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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역기사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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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역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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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역기사
작품등록일 :
2021.06.11 12:54
최근연재일 :
2021.08.05 18:00
연재수 :
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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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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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5,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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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12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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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22화 - Street Fighter

DUMMY

의외로 성안은 평범했다.

철문에 달려있던 악마 문양이나 박쥐와 언데드 몬스터들과 달리 아직까진 영화에 나올 법한 성이었다.


"시시하네···“


"그러게요. 전에 왔을 땐 여기서도 몬스터가 나왔는데 말이죠.“


하쿠는 비파를 뜯으며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앞에서 큰 소리가 들리곤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야야! 옆으로!“


"거기 간다! 조심해!“


"힐 좀 줘!“


한 무리의 파티가 언데드 몬스터들과 교전하고 있었다.


"여긴 한참이네요. 앞쪽에 몬스터들이 없었던 건 저분들 때문인 것 같군요,“


샤일록 일행은 그들의 모습을 지켜볼 뿐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다. 자칫 그들의 경험치나 전리품을 빼앗은 행위가 될 수 있으므로 유저끼리의 암묵적 룰이었다.

그때 천장에서 날카로운 손톱을 가진 구울이 내려와 그들의 시야가 닿지 않는 사각지대에서 달려든다.


탕!


샤일록은 자기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그 구울의 머리를 꿰뚫었다.

그 소리를 들은 무리 중 한 사람이 뒤를 돌아봤고 쓰러진 구울을 확인하더니 샤일록에게 고개를 까닥여 감사를 표했다.


"저희도 이 길을 지나가야 하니 방해되지 않을 정도는 거들죠.“


"글쎄···그 '방해'되지 않을 정도가 안돼서“


하쿠와 다르게 사샤는 바라만 보았다.


"아마 저와 샤일록님만으로 충분할 겁니다. 제 전문분야이기도 하고요.“


하쿠는 비파의 현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띠리링


띠링


띠링


오르골처럼 가느다란 음색이 울려 퍼졌고 그와 동시에 녹색 빛줄기가 무리를 덮치는 몬스터들을 에워쌌다. 그러자 몬스터들의 움직임이 둔해졌고 넘어지는 놈들도 있었다.


탕!


탕탕!


샤일록의 총은 정확히 녀석들의 어깨와 발에만 명중했고 그걸 알아차린 그들은 즉시 놈들을 해치웠다. 하쿠와 샤일록의 참전으로 교전은 손쉽게 끝나게 되었다.

그중 리더로 보이는 키가 크고 석궁을 든 여자가 말했다.


"죄송합니다. 저희가 사냥 속도가 느리다 보니···“


그녀는 사과했지만, 샤일록은 가볍게 손을 들어 보였다.


"이제 막 들어오시나 봐요?“


"네, 그쪽도 지금 막 들어오시는 거 아니신가요?“


"아니요. 저희는 안쪽까지 갔다 세이브 지점을 못 찾아서 일단 밖으로 나가려던 중이었어요.“


"아···그럼···“


샤일록 일행은 의문에 빠졌다. 그렇담 앞에서 몬스터들을 정리하고 온 이는 누구란 말인가.

그들과 헤어지고 성 중앙홀에 도착했다.

홀은 각 8개의 길이 있었고 정면엔 거대한 초상과 함께 굳게 잠긴 문이 있었다.


"아무래도 저기가 최종 보스룸으로 가는 길 같지?“


"그렇네.“


사샤는 수상한 그 문을 바라보며 말했고 샤일록도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이 길로 가시죠. 제가 세이브 지점을 하나 알고 있으니 거기를 거점으로 도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좋아. 안내해 뮤지션“


"네! 이쪽으로~“


하쿠는 계속해서 곡을 연주했고 그의 연주는 작은 등불들이 되어 어두운 성안을 비추었다.

그 와중 좀 전에 만난 파티의 말이 신경 쓰였던 샤일록이 입을 열었다.


"혹시, 아까 그 남자가 다 해치우고 간 게 아닐까“


"저도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둘은 자신들을 밀치고 거침없이 걸어가던 그 남자를 떠올렸다.

그게 정말 사실이라면 엄청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 성의 특성상 아까와 같이 일정 구간, 몬스터가 순차적으로 계속 출현하는 방식인데 그것을 혼자서 모조리 쓰러트린다는 건 그것도 이 레벨 구간에선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다른 파티가 있었겠지.“


사샤는 그 남자 생각에 진절머리가 난 듯 인상을 썼다.


"하지만 우리 말고 그 남자 다음으로 들어간 파티는 없는걸?“


"하···X발! 어쩌라고?!! 그래서 그놈이···“


신나게 욕을 내뱉으려던 사샤의 말이 멈춘다.


끼이익


!@#!$$%!@!


#!@$$!!$#@!


무언가 비집어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앞뒤로 괴성이 들려왔다.

그러더니 엄청난 수의 구울들이 전후방 가릴 것 없이 달려오기 시작했다.


"드디어 시작이네···첫 웨이브인가?“


"기다리고 있었다!!“


사샤는 구겼던 인상을 풀고 검들을 뽑아 들었고 샤일록도 검과 총을 꺼내 양쪽을 겨눈다.


"두 분 다 저를 중심으로 한쪽씩 맡으세요. 이 정도 웨이브면 충분합니다!“


하쿠의 지시에 맞춰 샤일록과 사샤는 자리를 잡았다. 곧 대형견 정도 크기의 구울들이 그들을 덮쳤다.


띠링




띠리링


하쿠의 비파 음과 함께 달려오던 녀석들의 움직임이 둔해졌고 반대로 샤일록과 사샤의 몸놀림은 빨라졌다.






스윙


그들의 무기가 불을 뿜었고 구울들은 반 토막이나 쓰러져 나갔다.


"좋아요! 그렇게 가까이 오는 녀석들만···“


팟!


하쿠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한 놈이 높게 뛰어올랐다. 사샤도 그게 맞춰 뛰어올라 놈을 베어 가르고 그대로 머리를 찍어 내렸다.




충격과 함께 구울의 머리가 으스러지는 소리가 났다.


"들어와 이 X끼들아!!“


사샤는 좋은 화풀이 대상을 만났는지 신이나 앞으로 나아갔다.


"야! 더 들어가지마! 포지션 유지해!“


"시끄러!!“


샤일록의 만류에도 사샤는 혼자 구울들 속으로 파고들었다.


"XX년···“


"사샤님은 제가 맡을 테니 샤일록님은 그쪽에 집중해주세요!“


하쿠는 몸을 완전히 사샤쪽으로 틀어 그녀에게 갖은 버프를 쏟아부었다. 온갖 소음과 비파 음이 한데 섞여 오케스트라가 벌어진다.




쾅!


샤일록의 폭약을 끝으로 마지막 구울이 졌다.


"휴, 다행히 큰 피해 없이 끝났네요.“


하쿠는 체력 회복 연주로 마무리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샤일록은 달랐다. 무모하게 뛰쳐나간 사샤에게 화가 났다.


"왜 네 마음대로 뛰쳐나간 거야? 하쿠님 아니었으면···“


"시끄러!! 아무것도 모르면 좀 입 다물고 있어!“


샤일록의 지적에 사샤는 적반하장, 오히려 언성을 높였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하쿠가 오래된 국민가요의 구절을 연주한다.


"자자, 다들 진정하시고요. 사샤님도 사샤님 나름대로 빨리 끝내고 싶어서 내린 판단이니 너무 뭐라고 그러지 마세요. 딱히 위험한 상황도 없었고 오히려 빨리 끝났잖아요?“


하쿠는 두 사람을 다독였다. 그 말에 사샤는 싱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뭘 좀 아는구만?“


"X년이 진짜···“


하쿠 때문에 더 말하지 않았지만, 샤일록은 사샤의 태도에 골머리를 삭혔다.


"이봐 뮤지션, 다른 곡도 가능해?“


"어떤 곡이요?“


"···“


어떤 곡이냐는 하쿠의 질문에 한참 고민하던 사샤는 제목 대신 허밍으로 노래를 불렀다.


"음~ 음~ 음~“


"아, 영화 노래네요. 엄청 오래된 노래인데···“


허밍을 듣던 하쿠는 그녀의 노래에 맞춰 연주한다. 연주가 이어지자 사샤는 말없이 그 노래에 열중한다.


'갑자기 또 조용해졌네.‘


노래에 심취한 사샤의 표정을 보던 샤일록은 문뜩 늑대를 쓰러트린 후 그녀의 표정이 떠올랐다. 슬픔과 기쁨이 한 대 섞인 오묘한 표정.


'그때 같은···’


"됐어, 인제 그만 가자."


한참 노래를 듣던 사샤는 그 오묘한 표정을 지우더니 다시 앞으로 향했다. 샤일록은 그녀의 표정을 보자 조금 전까지 들었던 감정이 말끔히 지워졌다.


감미로운 하쿠의 비파 음이 복도에 울려 퍼졌다. 감미롭긴 했지만, 샤일록은 조금 불안하기도 했다.


"저기 하쿠님, 계속 연주하면 몬스터들이 나타나지 않을까요?“


"아,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전 지금 '인식 저해' 스킬을 발동하고 있어서 오히려 연주하는 편이 좋거든요.“


"아···“


새로 알게 된 사실에 샤일록은 감탄했다. 그러자 사샤가 거들었다.


"왜? 좋기만 한데? 이런 삭막하고 칙칙한 곳에서 이 정도 노래는 있어 줘야지. 아니면 스트레스받아.“


'자기가 제일 삭막하면서···’


아까까지 악귀와 같은 표정으로 구울을 토막 내던 그녀의 모습을 떠올린 샤일록은 생각했다. 하지만 또다시 그녀와 부딪칠 게 무서워 입 밖으론 꺼내지 않았다.


"여깁니다.“


어느 정도 복도를 걷자 다시 작은 홀이 나왔고 하쿠가 연주를 멈추며 말했다.

그곳엔 작은 벽난로와 의자들이 있었고 중앙엔 작은 책상과 함께 성문 앞과 같은 양초와 해골이 놓여있었다.


"일단 이곳에 세이브 하도록 하죠.“


샤일록이 해골에 손을 가져다 댔다.


[파티의 세이브 지점이 갱신되었습니다.]


음성과 함께 양초에 불이 붙으며 해골의 눈에 불꽃이 일렁였다. 사샤와 하쿠는 근처 안락의자에 앉았다. 벽난로는 땔감이 없는데도 뜨겁게 타올랐다.

하쿠는 의자에 앉아 비파를 점검하며 말했다.


"일단 이 구역에서 좀 더 안으로 들어가면 저희가 사냥할만한 곳이 나올 겁니다. 그러다 필요하면 이 포탈을 이용해 마을에서 재정비도 가능하고요.“


""오···“"


둘은 감탄했다. 하쿠는 싱긋 웃으며 비파의 점검을 끝마치고 부드럽게 쓸어넘겼다.

벽난로의 따뜻함과 함께 잔잔한 노래가 들려오자 그들은 그대로 안락의자에 파묻히고 싶었다.


"주무시면 안 돼요. 긴장하지 마시라고 연주하는 거지 자장가가 아닙니다. 하하“


하쿠는 포근함에 젖어 꾸벅꾸벅 조는 그들을 타일렀다.


"끄응, 무슨 수학여행 온 거 같네요.“


샤일록은 기지개를 켰고 사샤도 하품하며 의자와 거의 하나가 될 정도로 늘어진다. 그들은 하쿠의 연주에 빠져들었다.






그때 철괴가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X발 X나 시끄럽네.“


그 소리의 정체는 밖에서 본 남자였다.

그를 보자 사샤의 표정은 급격하게 일그러졌다. 단순히 인상을 쓰는 것에 그치지 않고 눈은 살의에 차 있었고 머리털은 곤두섰다.


"아, 죄송합니다.“


하쿠는 그의 말에 내색하지 않고 연주를 멈췄다. 남자는 성큼성큼 걸어오더니 샤일록처럼 해골에 손을 가져다 댔다. 그리곤 빈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포션을 마셨다.


"혼자신가요?“


"응? 보면 모르냐?“


남자는 무신경하게 대답하곤 잠시 눈을 붙인다.


"게임에선 수면을 취하는 건 좋지 않습니다. 피곤하시면 로그아웃하시고 주무시는 게···“


"X병 떨지 말고 갈 길 가. 니들이랑 관련 없으니깐“


남자는 눈도 마주치지 않고 말했다. 지금 보니 그의 발은 신발이 없는 태어났을 때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벽난로로 비친 옆모습 여기저기엔 흉터가 가득했지만 이제 막 20살이 된 듯 애 땐 얼굴이었다.


"이런 X 같은 X끼가···“


사샤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그에게 다가가 발길질했다.


"야, 따라 나와 이 X발 새X야, 아주 그냥 !#@$#$해서 !@#!@$!@$버릴거니깐“


"뭐?“


남자는 황당하단 듯 사샤를 쳐다봤다. 하지만 사샤는 진지한 표정으로 남자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꺼져~ 나 피곤하다~ 그리고 여자랑 싸우는 취미 없어“


남자는 코웃음 치며 돌아눕는다. 하지만 그 행동은 불난 집에 기름통을 던진 격이었다.


스윽


사샤는 검을 뽑아 돌아누운 남자의 등에 칼을 박아넣었다.


팅!


[경고! 세이브 지역에선 PK 행위가 제한됩니다.]


팅!


[경고! 세이브 지역에선 PK 행위가 제한됩니다.]


경고음이 들렸음에도 그녀는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하쿠와 샤일록이 말리려 했지만, 그녀의 독기 어린 눈을 보곤 엄두를 내지 못했다.


"너 뭐하냐?“


그녀의 행동을 알아차린 남자는 의자에 앉으며 사샤를 노려봤다.


"일어서 XXX놈의 자식아, 넌 오늘 뒤졌다고 복창해라.“


"나 참, 어이가 없어서···잠시 쉬려고 했더니 이것도 안 되나···“


남자는 일어서더니 시스템창을 조작했다.


[무형(으)로부터 결투 신청이 들어왔습니다. (방식: 살육)]


남자는 일어나서 몸을 푸는 시늉을 했고 사샤도 나머지 검을 뽑아 들곤 승낙을 눌렀다.


[곧 살육전이 시작됩니다.]


'살육전?'


안내 음성이 들렸고 하쿠는 처음으로 미간에 주름을 잡더니 샤일록을 뒤로 물렸다.


"뒤로 빠지시죠.“


"하쿠님 살육전이란 게···“


안내 메시지를 들은 샤일록은 하쿠에게 물었고 하쿠는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샤일록님이 결투 시스템을 이용해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이 게임엔 결투가 3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대련, 승부, 살육.“


샤일록은 그때까지 결투 시스템을 따로 사용하지 않았다. 승부를 걸어오는 이들이 있었지만 대부분 마을 밖에서 PK 형식으로 죽지 않는 선에서 행했기 때문이다.


"대련은 결투 이후 모든 피해가 회복되어 친목이나 1:1 수련 목적으로 이루어지고 승부는 일정 이하로 체력이 떨어질 경우 자동으로 패배하게 됩니다. 승부 같은 경우 보상이나 결투금을 걸고 하는 사람들도 있죠.“


"그렇담 살육은···“


"살육은 PK와 똑같습니다. 패배한 쪽은 사망 패널티를 그대로 받고 착용하고 있던 장비와 소지품, 소지금 일부를 빼앗기게 되죠. 완전히 1:1 PK를 위한 시스템이죠. 대부분 길드 대항전으로 길드장끼리 대결에서 사용되는 건데···“


하쿠와 샤일록은 식은땀을 흘리며 둘의 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검을 들고 그 남자, 무형의 머리를 금방이라도 벨 것처럼 노려보는 사샤.

주먹을 쥐고 겨루기 자세를 취하는 무형.


둘은 상대방의 조금이라도 움직임이 감지되면 달려들 것만 같은 모습이었다.


"안 오냐?“


"···“


무형은 사샤를 비웃었다. 하지만 사샤는 그때까지와는 전혀 다른 진중한 표정을 지으며 무형에게서 눈을 떼지 않을 뿐 어떤 대답도 하지 않았다.


"시비를 걸었으면 먼저 와야지···“


무형은 제자리에서 스텝을 밟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사샤도 낮게 몸을 깔며 응수를 준비했다.


"안 오면···내가 먼저 간다!!!“


무형은 고함과 땅을 박찼다. 그곳엔 균열이 일어났고 일순간 그의 모습이 사라졌다.


"사라졌어!“


"이거 엄청나네요···“


지켜보던 둘은 그의 모습에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사라졌던 무형은 순식간에 사샤의 뒤에서 붉은 안광을 내뿜으며 나타났고 오른발을 축으로 삼아 왼발로 그녀의 허리를 가격했다.


쾅!!


인간의 몸끼리 부딪쳐 나는 소리라고 믿기 힘들 만큼 엄청난 굉음이 들렸고 사샤는 그대로 벽으로 꽂혔다.


"이래서 허접 새끼들이 입만 산 거라니까···“


무형은 기다리지 않고 곧바로 사샤에게로 달려들었다. 마치 표범과 같은 몸놀림이었다. 강력한 주먹들이 마치 수많은 병사의 창처럼 그녀에게 수차례 내려꽂혔다.


쾅쾅쾅

쾅 쾅 쾅

쾅쾅쾅

쾅 쾅 쾅


벽은 그녀와 함께 무수한 크레이터 자국이 생겨났다.

하쿠와 샤일록은 명백한 그녀의 패배라고 생각해 그쪽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그녀는 부러진 검 한 자루와 반대편 손엔 금이 간 검을 들고 서 있었다.


"오~ 좀 하는데? 그사이에 막았어?“


무형은 주먹의 감각만으로 그녀가 치명상은 막았다는 걸 알았다.


"그냥 입만 산 년은 아니다···뭐 그런 거냐?“


"이봐! 그만···!!“


샤일록 무형을 막아보려 했지만, 그는 다시 엄청난 속도로 사라졌다 사샤의 앞에 나타났다.


"근데 어쩌나? 이제 이것도 없어질 텐데?“


"윽!!!“


무형은 겨우 몸을 지탱하고 있던 사샤의 나머지 검을 거의 가루가 될 정도로 부숴버린다.


"자, 끝. 재미로 게임 하는 X끼들은 나 못 이겨“


무형은 사샤를 뒤로하고 세이브 지역 밖으로 걸어 나간다. 하지만 그때 먼지 사이로 푸른 섬광이 번뜩인다.


"!!!“


무형은 뒤에서 다가오는 살기에 반사적으로 몸을 피했고 곧 커다란 장검이 그의 귀를 스치고 땅에 내려꽂힌다.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즉사했을 거란 걸 말해주듯 잘려 나간 무형의 머리카락이 허공에 휘날린다.


"저건···“


샤일록은 기억한다. 늑대의 마지막 숨통을 끊었을 때 그녀가 사용했던 검. 분명 검의 모습은 달랐지만 푸른 섬광을 띈 그 모습은 영락없는 그때 그 모습이었다.


'그때 그 스킬인가···’


그녀는 땅에 꽂힌 푸른 섬광을 뽑아 고쳐잡곤 무형을 노려본다.


"그게 비장의 무기냐?“


"···“


"꽤 비싸겠는데?“


"···글쎄? 궁금하면 빼서 봐 뺐을 수 있다면 말이야.“


사샤는 무형의 말을 비웃으며 검을 까딱거렸다. 무형은 입꼬리를 올렸다.


"부탁해도 뺐을 거다.“


무형은 다시 엄청난 속도로 달려들었다. 이번엔 사샤도 침착하게 주위를 살피더니 뒤로 검을 날렸다.


"X~신 또 같은 데로 갈 줄 알았냐?“


"!!“


'아니 어떻게···!!'


하지만 사샤와 샤일록의 예상과 달리 무형은 이번에 사샤의 위에서 모습을 나타냈다.

그는 발을 높게 들어 올려 그대로 사샤를 내려찍기 위해 떨어진다. 그녀는 움직이던 검의 방향을 바꾸기 위해 자세를 돌린다.


'젠장! 늦었···어?‘


샤일록의 예상과 달리 푸른 섬광은 기형적으로 궤도가 꺾기더니 무형의 발 뒤꿈치를 정확히 베어 가른다.


"윽!!“


무형은 허공에서 굴러떨어졌고 사샤도 과격하게 바꾼 검격 덕분에 그 자리에 쓰러진다. 두 사람이 모두 쓰러지자 그제서야 샤일록과 하쿠가 그들에게 달려갔다.


"야! 어떻게 된 거야? 괜찮냐?"


샤일록은 넘어진 사샤를 일으켜 세웠고 사샤는 거친 숨을 몰아쉬셨다. 하쿠도 다친 무형을 치료하고 그를 부축한다.


"X발···하필 발을···“


하쿠의 부축을 받으며 무형이 간신히 걸어 나오자 사샤는 다시 검을 잡으려 했다. 검을 감싸는 푸른 섬광이 희미해져 가고 있었다. 그녀가 아직 전투의지를 불태우자 하쿠가 막아섰다.


"여긴 던전입니다. 여기까지 하시죠.“


그 말에 사샤는 들고 있던 검을 내팽개쳤고 그 검은 푸른 섬광과 함께 사라졌다.


'그때와 똑같아···’


피 분수가 떨어지던 그 날, 텅 빈 손으로 서 있던 그녀의 모습과 똑같았다. 우수의 찬 눈빛마저 똑같았다. 검을 내팽개친 그녀는 무형을 노려보더니 말없이 포탈로 사라졌다.

샤일록은 그녀를 따라가려 했지만, 하쿠는 울상이 된 표정으로 애타게 그를 불렀다.

그리곤 얼마 지나지 않아 결투 소리를 듣고 다른 파티까지 찾아오게 됐고 그들은 잔뜩 망가진 세이브 지역을 보고 경악했다.


무형을 근처에 앉혀둔 하쿠와 샤일록은 뒤처리와 다른 이들에게 설명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소비해야 했다.


작가의말

22화입니다.

6시는 퇴근할 시간이죠?

다들 오늘 하루도 고생하셨고 남은 하루 편히 쉽십쇼.

야근 하시는 분들은···힘내주시기 바랍니다 ㅠㅠ


재밌게 보셨다면 구독과 추천 그리고 댓글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의 작은 손짓이 저에겐 큰 원동력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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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30화 -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21.07.22 35 1 15쪽
30 29화 - 아침에 있었던 일 21.07.21 36 2 17쪽
29 28화 - 소주 한 잔 21.07.20 44 1 17쪽
28 27화 - 쓸모 없는 보상 21.07.19 44 0 17쪽
27 26화 - 곡예단 21.07.16 41 0 14쪽
26 25화 - 뜻 밖의 재능 21.07.15 48 0 14쪽
25 24화 - 새로운 검의 주인 21.07.14 51 1 17쪽
24 23화 - 마검전설 21.07.13 51 0 15쪽
» 22화 - Street Fighter 21.07.12 61 0 18쪽
22 21화 - Beat +2 21.07.11 66 1 17쪽
21 20화 - 중간점검 +1 21.07.10 69 3 16쪽
20 19화 - 그녀가 온다. 21.07.09 74 3 18쪽
19 18화 - 산 너머 산 21.07.08 67 1 18쪽
18 17화 - 뼈의 전당 21.07.07 84 1 16쪽
17 16화 - 악녀 21.07.04 89 1 17쪽
16 15화 - 그때 그 사람들 21.07.03 98 1 18쪽
15 14화 - 불청객 21.07.01 100 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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