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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호빵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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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민트호빵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6
최근연재일 :
2019.09.03 16:05
연재수 :
117 회
조회수 :
344,927
추천수 :
4,846
글자수 :
607,892

작성
19.08.29 16:05
조회
910
추천
20
글자
9쪽

#113

DUMMY

-113-




처음 만난 날 인상이 너무나도 깊었던 녹색 피부의 근육 덩어리가 그때처럼 서슬이 퍼런 도끼를 내밀었다.


“아하하하. 오랜만입니다. 아무스. 무기 손질은 여전히 잘하고 계셨네요.”


처음 보는 이방인에게 자신의 이름을 불린 카리엔의 자경단 단장인 아무스는 경계심을 끌어올렸다.


‘보아하니 인간인데. 설마! 인간의 스파이!’


카리엔에선 지난 100여 년 동안 외부와 교류를 한 적이 없었다.

촌장이 다른 요정 마을과 마법으로 정기적인 정보교환을 하는 것 이외에는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하고 있었다.

이런 폐쇄된 생활을 하고 있다 보니 침입자에 대해선 가차 없었다.

아무스는 빠른 결단을 내렸다.


척.


도끼를 들지 않은 왼손을 올리자 유이한의 주변을 둘러싼 20여 명의 마을 사람들이 각자 무기를 꺼내 들었다.


“어떻게 내 이름을 알았는지. 마을에 쳐진 결계는 어떻게 뚫고 광장에 나타났는지. 천천히 불어 보실까.”


뭔가 잘못 돌아간다는 느낌이 든 유이한은 두 손을 번쩍 들었다.


‘아! 이 양반들 처지에선 난 5년 전에 하룻밤 묵고 떠난 모험가겠구나.’


“잠깐만요! 저 5년 전에 토끼 잡은 사람인데요.”




@ @ @




유이한은 하늘이와 함께 예전과 전혀 변하지 않은 모험가 길드로 안내받았다.


“여기도 변함없군요.”

“당연하지. 너희 인간 쪽에선 나 같은 오크나 엘프, 그리고 저기 있는 유미리아님 같은 페어리족을 묶어서 요정이라고 칭하듯. 우리가 보는 변화를 너희는 알기 힘들 거야.”


네가 정말 오크라고? 진심으로 하는 소리야?

엘프는 왜 여자만 보여? 활 쏘면서 방패를 보드처럼 타는 멋진 형님들은?

유미리아는 대체 누군데? 내가 아는 것처럼 말하냐?


이 녹색 근육 덩어리의 말에 태클을 걸고 싶은 데가 정말 많은 유이한이었지만, 가장 하고 싶은 말은 하나였다.


‘아. 그렇게 잘나셔서 얼굴 훤히 드러난 헬멧을 벗기 전까지 나를 못 알아보셨구나.’


하지만 혓바닥까지 올라온 이 빈정거리는 말도 끝내 말하지 못하고 그저 웃어 보였다.


변태 성검 때문에 항복했지만, 서로 좋은 승부를 낼 수 있을 것 같았던 마왕조차도 요정 마을과는 척을 지지 않으려 신경을 쓴다고, 한때 동료였던 변태 마족에게 들은 적이 있었다.

그렇기에 유이한은 최대한 예의를 차리려 노력하고 있었다.

안 그래도 이 마을은 유이한이 모험가로 시작을 할 수 있게 만들어준 고마운 마을이었다.

은혜를 갚으러 왔는데, 오히려 시비를 거는 것처럼 보일 수는 없는 일이니까.




@ @ @




마지막까지 아무스의 안내를 받아 별문제 없이 이 마을을 책임지는 족장의 딸이라는 유미리아님을 만난 유이한은 진심으로 놀랐다.


“여전히 ㅈ, 아니. 예쁘시네요.”

“감사합니다.”


쌍스러운 말이 튀어나올 뻔했지만, 가까스로 참은 유이한은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했다.

한때는 자신을 벗겨 먹으려는 원흉으로 생각하고 있던 손바닥 사이즈의 접수원이 족장의 딸인 유미리아였다.

최대한 어색해 보이지 않으려 노력해서 인지 입 주변 근육이 살짝 경련을 일으키는 것 같은 느낌은 받은 유이한은 서둘러 자신이 온 목적을 설명했다.




“인간 왕국이 우리한테 지원한다고요?”

“네. 제 모험가 카드 때문에 외부에선 제가 요정 모험가라고 착각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의뢰 보상으로 제가 속한 마을을 지원한다고 하더라고요.”


유이한의 말에 유미리아는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그 작은 손을 주먹으로 퐁 내리쳤다.


“아~ 인간 세상에선 수련 중인 우리 가디언을 그렇게 불렀죠. 그런데 왜 유이한 모험가님을 가디언으로 착각한 거죠? 어딜 봐도 인간인데.”

“그게 이 모험가 카드가 불러온 오해라서요.”


유이한은 아공간 창고에서 모험가 카드를 꺼내 보여줬다.


“···”


자기 몸과 비슷한 크기의 모험가 카드를 한 손으로 가뿐하게 들고선 심각한 표정으로 아무 말도 못 하는 유미리아를 보고 유이한은 자신이 이 모험가 카드를 얻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우리 시련의 동굴을 통과하셨다고요?”

“네. 차원 이동 두루마리 때문이지만, 그래도 제가 쓴 거니까요. 허락도 받지 않고 마음대로 써서 죄송합니다.”


유이한은 앉은 상태로 최대한 고개를 숙였다.


“이미 쓴 건 어쩔 수 없죠. 그래도 의외에요. 거기 보스를 인간이···하긴. 그렇죠. 저희야말로 힘이 되어 드릴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말을 하다가 유미리아가 갑자기 태도를 확 바꿔서 유이한은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들었지만, 티를 내지는 않았다.


‘먼저 잘못한 건 나니까. 그런데 오히려 도와줘서 영광이라니. 전체 사이즈가 작으니 뇌도 작아서 인격이 막 바뀌는 그런 종족인가?’


당연히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굳이 짚고 넘어가고 싶었지만, 말을 내뱉을 정도로 예의가 없지는 않았다.

그저 머릿속으로 태클을 거는 거로 만족했다.




@ @ @




유이한은 한 장의 서류를 내놓고는 마을의 상점에서 악성 재고로 골치 아픈 몇 가지 물품을 쓸어 담았다.

대금은 유이한이 직접 할인가가 아니라 정가로 부탁하는 바람에 상점 주인은 곤란해하면서도 입은 웃고 있었다.

쇼핑을 마치고선 거대 흰색 돼지를 데리고, 왔을 때처럼 사라졌다.


“와~ 저게 블링크라니. 역시 직업이 사기네요. 그래도 다행히 용사 후보가 아무 문제 없이 사라져 줘서 다행이네요. 그쵸?”


퍽! 쿵!


“아흑. 이거 또 이마가 함몰된 거 아냐? 피가 멈추질 않아. 흑흑.”


딱밤을 맞고 굴러가다 가로등 기둥에 부딪혀 울먹이는 부단장을 보며 유미리아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무스도 고생이야. 이런 바보가 부관이라니. 잘 들어. 지금 저 용사 후보는 우리를 역사의 표면으로 나오라고 하는 거야.”

“네? 그런 말은 하나도···”


퍽!


다시 유미리아의 딱밤을 맞고 이번엔 기절한 부단장을 다른 자경단원이 들쳐메고 사라졌다.


‘지원을 미끼로 우리가 수백 년간 지켜온 인간 세상에 참견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바꾸라니. 이번 마왕의 궐기는 그만큼 강대하다는 소린가? 등급은 여전히 F였지만, 신급에 오른 갖은 스킬에, 이젠 내 능력치도 훌쩍 넘어버린 능력. 이걸로도 모자라다니.’


유이한이 잠시 보여준 모험가 카드를 본 유미리아는 자기 생각에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아니지. 이 문제는 내가 고민할 게 아니지. 어차피 이걸 결정하는 건 아빠가 할 일이니까.’


유미리아는 집으로 발걸음을 옮기려다가 다시 유이한이 사라진 방향을 바라봤다.


‘부디 진정한 용사가 되어 이 세상의 평화를 지켜주세요.’




@ @ @




카리엔 마을을 나선 유이한은 강제로 무술을 가르쳐준 사념의 부탁대로 예전에 자신을 노리던 약탈자들의 시체를 찾아봤지만 보이지 않아서 빠르게 포기하고 메네벨로 향하려다가 잠시 주춤했다.


“커헝.”


단지 블링크 두 번 했을 뿐인데도 눈물을 보이면서 기침을 하는 하늘이를 옆에 둔 채 지도 스킬을 보며 고심하던 유이한은 먼저 사념이 자기 이름을 붙여놓은 던전으로 몸을 틀었다.




베니로 던전.


이제는 던전의 통제권이 자신에게 있으니 유이한 던전이라고 붙여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던 적이 예전에는 잠시 있었던 바로 그 던전이다.

물론 던전에 이름을 붙여서 대대손손 거론되고 싶은 마음은 없었기에 바꾼다는 계획은 바로 파기 되었지만.




메네벨 보다 가까워서 단 두 번의 블링크로 던전 입구에 도착한 유이한은 꺽꺽거리는 하늘이를 억지로 끌고 안으로 들어갔다.


여전히 듬성듬성 던전이 만들어낸 고블린과 싸우는 모험가의 모습이 보였지만, 유이한은 곁눈질도 하지 않고 통과했다.

어차피 이 던전은 유이한에게 프리패스다.

유이한이 지나가면 모든 몬스터가 고개를 조아리며 경의를 표하는, 남들이 보기에 기괴한 모습이 연출 된다.


커다란 수정이 박혀있는-거주민들 말로는 대성벽(大聖璧)- 보스 방 앞에 서자 벽이 알아서 갈라지며 유이한을 받아들였다.


“어서 오십시오. 위대한 주인님.”


처음 들어왔을 때와 비슷한 풍경이 유이한을 맞이했다.


“컹!”


하늘이는 꼬리를 붕붕 돌리면서 고블린을 쭉 살펴봤다.


수십이 넘는 고블린이 모여서 모두 고개를 숙이는 광경에 하늘이는 처음 보는 고블린인데도 불구하고 친근감을 느낄 수 있었다.

과연 이들은 얼마나 그 무시무시한 국자에 괴롭힘을 당했을지 안 봐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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