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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역기사 님의 서재입니다.

랭킹 3위는 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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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역기사
그림/삽화
반역기사
작품등록일 :
2021.06.11 12:54
최근연재일 :
2021.08.05 18:00
연재수 :
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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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8
추천수 :
47
글자수 :
325,946

작성
21.07.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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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27화 - 쓸모 없는 보상

DUMMY

허공을 지나 문에 들어선다.

곧 찬란한 황금빛이 그들을 반긴다.


10평 정도 되는 크기의 방이 나왔고 그 정중앙에 그 빛의 정체가 있었다.

황금 상자.

눈부실 정도로 밝은 빛을 발산하는 황금의 상자가 그들을 기다린다.


"오오! 보상인가? 생각보다 빨리 끝났네?“


사샤는 그곳으로 한걸음에 달려갔다.

상자 주위로 선이 그어져 있었다.




그녀가 선을 넘는 순간 상자가 열렸다. 아니 입이 열렸다고 해야 하나?

열린 상자 뚜껑에선 톱날 같은 이빨들이 돋아나 있었고 그것은 순식간에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우왁! !@#$%@!!!!!!“


그녀는 욕설과 함께 선 밖으로 넘어졌고 하쿠와 샤일록이 달려왔다.


"괜찮냐? 어떻게 된 거야? 또 뭘 건든 거야?“


"몰라! 아무것도 안 했어! 근처에 가니 그냥···“


샤일록은 필시 사샤가 무언갈 건드렸다고 여겼지만 단지 상자 근처로 간 것이 전부인 그녀는 억울한 듯 소리쳤다.




크아아아아악!


상자의 괴물이 다시 울부짖었다.

샤일록은 그 앞에 서 있는 하쿠에게 말했다.


"조심하세요!!“


하지만 하쿠는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았고 오히려 담담하게 대답했다.


"아, 괜찮습니다. 이 녀석 여기 밖으론 못 나오는 것 같거든요.“


하쿠는 땅에 그려진 선을 발로 가리켰다.

정말인지 녀석은 곧 잠잠해져 다시 평범한(?) 황금 상자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사샤가 진정되자 샤일록은 곧바로 하쿠에게로 다가갔다.

하쿠는 그 상자에게 연신 돌을 던져보고 있었다.




쿠아아아아악!


지극히 평범한 상자였지만 무언가 선을 넘어오면 일순간 그 흉악한 본모습을 드러냈다.


"몬스터인가···“


"아마도 미믹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하쿠는 하던 말을 멈추고 다시 녀석에게 돌을 던졌다.


쿠오오오오오오!!!


미믹은 기괴한 몸을 비틀면 울부짖었고 그의 입(?)속에선 반짝이는 것이 보였다.


"저희의 마지막 관문인 것 같네요.“


반짝이는 것은 누가 봐도 금은보화였다.




쾅!


1시간이 넘도록 그들은 그 상자와 씨름하고 있다.

이제 그 휘황찬란한 상자가 꼴도 보기 싫어지기 시작했다.


사샤가 선은 넘어서고 미믹이 정체를 드러내는 순간 공격을 퍼부었지만, 녀석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끝내 사샤의 카드나가 푸른 빛을 내뿜기까지 했지만 어떤 흠집도 나지 않았다.


그들은 기진맥진해 털썩 주저앉았다.


"저 애 스킬이 안 통하는 정도면, 아마 시스템적으로 파괴되지 않게 막아놓은 것 같네요.“


"읔, 차라리 그냥 몬스터가 있었으면 편했을 건데···정말 X 같네.“


세 사람은 바닥에 드러누웠다.

저마다 포션을 꺼내 마시기 바빴고 그중 사샤는 배가 고팠는지 빵까지 꺼내 우물거리기 시작했다.


"선 안 넘으면 아무것도 못 하는 X끼가···“


""!""


사샤는 빵을 씹으며 중얼거렸고 그 말을 들은 하쿠와 샤일록은 마음에 통한 듯 서로 눈을 마주 봤다.

그 모습에 사샤는 당황한 듯 그들을 번갈아 본다.


"뭔데? 나도 알려줘!“


"왜 그 생각을 못 했지?“


"그렇게요···“


샤일록과 하쿠는 동시에 일어서 다시 상자로 갔다.

상자는 여전히 속내를 숨기고 황금빛을 반짝이고 있었다.


"애초에 선을 넘어서 문제인 거면 이걸 선 밖으로 가지고 나오면 되잖아?“


"하지만 그게 될까요? 선을 넘는 순간 달려드니···“


"내가 상자 뒤로 가서 밀면서 나오면 되지 않을까? 순식간에 밀고 나오면 이 X끼도 별수 없을걸?“


사샤는 처음으로 자신이 원하는 방법이 거론되자 신나서 상자 측면으로 다가갔다.

그러자 샤일록은 그녀를 막아섰다.


"아직 기다려봐. 혹시나 선 밖으로 가지고 나왔는데도 계속 저렇다면 오히려 큰일이야. 네 그 스킬도 안 먹힐 정도인데, 적어도 최소한의 대책은···“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고! 간다!!“


사샤는 샤일록의 말을 듣지도 않은 채 상자로 몸을 날렸다.




크아아아아!


그녀의 몸이 선을 넘는 순간 미믹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번엔 뒤쪽에서 달려들었기에 그는 몸을 돌리지 못하고 허우적댈 뿐이었다.


쿵!


그녀의 몸이 상자와 부딪쳐 육중한 소리가 났다.


덜컹


철크덕


철로 된 경첩들이 맞물리는 소리를 내며 상자가 움직였다.


키에에에에···


한참 비명을 지르던 미믹의 소리가 일순간 멈춘다.

상자는 선을 한참 넘어와 있었다.


""오오!!“"


그들은 자신들이 생각한 데로 상자가 잠잠해지자 환호했다.

그리곤 바로 상자를 열어봤다.


"···응?“


"하···하하···이거 참···“


"이런···!@#$@#@!#!@$$@!!! 장난치나 @#!@#!@%!@#$@$%$@ 놈들이···“


샤일록은 자신이 보고 있는 광경을 믿고 싶지 않다는 듯 손으로 눈을 가렸고

하쿠는 씁쓸한 표정으로 헛웃음만 내뱉고 있었다.

그리고 사샤는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온갖 육두문자와 욕설을 중얼거렸다.


그 상자에서 빛을 내뿜던 존재는 다름 아닌 아기 주먹만 한 붉은 보석이었다.

가격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3명에서 나눠 갖기에는 턱없는 크기이고 볼품없는 생김새였다.



"이거면···1만 실링도 겨우 받겠는데···“


"XX랄 놈들, 고작 이딴 거 주려고 그렇게 생고생을 시켰단 말이야?“


"이게 그 '주최 측의 농간'이란 건가요?“


동료들이 낙심하고 있을 사이 샤일록은 별수 없이 그 보석을 챙겼다.


"···그만 가자.“


""···"“


그렇게 그들의 작은 탐험은 끝이 났다.

집으로 돌아가는 어린이들처럼 아쉬움과 공허감이 섞인 표정으로 왔던 길을 돌아 나왔다. 그리고 누구 하나 말은 없었지만 더는 성을 돌아다닐 기분이 아니었다.


이른 저녁, 그들은 다른 이들보다 먼저 식당의 자리를 차지하고 술을 마셨다.

평소와 다르게 사샤마저 입을 열지 않았고 험상궂은 표정으로 잔을 기울인다.

그 모습에 점원 NPC들도 긴장한 듯 그들에게 조심스럽게 음식을 전해주곤 급히 도망가듯 사라졌다.


"야, 그거 다시 꺼내 봐.“


에일을 홀짝이던 사샤가 분을 참지 못하고 옆에 있던 샤일록에게 말한다.

샤일록도 인상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X발···또 여기서 고성방가하게? 그냥 가만히 있어, 나도 지금 X같이니깐···“


"팍 씨~ 그냥 달라면 줘!“


"어휴···“


사샤가 팔꿈치로 그를 치듯 치켜들자 샤일록은 마지못해 칙칙한 빛의 붉은 보석을 꺼내준다.


"···이 X만 한 게 다다 이거지?“


"그래···“


"가격은 어느 정도 하던가요?“


하쿠는 그가 마을로 돌아와선 잠시 흩어졌을 때 가격을 알아보러 다닌 걸 알아채곤 물었다.


"9천 실링 남짓, 잘 춰져도 1만 실링이에요.“


"흠···정말 난감하네요.“


"XX X나 열받네···“


사샤는 보석을 탁자에 던져버리곤 에일을 들이킨다.

그때 누군가 그들을 보고 인사했다.


"어? 샤일록님? 누님도 계시네요?!“


"와! 샤일록님이다!“


목소리의 정체는 드라스 파티였다.

그들도 일과를 마치고 식당을 찾은 듯했다.

물론 그들의 표정은 샤일록네보다 밝았다.

착용하고 있는 장비는 전보다 훨씬 정교하고 고급스러웠다.


"아···안녕하세요.“


샤일록은 피곤함에 찌든 표정으로 그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드라스는 동료들과 몇 마디를 주고받더니 샤일록에게 물었다.


"괜찮으시다면 합석해도 될까요?“


"아···“


그 말에 샤일록은 하쿠와 사샤를 보았다.

하쿠는 괜찮단 눈치였고 사샤는 아예 관심이 없는 듯했다.


"···네, 같이 마시죠. 오늘 같은 날은 좀 마셔야겠네요.“


그들이 자리에 앉아 곧 점원이 다가왔다. 점원은 조금은 안도한 표정으로 그들의 주문을 받고 사라졌다.

그들은 저마다 오늘 일과에 대해 풀어놓기 시작했고 그러던 중 뮤가 하쿠와 눈을 마주쳤다.


"그러고 보니 이분은···“


"아, 저는 하쿠라고 합니다. 요 며칠간 샤일록님한테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만나서 반가워요.“


하쿠는 먼저 뮤에게 손을 뻗었고 뮤는 그의 손을 잡으며 자기소개를 했다.


"아~ 그렇구나. 전 뮤라고 해요. 샤일록님하고는 몇 번 파티해서 친해졌고요. 여기 다른 애들도 마찬가지예요.“


하쿠는 드라스와 젤로, 이브인과도 가볍게 눈인사를 했다.


"그보다 여자분치곤 키가 되게 크시네요?“


"'하하, 전 남잡니다.“


"어머“


그 말에 놀란 건 뮤만이 아니었다.

남자란 말에 젤로와 드라스, 심지어 잔만 홀짝이던 이브인까지 그에게 관심을 가졌고 곧 하쿠는 그곳의 최대 관심사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와 바드시구나···“


"혹시 저희 길드에···“


"아는 여자 유저···“


쉴 틈 없이 질문이 날아들었고 분위기는 화기애애해졌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샤일록은 파이프를 들고 밖으로 나섰다. 그러자 사샤가 그의 팔을 잡더니 조용히 귓가에 속삭이듯 말했다.


"어디 가냐?“


"어? 그냥 담배 좀···“


"게임인데 뭔···야, 같이 가. 마치 나도 좀 답답해서 바람 쐬고 싶었다.“


"그러던가···“


샤일록과 사샤는 드라스와 하쿠에게 잠시 나갔다 온다며 얘기하곤 그 자리를 떴다.


"후~“


상큼한 레몬 향기가 밤공기를 가른다.

늘 떠 있는 바르슈타인의 달은 오늘따라 쓸쓸해 보였다.


"야, 나도 한 모금만“


옆에 있던 사샤가 손짓하자 샤일록은 한 모금 더 깊게 들이마시곤 그녀에게 파이프를 넘겼다. 사샤는 자연스럽게 파이프를 들이마시더니 담배 연기를 뿜으며 물었다.


"내일부터 어쩔 거냐? 일단 거긴 끝이잖아.“


"그러게, 영상으로 쓸만한 것도 안 나왔는데···“


사실 오늘 그 비밀의 방에서 있었던 퍼즐과 함정 그리고 마지막 미믹까지 모두 좋은 방송 소재였다. 여타 다른 스트리머들처럼 황당한 마무리로 끝낼 수도 있어 꽤 괜찮은 영상을 뽑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왠지 그의 마음 한구석엔 2% 모자란 느낌이 가시질 않았다.


"결과가 돈도 안 되는 돌덩어리니깐 의욕이 팍 사라져버리네···“


사샤는 파이프를 다시 샤일록에게 건네며 한숨을 쉬었다.


"야, 그래도 보석인데···그냥 추억으로 뭐라도 만들까···“


샤일록이 보석을 만지작거리자 그녀가 인상을 쓰며 혀를 찼다.


"아서라, 괜히 볼 때마다 짜증만 난다.“


"하긴···“


둘은 차가운 밤공기에 영혼 없이 하늘만 바라볼 뿐이었다.

그때였다. 왠 유저 한 명이 다급히 식당으로 뛰어 들어간다.


"야! 대박! 바티클에서 메인 퀘스트 하나를 완료했데! 광장에 지금 난리야!!“


""뭐?!"“


그는 그렇게 말하곤 다시 식당 밖으로 튀어나와 다른 건물로 들어갔다.

곧 다른 건물에서도 탄성이 터져 나왔고 각 건물에선 사람들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그들의 행선지는 말할 것도 없이 광장.


샤일록과 사샤는 다른 유저들 사이에 섞여 나온 일행들과 함께 그곳으로 향했다.

광장은 많은 인파로 붐볐고 늘 그들이 약속 장소로 사용하던 나무엔 녹색 보석이 빛나고 있었다.


"바티클이 메인 퀘스트를 해결하니깐 저게 나왔데···“


"와 진짜?“


"앞으로 그럼 얼마나 남은 거야?“


나무엔 5개의 구멍 중 한 곳에 녹색 보석이 박혀있었다.


"그렇게 추하게 하더니 결국 한 건 하는구나···“


젤로가 팔짱을 끼고 못마땅한 듯 중얼거렸다. 그건 드라스, 뮤, 이브인도 같았다.

인파들 사이에서 누군가 나무로 걸어 나왔고 그 모습에 모든 이들은 잡담을 멈추고 그에게 집중했다.


대검을 메고 훤칠한 키에 마른 체형을 한 그 남자는 아나르였다.


"조금 전 저희 머큐리안과 바티클 연합이 처음으로 메인 퀘스트를 클리어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또 다른 메인 퀘스트로 의심되는 관문을 찾은 상태군요.“


""오오···"“


그의 청명한 목소리에 다들 탄성이 터져 나왔다.

아나르는 관중들 하나하나와 눈을 맞추는 듯 주위를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관문은 굳게 닫혀 열 수 없는 상태입니다. 그러므로 저희 동맹에서 중립 유저 또는 중소규모 길드 분들께 제의를 드리고 싶어 이렇게 나왔습니다.“


"언제는 통제하더니 인제 와서 뭐 하자는 거야?“


"일단 들어보자고"


이브인은 전날 바티클의 행동을 떠올리며 화가 났지만, 드라스가 그를 제지한다.

아나르의 말은 계속된다.


"혹시나 던전 공략 중 열쇠나 이와 비슷한 것을 발견하시는 분들껜 저희 측에서 막대한 보상함과 동시에 클리어 시 동등한 보상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니 지금 또는 이후 이것을 발견할 시 저희 측으로 와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주위는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납골당 때와 비슷하게 누군가 나서며 이야기했다.


"뭘 믿고 그쪽에 붙으라는 거야? 소문을 들어보니깐 이번 클리어 도중 바티클과 머큐리안 전력 4할이 갈려 나갔다는데?“


그 말에 사람들이 동요하자 아나르는 차분히 대꾸했다.


"맞습니다. 이번 공략 중 저흰 많은 병력을 잃었습니다. 물론 곧바로 치유해서 전력엔 손실이 없을 겁니다. 하지만 아무리 저렙으로 이루어진 공략대라도 월드 최강이라고 하는 바티클이 그 정도로 타격을 입었는데 일개의 개인이나 소규모 길드들이 클리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십니까? 거기다 앞으로 이보다 쉬울 거란 장담도 없습니다. 어려워지면 어려워지겠죠?“


"하긴···“


"바티클이 깨질 정도면 우리 같은 피라미는···“


듣는 이들 대부분이 동의한 듯 끄덕거렸다.

눈치를 살피던 아나르를 거기에 힘입어 덧붙였다.


"아울러 평균 레벨에 40 이상인 길드 분들께도 부탁드리겠습니다. 앞으로 저희 연합은 공략에 함께 힘쓸 길드들을 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관심 있거나 최전선 공략에 함께하실 분들은 언제나 저희 쪽을 찾아주십시오.“


그 말을 끝으로 아나르는 자신의 무리가 있는 곳으로 사라졌고 관중들은 환호를 질렀다.

마치 바르슈타인이 처음 공개되어 이벤트가 열렸을 때와 같았다.

하지만 샤일록만은 아나르의 연설을 보곤 혀를 내둘렀다.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대중장악이란 게 아예 몸에 배어있는 사람 같아.‘


그때 하쿠가 그에게 슬쩍 다가와 속삭였다.


"혹시···샤일록님도 저랑 같은 생각 하시나요?“


샤일록은 깜짝 놀라 그를 쳐다보았다.

그가 어떻게 아나르와 자신의 관계를 알고 있지?

샤일록은 처음으로 그를 보고 뒷걸음질 치듯 뒤로 물러섰다.

그 모습에 하쿠 또한 당황한 듯 보였다.


"앗, 뭔가 오해를 하신 거 같군요. 오늘 계속 생각이 일치하기에 혹시나 해서···그 보석 얘기 한 겁니다. 보석.“


보석이란 말에 뒷걸음질 치던 샤일록의 행동이 멈추고 넣어두었던 그 보석을 꺼낸다.


"아···“


하쿠는 아나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그가 말한 열쇠에 관해 이야기했던 것이었다.


"그 방에서 얻은 보상치곤 고작 보석 하나라니, 어째 이상하지 않나요?“


"하긴 그건 그래···“


어느새 사샤도 다가와 그들의 밀담을 엿듣고 있었다.


"아무리 보상이라지만 고작 보석 하나, 그것도 팔면 1만 실링도 안 될뿐더러 옵션이 있는 강화석도 아니야. 이건 충분히 의심해볼 만해.“


"역시, 사샤님 생각에도 그렇죠?“


'이게···열쇠라고?‘


샤일록은 달빛에 보석을 비춰본다. 그때 드라스 일행이 그들에게 다가온다.


"무슨 얘기를 그렇게 하고 계셨습니까?“


"아···그게···“


샤일록은 자신도 모르게 보석을 황급히 숨겼다.


"하하, 저희 파티도 바티클에 붙는 게 어떨까 하는 토론 중이었습니다.“


어쩔 줄 몰라 하는 샤일록 대신 하쿠가 말을 얼버무린다.

하지만 그 말에 예리한 이브인이 눈을 가늘게 뜨며 샤일록을 응시한다.


"샤일록님이요? 그렇게 싸우시곤?“


"아, 그게···“


바티클과 대대적으로 맞붙고 척까지 진 그가 그런 말을 했다니 의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자 하쿠는 다시 한번 말했다.


"아, 그래서 반대하셨구나? 이제야 알겠네요. 저는 그런 줄도 모르고···“


하쿠는 눈신호를 보냈고 눈치 빠른 샤일록은 어색하게 웃으며 맞장구쳤다.


"아하하, 괜히 대형 길드랑 싸웠다고 하면 인식 안 좋아질까 봐 말을 못 했는데···죄송합니다.“


"괜찮습니다. 그럴 수 있죠.“


그제야 이브인은 의심을 풀었고 그들은 다시 식당으로 향했다.

가는 길 수다 속에서 하쿠는 조심스럽게 샤일록과 사샤에게 말했다.


"일단 이 일은 저희끼리만 알고 있죠. 아직 확실치도 않고, 굳이 많은 사람이 알고 있으면 골치 아플 테니까 말이죠.“


"알겠습니다···"


샤일록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하쿠는 다시 태연하게 드라스 일행의 대화에 섞여들었다.


'아나르님도 아나르님이지만, 저 사람도···’


그의 때 묻지 않은 순수한 표정과 말투를 보고 있자.

조금 전 나지막하지만, 압력이 느껴진 그의 말투와 상반된 이질감과 함께 소름이 돋았다.

시스템적인 [압박감]이 아닌, 심리적, 정신적인 '실제'의 압박감이었다.


작가의말

한 주의 첫 날입니다.

오늘 하루도 고생하셨습니다.

퇴근하신 후겠지요?

저도 이번 주부터 다시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이번 아레나에도 참여하기에  일정이 빠듯하지만 읽어주시는 분들이 있으니 힘이 납니다.


재밌게 보셨다면 선작, 추천, 댓글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의 작은 손짓이 저에겐 큰 원동력이 됩니다!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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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38화 - 임시휴전 21.08.02 24 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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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36화 - 불공정거래 21.07.29 30 0 18쪽
36 35화 - 아수라장 21.07.28 30 0 15쪽
35 34화 - 검은 성녀 21.07.27 29 0 15쪽
34 33화 - 전쟁의 전조 21.07.26 29 0 17쪽
33 32화 - 데자뷰 21.07.24 36 0 19쪽
32 31화 - 선장의 자질 21.07.23 37 0 15쪽
31 30화 -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21.07.22 35 1 15쪽
30 29화 - 아침에 있었던 일 21.07.21 36 2 17쪽
29 28화 - 소주 한 잔 21.07.20 44 1 17쪽
» 27화 - 쓸모 없는 보상 21.07.19 44 0 17쪽
27 26화 - 곡예단 21.07.16 41 0 14쪽
26 25화 - 뜻 밖의 재능 21.07.15 48 0 14쪽
25 24화 - 새로운 검의 주인 21.07.14 51 1 17쪽
24 23화 - 마검전설 21.07.13 51 0 15쪽
23 22화 - Street Fighter 21.07.12 61 0 18쪽
22 21화 - Beat +2 21.07.11 67 1 17쪽
21 20화 - 중간점검 +1 21.07.10 69 3 16쪽
20 19화 - 그녀가 온다. 21.07.09 74 3 18쪽
19 18화 - 산 너머 산 21.07.08 67 1 18쪽
18 17화 - 뼈의 전당 21.07.07 84 1 16쪽
17 16화 - 악녀 21.07.04 89 1 17쪽
16 15화 - 그때 그 사람들 21.07.03 98 1 18쪽
15 14화 - 불청객 21.07.01 100 1 16쪽
14 13화 - 최초 클리어 +4 21.06.30 117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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