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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역기사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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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역기사
그림/삽화
반역기사
작품등록일 :
2021.06.11 12:54
최근연재일 :
2021.08.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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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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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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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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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5,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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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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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37화 - 달밤의 화원

DUMMY

그 거대한 석문을 여는 대에 더 패스의 허가가 필요했다.

한참 실랑이를 벌이다. 결국 길드의 정예 인원이 보는 앞에서 함께 문을 열기로 했다.

사샤가 특히나 그들과 함께 가는 것을 반대했지만, 샤일록 일행에겐 거부권이 없었다.


"그럼, 지금부터 문을 열도록 하겠습니다.“


샤일록은 마치 사회를 보듯 문 앞에서 관중(?)들을 향해 설명을 마치고 보석을 홈에 끼워 넣는다. 그러자 보석에서 붉은 기운이 빠져나와 홈을 타고 석벽 틈새로 스며든다.

그리곤 붉게 물들었던 보석은 투명한 유리 조각이 되어버린다.


드르륵


먼저를 날리며 거대한 문이 아래로 내려간다.


"다들 준비!“


더 패스의 지휘관 니바스가 길드원들에게 명령한다.


""예!"“


기합과 동시에 그들은 거대한 하나의 철벽을 만들었고 방패 사이사이로 검을 치켜세웠다.


"지랄을 한다···여기가 군대냐?“


사샤는 각 잡힌 그들의 모습에 혀를 찬다.


"그래도 든든한데요?“


같이 지켜보던 하쿠가 그녀를 말렸다.

이윽고 석문이 완전히 내려가자 차가운 바람이 입구를 타고 밖으로 나왔다.


"밖이랑 연결된 건가?“


샤일록이 안을 들여다보았지만, 그곳은 끝도 없는 어둠만이 있었다.


"진입!“


니바스는 망설임 없이 병사들을 그곳으로 들어가도록 명령했고 그들도 한치의 두려움도 없이 발맞추어 그곳으로 들어갔다.


"잠시만요! 아무리 그래도 선발대를 먼저···“


샤일록은 걱정되어 니바스를 말리려 했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선두는 저희가 맡겠습니다. 뒤에서 따라오시지요.“


그는 성큼성큼 어둠으로 들어갔다.


"말이 안 통하는군···“


"저러다가 또 한 번 짓이겨져 봐야 정신 차리지.“


하는 수 없이 샤일록 일행은 그들의 뒤를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그 안은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어둠만이 있었고 설상가상 3명이 나란히 걸으며 겨우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좁고, 높이도 낮았다.

암순응이 되지 않아 조금씩 걸을 수밖에 없었다.

중간중간 세찬 바람이 목덜미와 겨드랑이, 가랑이 사이를 스치고 지나가니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들의 행군을 곧 멈추었고 그와 동시에 은은한 달빛이 보였다.


'밖인가?‘


샤일록은 빛이 보이자 냉큼 앞으로 달려갔다.

그곳엔 더 패스 길드원들이 이미 도착해 있었고 그들은 아까와 같은 대열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망부석처럼 서 있을 뿐이었다.

거대한 화원처럼 보이는 그곳은 무수한 장미꽃들이 심겨 있었고 맞은편엔 낡은 옥좌와 같은 것이 있었다.


'저기서 바람이 들어온 거군.‘


달빛과 바람의 정체는 화원 천장에 뚫린 구멍이었다.

은은한 달빛이 붉은 장미와 만나자 장미는 마치 보석처럼 빛나는 것 같았다.

니바스는 병사들을 세워놓곤 화원 여기저기를 조사한다.

하지만 별다를 건 없었다.


"으엑, 이거 시체 아니야?“


니바스가 장미들에 정신이 팔려있는 사이 사샤는 옥좌를 살펴보건 질색한다.

빈 옥좌처럼 보이던 거기에는 말라비틀어져 미라처럼 보이는 시체가 한 구 앉아있었다.

목과 손가락에는 무수한 장신구들이 걸려있었다.


"오~ 이건 값 좀 나가겠는데?"


사샤가 반지와 목걸이를 보며 감탄했다.

그러자 니바스가 그의 손을 잡아채며 말했다.


"이건 저희 더 패스의 전리품입니다. 함부로 손대지 마시죠.“


그러곤 뒤에 있던 병사들을 불러 장신구를 챙기라 지시한다.

아무리 게임이라지만 그 행동이 찝찝했던 샤일록이 니바스를 막아섰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닌 거 같습니다. 거기다 이렇게 얻은 보상이 고작 이거라니. 솔직히 함정 같기도 해요.“


그러자 니바스는 검을 뽑아 샤일록의 목에 겨눈다.


"당신은 우릴 막아설 권리가 없습니다. 계약 조건대로 이곳에 함께 들어왔고 이 전리품들은 우리의 것이죠.“


칼날이 그의 턱을 살짝 찔렀는지 핏방울이 떨어졌다.

그러자 장신구를 챙기던 병사들 쪽에서 비명이 들려왔다.


"무슨 일이야?!!“


고개를 돌리자 그곳엔 목이 돌아간 시체가 되어 있었다.


"어떻게 된 거야! 본 사람 아무도 없나?!“


그러자 자리를 지키고 있던 병사 중 하나가 말했다.


"시, 시체가 일어나서 일순간에 공격했습니다!“


"뭐라고? 그럴 리가···그냥 말리 비틀어진···!!“


니바스와 샤일록이 고개를 돌렸을 땐 옥좌에 미라 따윈 없었다.


"이럴 줄 알았어, 이렇게 쉽게 끝날 리가 없지···“


사샤가 인상을 쓰며 검을 뽑았다.


"너도 뭐 본 거 없어?“


샤일록이 급하게 물어보았지만, 그녀는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서 나도 보질 못했어. 순간 비명이 들리더니 그냥···“


그때였다 진형을 갖추고 있던 병사들에게서 비명이 들려왔다.


"히이이익!!“


"위다!“


그러더니 거대한 검은 연기가 그들을 덮친다.

그러더니 끔찍한 소리와 함께 피의 기동이 솟구쳐 올랐다.


콰직


추아악


찌지직


뼈와 가죽이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연기가 걷혔고 거긴 엄청난 양의 핏자국만 남았을 뿐 병사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런···또 당한 건가!“


니바스가 탄식했다.

하지만 그의 탄식을 비웃기라도 하듯 다시 옥좌 쪽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하아~ 이 얼마만의 만찬인가, 아직 한참 모자라지만 갈증이 조금은 가시는 기분이구나“


옥좌엔 왠 사내가 턱을 괴고 앉아있었다.

안색은 창백했지만, 윤기가 흘렀고 몸 여기저기엔 아까 그 미라가 걸치고 있던 장신구들을 그대로 걸치고 있었다.


"저 새끼한테 당한 모양인데?“


사샤는 검을 녀석에게 겨눴다.


"흠, 아직 배가 고프다만, 나의 오랜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결해줬으니 자비를 베풀도록 하지.“


그 남자는 나가라는 듯 문으로 손짓했다.


"몬스터 주제 어디서 인간한테 훈계질이야! 뒤지고 싶냐?“


사샤는 금방이라도 달려들 듯 검을 치켜세웠다.

그러자 모든 상황을 지켜보던 하쿠가 굳은 표정으로 언성을 높인다.


"지금은 안 됩니다! 일단 후퇴하죠! 길드로 돌아가 다시 방법을 찾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맞는 말이야. 하지만···’


샤일록은 니바스를 보고 망설였다.

모든 통제권은 그에게 있기에 자칫 자신들끼리 후퇴했다간 이후 더 패스와의 일이 복잡해질 게 분명했다.


"씨발! 도망칠 거면 빨리 튀자고!“


사샤는 분통을 터트리는 와중에도 몬스터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아까 녀석이 보여준 모습을 보았다면 누구나 그럴 것이다.


"니바스님! 어서요!“


하쿠가 니바스를 독촉한다.

니바스 시선을 제대로 두지 못하고 동공이 떨렸다.

그러자 샤일록이 그를 흔들었다.


"후퇴해야 합니다! 지금 지휘관은 당신이잖아요! 저희까지 당신 부하들처럼 만들 작정입니까?“


샤일록의 일갈에 그제야 정신을 차린 니바스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후···후···후퇴하죠. 제, 제가 먼저 가겠습니다.“


니바스는 왔던 길로 허겁지겁 달려갔다.

그 뒤를 하쿠, 샤일록, 사샤의 순서대로 빠져나간다.

특히나 사샤는 제일 뒤에서 끝까지 그 자에게서 눈을 떼지 않는다.

통로 중간쯤 왔을 때 뒤에서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음번에 왔을 땐 자비 따윈 없을 것이다.“


그 소리에 놀라 일동 뒤를 돌아보자 그 남자는 통로로 머리를 집어넣고 붉은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웃었다.


"빨리! 빨리 가요!“


샤일록은 선두에 선 니바스를 재촉했고 그들은 길드 본부까지 곧장 쉬지 않고 내려왔다.



본부로 돌아와 한숨 돌린 그들은 즉시 작전회의에 돌입한다.

죽었던 병사들도 어느새 부활해 회의장으로 모여들었다.


"일순간에 한 소대가 전멸했습니다! 적어도 20명 이상의 인원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좁은 곳에 그만한 병력은 무리야!"


"언데드류 몬스터일게 분명합니다. 사제들을···“


"밖으로 유인해서···“


회의가 시작된 지 얼마가 지나지 않아 그곳은 시장통이 되었다.

의견이 맞지 않은 사람들은 서로에게 삿대질했고 심할 경우 멱살까지 잡는 이들도 있었다.


"다들 정숙 해주십시오!"


미로가 상황을 정리한다.

그의 말에 회의장은 고요해졌다.


"일단 지휘관이셨던 니바스님의 얘기를 들어보죠. 당시 상황은 어땠나요?“


"그게···“


니바스는 충격적인 상황을 다시 떠올리기 싫었는지 쉽사리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자 사샤가 샤일록에게 속삭이듯 중얼거렸다.


"단체로 믹서기에 갈리듯 갈렸다고 못 말하겠단 건가?“


"너도 적당히 해. 믹서기가 뭐냐 믹서기가···“


"왜? 틀린 말도 아니잖아?“


그들은 작은 소리로 속닥거렸지만, 미로의 귀에 그들의 대화가 들려왔다.

미로는 머뭇거리는 니바스를 뒤로하고 이번엔 그들에게 물었다.


"그럼, 샤일록님? 샤일록님이 보셨을 땐 어땠나요?“


"아, 글쎄요. 일단 제가 기존까지 상대한 몬스터들과 많이 다른 것 같았습니다.“


샤일록은 청산유수처럼 술술 말을 이어나간다.

미로에 대한 불신감? 경계심? 같은 것이 있었지만, 토론에 있어선 상당히 이성적인 사람인 것만은 분명했다.


"말을 하는 몬스터는 몇 번 본적이 있습니다. 마친 NPC처럼 자연스럽게 대화가 통하는 몬스터는 처음인지라···“


그 말에 미로의 눈썹이 꿈틀거린다.


"대화라고요? 방금 대화라고 하셨나요?“


"예, 그 녀석이 먼저 말을 걸어왔습니다. 거기다 제 동료들은 물론, 니바스님이 살아서 돌아올 수 있었던 이유도 그 녀석이 저흴 풀어줬기 때문이죠.“


"흠···대화가 가능할 정도의 몬스터라면 상당한 레벨일 텐데···“


발로란스의 등장하는 몬스터들은 대부분 동식물 또는 신화 속의 마수의 형태를 띠고 있었다. 그 지능은 대부분 짐승에 지나지 않았지만, 간혹 말을 하는 종족들도 드물게나마 있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대화'가 가능한 몬스터였다.

단어 한두 마디나 자기 생각을 일방적으로 말하는 것이 아닌 마치 마을의 상인 NPC와 같이, 감정이 있고 원활한 대화가 가능한 몬스터는 상당한 레벨인 게 대부분이었다.

대표적으로 현재 최전선 지역에서 등장하는 마족류 몬스터라던지 아직까지 잡히지 않은 보스 몬스터, 드래곤들이 그러했다.


"40 레벨대의 지역에서 말을 하는 몬스터가 등장한다니···역시 예상했던 데로 메인 퀘스트로 향하는 관문인 거 같군요.“


그 후, 미로는 그 몬스터에 대한 갖가지 것들을 물어보았다.

허나 생존한 샤일록 일행과 니바스 모두 그의 행동을 감지하기도 전해 당해버렸기 때문에 아는 것은 거의 없었다.


"현재로선 알 수 있는 게 단 한 가지도 없군요. 기껏해야 대화가 가능한 몬스터란 것 정도···“


회의가 침울한 분위기로 흘러가는 그때 전령이 급히 미로를 찾아왔다.


"큰일 났습니다! 조금 전 바티클이 던전으로 향했다는 소식이···“


"뭐라고?“


"씨발놈들, 어디서 막타만 챙기려고!“


소식을 들은 길드원들은 일제히 분개하며 금방이라도 그곳으로 달려갈 듯 자리에서 일어선다. 그러자 미로는 그들을 진정시키더니 침착하게 지시한다.


"당장 사제를 위시한 20명의 공략대를 조직해 출진하십시오. 그들에게서 문을 빼앗을 게 물거품이 되어선 안 됩니다!“


""예!“”


초췌한 니바스를 놔두고 말섭과 다른 지휘관급 유저가 공략대를 구성하기 위해 회의장을 나섰다.

그러자 중간에 붕 떠버린 샤일록이 미로에게 물었다.


"저흰 뭘 하면 되죠?“


그러자 미로는 그를 보며 빙그레 웃는다.


"저희 명령은 듣지 않는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그건···“


샤일록은 난처했다.

그들에게 명령을 받긴 죽어도 싫었지만 그렇다고 공개적으로 그런 의사를 내비치는 것도 그리 현명한 행동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후후, 일단 저희 공략대를 지원해주실 수 있으시겠나요?“


"···네, 그러라면 뭐···“


"그럼 부탁드립니다.“


미로는 말을 마치고 자신의 비서들과 함께 회의장을 나섰다.


"볼수록 짜증 나는 새끼야···“


사샤도 그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등에 데고 욕설을 퍼부었다.


"우리도 그만 가자.“


샤일록은 파티원들을 챙겨 본부를 나온다.

건물 앞에선 말섭이 공략대를 모으고 있었다.


"저흰 먼저 올라가 있겠습니다.“


샤일록의 말에 말섭이 그를 째려보며 으름장을 놓는다.


"대기만 하세요. 먼저 들어가는 건 저흽니다.“


"···네.“


샤일록 일행은 그렇게 다시 성으로 향한다.




문으로 향한 공략대의 모습은 아까보다 초라했다.

갑옷을 맞춰 입은 정예 인원이 아닌 길드의 뱃지만 겨우 단 신참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상업 길드인 더 패스에서 전투 요원은 일부에 지나지 않았고 그중에서도 바르슈타인에 올 4~50 레벨대의 단원은 극히 일부.


현재 신입들 역시 바티클과의 전쟁을 시작하면서 급하게 선발한 단원들이었고 더군다나 그나마 있던 정예병들마저 아까 그 몬스터의 습격을 받고 공략대의 합류를 기피 하는 것 같았다.


"야, 나 공략대 처음 참가해봐. 어떻게···너무 떨린다.“


"그냥 파티 때랑 똑같지 않나?“


"아무리 그래도 간부들이 있는데 그건 좀···“


그들의 대화를 듣자니 오합지졸 그 자체였다.


"입장하는 순간 또 다 갈리고 시작하겠네.“


사샤도 그들의 대화를 듣곤 한심한 듯 한숨을 내쉰다.

그러자 샤일록은 기도하듯 빌었다.


"제발, 반만 살아있게 해주세요···“


마치 소풍이라도 가는 듯한 그들은 구색이라도 맞출 심상인지 많은 수의 사제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부족했다.

단 한 번에 열댓 명의 병사들을, 그것도 꼴에 정예랍시고 갑옷으로 중무장한 병력을 일순간에 없애버릴 정도라면 적어도 마오의 버금가는 능력이었다.


쾅 펑


펑 쾅


쾅 펑


거대한 석문이 있는 곳으로 통하는 통로에 다다르자 엄청난 포격 소리와 고함이 들려왔다.

말섭은 병사들을 멈춰 세우더니 소리에 집중한다.


"칫, 먼저 선수를 친 거 같군···자! 다들 집중하도록! 이 앞부터 적군과 몬스터가 있다!“


하지만 말섭의 지시에도 대원들은 어수선하게 떠들 뿐이었다.


"칫···“


말섭은 혀를 차곤 자신이 먼저 통로로 들어갔다.

다른 지휘관이 뒤를 따르자 대원들도 한둘씩 그곳으로 들어갔다.

간부들이 사라지자 하쿠가 슬며시 말한다.


"솔직히 이번 건은 저도 불안하네요. 워낙 병아리들로밖에 안 보여서···“


"나도 그렇게 생각해···“


사샤와 하쿠 모두 불안한 눈길로 마지막 대원이 들어가는 걸 지켜본다.


"피차일반이지만 어쩔 수 없어.“


샤일록도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 먹기로 그 뒤를 따른다.

작게 들리던 굉음이 점점 커지더니 화원으로 통하는 석문에 도착했을 땐 더 패스 공략대뿐만 아닌 다른 무리도 보였다.

각자 다양한 장비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들은 하나같이 똑같은 흰 망토를 두르고 있었다.


'저 문양은···’


세 자루의 검이 교차하는 문양.

바티클이 분명했다.

그들은 후방에서 불현듯 나타난 더 패스에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후방에서 더 패스 등장!“


"뭐?“


"좆됐다!“


"전투 인원 뒤로 돌려!“


"안 돼! 나온다!“


그들은 거대한 문에서 무언가 나오지 못하게 막고 있는 것 같았다.

마법사들은 끊임없이 화염구와 불줄기를 뿜어댔다.


"바티클 놈들이 선수 치기 전에 공격해!“


"가자!“


""와!!!"“


지휘관들의 신호에 맞춰 오합지졸의 병력이 공격을 시작한다.

바티클이 무언갈 막고 있는 것을 본 샤일록이 그들을 말려보지만 어림없었다.


슈슉






오합지졸처럼 보였지만 그들은 능숙하게 바티클의 후방을 덮쳤고 병력을 돌릴 수 없던 바티클은 그대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 공격으로 마법사 라인에 빈틈이 생기게 되었고 화염 공격이 잠깐 멈추자 그때를 기다린 문 안쪽의 그것이 양쪽 모두를 덮친다.


공중에서 그때와 마찬가지로 검은 연기가 내려꽂혔고 칼날이 회전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양측의 병력이 동시에 갈려 나간 듯 사방으로 피가 흩날린다.


연기는 곧 하나의 덩어리를 이루더니 사람 형체처럼 변했다.

그리고 그 장신구를 두른 남자의 모습으로 변했다.

그 남자인 것을 확인한 말섭은 병력을 불러드렸지만, 아비규환 속에서 그의 말을 듣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이윽고 그 창백한 남자가 다시 연기로 변하자 샤일록은 모두를 향해 소리쳤다.


"흩어져! 다 같이 죽고 싶지 않으면 뭉쳐있지 마!“


[압도적 카리스마가 발동합니다.]


그의 목소리는 메아리처럼 넓게 퍼지면서도 귓가에 속삭이는 것처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정확히 들렸다.

그러자 양측은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샤일록의 말에 따라 산개해서 흩어졌다.


촤아아악


또다시 누군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곤죽이 돼버린다.

허나 이번엔 아까와 달리 한 번에 많은 사망자가 나오진 않았다.

한참을 맴돌던 연기는 자신이 나왔던 석문 속으로 사라졌다.


"이제 어쩌잖은 겁니까?“


샤일록을 무시하던 말섭은 어느샌가 그에게 도움을 청하고 있었다.

그러자 샤일록이 말했다.


"임시 휴전.“


그러더니 바티클 측에 소리쳤다.


"그쪽 지휘관 계십니까?“


적에게 아무렇지 않게 말을 거는 그의 모습에 모두 전투를 잊고 얼빠진 듯 그를 쳐다보았다.


작가의말

37화

즐거운 불금.

행복한 불금 보내시길 바랍니다.


재밌게 보셨다면 선작, 추천 그리고 댓글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의 작은 손짓이 저에겐 큰 원동력이 됩니다.


현재 공모전에서 또 다른 작품을 동시 연재 중입니다.

삼국지를 배경으로 한 대채역사물 and 판타지인 [난 여포 불알친구는 진궁]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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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40화 - 마지막 거래 21.08.04 20 0 16쪽
40 39화 - 친구 또는 원수 21.08.03 20 0 17쪽
39 38화 - 임시휴전 21.08.02 24 0 17쪽
» 37화 - 달밤의 화원 21.07.30 24 0 17쪽
37 36화 - 불공정거래 21.07.29 30 0 18쪽
36 35화 - 아수라장 21.07.28 30 0 15쪽
35 34화 - 검은 성녀 21.07.27 29 0 15쪽
34 33화 - 전쟁의 전조 21.07.26 29 0 17쪽
33 32화 - 데자뷰 21.07.24 36 0 19쪽
32 31화 - 선장의 자질 21.07.23 37 0 15쪽
31 30화 -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21.07.22 35 1 15쪽
30 29화 - 아침에 있었던 일 21.07.21 36 2 17쪽
29 28화 - 소주 한 잔 21.07.20 44 1 17쪽
28 27화 - 쓸모 없는 보상 21.07.19 44 0 17쪽
27 26화 - 곡예단 21.07.16 41 0 14쪽
26 25화 - 뜻 밖의 재능 21.07.15 48 0 14쪽
25 24화 - 새로운 검의 주인 21.07.14 51 1 17쪽
24 23화 - 마검전설 21.07.13 51 0 15쪽
23 22화 - Street Fighter 21.07.12 61 0 18쪽
22 21화 - Beat +2 21.07.11 67 1 17쪽
21 20화 - 중간점검 +1 21.07.10 69 3 16쪽
20 19화 - 그녀가 온다. 21.07.09 74 3 18쪽
19 18화 - 산 너머 산 21.07.08 67 1 18쪽
18 17화 - 뼈의 전당 21.07.07 84 1 16쪽
17 16화 - 악녀 21.07.04 89 1 17쪽
16 15화 - 그때 그 사람들 21.07.03 98 1 18쪽
15 14화 - 불청객 21.07.01 100 1 16쪽
14 13화 - 최초 클리어 +4 21.06.30 117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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