 성을 빠져 나와 중주로 향했다.




다행히 주환은 예상은 적중 하였다. 조인은 아들 조태에게 유수성을 공격하게 하는 동시에 주력 군으로 중주를 공격하려 하고 있었다. 그러자 산기상시 장제가 말리고 나섰다.


“장군, 중주를 공격하시면 안됩니다! 우리 병사들이 중주로 들어가면, 상류를 점령하고 있는 적이 그 배후를 끊을 것입니다. 이는 스스로 사지(死地)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전쟁터에서 위험하지 않은 일이 어디 있겠는가? 그리고 적은 성을 지키는데 온 힘을 쏟느라, 우리가 중주를 공격하는 것은 예상하지 못할 걸세.”


조인은 장제의 만류를 뿌리치고, 장군 상조에게 제갈건, 왕쌍 등과 함께 중주를 습격하게 하였다.


다음날 밤, 상조는 수천의 병사를 백여 척의 작은 배에 태우고 장강을 건넜다. 이후 상조의 병사들이 중주의 강가에 상륙하는데, 갑자기 하늘이 붉게 타올랐다. 어디선가 날아온 불화살이 건초 더미에 명중했고, 건초는 활활 불타오르며 강 주변을 환하게 밝혔다.


“적이 우리의 기습을 예상했구나!”


상조가 당황해 하자, 왕쌍이 나서서 말했다.

“장군, 지금 후퇴를 해도 그 피해가 적지 않을 겁니다. 다행히 적의 수는 많지 않아 보이니, 보병을 앞세워 밀어 버리시지요!”


“좋네, 자네가 선봉이 되어 적의 방어선을 돌파하게!”

84. 하후상.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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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삼국지의 정석_87. 원한을 잊고 오와 동맹을 맺는 한(마술사 서성)(下) +2 22.05.06 34 1 10쪽
51 삼국지의 정석_87. 원한을 잊고 오와 동맹을 맺는 한(마술사 서성)(上) +2 22.05.03 34 1 10쪽
50 삼국지의 정석_86. 유비의 죽음(충성 맹세) +2 22.04.22 56 1 11쪽
49 삼국지의 정석_85. 백전노장 조인의 패배(다윗과 골리앗) +2 22.04.19 47 1 11쪽
» 삼국지의 정석_84. 촉을 배신한 오, 오를 배신한 위(손권의 오리발)(下) +2 22.04.15 69 1 10쪽
47 삼국지의 정석_84. 촉을 배신한 오, 오를 배신한 위(손권의 오리발)(上) +2 22.04.12 49 1 13쪽
46 삼국지의 정석_68. 유비와 손권의 갈등(정상회담)(下) +2 22.01.04 51 1 10쪽
45 삼국지의 정석_68. 유비와 손권의 갈등(정상회담)(上) +2 21.12.31 63 1 11쪽
44 삼국지의 정석_66. 유장의 항복(무소유)(下) +2 21.12.28 41 1 11쪽
43 삼국지의 정석_66. 유장의 항복(무소유)(上) +2 21.12.24 45 1 10쪽
42 삼국지의 정석_65. 돌아온 마초(복수혈전)(下) +2 21.12.21 49 1 10쪽
41 삼국지의 정석_65. 돌아온 마초(복수혈전)(上) +4 21.12.17 54 1 11쪽
40 삼국지의 정석_64. 낙성에서 떨어진 봉추(대성통곡)(下) +3 21.12.14 45 1 11쪽
39 삼국지의 정석_64. 낙성에서 떨어진 봉추(대성통곡)(上) +2 21.12.10 54 1 10쪽
38 삼국지의 정석_63. 유비의 익주공략(적반하장) +2 21.12.07 62 1 10쪽
37 삼국지의 정석_62. 적벽의 복수에 나서는 조조(토사구팽) +2 21.11.25 46 1 11쪽
36 삼국지의 정석_48. 유비, 누워있던 용을 만나다(특별 채용)(下) +3 21.09.15 61 2 9쪽
35 삼국지의 정석_48. 유비, 누워있던 용을 만나다(특별 채용)(中) +4 21.09.13 56 1 10쪽
34 삼국지의 정석_48. 유비, 누워있던 용을 만나다(특별 채용)(上) +2 21.09.10 64 1 9쪽
33 삼국지의 정석_47. 공손 씨에게 목이 잘리는 원 씨 형제(조조의 관심법)(下) +2 21.09.08 46 1 9쪽
32 삼국지의 정석_47. 공손 씨에게 목이 잘리는 원 씨 형제(조조의 관심법)(上) +2 21.09.06 42 1 8쪽
31 삼국지의 정석_46. 첫째는 죽고, 둘째, 셋째는 이민족의 땅으로(네 자신을 알라) +2 21.09.03 48 2 12쪽
30 삼국지의 정석_45. 원 씨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심배(경국지색)(下) +2 21.09.01 46 2 12쪽
29 삼국지의 정석_45. 원 씨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심배(경국지색)(上) +2 21.08.30 4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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