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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역기사 님의 서재입니다.

랭킹 3위는 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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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역기사
그림/삽화
반역기사
작품등록일 :
2021.06.11 12:54
최근연재일 :
2021.08.05 18:00
연재수 :
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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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38
추천수 :
47
글자수 :
325,946

작성
21.07.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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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29화 - 아침에 있었던 일

DUMMY

달걀이 바싹 구워지는 향기고 코끝을 자극하자 성현은 눈을 떴다.

어젯밤의 숙취로 머리가 깨질 듯 아파져 왔다.

숙취를 견디며 부엌으로 향하는 미닫이문을 열자 순심이 가스레인지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성현은 부스스한 머리를 긁으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뭐하냐?“


"X바! 깜짝아!“


순심은 들고 있던 부엌칼을 떨구며 화들짝 놀랬다.


"아, 미안···“


"인기척 좀 내십쇼. 놀랐슴다.“


순심은 부엌칼을 다시 들고 요리에 열중한다. 인제 보니 달걀뿐만이 아닌 냄비도 끊고 있었다.


"···너 안가냐?“


"에이, 술 마셨는데 해장은 해야 하지 않슴까!“


"아니 그냥 근처 해장국집을···근데 재료는 다 어디서 난 거야?“


성현은 싱크대에 있는 각종 재료들을 보며 물었다.

순심은 그와 눈을 마주칠 새도 없이 바쁘게 손을 움직였다.


"사 왔지 그럼 어디서 뽑아 왔겠슴까? 방해하지 말고 가 계십쇼.“


"어어···“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주객전도되었고 성현은 침실로 밀려났다.

늘 즉석식품과 라면만 만들던 그의 자취방 부엌은 처음으로 제구실을 했고 성현은 그사이 이불을 치웠다.


"흠···오늘은 뭐가 올라왔으려나···“


성현은 컴퓨터 의자에 걸터앉더니 익숙한 자세로 컴퓨터를 부팅시키고 담배를 문다.

담배에 불이 붙는 순간 로딩이 끝나 알림들이 쏟아졌다.


[특종, 바티클, 머큐리안 연합의 행보]


[바르슈타인의 숨겨진 꿀 파밍 지역!]


[소규모 길드 연합 전선, 가능한가?]


발로란스와 관련된 각종 토픽이 올라와 있었다.


'다들 난리구만···하긴 그 발표는 충격이긴 했지’


아직도 관중 속에서 흐트러짐 없던 아나르의 모습이 그에겐 생생했다.

이제는 일상처럼 확인하던 빅터의 채널에도 바르슈타인과 관련된 별다른 영상은 없었다.


'완전히 이쪽에선 손을 떼겠다는 거군.‘


성현은 곧이어 자신의 채널에 접속한다.

순심이 미리 예약을 걸어둔 영상이 올라와 있었고 역시나 많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영상의 내용은 무형과의 결투가 들어있는 영상이었다.


[저 여자도 대단하지만 격투가 진짜 장난 아니네;;]


[속도 봐라;; 이게 게임이냐?]


[아니 근데 무도가 고위 직업 아니냐? 왜 저기 있대?]


[템 보니깐 첫 직업부터 무도가인 거 같은데 미친놈인가?]


댓글은 모두 무형에 대한 이야기 뿐이었다.

그중 몇몇 댓글에 사샤를 찬양하는 글들도 있었다.


'무도가라···돌쇠 아저씨랑 비슷한 케이스인가···'


시작하자마자 다른 대륙으로 넘어가는 특이한 플레이가 종종 있긴 하지만 무형 같은 케이스는 극히 드물었다. 특히나 영상 속 그의 몸놀림은 단순히 직업과 스킬의 힘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말도 안 되는 것들이었다.


"모르겠다···유저가 많으니 괴상한 놈들이 한 둘이겠어?“


영상을 보던 성현은 생각하길 포기해버렸다.

그리곤 얼마 전에 찍은 비밀의 방 원본 영상을 실행시켰다.


채널에 올라오던 영상과 달리 그리 화려하진 않았지만, 문제를 풀고 나아가는 성현의 모습이 도드라지는 영상이었다. 특히나 폭발의 화력으로 나락을 넘어가는 장면은 그중에서도 백미였다.


"다 좋은데 말이야···“


영상을 보던 성현은 마지막, 미믹에게서 붉은 보석이 나오는 장면을 멈추곤 고민에 빠진다. 아나르의 발표가 없었다면 이는 좋은 영상감이었다.


'일단 이 일은 저희끼리만 알고 있죠. 아직 확실치도 않고, 굳이 많은 사람이 알고 있으면 골치 아플 테니까 말이죠.‘


하쿠의 의미심장한 표정과 말이 떠올라 섣불리 판단이 서질 않았다.


"오~ 이번엔 선배가 활약하는 장면이 많군요?“


어느새 순심은 그의 곁에서 영상을 함께 보고 있었다.


"와씨···언제 온 거야?“


"그 영상 틀 때부터요.“


"···저도 참···“


"다 됐슴다. 식사하십쇼.“


순심을 웃으며 다시 거실로 나갔고 그를 따라가자 진수성찬이 차려져 있었다.

늘 라면의 김치, 카레 같은 즉석식품만 올려져 쓸모없었던 식탁이 처음으로 빛을 발했다.


"이야, 요리 좀 하는데?“


"오랜만에 한 거라 맛은 장담 못 하지만 맛있게 드십쇼. 밥이랑 국, 반찬은 더 있슴다.“


"어어, 그래, 땡큐~“


성현은 식탁에 앉아 가장 먼저 콩나물국을 한 숟갈 뜬다.


"캬~“


숙취에 찌뿌둥했던 몸들이 깨어나는 기분이 든다.

기세를 몰아 어묵볶음과 계란말이를 입에 넣자 오랜만에 먹는 집밥이 생각났다.


"진짜 맛있다. 와“


성현은 걸신들린 듯 반찬과 국을 해치웠다.

순심은 그 모습을 그저 바라볼 뿐이었다.

평소 많이 먹지 않던 그가 웬일로 밥을 3그릇이나 비우고서야 수저를 내려놓았다.


"후~ 잘~먹었다!“


성현은 만족한 듯 컵에 든 냉수를 들이켰고 담배를 새로 꺼내 입에 물려다 순심을 보곤 행동을 멈춘다.


"괜찮슴다. 피십쇼.“


"아니야 아니야, 너 가고 피지 뭐···“


배가 차자 성현은 다시 그 영상이 떠올랐다.


"야, 잠시 와봐.“


"네?“


성현은 순심을 데리고 컴퓨터 앞으로 향했고 아까 튼 영상을 다시 재생했다.


"···이거 조회수 좀 뽑을 거 같지 않냐?“


"흠···“


순심은 키보드를 조작해 영상을 다시 면밀히 살펴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요즘 들어 다른 파티원들 메인이던 것과 다르게 이 영상은 확실히 선배가 메인이네요.“


"그렇지?“


순심의 대답에 성현은 더욱 고민스러운 표정으로 영상을 쳐다보았다.

순심도 그의 표정을 보고 무언가 알아챈 듯 되물었다.


"무슨 문제 있슴까?“


"아니···이번에 사건이 크게 하나 있는데, 저 보석이 그거랑 관련된 게 아닌가 싶어서···“


성현은 붉은 보석이 나오는 장면을 정지시켜놓고 턱을 어루만진다.


"그럼 더 좋은 거 아님까? 확실한 이슈···“


"쩝, 그러면 좋은데 그게···엮이면 안 좋은 놈들이랑 연결되어 있어서···“


"흠···“


성현이 조심스럽자 순심 또한 더 이상 말하진 않았다.

한참을 고민하던 탁자를 '탁' 쳤다.


"오케이, 이 영상은 보류!“


"정말 괜찮겠슴까? 그렇게 대단한 거면 완전 대박 영상일 텐데···“


순심은 아쉬운 듯 보였다. 하지만 성현은 미소를 지었다.


"아직 확실하지도 않고, 괜히 어그로 끌었다가 득이 될 상황도 아니야. 그리고 파티원들이랑 일단 숨기기로 약속도 했고.“


"그렇다면 어쩔 수 없죠.“


순심은 낙심한 듯 고개를 떨구자 성현은 그녀를 위로하듯 말했다.


"걱정 마! 오늘 저거보다 더 좋은 영상 찍어올게.“


"알겠슴다.“


그들은 서로의 얼굴을 보고 웃었다.

그렇게 시간은 오전 11시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시간을 본 성현은 화들짝 놀랬다.


"으앗, 벌써 11시네···“


"약속 있으심까?“


"게임이지 뭐···11시에 만나기로 했거든.“


순심은 한쪽 귀퉁이에 놓인 센터박스와 그를 번갈아 보았다.


"그럼, 전 가보겠슴다.“


"어? 어어, 그래. 데려가 줄까?“


순심이 현관으로 향하자 성현도 그녀를 따라나선다.


"아님다. 좋은 영상 찍으려면 빨리 접속하셔야 하지 않슴까. 어차피 이제 길도 알고.“


"어어, 그래. 조심히 가라.“


순심은 신발을 신으며 말했다.


"남은 반찬이랑 국 냉장고에 넣어 놨슴다. 나중에 살짝만 데펴서 드시면 될 검다. 맨날 라면 같은 것만 드시지 마시고.“


"그, 그래, 고맙다.“


"그리고···“


"응?“


순심은 뜸 들이며 말하길 망설이더니 자신이 입고 있던 옷을 가리켰다.


"이건 입고 나중에 빨아서 갖다 드리겠슴다. 선배도 제 옷 빨아두십쇼.“


"어? 야, 내가 여자 옷을 어떻게···“


"가보겠슴다!“


순심은 성현의 말을 듣지도 않고 그래도 달아나버렸다.

성현은 난처한 듯 머리를 긁적거린다.


"뭐, 됐다. 그냥 대충 세탁기에 돌려서 주면 되겠지···“


띠리링


띠리링


11시를 알리는 알림음이 들려왔고 그는 급히 화장실로 뛰어들어가 접속 준비를 했다.


몇 분 후


샤워와 볼 일을 모두 마치고 머리를 말리며 나오는 그의 발에 무언가 걸린다.


"응?“


그건 순심의 옷이었다.


"얘는 이걸 사람 다니는 길에···어?“


거기엔 겉옷뿐만이 아닌 여자의 속옷도 함께 있었다.

성현은 한 손으로 눈을 가리고 다른 한 손으로 그것들을 살포시 잡아 빨래통에 던져둔다.


"윽, 이것까지······가만, 그렇다면 쟤 지금···“


성현은 이후를 더 생각하면 안 된다는 걸 직감적으로 느끼고 기계적으로 움직여 센터박스를 머리에 쓴다.

하지만 상상해선 안 될 것이 계속 머리에 맴돌았다.


'미치겠네···’




시간은 오전 11시를 조금 넘겼지만, 바르슈타인은 언제나 밤이었다.

다만 다르게 있다면 달의 모습이 조금씩 바뀐다는 것이다.

반달

보름달

초승달

그믐달


녹색 빛의 달은 정확히 날짜에 따라 그 모습이 바뀌었다.

지금 샤일록 일행의 머리 위에도 그것이 빛을 내고 있다.


"완전 헛수고잖아?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성안으로 들어갈걸!“


"야, 아까 대기인원 못 봤냐? 요 며칠간은 계속 그럴 거야. 그냥 포기해.“


"그냥 네가 일찍 왔으면 됐어! 아까 하쿠가 갔을 땐 아무도 없었거든?“


"···“


샤일록 일행은 성안으로 모여든 무수한 인파들 때문에 성 외곽을 돌고 있었다.

평소에도 성 내부를 순회하는 파티들은 빈번했지만, 아나르의 선언 이후 중소규모 길드는 물론 어쭙잖은 들러리 파티들까지 거기에 가담했다.

하지만 이 현상은 어이없게도 상인 길드인 [더 패스]의 개입을 불러일으켰다.

공략대를 파견하지도 않은 더 패스는 사람들이 몰린다는 이유로 그곳에 자신의 상단과 호위대를 파견하고 얼떨결에 성을 통제하는 형국이 되어버렸다.


바티클 연합과 무슨 거래가 있었는지 그들의 통제에 마오를 비롯한 바티클 연합은 아무런 마찰과 항의도 없었다.

결국 죽어 나가는 건 중립 유저.

그들은 바티클처럼 통행증을 발급하는 것 따윈 하지 않았다.

오히려 성 이용의 통제를 잘하고 있다는 의견이 대세였다.

허나 그들의 진짜 목표는 성은 이용하는 유저들을 대상으로 한 소모품 판매과 잡템 인수.

특히 포션이나 각종 소모템 판매를 거의 독점해버렸고 성에 들어가려는 유저들이 이용하기 알맞은 위치를 선점하고 다른 소규모 상인 유저들을 배척했다.

또한 이런 독점 구조에서 소모품의 가격을 통상 가격보다 조금 더 비싼 가격으로 판매해 막대한 이득을 취했다.


"읏챠, 일단 지금은 여기까지 할까? 아이템창도 가득 찼고. 포션도 바닥이야“


성현이 전리품을 수급하며 말했다. 그러자 사샤도 가득 찬 자신의 아이템창을 들여다보더니 동의했다.


"오케이, 나도 비슷한 상황.“


"저도 마나가 많이 딸리네요.“


하쿠도 너덜거리는 자신의 마나 게이지를 보고 씁쓸한 미소를 짓는다.


"그럼 일단 돌아갈까?“


더 패스가 들어온 이유로 광장은 빈라드의 대도시 못지않게 붐볐다.

유저 상인들이 늘어나자 NPC 상인들은 뒷전이 되었으며 더 패스 길드원들은 갖은 스킬을 이용해 NPC들과 계약을 따냈고 그들은 이제 더 패스 말고는 거래를 트지 않게 되었다.


"요즘 물약값이 너무 비싸, NPC들은 무슨 영문인지 늘 물약이 없다고 팔지도 않고···“


"그러게요. 아마 더 패스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X자식들, 적당히 해야지. 하여간 장사꾼 놈들은···“


샤일록 일행도 그 피해자 중 하나였다.

불과 며칠 만에 폭등한 물약 값으로 샤일록은 처음엔 다리를 건너 포탈을 이용해 다인으로 가 포션을 사 왔지만, 그것도 한두 번이지. 몇 번 그 짓을 하고 나니 차라리 더 패스가 독점하는 포션을 사는 것이 금전적으로 이득이었다.


"[제압하지 않고 편안함을 돈으로 판다] 정말 길드 슬로건 다운 행동이네요.“


"그래도 너무한 거 아닌가, 저렙들한테서 뜯어낼 게 뭐가 있다고···“


하쿠의 말에 샤일록은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 그는 또 한 번 더 패스의 인장, 까마귀와 뱀이 그려진 점포에서 포션을 구매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아직 수리나 재련 같은 부분은 손을 안 뻗쳤다는 거예요.“


"수리까지 이랬으면 내가 가만 안 둬.“


사샤는 방금 수리받은 날카로운 3자루의 검을 빛내며 인상을 찌푸렸다.


'가만 안 두면 저런 대형 길드랑 싸우기라도 하겠다는 거냐?···하긴 나도 남 말할 처지는···’


성현은 사샤의 말에 속으로 기가 찼지만, 맥스웰에게 선전포고나 다름없는 행동을 한 자신이 떠올라 뭐라고 할 처지는 아니었다.

그렇게 그들은 다시 성 외각으로 나가려 발걸음을 옮겼다.

그때였다.


"이 X 발 X끼들아! 어떻게 포션값이 하루 만에 10실링이 늘어나!“


샤일록이 들렸던 더 패스의 점포에서 불호령이 들려왔다.

진열장 중 절반은 이미 형체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박살이 났고 판매원은 손님으로 보이는 남자에게 멱살이 붙잡혀 있었다.


"시간 아까워서 그냥 사주니깐 너무한 거 아니냐고! 내 피 같은 돈을···“


소란은 멈출 줄 모르고 계속되었고 어느새 구경꾼들이 몰려왔다.


"뭐야? 누군데 저래?“


"몰라, 이번에 포션 가격 조금 오른 걸로 저런데.“


"아니 고작 10실링 때문에 더 패스한테 저런 짓을 하는 놈이 있어?“


확실히 더 패스의 장사 방식은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조금씩 가격을 올리는 형태였다. 하지만 알더라도 너무나 미미한 금액이라 개의치 않은 사람들은 없었고 하물며 그게 언짢더라도 저렇게 대놓고 불만을 표하는 이는 없었다.


"개 버릇 남 못 준다더니···저 X낀 아직 저러고 있네.“


행패를 부리는 손님을 알아본 사샤가 그에게 다가갔다.

하쿠와 샤일록도 그가 누구인지 알겠다는 듯 한숨을 쉬며 그 장면을 지켜본다.


"!@#$!@#$!$!@$!$@$#%$&&“


"적당히 해라 원숭아.“


손님이 판매원을 폭행하기 직전까지 가고 손이 올라가자 사샤는 뒤에서 그의 손을 막으며 말했다.


"뭐야? 또 너야?“


마치 야수 같은 매서운 눈빛과 짧은 머리 스타일, 여기저기 다 뜯어진 천 옷, 그는 무형이었다. 그도 사샤를 알아보았지만, 그에게 있어 지금, 그녀는 방해꾼에 불과했다.


"도와줄 거 아니면 꺼져.“


그는 그녀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다시 손을 올렸지만, 그녀는 그의 손을 놓지 않았다.


"이 일대 귀찮게 만들지 말고 그냥 가라. 포션은 내가 사줄 게 그럼 되지?“


"뭐?“


그 말에 무형은 물론 듣고 있던 샤일록과 하쿠 모두가 놀랐다.

평소 같으면 그런 자리를 무시하거나 나서더라도 힘으로 제압했을 그녀가 마치 맹수를 조련하듯 구슬리는 것 아닌가.


"어이, 얘가 부신 물건값이랑 포션 500개 값. 이 정도면 되지? 아님. 더 필요한가?“


한눈에 보아도 거금이 들어 있을 거 같은 돈주머니가 그들에게 던져졌고 다른 판매원이 그걸 챙겨 들곤 포션을 대령한다.


"자, 이 정도면 며칠 동안 너 혼자 쓰긴 충분할 거다. 그러니깐 괜히 교통체증 일으키지 말고 꺼져.“


무형은 바닥에 놓인 포션 꾸러미를 집어 들고 수를 확인하더니 못 이긴 척 자리를 떴다.


"야, 니들. 저 여자 때문에 산 줄 알아라. 다음엔 진짜 그냥 다 박살 내버릴까 보다“


무형은 그렇게 말하곤 구경꾼들을 밀치며 사라졌다.


"가, 감사합니다.“


그가 사라지자 멱살이 잡혔던 판매원이 그녀에게 감사를 표했고 그제야 더 패스의 호위대가 나타났다.


"무슨 일입니까? 어떻게 된 거야?“


그들 중 대장으로 보이는 이가 사샤와 자신의 길드원들을 번갈아 보며 말했다.

판매원은 그들을 보더니 어쩔 줄 모르고 우물쭈물했고 그 모습에 답답한 듯 사샤가 입을 열었다.


"니들이 하도 더럽게 장사하니깐 이런 일이 벌어진 거 아니야! 다들 참고 물건 살 때 적당히 하라고! 알겠냐?“


"···“


그러자 다른 길드원이 다가와 대장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는 것 같았고 설명을 들은 그는 사샤에게 감사를 표했다. 하지만 그녀는 손가락 욕설을 날리곤 무형처럼 인파 사이로 사라졌다.


"저희도 그만 가죠.“


소란이 사그라들자 구경꾼들도 점점 도로 제 갈 길 가기 시작했다.

샤일록과 하쿠가 성 외각으로 가는 길에 도착했을 때 사샤는 이미 도착해 있었다.

그녀는 아직 화가 덜 풀렸는지 혼자 중얼거리고 있었다.


"네가 웬일로 그런 일에 끼어드냐? 오늘 해가 서쪽에서 떴나?“


"아, 몰라. 정신 사나워 죽겠는데 시끄럽게 하잖아···“


그녀는 툴툴대며 먼저 도시 밖으로 나섰다.


"하하, 사샤님 오늘 아침에 안 좋은 일 있으셨나 봐요?“


"어제 술을 먹고 잤더니 숙취 때문에 예민해.“


그녀의 인상을 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샤일록은 그것도 모른 채 한마디를 던졌다.


"숙취엔 콩나물국이지. 암, 그렇고말고"


작가의말

곧 30화입니다.

소설에 내용에 관심을 가지는 댓글이 달려 기쁩니다.

더욱 노력할테니 지켜봐주십시요!

그리고 이번 아레나에  새로운 작품을 준비 중이라 벌써부터 머리가 아프네여.

다들 퇴근길 조심하시고 남은 하루 푹 쉬시기 바랍니다.

ps. 운전면허 따는 중인데 상당히 골치 아프네요.


재밌게 읽으셨다면 선작, 추천 그리고 댓글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의 작은 손짓이 저에겐 큰 원동력이 됩니다.

항상 고맙고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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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40화 - 마지막 거래 21.08.04 19 0 16쪽
40 39화 - 친구 또는 원수 21.08.03 19 0 17쪽
39 38화 - 임시휴전 21.08.02 24 0 17쪽
38 37화 - 달밤의 화원 21.07.30 23 0 17쪽
37 36화 - 불공정거래 21.07.29 30 0 18쪽
36 35화 - 아수라장 21.07.28 29 0 15쪽
35 34화 - 검은 성녀 21.07.27 28 0 15쪽
34 33화 - 전쟁의 전조 21.07.26 28 0 17쪽
33 32화 - 데자뷰 21.07.24 35 0 19쪽
32 31화 - 선장의 자질 21.07.23 36 0 15쪽
31 30화 -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21.07.22 34 1 15쪽
» 29화 - 아침에 있었던 일 21.07.21 36 2 17쪽
29 28화 - 소주 한 잔 21.07.20 44 1 17쪽
28 27화 - 쓸모 없는 보상 21.07.19 44 0 17쪽
27 26화 - 곡예단 21.07.16 40 0 14쪽
26 25화 - 뜻 밖의 재능 21.07.15 47 0 14쪽
25 24화 - 새로운 검의 주인 21.07.14 50 1 17쪽
24 23화 - 마검전설 21.07.13 50 0 15쪽
23 22화 - Street Fighter 21.07.12 60 0 18쪽
22 21화 - Beat +2 21.07.11 66 1 17쪽
21 20화 - 중간점검 +1 21.07.10 69 3 16쪽
20 19화 - 그녀가 온다. 21.07.09 73 3 18쪽
19 18화 - 산 너머 산 21.07.08 67 1 18쪽
18 17화 - 뼈의 전당 21.07.07 83 1 16쪽
17 16화 - 악녀 21.07.04 89 1 17쪽
16 15화 - 그때 그 사람들 21.07.03 97 1 18쪽
15 14화 - 불청객 21.07.01 100 1 16쪽
14 13화 - 최초 클리어 +4 21.06.30 117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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