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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역기사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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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역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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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역기사
작품등록일 :
2021.06.11 12:54
최근연재일 :
2021.08.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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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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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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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5,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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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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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39화 - 친구 또는 원수

DUMMY

흡혈귀를 죽이는 가장 고전적인 방법.

첫 번째 목을 자른다.

두 번째 물에 빠트려 수장시킨다.

세 번째 심장을 말뚝으로 꿰뚫는다.

그리고 마지막 다섯 번째, 통째로 태워버린다.


가장 완벽한 방법은 그것이었다.

불타는 칼날로 녀석의 팔을 베어내자 아까와 다르게 재생하지 못하고 잘린 면에선 불쾌한 냄새가 진동했다.


"키야악!!“


녀석은 고통스러운지 그 평정심 어린 표정을 유지하지 못하고 송곳니를 드러낸다.


"검에 그걸 바르고 불을 붙여! 녀석을 잡을 방법은 그것뿐이야!“


샤일록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그들에게 달려드는 흡혈귀를 가로막으며 나오와 사샤가 준비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번다.

흡혀귀는 잘린 사진의 팔을 보더니 소리쳤다.


"자비를 주웠건만! 필멸자들이여!!“


그러더니 몸을 이리저리 뒤틀었고 그의 몸 여기저기가 울퉁불퉁하더니 곧 끔찍한 소리와 함께 기괴한 모습으로 변하였다. 아니 어쩌면 저것이 본래의 모습일지도.


"너희의 피로 목을 축이고, 너희의 살을 꽃의 거름으로 쓰리다!“


돋아난 거대한 날개로 샤일록을 밀치더니 곧바로 무방비한 사샤와 나오에게로 날아간다.

샤일록은 벽에 부딪혀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화르륵!


사샤는 겨우 검에 기름을 묻혀 떨어진 샤일록의 검에 붙은 불을 자신의 검으로 옮겼다.

검에서 거대한 불길일 일자 흡혈귀는 움찔하며 뒤로 물러선다.


"꽤 효과가 있는 거 같은데?“


사샤는 나오에게 한쪽 검을 들이밀었고 그도 자신의 검을 맞대어 불을 붙였다.


"제가 막고 있을 테니 그 틈에 저분을!“


나오는 불타오르는 거대한 검으로 녀석에게 달려들었다.

뜨거운 기운이 주위를 감싸자 녀석은 움직임이 둔해진 것 같았다.

그 틈에 사샤는 샤일록의 검을 들고 그에게로 달려갔다.


"아오, 허리야···“


바닥에 처박혀있던 샤일록은 허리를 쓸며 엉거주춤 일어선다.


"자, 마무리 지어야지.“


샤일록은 사샤가 건넨 자신의 검을 받아들었다.

나오는 이미 녀석과의 싸움이 한창이었다.


"전에도 비슷한 상황 있었던 거 같지 않냐?“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보네···“


"오징어 때보단 훨씬 아는데?“


일전, 촉수 몬스터와의 싸움을 회자하는 사샤.

그 말에 샤일록은 무언가 떠올랐는지 사샤에게 당부한다.


"해치울 방법이 떠올랐어. 일단 넌 나오님을 도와드려.“


"뭐? 어쩌려고?“


상황이 촉박한지 샤일록은 대답도 못 하고 방벽 쪽으로 달려갔다.

말섭과 무언가 대화를 나누는가 싶더니 그가 말했다.


"가능하겠습니까?“


"위험할지도 모르겠지만 최선의 방법인 것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말섭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병사들을 향해 소리쳤다.


"근딜러들 앞으로! 지원가들은 그들에게 화염 인챈트 실시!“


갑작스러운 말섭의 지시에 그들은 당황했고 그러자 말섭은 다시 소리쳤다.


"뭐해! 빨리! 공략이 코앞이다!“


그러자 검술사와 창술사 등 근거리 딜러들이 쭈뼛쭈뼛 앞으로 걸어 나왔고 그들에게 각종 화염 인챈트가 걸린다.


띠리링


띠링


띠디링


오랜만에 듣는 감미로운 비파 소리.

하쿠였다.

그는 지원가들에게 무언가 얘기해주며 샤일록과 눈을 마주쳤다.

다시 한번 그의 음률이 들려왔고 병사들은 물론 샤일록에게 마저 몸이 가벼워지는 버프가 걸렸다.


쾅!


"크악!“


"윽!“


그 사이 흡혈귀는 열기에 적응했는지 점차 힘이 돌아오고 있었다.

나오와 사샤의 몸엔 여기저기 심한 상처들이 났지만 어째서인지 피는 한 방울도 흘러나오지 않았다.


"이 X끼···내 피를···“


"열기에 익숙해진 건 줄 알았는데 저희의 피를 먹고 힘을 증폭시키고 있었네요.“


공격이 먹힌다 한들 넘을 수 없는 능력치의 차이로 나오와 사샤는 고전했다.

그들이 당황하자 흡혈귀는 징그러운 입을 쫙 벌리며 히죽히죽 웃었다.


"흐흐흐흐, 필멸자 따위가 감히···"


탕!


요란한 총소리가 녀석의 말을 끊었고 그의 머리를 꿰뚫었다. 허나 녀석은 잠시 놀랐을 뿐 어떤 피해도 입지 않았다.


"공격!“


총성을 신호로 말섭이 공격 명령을 내렸고 병사들은 다시 용기를 가지고 녀석에게 달려들었다.

뒤에선 불화살과 화염 속성이 인챈트 된 탄환들이 날아왔다.


슈슉


파박


무수한 화살 비와 총탄 세례에 녀석은 날개로 자신을 감쌌고 공격이 끝남과 동시에 날개를 활짝 펼치며 울부짖었다.


"벌레만도 못한 놈들!!!“


그러더니 붉게 물들어 있던 장미들이 그에게로 모여든다.

꽃잎 하나하나가 합쳐져 거대한 덩어리가 되더니 그는 망설임 없이 그것을 삼킨다.

그러자 살가죽이 민들레 홀씨처럼 하나둘씩 떨어지더니 붉은 속살만 남겨져 더욱 징그러운 몰골이 되었다.


"일제히 공격한다!“


"흐랴!!“


"이야!!“


"뒤져라!!“


화염 인챈트가 된 무구들이 흡혈귀의 몸을 뚫었고 상처 사이로 피가 뿜어져 나온다.

하지만 녀석은 당최 쓰러지지 않았다.


"인챈트만으론 부족한 건가···“


그 모습을 본 샤일록은 혀를 찼다.

허나 사샤는 포기하지 않고 아군들을 독려한다.


"물러서지 마! 계속 공격해!! 멈추면 끝이야!!“


그녀는 교차한 두 자루의 검을 엄청난 속도로 현란하게 휘둘렀다.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공격을 그대로 베어버리며 검격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자 녀석은 그녀의 숨통을 완전히 끊어놓을 심상인지 두 손으로 그녀에게 뻗었다.


스윽


서걱


불타는 대검이 그녀에게로 다가오는 마수를 통째로 잘라버린다.


"필멸자 놈들!!!“


잘려 나간 팔에서 피가 용솟음치며 주위로 창처럼 퍼진다.


"크억!“


"억!!“


"끄아아!!“


여기저기서 비명이 들려오며 또 한 번 병사들이 나가떨어진다.

그중엔 머리나 목 등이 꿰뚫려 즉사하는 이도 발생했다.


탕!


총성이 울려 퍼졌지만, 역시나 의미는 없었다.

하지만 샤일록은 알고 있었다는 듯 그녀를 스쳐 지나가며 말했다.


"10초만 시선을 끌어줘.“


"···“


그녀는 두 자루의 검을 집어넣고 등 뒤에서 카드나를 꺼내 든다.

불을 없었지만, 푸른 섬광이 일렁거린다.


"아니, 그건···“


흡혈귀는 카드나를 보건 흠칫 놀라더니 이내 평정심을 되찾는다.


"이미 죽은 망자의 검을 사용한다 한들 우리들을 죽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느냐!“


하지만 말과 달리 녀석은 사샤의 검이 신경 쓰이는지 곧바로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위험합···으악!!“


정면으로 맞서는 사샤를 지키기 위해 나오가 녀석을 막아서지만 그의 검을 그 악마를 막을 수 없었다.

나오의 검은 그대로 천장으로 날아가 꽂혔고 그도 방벽 쪽으로 날아가 그 충격으로 정신을 잃는다.

누가 봐도 패색이 짙어진 상황.

병사들은 다시 두려움을 집어먹고 절망에 빠진다.


"죽어라!!“


피의 칼날이 그녀에게 덮쳤다.

그녀도 검을 잡고 달려들었다.


서걱


촤아악


하지만 웬일인지 사샤의 검만 녀석의 눈을 베었고 녀석은 도중에 행동을 멈춘 것 같았다.


"어째서···몸이···힘은 충분했을 텐데···“


상처 난 눈이 문제가 아니었다.

녀석의 몸은 점점 더 붉게 물들더니 녹기 시작했다.


"아, 안돼···힘이···불멸의 생명이···“


그는 마치 뼈다귀를 잃어버린 강아지처럼 거대한 몸을 휘저으며 불안증세를 보였다.

유일하게 남은 한쪽 눈으로 주위를 살피더니 몸을 완전히 뒤로 돌려 앉아있던 옥좌를 살핀다.

그곳엔 샤일록 서 있었다.


"거기서 내려와! 그 자리는···!!“


흡혈귀의 절규에 샤일록은 코웃음 쳤다.

그리곤 옥좌 제일 위에 반짝이는 보석을 칼로 내려찍었다.


"안돼!!! 안돼!!! 부서지마!!!“


녀석은 이제 몸이 녹아내리는 것도 신경 쓰지 않고 그곳으로 돌진한다.

하지만 한걸음 씩 움직일 때마다 몸이 점점 녹아 초라해졌고 옥좌에 다다랐을 땐 깡마른 노인의 모습이 되어있었다.


"이건···나의···“


노인은 옥좌를 부둥켜안으며 피눈물을 흘렸고 샤일록은 그 자릴 황급히 빠져나오며 손짓했다. 그의 손짓을 본 말섭은 마법사들에게 외친다.


"지금이다!“


마치 계획했단 듯이 마법사들은 일제히 주문을 외운다.

방벽 뒤에선 무수한 마법진이 형성되더니 노인에게로 겨냥되었다.


"헬파이어!“


"익스플로전!!“


"플레임 스트라이크!!“


"염무, 화선촉!!!“



각종 화염 스킬들이 불을 뿜었고 옥좌와 함께 노인을 그대로 날려버렸다.

그 엄청난 파괴력으로 인해 화원의 절반이 날아가 버렸고 사샤와 샤일록이 빨리 몸을 날리지 않았으면 부상병들까지 불길에 휘말릴 뻔했다.


쿠르릉


반 토막 난 화원은 먼지로 가득해졌지만, 달빛이 먼지 속을 비추니 곧 앞이 선명하게 보였다.


[메인 던전이 최초로 클리어됐습니다! 3/7]


[추가 지역이 개방됩니다.]


숨죽이고 있던 길드원들은 이내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서로를 얼싸안으며 환호를 지른다.


""와아!!!!!!!!!!!!!!"“


"꺄아!!!!!!"“


메인 던전 7개 중 하나가 클리어된 것이다.

하지만 환호도 잠시, 곧 다친 이들을 치료하기 위해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전과 다른 게 있다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길드를 가리지 않고 함께 싸운 이들을 돌보았다는 것이다.

샤일록도 그제야 긴장이 풀려 자리에 꼬꾸라졌다.

사샤가 그에게 다가와 상태를 살폈고 말섭은 쓰러져있던 나오를 부축하며 그에게로 다가왔다.


"정말 뭐라고 말해야 할지···“


"그 의자에 뭐가 있다는 걸 어떻게 아신 겁니까?“


나오와 말섭은 주저앉아있는 샤일록을 보며 감탄한다.

그러자 그는 사샤의 도움을 받아 겨우 일어서며 말했다.


"처음 바티클 싸울 때 더 공격할 수 있는데도 자신이 있던 이 화원으로 돌아오더라고요. 그래서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앉아있던 의자에 시선이 갔습니다.“


"하긴, 나도 계속 그 의자 위에 있는 반짝이는 게 이상하긴 했어.“


사샤는 샤일록의 등을 강하게 내려친다.

그러자 그는 안 그래도 힘든데 더 고통스러운 듯 신음을 낸다.


"어찌 됐든 공략 성공이군요. 솔직히 믿기지 않습니다. 처음 저에게 마법사들을 준비시켜놓으라길래 무슨 소리인가 했죠.“


"그런···“


말섭의 말에 그 사실을 몰랐던 나오는 감탄 했다.


"확실히 파괴 하기 위해선 방법이 그것뿐이었습니다. 솔직히 다른 분들도 휘말리지 않을까 조마조마했는데 결과가 좋으니 다행이네요.“


샤일록은 겸연쩍은 듯 웃었다.

그들은 사후처리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물론 이 이야기부턴 샤일록과는 관련도 없고 발언권도 없는 이야기였지만 그들은 샤일록을 대동한 채 이야기를 나눴다.


"나오님 저희 측 인원들은 정비가 끝났습니다.“


바티클 측의 한 유저가 나오에게 다가와 말했다.

그러자 나오는 고개를 끄덕이곤 그를 돌려보낸다.


"저희 쪽에선 클리어를 위한 일시적 협력이었다고 해두겠습니다. 더 자세히 알려지기엔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으니.“


말섭은 논의를 끝마치며 말했다.

나오도 동의하듯 끄덕였다.


"저도 상부엔 교전 중 몬스터가 나타났고 그 과정에서 클리어했다고 보고하겠습니다.“


"네.“


나오는 가볍게 인사하고 자리를 뜨려 했다.

그때 말섭이 돌아가는 그에게 다시 말을 건넸다.


"감사합니다.“


그 말에 나오도 몸을 돌려 정중히 허리를 숙였다.


"저야말로. 오랜만에 즐겁게 게임 한 것 같습니다.“


앙숙 같았던 두 길드의 협력전은 그렇게 끝이 났다.

지휘관들은 병사들의 입단속을 철저히 시켰고 그 모습에 사샤가 넌지시 물었다.


"아니 근데 사실이지 않나? 교전 중에 몬스터가 나와서 얼떨결에 클리어된 거 아니야? 물론 생략된 게 좀 있긴 하지만···“


"의도치 않게 협력이 '되어버린 것'과 의도적으로 서로가 협조한 건 천지 차이야. 전쟁 중인 두 길드가 그랬다고 생각해봐. 아마 상부는 물론이고 중립 층도 술렁일걸?“


"맞습니다. 사실 모든 게 이 두 길드가 짜고 치는 게 아닌가 하는 불신을 심어주게 되죠.“


샤일록에 대답에 하쿠가 보충하듯 몇 마디 덧붙인다.


"뭐야? 살아있었네?“


사샤는 말끔한 하쿠의 모습에 의아하며 살갑게 어깨에 손을 얹었다.


"누군 죽어라. 앞에서 구르는 데 누군 뒤에서 팔자 좋게 연주나 하고···“


"하하, 오해세요. 저도 힘들었다고요.“


하쿠는 농담으로 울먹거리는 흉내를 냈고 사샤는 그 모습에 웃음을 터트렸다.


"그건 그렇고 아까 이속 버프 없었으면 제때 의자까지 도착 못 했을 겁니다.“


"아~ 왠지 필요하신 눈치셔서···“


하쿠는 자신의 비파를 살짝 들어 보였다.

그들의 수다가 이어지려는 찰나 재정비를 마친 말섭이 다가왔다.


"저흰 이만 돌아가려고 합니다. 샤일록님께선···“


샤일록은 사샤와 하쿠를 둘러보더니 대답했다.


"저흰 따로 가도록 하겠습니다. 지친 것도 있고···먼저 내려가 보시죠.“


"알겠습니다. 그럼 이따 뵙죠. 고생하셨습니다.“


말섭은 사샤와 하쿠에게도 인사하곤 무리를 데리고 사라졌다.

그들이 사라지자 사샤도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자식들···협력하니깐 잘 하는구만. 이 기회에 휴전하면 안 되나?“


그러자 하쿠가 비파를 뜯으며 대답했다.


"그건 저들이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애초에 전쟁이란 건 상부에서 결정하는 거죠. 그리고 직접 행동하는 단원들에게 상대에 대한 적개심을 심어주고 그걸로 전쟁이 시작되는 겁니다.“


"끙···뭔 소린지 도대체···“


하쿠의 설명에도 이해를 못 한 사샤는 인상을 쓴다.


"결국 높은 신 분들이 원하는 걸 얻기 위해 아래층인 일반 유저들이 피해를 받는다는 거야.“


샤일록이 더욱 간단히 풀어 설명해줬고 사샤는 입을 벌리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물론 이 또한 무슨 의미인진 알지 못했다.


그들은 그렇게 반쯤 부서진 화원에서 달빛을 맞으며 잡담을 한참 나누고서야 마을로 내려갔다.

보수를 받을 생각에 들떠 더 패스 본부로 들어가자 거긴 삭막한 공기가 감돌았다.

메인 던전 클리어라는 쾌거를 이루었다고 생각되기엔 너무나 무거운 분위기였다.


"뭐? 메인 던전을 클리어해? 입이 있으면 말을 해 봐! 너희가 클리어했다면서 바티클의 이름이 적혀있는지!“


"!!“


누군가의 호통에 불안감이 엄습한 샤일록은 근처에 있는 다른 이에게 슬쩍 물었다.

그러자 그는 복화술 하듯 대답한다.


"저 녀석이 조금 전에 메인 던전을 클리어했다고 했는데 광장엔 바티클이 클리어한 걸로 기록되어 있는 거야···그것도 오늘 하루 만에 2곳이 말이야.“


그 말에 샤일록은 경악했다.

분명 나오와의 논의에서 양측 모두 이름을 표기하지 않기로 했다.

허나 그들의 약속과 달리 광장엔 바티클의 이름이 기록되었단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하루 만에 2개의 메인 던전이 클리어됐다니.


'그러고 보니 아까 3/7이라고 나왔었지···그렇담 바티클 쪽에서 2개의 공략대를 운용했다는 건가? 분명 인원 여유가 없을 텐데 어떻게···’


그때 주위에서 원성이 터져 나왔다.


"대장님 잘못이 아닙니다!“


"맞아요! 바티클 놈들···치사하게···“


"그 자식들, 서로 기록하지 말자고 해놓고···“


"당장 쳐들어가자!“


아까 함께 참전한 길드원들이었다.

그들은 성난 군중들처럼 당장이라도 쳐들어갈 심상이었다.

그들이 본부 밖으로 뛰쳐나가려 하자 말섭이 소리친다.


"다들 그만! 돌아와!“


그 목소리에 길드원들은 물론, 그를 문책하던 상관들도 흠씬 놀란다.

그는 곧바로 상관에게 허리 숙여 사죄했다.


갑작스럽게 전투 중 바티클과 함께 클리어해버린 상황이 되었고 그쪽 지휘관과 논의 후 서로 이름을 기록하지 말자고 결론 내렸으나 적을 믿은 제 잘못인 것 같습니다. 확실히 책임지도록 하겠습니다.“


말섭의 정중한 태도에 상관은 헛기침하더니 물러갔고 말섭은 다시 한번 길드원들을 진정시키고 침착하게 본부를 빠져나온다.


"화장실 들어갈 때랑 나올 때랑 다르다더니···“


상황을 겨우 파악한 사샤는 쓸쓸해 보이는 말섭의 뒷모습을 보며 혀를 찼다.

하쿠도 안타까운 듯 그녀의 말에 동조했다.

하지만 샤일록의 생각은 달랐다.


'아무리 그래도 그런 짓까지 할 사람으론 안 보였는데···’


앳된 나오의 모습 그리고 그가 마지막으로 말섭에게 했던 말을 생각해보면 그가 치졸하게 약속을 어길만한 인물은 아닌 걸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결론은 단 두 가지다.


첫째, 다른 바티클 인물이 작성했다. 허나 이것은 공략에 참여한 사람만이 기입할 수 있으니 당연히 아까 공략대에 있던 사람이다.

둘째, 길드를 떠나 공략에 참여했던 사람 중 누군가 전쟁을 조장하고 있다.


샤일록은 공략대원들을 차례차례 둘러보았다.


'더 패스인가···아니면 바티클?‘


잠잠해질 것 같던 전쟁의 불씨는 다시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상당히 피곤합니다.

여러분도 그러신가요?


재밌게 읽으셨다면 선작, 추천 그리고 댓글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의 작은 손짓이 저에겐 큰 원동력이 됩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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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9화 - 친구 또는 원수 21.08.03 20 0 17쪽
39 38화 - 임시휴전 21.08.02 24 0 17쪽
38 37화 - 달밤의 화원 21.07.30 23 0 17쪽
37 36화 - 불공정거래 21.07.29 30 0 18쪽
36 35화 - 아수라장 21.07.28 29 0 15쪽
35 34화 - 검은 성녀 21.07.27 29 0 15쪽
34 33화 - 전쟁의 전조 21.07.26 29 0 17쪽
33 32화 - 데자뷰 21.07.24 35 0 19쪽
32 31화 - 선장의 자질 21.07.23 37 0 15쪽
31 30화 -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21.07.22 34 1 15쪽
30 29화 - 아침에 있었던 일 21.07.21 36 2 17쪽
29 28화 - 소주 한 잔 21.07.20 44 1 17쪽
28 27화 - 쓸모 없는 보상 21.07.19 44 0 17쪽
27 26화 - 곡예단 21.07.16 41 0 14쪽
26 25화 - 뜻 밖의 재능 21.07.15 48 0 14쪽
25 24화 - 새로운 검의 주인 21.07.14 51 1 17쪽
24 23화 - 마검전설 21.07.13 51 0 15쪽
23 22화 - Street Fighter 21.07.12 60 0 18쪽
22 21화 - Beat +2 21.07.11 66 1 17쪽
21 20화 - 중간점검 +1 21.07.10 69 3 16쪽
20 19화 - 그녀가 온다. 21.07.09 74 3 18쪽
19 18화 - 산 너머 산 21.07.08 67 1 18쪽
18 17화 - 뼈의 전당 21.07.07 84 1 16쪽
17 16화 - 악녀 21.07.04 89 1 17쪽
16 15화 - 그때 그 사람들 21.07.03 98 1 18쪽
15 14화 - 불청객 21.07.01 100 1 16쪽
14 13화 - 최초 클리어 +4 21.06.30 117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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