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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역기사 님의 서재입니다.

랭킹 3위는 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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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역기사
그림/삽화
반역기사
작품등록일 :
2021.06.11 12:54
최근연재일 :
2021.08.05 18:00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3,649
추천수 :
47
글자수 :
325,946

작성
21.07.09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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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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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8쪽

19화 - 그녀가 온다.

DUMMY

두 섬광이 단검을 든 여자의 몸을 두 동강 낸다.

전리품을 주운 단발의 검사는 드라스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곤 뒤에 있는 뮤를 일으켜 세운다.

그 모습에 드라스는 그 끊어질 듯 말듯 한목소리로 말했다.


"누구시죠? 어째서 저희를···“


급하게 그녀의 여기저기를 훑어보았지만, 역시나 바티클의 문양은 없었다.

그녀는 대답도 하지 않고 포션 여러 개를 그들에게 건네준다.


"가···감사합니다.“


포션을 받아든 그들은 망설임 없이 들이켰고 그제야 그녀는 입을 열었다.


"뒤쪽엔 아무도 없으니 여기서부턴 안전할 거다.“


그러더니 그들이 왔던 통로로 걸어갔다.

그 모습에 드라스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바라만 볼 뿐이었다. 하지만 뮤는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샤일록님 때문에 오신 건가요?!!“


그 말에 검사는 발길을 멈추고 뮤를 바라본다. 그리곤 그 무표정한 얼굴에 옅은 미소가 깔렸다.


"파티원 맞네.“


그녀는 그 말과 함께 복도의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한편 샤일록은 생사의 순간을 수도 없이 넘기고 있었다. 뮤와 드라스의 게이지는 범위 이탈로 표기되지 않았고 이브인은 사망으로 표시되었다. 그 수라장에 남은 이는 자신과 젤로 뿐이었다.


"저 X끼 좀 봐! 공대장님을 상대로···“


"무빙이 장난 아닌데?“


"마이쇼 하는 사람 아니야?“


"아, 그 길드장님이 구해준? 그러고 보니 검이랑 총을 같이 쓰네···“


"스위칭도 아니고 거의 동시에 쓰는데 저런 게 가능한가?“


모두 넋을 놓고 샤일록과 마오의 결투를 지켜본다.


"야! 뭐 하는 거야! 구경만 하지 말고 공대장님 도와드려!“


그러다 젤로와 전투 중인 다른 이가 소리쳤고 정신을 차린 그들은 샤일록에게 화망을 집중했다.


슈우우웅


콰광




파지직


각종 마법이 날아와 그 일대를 포격했다. 샤일록은 최대한 피하려 애썼지만 마오만으로 벅찼다.


"윽!“


전격의 창과 광선들이 그의 어깨와 다리를 관통했다. 그들이 다시 마법을 준비하자 마오는 그들을 멈춰 세운다.


"자, 당신이 얼마나 큰 파도와 맞서려는 지 아셨나요? 간부와 길드원들을 상대하는 것으로도 인데 길드장님을 상대하겠다고요?“


마오가 우아하게 손짓하자 흰 빛줄기가 다시 뻗어 나와 그의 팔을 자른다. 메마른 묘실 바닥이 피로 적셔진다.


"으아아아아악!!!!!!!!!!!!“


검을 들고 있던 왼팔이 잘려 나가자 샤일록은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고통에 울부짖는다.


"샤일록님!!“


그 광경을 본 젤로가 소리쳤지만, 그들은 그마저도 막아섰다.


"으윽···으으윽“


실제 팔이 잘린 것이 아니었지만 고통만은 생전 느껴보지 못한 통증이었다. 절단면 아래로 아직 손가락이 움직이는 느낌마저 생생했다. 하지만 고통 속에 방금까지 멈추지 않던 그 어떤 생각도 들지 않았다.

말 그대로 정신이 나가버린 것이다.


'X발! X발!! X발!!!!!!!!!!!!!!!!!!‘


욕지거리도 입으로 뱉지 못할 정도로 숨이 막혔다. 이젠 비명도 지를 수 없을 정도였다.


"이건 너무한 거 아니냐고! 아줌마! 이거 신고 사유야! 알아?!“


젤로도 어느새 그들에게 붙잡히자 무기를 빼앗기며 마오에게 소리쳤다.

하지만 마오의 눈길을 오직 피 칠갑하며 구르는 샤일록에게서 떠나지 않았다.


"결국 당신은 이 정도였던 겁니다···“


마오는 샤일록을 내려다보며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공대장님, 저놈은 어떻게 할까요?“


길드원의 물음에 마오는 젤로를 쳐다보지도 않고 알아서 처리하라는 제스쳐를 취했다. 그리곤 자신도 아이템창을 조작하더니 검을 꺼냈다.


"이건 이번 공략대에 임명되며 길드장님께서 '직접' 하사하신 겁니다. 바티클의 권력과 힘을 상징하죠.“


붉은 옷의 사제는 번뜩이는 검을 샤일록에게 겨누었다.

은빛의 칼날이 그의 코앞에 일렁였지만, 샤일록은 고통에 다른 것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부디 다음부턴 입조심 하시길···“


섬광이 허공을 가르며 그의 심장을 파고든다.


챙!


하지만 그 순간 섬광은 세 줄기로 변하며 심장을 향하는 궤적의 궤도가 바뀌었다.


"X병···게임 하라니까 무슨 소꿉놀이를 하는 거야?“


"X!!! 어떤 놈이야!!!“


마오는 검을 떨어트리며 괴성을 질렀고 그 앞엔 두 자루의 검을 든 흑발의 검사가 서 있었다. 단발에 꽉 달라붙은 가죽옷, 어깨와 심장, 다리 등 중요 부위만 철갑으로 되어 있는 경갑을 입은 여자였다.


"방해하지 마!!“


찢어질 듯한 괴성과 함께 수십 가닥의 빛줄기가 그녀를 꿰뚫었다. 하지만 그녀는 당황치 않고 모든 빛줄기를 피했다. 좌우를 가리지 않고 날아드는 빛줄기를 다 알고 있다는 듯 가볍게 피하곤 빛줄기가 없는 단 한 곳으로 날아든다.


"!!!"


그곳은 바로 허공.

빛보다 빠른, 말 그대로 초고속으로 허공에 떠오른 그녀는 허공에 발판이라도 있는 양 기묘한 궤도로 몸을 꺾더니 마오의 정수리에서 수직으로 그녀를 베어 넘긴다.






촤라락


마오는 방어 주문을 외울 새도 없이 그 검격을 정면으로 맞았다.


"꺄아아아아아아아!!!“


괴수와도 같은 비명을 지르며 마오는 얼굴을 부여잡으며 주저앉는다. 바닥은 샤일록의 피와 그녀의 피로 한 폭의 현대미술 같은 그림이 그려졌다.


"공대장님!!“


"힐러들 뭐 해!“


놀란 파티원들이 달려왔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마오의 얼굴엔 눈썹부터 턱까지를 가로지르는 대각선의 큰 상처가 나 있었고 거기선 피가 멈추지 않고 계속 뿜어져 나왔다.


"빨리 안 죽으면 흉터가 생길걸?“


그녀, 아니 사샤는 마오를 비웃기라도 하듯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마오는 새어 나오는 피를 억지로 막으며 중얼거렸다.


"검 3자루에 그 움직임···아니야 '그 사람'은 죽었어! 거기다···넌 여자잖아!!! 어떻게 '그 사람'의···!!!!“


곧 힐러들이 달려와 그의 상처를 치료했지만 깊이 생긴 그 상처는 쉽사리 치료되지 않았다. 마오는 금방이라도 사샤에게 달려들 것처럼 으르렁거렸고 많은 인원이 그녀를 막아섰다.

그 와중에도 사샤에게 대적하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모두가 방심하고 있는 사이 젤로는 자신을 붙잡고 있던 이들에게서 풀려났고 사샤는 샤일록의 상태를 살폈다.


"야, 괜찮냐? 팔은 또···이거 완전 아작났네.“


"괜찮을까요?“


잘려 나간 샤일록의 팔을 살피던 사샤에게 젤로가 다가와 물었다.


"흠···흉터가 생기겠지, 하지만 저년처럼 면상에 생기는 것보단 나을 거야.“


"하긴···“


그러더니 그녀는 응급처치를 마치곤 젤로에게 손짓했다.


"업어, 일단 나가자.“


"네? 근데 괜찮을까요···“


젤로는 자신들을 경계하는 바티클 길드원들에게 눈짓했다. 사샤는 개의치 않은 듯했다.


"어차피 저년이 저러고 있으면 쟤들도 쉽사리 달려들지 못할 거야. 지금 아니면 기회 없으니 서둘러!“


"넵! 누님!!“


젤로는 헐떡이는 샤일록을 업곤 복도로 달렸고 그들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사샤는 바티클과 대치했다.


"이제 어떡하지? 우리끼리라도 저 여잘···“


"야! 미쳤냐? 아까 공대장님 못 봤어? 아무리 사제라지만 80대가 덤벼도 당했는데 우리가 뭘 하겠다는 건데?“


"저 여자, 분명 80 이상일 거야···“


"어디 길드지···아니 그보다 80 넘는 전투원을 데려와? 완전 매너 위반이잖아?“


사샤를 놓고 무수한 억측들이 오고 갔다. 그들의 반응을 살피던 사샤도 곧 그들에게 싸울 의사가 없다는 걸 깨닫고 젤로가 사라진 통로로 몸을 돌렸다.

그녀가 지상으로 올라왔을 땐 고요했다. 출입을 관리하는 머큐리안 인원들밖엔 없었다.


"어이, 근처에 팔 잘려서 업혀 가는 애 못 봤어?“


그녀는 다짜고짜 잡담을 나누고 있는 머큐리안 길드원을 붙잡고 물었지만, 아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자 소란을 지켜보던 머큐리안의 간부가 말했다.


"그분이라면 광장에 있는 치료소로 가셨습니다.“


"아, 그래? 고맙다!“


그녀는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급하게 광장으로 달려갔다.


"공대장님, 바티클 쪽에서 검을 2자루 찬 단발머리 여자를 통과시키지···“


"됐어요. 못 본 거로 하죠.“


그는 걱정하는 길드원을 보고 살며시 웃더니 다시 돌아갔다.

한편 사샤는 습기가 가득한 골목을 지나 광장으로 갔고 거긴 납골당에 들어가지 못한 유저들이 바글바글했다. 저마다 바티클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으며 앞으로의 일정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척 봐도 높게 솟은 첨탑이 인상적인 치료소가 눈에 들어와 한걸음에 그곳으로 뛰어 들어갔다.


"야! 어딨어?!!“


고함을 치며 들어서는 그녀에게로 안에 있던 이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모두 하나 같이 치료사 NPC들에게 몸을 맡기고 있었다.

치료소를 들쑤시던 그녀는 한켠에 앉아 있는 젤로를 발견하곤 그곳으로 쏜살같이 달려갔다.


"야, 그 녀석 어딨어? 죽었냐? 부활한 거야?“


"아, 누님!“


젤로는 사샤에게 아는 척했지만, 그녀는 그런 것보다 샤일록의 행방이 우선이었다.


"다행히 체력이 모두 소진되기 전에 도착했어요. 조금 있으면 나올 거에요.“


"그래?“


젤로의 말에 사샤는 드디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근처 의자에 털썩 걸터앉았다. 그녀의 등장에 막 부활한 이브인은 당황스러운 눈치였고 드라스와 뮤는 그녀에게 다가왔다.


"역시, 샤일록님과 아시는 관계셨군요? 아깐 정말 감사했습니다.“


"거기서 꼼짝없이 죽는 줄 알았어요!“


드라스와 뮤가 그녀의 손을 잡으며 격하게 흔들자 그녀는 부담스러웠는지 그들을 떼어놓으려 애썼다.


"그냥 지나가던 길이라서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된 거야. 고마워할 필요는 없어. 그보다 그 녀석, 정말 괜찮은 거 맞아?“


사샤는 허리춤에 찬 검 자루를 손가락으로 두드렸다.

그때 이브인이 조심스레 뮤의 귓가에 속삭였다.


"저분이 그분이셔?“


"응? 아, 응! 되게 강하셔! 아까도 3명을 순식간에 이렇게 막 파바박! 하고 해치우셨어···“


"흠···“


뮤는 이브인에게 자신이 본 상황을 역동적으로 설명했고 그 설명은 들은 이브인은 그녀의 이곳저곳을 훑어보았지만 그리 강해 보이진 않았다.

긴장감이나 위압감 따윈 없고 오히려 가볍고 건방져 보이는 표정과 조급한 듯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손가락은 방정맞기까지 했다.


'뭐야? 또 여자야?‘


무엇보다 샤일록을 구하러 온 존재가 여자라는 것에 어딘가 불만스러웠다.


끼이익


치료실 문이 열리자 그들의 시선은 일제히 그곳을 향했다.


""샤일록님!!"“


NPC의 안내에 따라 걸어 나오는 그는 잘려 나갔던 팔은 다시 붙어 있었고 표정도 전보다 좋아 보였다.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그에게 모여들었지만, 웬일인지 그렇게 조급해 보이던 사샤는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에서 그대로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하지만 방정맞게 움직이던 손가락은 안도한 듯 멈추었다.


"걱정했다고요!“


그를 업고 온 젤로가 먼저 입을 열었다.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정말 다행이에요. 얼마나 놀란 줄 알아요?"


드라스와 뮤도 자신들이 회복하고 있는 치료소로 팔이 잘린 샤일록이 들어오자 얼마나 놀랐는지 그 당시의 감정이 그대로 전해졌다.

다른 동료들과 달리 이브인은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팔이 잘려 나간 그의 모습을 봤을 때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기에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팔은 어떠···“


"팔은 어때?“


이브인이 말을 하려는 찰나 그녀보다 더 큰 사샤의 목소리가 그녀의 말을 묻어버렸다.


"뭐, 이렇게 됐지···근데 게임에서 흉터라니, 신기하네“


샤일록은 옷을 걷어 마치 팔을 이어붙이기라고 한 듯 둥글게 그어진 흉터를 보여준다.


"으아···보기만 해도 아프다.“


"나도 탱커 역할이지만 이 정도의 흉터는 없어.“


"어떻게 참으셨데···“


흉터를 본 젤로, 뮤, 드라스가 한마디씩 거들었다. 사샤는 그들 사이를 지나 샤일록의 팔을 이리저리 돌려보더니 말했다.


"용케도 살았구만? 걱정하지 마 팔이라서 흉터도 잘 안 보이고. 그리고 음···의외로 멋있네!“


"멋있긴 개뿔···“


미소 짓는 사샤와 반대로 샤일록은 소매를 드리우며 중얼거렸다.


"야! 원래 이 게임에서 흉터란 게 심각한 상처를 입고 사망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물면 생기는 거야! 그건 어디 가서 지우지도 못하지만 그만큼 고인물이란 증거지!“


사샤는 샤일록의 심정을 모르는지 계속해서 농담을 섞어가며 말했고 샤일록도 포기한 듯 그녀의 말을 듣고 있기만 했다.

한창 그 둘의 대화가 이어졌고 드라스 일행은 말없이 그들의 대화를 구경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 모습에 불편해진 샤일록은 사샤에게 눈치를 줬고 그제야 사샤는 말하기를 멈추었다.


"아, 죄송. 하도 오랜만에 만나는 거라···“


"하하, 괜찮습니다.“


사샤는 머리를 긁적이며 사과하자 드라스는 손사래를 쳤다.


"현실에서 알고 지내시는 관계 신가 봐요?“


"혹시 여자친구?“


"!!!!“


이어지는 뮤와 젤로의 질문에 그들보다 곁에서 있던 이브인이 놀란다.


"내가? 얘랑?“


"아닙니다. 이런 애랑 엮지 말아 주세요. 그냥 몇 주 전에 게임 하다 만난 사입니다.“


정작 그들은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오히려 그 말에 서로를 비난하며 실랑이를 버렸다.

하지만 그들이 보기엔 둘의 사이는 각별해 보였다.

그 모습에 뮤가 입을 열었다.


"그냥 사이는 아닌 거 같은데···“


뮤의 말에 모두들 분위기를 몰아가자 조용히 있던 이브인이 말을 돌린다.


"근데 여기는 어떻게 알고 오셨죠?“


이브인의 질문에 사샤가 대답했지만, 샤일록이 먼저 입을 연다.


"드라스님과 골목에서 여러분이 묘실로 도망갈 시간을 벌 사이에 쪽지를 보냈거든요.“


"와! 그 사이에요?“


뮤가 감탄했다.

그러자 사샤는 자신의 말을 막은 것에 기분이 나빴는지 슬며시 말했다.


"좌표랑 같이 고작 H 한 자 딸랑 보낸 게 다지만 말이야“


"그거면 충분하지 않아?“


"충분하긴, 나 아니었으면 아무도 못 알아봤을걸?“


"너였으니깐 믿고 보낸 거지“


"믿긴 개뿔···야 XX 놈아, 내가 너 때문에 사냥 도중에 얼마나···“


한바탕 소란이 일어나려 하자 주위에선 핀잔들이 들려왔다.

그걸 의식한 지 드라스가 말했다.


"하하, 일단 자리를 옮길까요?“


"오케이~ 그쪽이 쏘는 거지~?“


사샤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치료소 밖을 나섰고 그들은 가까운 선술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선술집은 바르슈타인 성의 분위기와 맞게 동유럽풍의 장신구들과 가구들로 가득했다. 사슴과 멧돼지 머리 장식과 홀 가운데엔 커다란 철 단지들이 끓고 있었고 고기가 통째로 꼬치에 꽂혀 돌아가고 있었다.

테이블도 있었지만 특이하게도 룸 형식의 개인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샤일록 일행은 편안한 대화를 위해 방으로 들어갔고 계산을 마친 드라스도 곧 방으로 들어왔다.


"아~ 오늘 일을 너무 열심히 해서 그런가 배가 너무 고프다~“


"하하하, 생명의 은인이신데 마음껏 시키세요.“


"오~ 좋아 좋아~ 일단 고기부터 시키고~ 여긴 살이 안 찌니까 편하게 먹어야지“


"난 호박파이!“


"그럼 난 블루 에이드“


사샤, 뮤 그리고 젤로를 순서로 각자 음식을 주문하기 시작했고 샤일록의 차례가 돼서야 모든 음식 주문이 끝났다. 그리곤 그들은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 이야기꽃을 피웠다.


"아~ 우리보다 레벨이 높으시구나···“


"그래도 50이 되려면 멀었지“


"그래도 아까 누님 아니었으면 정말 큰일 났을 겁니다. 그때 박력은 정말 크~“


"언제 봤다고 누님이야? 난 누가 연장자 취급하는 거 싫어해."


사샤와 뮤, 젤로는 원래 알던 사이인 거처럼 금세 친해졌다.


"근데 그 정도 레벨이신데 어떻게 그 사람을 단번에 쓰러트릴 수 있으셨죠?“


"음?“


이야기를 듣고 있던 이브인은 45라는 사샤의 레벨에 의문을 가지며 물어보았지만, 사샤는 별거 아니라며 대답했다.


"이 게임, 의외로 레벨이 제한하는 건 아이템 장착 이외는 거의 없어. 경험과 실제 상호작용이 더 크게 적용하거든“


"아무리 그래도 80대인 바티클 공대장을···“


"말했잖아, '레벨' 보단 '경험'!!“


이브인은 그녀의 말을 반박해보려 했지만, 더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이들은 내색하지 않고 사샤에게 질문을 쏟아냈다.


"그럼 경험이 많으신가 봐요?“


"남친 있으세요? 몇 살이시죠?“


"저희 길드에 들어오실 생각 없으십니까?“


각자의 목적과 개성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질문들이었다. 수많은 질문에 그녀가 고민하고 있을 사이 음식들이 들어왔고 음식을 보더니, 그녀는 큰 고기 하나를 씹으며 말했다.


"자, 한 개씩 답해줄게. 남친은 없고, 아직 구할 생각도 없어, 길드도 들어갈 생각이 없고. 그리고 경험이라···내가 '직접' 경험한 건 너희랑 비슷할 거야“


말을 마치고 사샤는 신나게 고기를 씹으며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길드에 들어갈 생각이 없다는 말에 드라스는 시무룩 해있자 샤일록은 잔을 높게 들었다.


"별문제 없이 마무리된 걸 위하여!“


"오! 건배 건배!“


그 말에 젤로도 함께 잔을 들었고 다른 이들도 잔을 들었다.


"별문제 없긴···전 한 번 죽었는데요?“


그 와중 이브인이 산통을 깨듯 말하자 젤로가 그녀의 귀에 속삭인다.


"야, 너 아까부터 왜 그래? 그거 죽은 게 그렇게 언짢냐?“


"내가 뭘? 누가 죽은 것 때문에 그래?“


이브인의 언성이 높아지자 샤일록이 진정시키듯 말했다.


"죄송합니다. 모두 제 잘못이에요. 바티클과 시비를 붙은 것도 그렇고···뭐라고 드릴 말이 없습니다.“


화목했던 분위기는 쥐 죽은 듯 고요해졌고 싸늘하기까지 했다. 한참 고기를 뜯던 사샤는 자신의 잔을 비우며 일어섰다.


"배도 어느 정도 찼고 난 이만 가볼게. 길드장 아저씨, 잘 먹고 갑니다~“


그러자 떠나는 사샤에 대고 샤일록이 말했다.


"아까 낮에 보낸 메시지 대로 9시에 기다릴게. “


"어~“


사샤는 그렇게 방을 나섰고 젤로와 뮤의 노력으로 다시 분위기는 화기애애해졌다.


작가의말

곧 20화네요.

구독자 50명을 찍는 날이 올까요?

ㅠㅠ


재밌게 보셨다면 구독과 추천, 댓글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의 작은 손짓이 저에겐 큰 원동력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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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40화 - 마지막 거래 21.08.04 19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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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37화 - 달밤의 화원 21.07.30 23 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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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5화 - 아수라장 21.07.28 29 0 15쪽
35 34화 - 검은 성녀 21.07.27 29 0 15쪽
34 33화 - 전쟁의 전조 21.07.26 29 0 17쪽
33 32화 - 데자뷰 21.07.24 35 0 19쪽
32 31화 - 선장의 자질 21.07.23 37 0 15쪽
31 30화 -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21.07.22 34 1 15쪽
30 29화 - 아침에 있었던 일 21.07.21 36 2 17쪽
29 28화 - 소주 한 잔 21.07.20 44 1 17쪽
28 27화 - 쓸모 없는 보상 21.07.19 44 0 17쪽
27 26화 - 곡예단 21.07.16 41 0 14쪽
26 25화 - 뜻 밖의 재능 21.07.15 48 0 14쪽
25 24화 - 새로운 검의 주인 21.07.14 51 1 17쪽
24 23화 - 마검전설 21.07.13 51 0 15쪽
23 22화 - Street Fighter 21.07.12 60 0 18쪽
22 21화 - Beat +2 21.07.11 66 1 17쪽
21 20화 - 중간점검 +1 21.07.10 69 3 16쪽
» 19화 - 그녀가 온다. 21.07.09 74 3 18쪽
19 18화 - 산 너머 산 21.07.08 67 1 18쪽
18 17화 - 뼈의 전당 21.07.07 84 1 16쪽
17 16화 - 악녀 21.07.04 89 1 17쪽
16 15화 - 그때 그 사람들 21.07.03 98 1 18쪽
15 14화 - 불청객 21.07.01 100 1 16쪽
14 13화 - 최초 클리어 +4 21.06.30 117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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