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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무식 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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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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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9.11.14 00:35
최근연재일 :
2020.01.16 17:00
연재수 :
2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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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22,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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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0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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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4쪽

81화

DUMMY

천하무식 천마 81화




병태는 갑자기 똥이 마려워 잠에서 깼다. 항상 속을 비우고 잠을 자는 버릇이 있던 터라 이런 경험은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그가 벌떡 일어나자, 옆에 앉아 있던 여동생, 장연희가 깜짝 놀라며 소리쳤다.

“장병태! 일어났어? 정신 차린거야?”

동생의 목소리에 그제야 병태는 여기가 자신의 방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무채색의 장식하나 없는 건조한 공간.

“여기, 어디야?”“병원이지, 어디긴. 오빠 일어났으니까 엄마한테 말하고 난 이제 집에 가야겠다.”

연희가 기쁜 표정을 지으며 전화기를 들었다. 그 모습을 보며 병태는 살짝 감동했다. 자신이 일어난 것을 이렇게 기뻐해주는 동생이라니.

‘나는 왜 이렇게 착한 연희를 어색해 했던 걸까?’

이윽고 연희가 수화기에 대고 말하기 시작했다.

“어, 엄마! 오빠 일어났으니까 나 이제 집에 간다?”

“아니, 일어났다고. 일어났으면 됐지. 내가 왜 계속 있어야 돼?”

“아, 몰라!! 애도 아니고. 내가 화장실에 데리고 갈 것도 아니고. 아, 됐어! 안 그래도 내 시간 엄청 빼앗겼거든. 나 이제 갈 거니까 알아서 해!”

수화기를 대고 소리치는 동생을 보며 처음에 들었던 감동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리고 다시 몰려든 배변의 욕구.

급히 화장실로 뛰어드는 병태의 등 뒤로 동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난 이제 갈 거니까 일 생기면 간호사 부르든지 엄마한테 전화하든지 해.”

병태가 앉아 있는 화장실 문 너머로 병실의 문이 열렸다가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잠시 멍하니 화장실 문을 바라보던 병태의 입에서 나지막히 한숨이 튀어나왔다.

“그럼 그렇지.”

어릴 때부터 그리 친하게 지내지 못했던 동생이 어쩐 일로 자신을 간호하고 있었나 했는데, 역시나 그가 눈 뜨자마자 바로 사라져버렸다.

허탈한 마음이 드는 것과 동시에 뱃속의 것들이 시원하게 빠져나갔다.

몇 차례 격렬하게 배변을 한 병태는 뒤처리를 하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

“헉!! 이게 뭐야!?”

뒤를 닦던 휴지는 피범벅이었다. 병태는 급히 변기 속을 들여다보니 그 곳은 시뻘건 것들로 가득 차 있었다.

“씨..발. 이게 뭐냐고?”병태는 너무나도 크게 놀라 비틀거리고 말았다.

‘내..내가 피똥이라니, 내가 피똥을 쌌다니!’

그의 어줍잖은 의학 지식에서 혈변은 매우 심각한 병의 증세로 최소 치질, 그게 아니라면 몸 속의 장기에 심각한 손상이 있다는 뜻이었다. 어쩌면 암일지도 몰랐다.

아까는 입과 코에서 피를 쏟더니 이제는 항문으로도 피를 쏟았다. 어쩌면 오줌도 그냥 오줌이 아니라 혈뇨였을지도 모른다.

‘어? 잠깐. 나 이런 증상에 대해 전에 들었던 거 같은데?’

병태의 기억 속에서 천마의 모습이 떠올랐다. 사부는 특유의 차가운 목소리로 뭐가 그리 즐거운지 웃으며 말했었다.

‘...이단공에 오르지 못한다면 칠공에서 피를 토하며 고통스럽게 죽을 것이다. 크크크.’

사실 천마는 그렇게 웃으며 즐겁게 경고한 적이 없지만, 병태의 기억 속에는 어쩐 일인지 그렇게 남아있었다.

“설마.. 이거 파천무 때문인건가? 아직 한 달은 더 남았을텐데. 아니, 그보다 어떻게...?”

병태도 이게 얼마나 말이 안 되는 소리인지 알고 있었다. 시온은 그저 게임일 뿐이고, 게임은 결코 현실에 영향을 미칠 수 없고, 미쳐서도 안 되었다. 그가 게임 속에서 파천무라는 무공을 익혔지만, 결코 그 영향이 현실로 나타나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작금의 상황들은 병태의 말도 안 되는 가설들과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많았다. 갑자기 놀랍도록 강해진 육체, 격렬한 운동을 해도 땀 한 방울 흘리지 않는 기이한 체력, 게다가 그의 가벼운 주먹질에 시멘트 벽이 마치 찰흙처럼 뭉개졌었다.

“..정말 파천무 때문이야?”

그리고 거짓말처럼 저녁 수련 시간이 지나자마자 튀어나온 부작용들, 각혈에 혈변까지. 사부님은 진즉부터 수련의 중요함을 강조하며 절대 빼먹으면 안 된다고 수차례 경고했었다.

“와, 이거 진짜 미친 거 같은데? 이게 말이 되냐고.”

게임 속의 행위가 현실에까지 영향을 미쳤을 거라는 그의 생각은 하면 할수록 미친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점점 그 생각이 그럴 듯하다는 결론에 이르기 시작했다. 아니, 그래야만 모든 것이 설명이 되었다.

멍한 표정으로 화장실에서 나오며 병태는 중얼거렸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벽에 달린 시계를 보니, 11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침대에 털썩 주저앉은 병태는 생각했다.

‘이제 어떡하지? 시온에 접속해서 사부님을 만나봐야 하나? 아직 한 달이나 남았는데 왜 벌써 이러냐고 물어볼까?’

시온에 접속하려면 그의 방에 있는 다이브에 들어가야 했다. 그런 연유로 집에 가야겠다고 생각하며 병태는 자신의 모습을 돌아봤다.

하얀 환자복, 질질 끌리는 슬리퍼, 그리고 손목에는 주사바늘이 꽂힌 채 알 수 없는 링거액과 연결되어 있었다.

“내 옷은 어디 갔지?”

그가 입었던 옷들은 서랍과 옷장을 아무리 뒤져봐도 보이지 않는 것이 피가 잔뜩 묻어서 어디론가 치운 모양이었다.

병태는 다시 자리에 앉아 차분하게 생각했다. 어차피 동생은 가버렸고, 부모님은 오실 수 없든지, 안 오시든지 할 것이었다. 괜히 지금 나가네 마네 설레발치다가 또 다른 문제가 생기기보다는 새벽까지 가만히 있다가 몰래 집으로 가면 될 것 같았다. 흘깃 쳐다본 주사액도 아직 많이 남았다.

어쨌든 새벽, 해뜨기 전까지 그의 방으로 가서 다이브에 들어가면 될 거란 생각한 병태는 잠시 침대에 앉아 쉬기로 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갑자기 시작된 격렬한 복통에 병태는 신음을 흘리며 눈을 뜨고 말았다.

“으윽, 배야. 배가 너무 아파.”

배를 움켜쥐고서 몸을 일으킨 병태는 다급히 머리맡의 녹색 호출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곧바로 여간호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이세요?

“배가 너무 아파요.”

-알겠습니다. 곧 갈게요.

차분한 간호사의 목소리에 살짝 긴장이 가라앉은 병태는 억지로 복통을 참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직 주변을 알아보기 힘든 어둠 속에 벽에 걸린 붉은 색 LED 전자 벽시계만이 밝게 빛나고 있었다. 무심코 시계를 보던 병태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지금 시간이 5시 18분.. 뭐, 5시 18분?! 십팔!!”

일출까지 1,20분도 남지 않은 그 시각에 병태는 벌떡 일어나고 말았다.

“이런 제기랄!! 알람이 왜 안 울렸지?!”

울리지 않은 핸드폰 알람을 탓하며 병태는 다급히 팔뚝의 주사바늘을 뽑고, 침대에서 벗어났다.

황급히 병실의 조명을 밝힌 병태가 옷장에서 그의 가방과 가방 속 지갑까지 확인하고 운동화로 갈아 신었을 무렵, 병실의 문이 열렸다. 여 간호사였다.

“어머? 장병태씨. 지금 뭐하시는 거예요?”

목소리를 들으니 조금 전에 응급호출을 받았던 그 간호사 같았다. 간호사는 유일한 출구인 입구를 막아선 채로 병태를 똑바로 쳐다봤다.

“아, 그게 저, 제가 지금 잠깐 나가봐야 해서 말입니다.”

“안돼요. 이 시간에 환자분께서 어딜 가신다는 거예요? 침대로 돌아가세요!”

병태는 마음 같아서는 그녀를 확 밀쳐버리고 튀어나가고 싶었지만, 그랬다간 여성을 폭행했다는 이유로 어떤 불이익을 받을지 몰라 차마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했다. 그녀 또한 그걸 알기에 그렇게 입구에 선 것이었다.

“저기..제가 술집에다가 그 지갑을 두고 온 거 같아서 말입니다.”

“이 시간에는 술집도 문을 안 열었을 텐데요.”

간호사는 낯빛 하나 바꾸지 않고, 병태의 말에 반박했다. 하지만 병태는 꼭 집으로 가야만 했기에 억지를 부리기 시작했다.

“아, 아니요. 그러니까 그 술집.. 앞에, 맞아요, 술집 앞 길거리에다 떨어뜨린 거 같아서 말입니다.”

“길거리라면 이미 누가 주워가도 벌써 주워가지 않았을까요?”

“모르시는 말씀이십니다. 우리나라 시민의식이 얼마나 높은데요. 아무도 안 가져갔을 겁니다.”

병태의 억지에 간호사가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웃었다.

“호호, 말도 안 되는 말씀 마세요.”

“어, 밑에 지갑!”

병태가 소리치며, 바닥을 가리키자 간호사는 저도 모르게 바닥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그 순간, 병태는 사뿐히 공중으로 점프하여 공중에 뜬 상태 그대로 몸을 웅크려 여간호사 위쪽 공간으로 문을 통과했다.

“피~ 지갑 같은 소리 하시네요. 어?”

실소를 머금으며 고개를 들던 간호사는 바로 직전까지 눈앞에 있던 환자가 사라지자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리고 곧이어 등 뒤 복도에서 들리는 다급한 발소리에 사라진 환자의 위치를 파악했다.

“장병태 씨!!”

급히 환자의 이름을 외치던 간호사는 저 멀리 달려가는 환자의 뒷모습에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다. 환자의 바지 뒤쪽이 벌겋게 피로 물들어 있었던 까닭이었다.


다급히 병원에서 나온 병태는 차도 곁을 걸어가며 택시를 잡으려 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택시들이 하나같이 그를 외면하고 지나갔다. 손님을 이미 태운 택시야 그런다지만, 이따금 보이는 빈 택시들도 쌩하니 지나가버렸다. 자신의 하의를 벌겋게 물들인 핏자국 탓인지도 모르다고 자책하면서도, 병태는 스쳐지나가는 택시들이 야속할 따름이었다.

너댓 대의 택시를 보냈을 무렵, 조금씩 밝아오는 동쪽 하늘을 바라보며 병태는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했다. 간호사와의 실랑이도 문제였지만, 안 잡히는 택시들 때문에 벌써 일출 시간이 거의 다 된 듯 했다.

“에이, 그냥 달리고 말지!”

결국 병태는 달리기 시작했다. 집과는 걸어서 한 시간 거리, 차를 타면 10분이 채 안 되는 거리였기에 전속력으로 달리면 늦게나마 수련시간 말미에 다이브에 들어갈 수 있을지도 몰랐다. 원래라면 절대로 불가능할 테지만, 최근 자신의 육체능력을 감안하면 꼭 불가능하지도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타다다닥-

그의 운동화가 인도 바닥의 타일을 밟고 튀어 나갈 때마다 경쾌한 발소리가 사방으로 울려 퍼졌다. 역동적으로 앞뒤로 오가는 팔다리의 움직임에 따라 그의 몸이 휙휙 새벽의 찬 공기를 뚫고 앞으로 세차게 전진했다.

정해진 시간과 수순에 따라 병태의 사지와 뇌를 공격하려던 천마기 역시 공세를 풀고, 팔다리의 근육에 힘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당장 팔 다리의 근육 세포들이 에너지를 달라고 아우성치자 천마기로는 어쩔 수 없었던 것이다.

천마기가 가동되며 곧 병태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오늘도 귀에 이어폰을 꽂은 채로 환경 미화원 김씨는 새벽 거리를 쓸어 나갔다. 그는 경쾌한 걸그룹의 댄스 음악에 맞추어 비질을 하며 이 일도 제법 할 만하다고 생각했다.

“으흥흐흥~ 너만의 소녀가 되어줄게~.”

그가 바닥에 마구 널려있던 광고지를 한 곳에 모아 한꺼번에 쓰레받기로 쓸어 담으려던 순간이었다. 갑자기 무언가 그의 등 뒤로 훅~ 하고 거센 바람을 일으키며 지나가더니 애써 모아놓았던 광고지 더미들을 다 날려버리고 말았다.

“야이 개자식들아!! 오토바이는 차도에서 타라고!!”

거칠게 소리지르며 고개를 돌리던 김씨는 곧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말았다.

“어? 분명히 오토바이였는데?”

오토바이가 그의 등 뒤로 인도를 달려갔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본 곳에는 예상했던 오토바이는 없고, 다만 한 환자복을 입은 사람이 저만치 달려가고 있을 따름이었다.

“뭐지, 내가 헛 걸 봤나?”

멍한 표정을 짓던 김씨는 두 눈을 문지르고는 다시 광고지들을 쓸어 담기 시작했다.


병태는 몰랐겠지만, 달리기는 신의 한수였다. 그가 열심히 달리는 바람에 머리를 비롯한 사지를 공격하려던 천마기가 팔다리의 근육으로 눈을 돌려 에너지를 공급하게 되었고, 그 결과로 그의 목숨은 몇 분 이나마 연장될 수 있었던 것이었다.

집까지 십여 분만에 주파해낸 병태는 달리기 기록에 놀랄 새도 없이 그의 방으로 뛰쳐올라갔다. 언뜻 본 거실 시계의 시각은 5시 49분. 늦었지만, 달린 것 치고는 엄청 빠른 시간이었다.

후다닥 거리느라 꽤 요란한 소리가 집안을 울렸지만, 병태는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어차피 가족들 중 누구도 그 소리에 관심이 없을 터였다.

곧 다이브에 누운 장병태는 광개토가 되어갔다.


*


“사부님~ 쿨럭!”

눈을 뜨자마자 눈앞에 서 있는 천마를 보고서 다급히 일어나며 그를 부르려던 광개토는 입안을 비집고 나오는 선혈에 말을 마치지 못하고 급히 손으로 입을 가렸다. 온몸이 뜨겁고, 도저히 정신을 가누지 못할 만큼 어지러웠다.

“개토야!!”

어느새 옆에는 슬기가 다가와 광개토의 팔을 부축하고 있었다. 광개토는 꿈에서 만나볼까 두려운 그 못생긴 얼굴이 어쩐 일이지 매우 정겨웠다.

“아가씨, 으윽!”

슬기의 부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광개토는 외마디 신음을 지르며 뒤로 넘어지고 말았다. 뱃속에서 시작된 고통스런 열기가 사지로 마구 뻗어나가는 게 느껴졌다. 특히나 머리로 뻗쳐 올라온 고통은 금세라도 머리를 터뜨려 버릴 것만 같았다.

“으으으윽!!”

머리를 움켜쥐는 광개토를 보던 슬기가 그의 눈과 귀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하는 선혈을 발견했다.

“아저씨!!! 개토 눈이랑 귀에서 피가 나와!! 어떡해?!”

옆에서 팔짱을 끼고 서있던 천마가 느긋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어쩌긴, 죽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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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79화 19.12.06 412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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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77화 19.12.06 410 5 12쪽
76 76화 19.12.05 441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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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74화 19.12.05 427 5 12쪽
73 73화 19.12.04 439 5 13쪽
72 72화 19.12.04 423 5 12쪽
71 71화 19.12.04 434 7 12쪽
70 70화 19.12.03 438 5 11쪽
69 69화 19.12.03 440 5 12쪽
68 68화 19.12.03 457 5 11쪽
67 67화 19.12.02 443 6 12쪽
66 66화 19.12.02 465 4 13쪽
65 65화 19.12.02 450 6 12쪽
64 64화 19.12.01 437 5 11쪽
63 63화 19.12.01 460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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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54화 19.11.28 524 4 12쪽
53 53화 19.11.28 484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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