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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약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의 정석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강U백약
그림/삽화
강백약
작품등록일 :
2021.03.26 16:00
최근연재일 :
2022.07.15 10:00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16,430
추천수 :
254
글자수 :
261,898

작성
21.12.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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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삼국지의 정석_66. 유장의 항복(무소유)(下)

DUMMY

여기서 그치지 않고 유비는 성도의 좋은 집과 논, 밭도 상으로 나눠주려 했는데, 조운이 말리고 나섰다.


“주공, 아직 천하가 평정되지 않았는데 장수들에게 부귀함을 추구하게 하시면 안됩니다. 게다가 익주의 백성들이 오랜 전쟁으로 고통스러워 하니, 이들에게 집과 땅을 돌려주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러면 주공께선 백성들의 민심을 얻으실 수 있고, 그들이 내는 조세로 인해 나라는 더욱 부강해질 것입니다.”


“허허, 내 자룡의 덕을 따라갈 수 없네. 자네 말대로 하겠네!”


유비는 바른 말을 한 조운을 크게 칭찬하고, 성도의 집과 땅을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도록 하였다.


이후 유비는 제갈량에게 새롭게 촉을 다스릴 조례를 정하게 했는데, 제갈량은 매우 엄하게 형법을 작성 하였다. 그러자 법정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과거 한고조께서는 약법삼장(約法三章: 살인죄는 사형으로 다스리고, 상해를 입힌 자와 도둑질 한 자에게 벌을 내리고, 나머지 진나라의 법은 모두 폐기한다)으로 백성들의 민심을 얻으셨소.

이제 막 새로운 나라를 얻었으니, 형벌을 너그럽게 하여 백성들의 소망에 따라야 하지 않겠소?”


하지만 제갈량은 생각은 달랐다.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당시 진나라는 형벌이 매우 가혹해 백성들의 원망이 끊이질 않았기 때문에, 한고조께서 인자함과 너그러움을 베풀어 민심을 얻으신 겁니다.

반면 유장은 덕을 베풀지도 못하면서 형벌의 위엄을 갖추지 못해, 주인과 신하의 도리를 어지럽게 했습니다. 무릇 아래 사람들에게 원칙 없이 은혜를 베풀면, 곧 베풀 수 있는 은혜가 바닥나고 사람들의 원망을 삽니다.

앞으로 법의 엄정함을 널리 알리면 나라에 절도가 서고 사람들이 은혜를 알 것이니, 이것이 나라를 다스리는 도리가 될 겁니다.”


결국 법정도 제갈량의 뜻을 이해하고 따르게 되었다.




이렇게 제갈량 등이 형법을 새로 정하고 엄히 집행하자, 익주의 기강이 바로서고 백성들은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었다. 그런데 엉뚱한 곳에서 잡음이 생겼으니, 문제를 일으킨 사람은 법정이었다.

앞서 관대한 형법을 주장한 법정이지만, 그의 성격은 관대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법정은 뛰어난 재주와 달리 성격이 편협해, 널리 인정을 못받는 인물이었다. 법정은 촉군 태수가 되어서도 본성을 버리지 못하고, 높은 지위를 이용해 제멋대로 행동하였다. 법정은 밥 한 끼 대접받은 사소한 일에도 은혜를 갚았지만, 눈 한번 흘긴 사소한 원한도 무자비하게 보복하였다. 그러자 사람들이 제갈량에게 달려가서 말했다.


“법정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익주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으니, 장군께서 주공께 한 말씀 드려 주십시오!”


하지만 제갈량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주공께서 형주에 계실 때 북으로는 조조의 강성함을 두려워하시고, 동으로는 손권의 핍박을 꺼리셨으며, 안으로는 손부인이 변란을 일으킬까 걱정하셨소.

다행히 법효직이 주공의 날개가 되어드렸고, 덕분에 주공은 더 이상 남의 제약을 받지 않게 되셨소. 그런데 어찌 법정의 행동을 제약할 수 있단 말이오..”


이렇게 제갈량은 법정에 대한 처벌 요청을 불문에 부쳤는데, 이를 전해들은 법정은 깨달은 바가 있어서 자신의 행동을 절제하게 되었다.




이후 제갈량이 익주를 부강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데, 하루는 관우의 아들인 관평이 찾아왔다. 관우가 관평을 성도로 보내 유비가 포상을 내린 것에 감사 인사를 하면서, 제갈량에게 서신 한 통을 전하도록 한 것이었다. 이에 제갈량이 관우의 서신을 읽어보니, 그 내용이 다음과 같았다.


‘공명, 내 일찍이 마초의 명성에 대해 들어왔는데, 이번에 평서장군의 벼슬을 받았다고 들었소. 그대가 보기에 마초의 인품과 재주는 누구와 비교할 만 하오?’


제갈량은 속으로 웃으며 생각했다.

‘운장의 남다른 호승심(好勝心: 남과 겨루어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또 발동했구나. 내 그를 격려해 줘야겠다!’


제갈량은 그 자리에서 답신을 작성하여 관평에게 주었다. 며칠 뒤, 관평이 형주로 돌아가 공명의 서신을 전했고, 관우가 서신을 읽어보니 그 내용이 다음과 같았다.


‘맹기는 문무를 겸비한 뛰어난 영웅호걸로 한 고조의 맹장이었던 경포(黥布), 팽월(彭越)에 비교할 만 합니다.

맹기를 현 시대의 인물과 비교해 보자면, 익덕과 말머리를 나란히 해 서로 앞을 다투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염공(美髥公)의 출중함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서신을 읽은 관우는 자신의 길고 멋진 수염을 쓰다듬으며 웃었다.

“역시 공명이 날 알아주는 구나!”


관우는 공명의 서신을 그 자리에 있던 손님들에게 두루 보여주며 매우 즐거워 했다.




농서에서 패해 달아난 마초가 유비에게 투항하고, 유비가 촉을 평정하면서 한나라 서쪽의 군사적 충돌은 막을 내렸다. 이렇게 서쪽 지역은 평화를 되찾았지만, 동쪽 지역의 군사적 충돌은 계속되고 있었다. 앞서 조조와 손권이 유수구에서 휴전을 했지만, 이는 일시적인 평화에 불과했다.

조조는 군대를 거두어 북방으로 돌아가면서, 여강태수 주광에게 환현에 성을 쌓고 둔전을 만들어 곡식을 비축하게 하였다. 이는 환현을 군사기지로 만들고, 이곳을 거점 삼아 오를 공격하려는 의도였다.


214년 건안 19년 5월, 이 소식을 들은 여몽이 손권을 찾아갔다.


“환현의 땅은 매우 비옥하니, 적이 농사를 지어 곡식을 쌓으면 백성과 병사도 늘어날 것이고, 이를 기반으로 조조가 다시 쳐들어올 겁니다. 적이 환현을 안정시키기 전에 공격해 빼앗아야 합니다!”


“알겠네! 환성 공략에 대해 논의해 보세!”


손권은 수하 장수들을 모아놓고 환성 공략에 대한 회의를 열었는데, 동습이 의견을 말했다.


“토산을 높이 쌓아 위에서 성을 내려다보며 공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서성은 다른 주장을 내놓았다.


“운제와 충차 등 공성기기를 활용해 정공법으로 공격을 하시지요.”


그러자 여몽은 나서서 말했다.


“이 방법들은 모두 시일이 오래 걸립니다. 우리가 단시간에 성을 함락시키지 못하면, 합비에서 적의 구원병이 달려올 겁니다.

제가 환성을 정탐해 보니, 성벽이 낮고 성안의 병력도 많지 않았습니다. 지금 우리 군의 사기가 높으니, 사방으로 맹공을 펼치면 성을 점령할 수 있습니다.”


“좋소, 이번 환현 공략을 제안한 것이 자명이니, 내 자명의 계책에 따르도록 하겠소!”

45. 환 전투.png

손권은 여몽을 대장으로 삼아 환성을 공격하게 하였고, 여몽은 감녕을 선봉으로 삼아 장강을 따라 진군하였다. 이후 환성에 도착한 여몽은 영채를 세우고, 병사들에게 휴식을 취하도록 하였다.


그러자 주광은 합비에 구원을 요청하는 한편, 병사들을 보내 여몽의 군영을 살피게 했다. 잠시 후, 정탐병들이 돌아와 주광에게 말했다.


“적의 병력이 많지 않고, 가지고 온 군량도 넉넉하지 않아 보였습니다.”


“공성병기는 얼마나 있더냐?”


“공성병기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 알겠다. 수고들 했다.”


병사들을 돌려보낸 주광은 홀로 생각에 잠겼다.

‘정황상 적의 선발대가 도착한 것이 분명하다. 적의 본대가 공성병기를 가지고 오려면 며칠 걸릴 것이니, 병사들을 쉬게 해 결전에 대비해야겠다!’


생각을 정리한 주광은 수하장수를 불러서 말했다.

“성벽에는 최소한의 인원만 남겨 적을 경계하게 하고, 나머지는 무기를 수선하고 돌, 나무 등 성벽을 보수하는 데 필요한 물품을 모으게 하게.”

“예, 알겠습니다!”




다음날 새벽, 여몽은 전군을 동원해 성을 공격하였다. 허를 찔린 주광은 허둥지둥 수비에 나섰고, 성 안의 병사들은 부랴부랴 돌을 던지고 활을 쏘았다.

빗발치는 화살에 오 군의 공격이 주춤하는데, 한 사람이 앞으로 나섰으니 바로 감녕이었다. 감녕은 밧줄을 던져 성벽에 걸고, 칼로 화살을 막아내며 성벽 위를 오르기 시작했다. 여몽은 북을 치며 병사들을 격려했고, 마침내 감녕을 선두로 한 병사 수십 명이 성벽 위에 올랐다.


“막아라! 적이 더 이상 올라오게 하면 안 된다!!”


주광의 다급한 외침에 병사들이 감녕에게 달려들었지만, 일반 병사들이 감녕의 상대가 될 리가 없었다. 감녕이 칼을 휘두르자 길이 열렸고, 그 뒤로 오의 병사들이 개미떼처럼 올라왔다.

성벽이 돌파 당하자, 당황한 주광의 병사들은 성 안으로 도망쳤다. 이에 감녕이 성문을 열고 오 군을 맞이했고, 여몽이 환성을 점령하니 아직 정오가 못 되었다.

한편 합비의 장료는 환성을 구하기 위해 부리나케 달려오고 있었는데, 중간에 성이 함락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말머리를 돌렸다.

이후 여몽은 여광태수 주광을 비롯해 성안의 남녀 수만 명을 포로로 잡아, 유유히 건업으로 돌아갔다. 이에 손권은 크게 기뻐하며 여몽을 여강태수로 임명하고, 고생한 장졸들에게 후히 상을 내렸다.




한편 업에서 이 소식을 들은 조조는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지난번 유수구에 이어 환현에서 또 다시 손권에게 패했으니, 조조는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많은 사람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조조는 명예 회복을 위해 오 정벌을 결심하였다.


214년 건안19년 7월, 조조는 10만 대군을 모아 남쪽으로 향했다. 하지만 이번 원정은 출발부터 조짐이 좋지 못했으니, 장마 때문에 질병에 걸리는 병사들이 많았다. 그리고 조조 군이 합비에 도착하자, 잇달아 비보(悲報 : 슬픈 소식)가 날아들었다.


첫 번째 비보는 조조의 핵심 참모인 순유의 죽음이었다. 순유는 아픈 몸을 이끌고 이번 원정에 참여했는데, 덥고 습한 날씨 탓에 병이 악화되었다. 군의가 성심껏 치료해봤지만 소용이 없었고, 순유는 5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두 번째는 유비의 익주 점령 소식이었다. 앞서 유비의 익주 공격 소식이 전해졌을 때, 조조의 장수들은 대부분 유비가 실패할 거라고 예상하였다. 유장이 나약하긴 하지만 익주의 지형이 매우 험하기 때문에, 병력이 부족한 유비가 승리하지 못할 거라고 판단한 것이었다. 하지만 유비는 이러한 악조건을 딛고, 유장의 항복을 받아내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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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삼국지의 정석_87. 원한을 잊고 오와 동맹을 맺는 한(마술사 서성)(下) +2 22.05.06 34 1 10쪽
51 삼국지의 정석_87. 원한을 잊고 오와 동맹을 맺는 한(마술사 서성)(上) +2 22.05.03 31 1 10쪽
50 삼국지의 정석_86. 유비의 죽음(충성 맹세) +2 22.04.22 52 1 11쪽
49 삼국지의 정석_85. 백전노장 조인의 패배(다윗과 골리앗) +2 22.04.19 42 1 11쪽
48 삼국지의 정석_84. 촉을 배신한 오, 오를 배신한 위(손권의 오리발)(下) +2 22.04.15 66 1 10쪽
47 삼국지의 정석_84. 촉을 배신한 오, 오를 배신한 위(손권의 오리발)(上) +2 22.04.12 47 1 13쪽
46 삼국지의 정석_68. 유비와 손권의 갈등(정상회담)(下) +2 22.01.04 51 1 10쪽
45 삼국지의 정석_68. 유비와 손권의 갈등(정상회담)(上) +2 21.12.31 59 1 11쪽
» 삼국지의 정석_66. 유장의 항복(무소유)(下) +2 21.12.28 39 1 11쪽
43 삼국지의 정석_66. 유장의 항복(무소유)(上) +2 21.12.24 44 1 10쪽
42 삼국지의 정석_65. 돌아온 마초(복수혈전)(下) +2 21.12.21 45 1 10쪽
41 삼국지의 정석_65. 돌아온 마초(복수혈전)(上) +4 21.12.17 52 1 11쪽
40 삼국지의 정석_64. 낙성에서 떨어진 봉추(대성통곡)(下) +3 21.12.14 44 1 11쪽
39 삼국지의 정석_64. 낙성에서 떨어진 봉추(대성통곡)(上) +2 21.12.10 51 1 10쪽
38 삼국지의 정석_63. 유비의 익주공략(적반하장) +2 21.12.07 60 1 10쪽
37 삼국지의 정석_62. 적벽의 복수에 나서는 조조(토사구팽) +2 21.11.25 43 1 11쪽
36 삼국지의 정석_48. 유비, 누워있던 용을 만나다(특별 채용)(下) +3 21.09.15 60 2 9쪽
35 삼국지의 정석_48. 유비, 누워있던 용을 만나다(특별 채용)(中) +4 21.09.13 51 1 10쪽
34 삼국지의 정석_48. 유비, 누워있던 용을 만나다(특별 채용)(上) +2 21.09.10 63 1 9쪽
33 삼국지의 정석_47. 공손 씨에게 목이 잘리는 원 씨 형제(조조의 관심법)(下) +2 21.09.08 46 1 9쪽
32 삼국지의 정석_47. 공손 씨에게 목이 잘리는 원 씨 형제(조조의 관심법)(上) +2 21.09.06 40 1 8쪽
31 삼국지의 정석_46. 첫째는 죽고, 둘째, 셋째는 이민족의 땅으로(네 자신을 알라) +2 21.09.03 47 2 12쪽
30 삼국지의 정석_45. 원 씨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심배(경국지색)(下) +2 21.09.01 43 2 12쪽
29 삼국지의 정석_45. 원 씨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심배(경국지색)(上) +2 21.08.30 4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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