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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무식 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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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글넘기
작품등록일 :
2019.11.14 00:35
최근연재일 :
2020.01.1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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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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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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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3쪽

57화

DUMMY

(57편)


니긴마의 도깨비 소굴을 쫓아 아라곤의 드래곤 공격대도 천마군을 추격했지만, 날 듯이 달리며 퇴각하는 천마군의 속도는 실로 놀라워 두 공격대는 그들을 전혀 쫓아가지 못했다.

순식간에 외성의 성문과 성벽 너머로 사라져 버린 천마군의 모습에, 계속 쫓아가야 하나 하고 드래곤 공격대는 고민했다.

“죽여라!! 무조건 쫓아가서 죽이는거다!!”

옆 동네의 미친 공격대장 ‘니긴마’가 그렇게 소리를 지르자, 드래곤 공격대의 대원들은 한숨을 내쉬며 다시 달릴 준비를 했다. 아니나 다를까 드래곤의 공격대장, 아라곤 역시 질세라 목청을 드높였다.

“적들을 모조리 추살하자!! 돌격하라!!”

아이언피스트는 명령에 따라 할 수 없이 달리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저 놈들 움직임만 봐도 그동안 우리를 봐주고 있었다는 걸 바로 알겠구만. 대체 쫓아가서 뭘 할려고 이러는지 모르겠네! 이건 그냥 죽여 달라고 가는 거잖아!!’

그는 이런 생각들을 하며 불만을 품었지만, 니긴마에게 호승심을 한창 키워가는 아라곤에게는 먹히지 않을 말들이라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이윽고 외성벽에 도착했고, 두 공격대의 그 누구도 천마군처럼 성벽을 뛰어 넘지는 못하고 얌전히 성문을 통해 안으로 진입했다.

그렇게 외성 내부로 들어선 공격대는 눈 앞의 광경에 발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내성 입구가 보이는 공터에 대략 300명은 되어보이는 천마군이 행렬을 갖추어 질서 정연하게 진을 갖추고 있었던 것이다. 다행인 것은 그들이 외성문 쪽을 바라보고 있지 않고, 내성문을 향해 서 있었다는 것이다.

“뭐야, 대체 무슨 꿍꿍이지?”

아이언피스트는 중얼거리며 잽싸게 주변의 정황을 살폈다.

그때 아라곤이 그를 불렀다.

“근딜장, 지금 저놈들이 뭐하는 거 같아?”

상황파악이 필요할때면 종종 불려가 의견을 말하곤 했던 근거리 딜러 파티장, 아이언피스트는 주변을 빠르게 살피고서 내린 결론을 말했다.

“천마군들은 지금 내성으로 진입 중인 거 같네요. 원래 500 명였던게 우리와의 일전으로 100 명정도 줄었었고, 지금 또 100 명정도 줄어있는걸로 보아, 이미 100 명 가량 내성안으로 들어간거 같아요. 아, 저기 보십시오. 지금 또 50명이 들어가네요.”

그의 말대로 대부분의 천마군들이 미동도 없이 가만히 서있는 가운데, 앞쪽의 50명이 날 듯이 내성문 안으로 뛰어드는 것이 보였다.

“왜 한꺼번에 안 들어가고?”

아라곤은 의아했다.

“길이 좁든지, 안에 자리가 없든지, 아니면 원래 그렇게 하도록 프로그래밍이 된 거겠죠.”

아이언피스트는 별로 의아해하지 않았다.

아라곤이 이번에는 부공격대장에게 물었다.

“이봐, 로터스. 이제 어쩌지?”

공격대의 부공대장이자 군사를 겸하고 있는 로터스는 신중하게 움직였으면 하는 바람으로 답했다.

“좀 더 기다렸다가 저들의 숫자가 우리보다 줄어들면 공격하는 게 좋겠어요.”

드래곤 공격대는 70여명, 도깨비 소굴 역시 70여명이 남아 있는 상태였다.

“흠, 그럼 150마리가 남았을 때 공격하도록 하자.”

아라곤의 이성적인 명령에 둘의 고개가 끄덕여질 무렵, 또다시 옆 동네에서 미친 소리가 들려왔다.

“우리가 왔다. 이 개~새끼들아!!”

변태처럼 알몸에 갑옷만 두른 니긴마가 붉은 색의 장창을 들고서 나서며 괴성을 지르자, 뒤쪽에 선 도깨비 무리들이 일제히 바닥을 두드리며 한목소리로 호응했다.

“뚝~딱!!”

그 소리는 상당히 커서 단번에 적들의 이목을 끌만했다.

“아, 저 미친 놈이!”

아이언피스트는 저도 모르게 욕을 내뱉고서 황급히 입을 가렸다. 저 미친놈은 무려 제3 공격대의 대장이었다. 저들의 대장을 욕했다는 걸 저쪽이 안다면...!! 그리고 저 미친 놈이 미친 행각을 벌이면 덩달아 미치는 미치신 분이 우리 공격대에도 계셨다.

“우리도 있다!! 개만도 못한 새끼들아!!”

역시 예상대로 아라곤이 방금 내린 이성적인 판단을 깡그리 까먹은 표정으로 덩달아 괴성을 지르며 앞으로 뛰쳐나갔다. 이럴 때는 같이 호응을 해줘야만 한다. 아이언피스트는 마음속으로 피눈물을 흘리며 소리를 질렀다.

“..우..와!”

“우와~~!!”

아이언피스트는 그와 함께 소리를 지르는 동료들을 보며 그들도 마음속으로는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할거라고 굳게 확신했다.

아직 250 명이나 남아있는데, 조금만 더 기다리면 얼마나 더 좋을까 하고 생각하는 대원들이 많았지만, 이미 두 공격대는 적들을 향해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


괴마는 너무 놀라서 하마터면 혼세창을 떨어뜨릴 뻔했다. 잠깐이지만 확실히 나타났다가 사라진 검녹색 연기, 그리고 미친 듯이 서로 싸워대는 천마군의 모습.

“너는...어떻게 제혼제령술을 아는 것이냐?”

괴마의 거친 탁성은 병장기들의 부딪히는 소리를 뚫고 천마와 천마 일행에게까지 들렸다.

마침 천마군들의 기이한 행태에 놀라워 하던 슬기를 비롯한 일행들은 일제히 천마의 얼굴을 쳐다봤다. 과연 그에게서 어떤 대답이 나올 것인가 하고 모두들, 기대 혹은 염려하는 눈빛이었다.

“제혼...제령술? 그게 무엇이냐?”

천마의 정말 모른다는 그 태도는 그 답변을 기다리던 이들의 기대감을 산산이 부숴 버렸다.

하지만 천마는 정말 몰랐다.

“사부님은 정말로 모르시는걸까요?”

여전히 자기네들끼리 싸워대는 천마군을 쳐다보며 광개토가 떨떠름하게 질문하자, 슬기가 단호하게 단정지었다.

“아저씨는 적어도 거짓말을 하진 않아.”

그리고 뒷말을 흐렸다.

“...모르는게 많아서 문제지...”

그동안 슬기가 겪어왔던 천마는 모른다면서도 사실 정말로 모르지는 않는 경우가 꽤 있었다. 기선제압의 용도로 자주 사용하는 그의 웃음을 예로 들자면, 대체 어떤 웃음소리가 적들의 능력치를 하락시키고, 공포감을 불러 일으킨단 말인가? 슬기는 아마도 그의 웃음이 그저 웃음이 아니라 특별한 기술일 거라고 생각했다. 정작 천마 자신은 모르고 있겠지만 말이다.

‘스킬을 스킬인 줄 모르고 쓰는 사람이야, 아저씨는.’

그런 맥락에서 이번의 현혹술도 알지만 모르는 것일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천마를 향한 슬기의 의심은 조금씩 꾸준히 커져 가고 있었다.


천마군들 간의 전투가 마무리 될 무렵, 뒤쪽에서 새로운 천마군들이 나타났다. 까마귀처럼 날아드는 그 모습에 천마는 다시 자신도 모르게 스킬을 사용했다.

“귀찮다. 나가서 놀아.”

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생존한 스물다섯 명과 새로 들어온 쉰 명이 다시 한데 어울려 지들끼리 지지고 볶기 시작했다.

“또, 또!!”

괴마는 다시 나타났다가 사라진 검녹색 연기의 흔적을 놓치지 않았다. 게다가 더욱 놀란 것은 천마가 그저 말 한마디로 술법을 사용했다는 점이었다.

많이 당황한 괴마가 말했다.

“너는 어찌하여 천하에서 스승님과 이 몸만 알고 있는 제혼제령술을 알고 있는 것이며, 어찌하여 무구도 사용치 않고, 그렇게 마음대로 술법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냐?”

괴마는 그렇게 외치면서 그의 스승인 천마를 떠올렸다.

천마교의 교주이자 사마의 지존인 천마는 각종 병장기와 권각술에 능할 뿐만 아니라 여러 사교의 주술과 저주에도 두루 능통하였다. 일부에서는 그를 마신이라 칭송 할 정도로 전지전능한 면모를 보였던 그에게는 일곱 제자가 있었는데, 괴마는 그 중에서 천마의 주술을 전수받은 제자였다.

하지만 괴마는 스승의 수준에 온전히 도달하지는 못해 반드시 혼세창이라는 강력한 무구(巫具)의 힘을 빌어야만 주술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었다.

“게다가 어떻게 무구도 없이 술법을 사용하느냐!!”

스승 외에 이런 자가 있다는 것은 감히 상상도 못했었다.

마치 신성모독을 겪은 것처럼 격분한 괴마는 곧 혼신의 힘을 다해 이자를 물리 치기로 결심했다. 비록 적은 무구도 없이 제혼제령술을 사용하는 자이지만, 괴마는 그 외에도 다양한 주술을 사용할 수 있었다.


자꾸 괴마가 땍땍거리자 천마는 요놈 주둥이를 찢어버려야겠다는 생각으로 다가갔다.

“네 놈은 사내냐, 계집이냐. 뭔 말이 그리 많은지.”

천마의 빈정거림에 괴마는 입을 다물고 창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창은 허공을 몇차례 가로지르며 검녹색 연기를 뿜어댔다. 곧 괴마 앞에 검녹색 연기로 이루어진 거대한 문양이 그려졌다.

“부르트 락라 크루~~!!”

괴마가 술법을 외우는 순간, 그의 회색 눈빛이 어두운 주황빛으로 바뀌며 검녹색의 거대한 문양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으아악!!”

술법의 범위가 넓었는지 멀찌기 떨어져서 구경하던 광개토와 슬기, 실리엔이 갑작스런 봉변을 당했다. 광개토는 천장에서 느껴지는 갑작스런 인력에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르며 무언가를 잡으려고 했지만 겨우 잡은 것이라곤 실리엔의 다리였다.

실리엔 역시 마치 중력이 역전된 것 같은 상황에 물구나무 서기 자세로 급히 한 손을 대리석 바닥에 꽂아 넣었다. 광개토의 몸무게까지 지탱해야 했던 그녀는 나머지 한손도 급히 바닥에 꽂아 넣었다.

“꺄아아~”

슬기가 어울리지 않게 여성스런 비명을 지르며 천장을 향해 떨어졌다. 천장으로 떨어지다니, 말이 안되는 소리지만 중력이 역전되니 말이 되었다.

무려 20여미터를 추락한 슬기가 천장에 닿으려는 순간 천마가 그녀의 머리통을 붙잡았다. 간신히 천장에 떨어져 죽는 위기를 면한 슬기가 곧 천장에 두 다리를 딛고 거꾸로 섰다.

“이상해. 중력이 뒤바뀐 거 같은데, 내 감각은 그대로야.”

슬기의 말 그대로였다. 괴마가 ‘역천역지술’을 쓴 순간, 천마 일행은 모두 중력 역전의 상황에 빠져버렸지만, 개인의 인지감은 본래대로의 정상적인 중력을 감지했다. 상황과 인지가 서로 다르게 현실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슬기로선 몸을 제대로 가누기도 어려웠다.

“이게, 뭐야. 마치 거울을 거꾸로 보고 있는 기분이야.”

슬기가 인지의 부조화 탓에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천장을 기며 말했다.

당황스러워하는 슬기, 광개토, 실리엔의 모습을 보며 괴마가 킬킬거렸다.

“어떠냐, 몸이 마음대로 안 움직이지?”

“네 놈은 입이 제대로 안 움직이게 될 것이다.”

바로 곁에서 들려오는 천마의 차가운 목소리에 괴마는 그야말로 돌맞은 개새끼마냥 깜짝 놀랐다.

‘아니, 뭐가 이렇게 빨라?’

방금 천장에 있던 적이 언제 이렇게 그의 옆으로 이동해 왔는지 괴마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괴마가 놀라든 말든, 천마는 인지부조화 따위는 개에게 줘버린듯한 몸놀림으로 괴마의 싸대기를 거세게 후려갈겼다. 창을 들어 막으려던 괴마는 자신의 움직임보다 훨씬 빠른 상대의 손놀림에 한번 더 놀라며 큰 충격 속에서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천마는 예상과 다르게 괴마의 대가리가 안 날아간 걸 보며 중얼거렸다.

“제자라는 것들이 확실히 몸뚱이가 튼튼해. 누군지 몰라도 네 놈들의 스승이 제자들이 어디가서 맞고 다닐까봐, 몸에 좋은 걸 많이 챙겨준 모양이야.”

괴마는 차마 들어줄 수 없는 망언을 쏟아내는 천마의 주둥아리를 찢고 싶었지만, 적의 놀라운 움직임과 이어진 싸대기 한방에 자신이 그보다 약하다는 걸 분명하게 깨달았다. 육체적으로도 딸리고, 그 만의 전유물인줄 알았던 주술 능력도 적이 더 강한 듯 했다. 적은 그의 주술을 더 능숙하게 사용하거나, 전혀 효과를 받지 않은 듯 무시해버렸었다.

괴마는 이제 이것을 사용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클클클... 네 놈이 강한 건 인정하겠다. 이 모든 사마의 지존이시자 주인이시며, 하늘이신 천마님의 삼제자인 나, 괴마를 이렇게까지 궁지에 몰아넣다니. 인정하마, 네 놈은 이 몸보다 분명히 강하구나. 그래서 이 몸은 결국 결정하고야 말았다.”

천마는 어리둥절했다.

“한 대 밖에 안 때렸는데, 뭔 혀가 이렇게 길어.”

천마는 한 대 때리고, 열 마디를 들으니 자신이 더 손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리에서 일어선 괴마가 창을 높이 쳐들었다.

“모든 사마의 지존이시자 주인이시며, 하늘이신 천마시여, 이 몸에 강림하소서! 당신의 몸종에게 당신의 힘과 지혜를 허락하소서!!”

괴마의 쩌렁쩌렁한 탁성이 그치자, 돌연 창에서 칠흑과도 같은 검은 연기가 흘러 나오더니 이내 괴마의 온 몸을 덮었다. 그리고 새까만 연기에 뒤덮인 가운데, 괴마의 두 눈에서 피처럼 붉은 적광이 흘러나왔고, 그의 신체에서 이전과는 비할 수 없는 강렬한 기세가 쏟아져 나왔다. 마치 어떤 상위의 존재가 된듯한 분위기였다.

“크크크, 천마 강신술이다. 이제 이 몸에 강림한 스승님의 신령이 네 놈에게 마신벌을 내릴 것이다. 크크크”

천마는 그런 그를 바라보며 귀를 후볐다.

“뭐냐, 그러니까 엄마를 불렀다는 소리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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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72화 19.12.04 422 5 12쪽
71 71화 19.12.04 433 7 12쪽
70 70화 19.12.03 437 5 11쪽
69 69화 19.12.03 439 5 12쪽
68 68화 19.12.03 456 5 11쪽
67 67화 19.12.02 442 6 12쪽
66 66화 19.12.02 464 4 13쪽
65 65화 19.12.02 450 6 12쪽
64 64화 19.12.01 436 5 11쪽
63 63화 19.12.01 459 4 12쪽
62 62화 19.12.01 454 4 11쪽
61 61화 19.11.30 473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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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59화 19.11.30 485 5 13쪽
58 58화 19.11.29 468 4 12쪽
» 57화 19.11.29 470 4 13쪽
56 56화 19.11.29 475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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