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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호빵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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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민트호빵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6
최근연재일 :
2019.09.03 16:05
연재수 :
117 회
조회수 :
344,917
추천수 :
4,846
글자수 :
607,892

작성
19.08.06 17:05
조회
1,119
추천
17
글자
10쪽

#100

DUMMY

- 막 간 -




시푸스는 마계를 다스리는 마족의 왕.

즉, 마왕이다.


전대 마왕이신 할아버지께서 뜬금없이 자신을 후계로 지목하셨을 땐 주위에선 모두 납득하고 있었지만, 정작 본인은 이해할 수 없었다.


‘왜? 아버지도 계시고 숙부님들도 계시는데? 왜?’


이런 의문은 마왕으로 즉위하고 나서 마신께 인사를 드리고 나서야 사라졌다.




유일하게 마신께 직접 신탁을 들을 수 있는 직위는 마왕뿐이다.

그것도 왕성 한쪽 부지에 마련된 마신을 섬기는 신전에서, 마왕에게만 출입이 허락된 제단에서만 가능하다.


제단을 처음 본 시푸스는 그 바닥에 치밀하게 숨겨진 이동 마법진을 알아봤고, 그 순간 할아버지가 난생처음 보여준 흐뭇해하던 미소의 의미를 그 당시는 알지 못했었다.


마법진을 통해 이동한 곳은 다름 아닌, 천계였다.

그것도 바로 마신의 적으로 여기는 여신 에오미티의 앞.


“그래. 그간 고생했어. 이 아이가 후계자야?”


시푸스가 처음 듣는 여신의 목소리는 그야말로 물방울이 지어내는 듯한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네. 그렇사옵니다. 오늘은 그간 제가 여신님께 맡은 임무의 임기가 끝났음을 보고드리며, 동시에 제 손자 시푸스가 임무를 받들 수 있기를 허락받고자 하옵니다.”

“응. 응. 그래. 이리 온.”


18년을 살면서 봤던. 모든 아름답다고 느꼈던 것들에게 단번에 싸다귀를 날릴 수 있는 절대적인 아름다움을 뽐내는 여신이 손짓했지만, 시푸스는 쉽사리 움직이지 못했다.

그동안 이 여신은 언제나 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서 가거라. 너의 마왕으로서 첫 임무다.”


할아버지의 말이 없었다면 한참을 고민하고 있었겠지만, 전대 마왕이 내민 왕의 임무라는 말에 시푸스는 여신의 발치까지 나아가서 바닥에 엎드렸다.


“어머. 얘. 일어나렴. 아니면 나보고 같이 숙이라는 소릴까?”


기겁하고 일어난 시푸스에게 여신 에오미티는 자상한 미소를 지으며 머리에 손을 얹고 축복과 함께 지식을 주입해 주었다.

모든 지식을 받아들인 시푸스는 바로 바닥에 엎드렸다.


“저는 이 세상의 유일신인 에오미티님의 종복입니다. 언제든지 말씀만 하시면 이 목숨 기꺼이 바치겠사옵니다.”

“그래. 혹시나 그럴 일이 생긴다면, 미리 미안.”


쓸쓸한 미소를 보여주신 여신님의 자애에 깊은 감사를 느끼며 시푸스는 제2의 인생인 마왕의 삶을 시작했다.




[정년까지 14년!]


어김없이 천장에 붙여놓은 글귀를 보며 눈을 뜬 시푸스는 갑자기 머릿속에 울리는 친근한 목소리를 들었다.

그 순간 남아있던 잠기운은 사라지고 바로 몸을 일으켜 급하게 준비를 시작했다.

마왕의 서두르는 모습에 시종들도 갑자기 바빠졌다.


시푸스는 오늘 모든 일정을 취소시키고 최대한 빠르게 신전으로 향했다.

마왕만이 출입을 허락된 곳이긴 했지만, 만일을 대비해 주변에 마나를 흘려 다른 자가 없는지 확인 후에 마법진을 발동했다.




천계로 이동하자 언제나처럼 천상계의 실질적인 업무를 통괄하는 대천사 아르마리엘이 반겨주었다.


“언제나 마중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하는 인사지만, 시푸스는 진심이었다.

마왕이라는 존재가 여신이 만든 시스템의 한 축이라는 건 이 세상에서 여신과 당사자인 마왕을 제외하고는 대천사인 아르마리엘만이 아는 비밀이었다.

그렇기에 천계에선 언제나 아르마리엘의 도움으로 여신의 집무실로 이동하고 있었다.


“아뇨. 저야 업무의 하나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그래도. 항상 감사합니다.”


둘은 인사를 마치고 바로 여신이 기다리는 집무실로 이동했다.




여신의 집무실에는 언제나 빼곡한 서류가 책상을 점령하고 있었다.


“종복 마왕 시프스가 여신님의 부름을 받고 달려왔습니다.”


책상 앞에서 부복하는 시프스의 말과 함께 서류 더미 속에서 손이 쏙 올라왔다.


“아~ 왔어? 잠깐 거기 앉아있을래? 아르마리엘~”

“네. 차를 준비했습니다.”


아르마리엘은 어느새 타온 차를 잔에 따라 접대용 테이블에 차려놨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생긴 이 패턴에 시푸스는 그저 미소를 지으며 소파에 앉아 아르마리엘이 타준 차를 마시며 기다렸다.


‘이거 딱 보니 어제도 거기에 갔다 오셨나 본데? 그러면 하실 말씀은 그자에 관한 건가?’




차를 한잔 다 비웠을 때가 되어서야 에오미티는 서류 더미에서 일어났다.


“아우. 힘들어. 누가 대신 신 안 할래?”


어깨를 돌리며 말하는 여신의 시선을, 방 안에 있는 둘은 고개를 숙이며 피했다.


“그래. 알았다. 이 매정한 것들.”


“여신님. 오늘 부르신 이유는 혹시 그자에 대한 겁니까?”


여신이 자리에 앉을 때까지 기다렸던 시푸스는 여신이 다른 소리를 하기 전에 먼저 치고 들어갔다.


“응. 어제 이네를 만나고 왔는데. 이제 몇 달 있으면 이네가 태어난 지 다섯 번째 생일이잖아. 그래서 내가 선물을 준다고 했거든.”


여신님이 만든 시스템에서 마왕을 제외하고도 여러 가지 직책을 받은 이들이 있었는데, 그중 여신님은 한 마녀 선배를 특히 아끼셨다는 걸 시푸스는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선배의 딸에 관한 이야기가 시작되면 언제나 기분이 조금 들뜬다는 것도.

잠깐. 선물?


“설마. 그게.”


그동안 받은 명령도 있었고, 그 아이가 원하는 것도 들은 바가 많았다.

당장 그자에 얽힌 마계의 현황도 있어서 시푸스는 어렵지 않게 이번 임무를 예감할 수 있었다.


“응. 우리 마왕은 참 똑똑해서 내가 편하단 말이야.”



종복임을 자처하는 시푸스는 감사하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이는 것 이외에 선택지는 없었다.


“알았지? 유이한을 꼭 멀쩡하게 이네 생일 전까지 집에 도착하게 해야 해.”




마계로 돌아온 마왕은 주인인 여신의 뜻을 이루기 위해 각 부서의 담당자를 모아 긴급회의를 시작했다.

그리고 생각하지도 못한 보고를 들으며 경련을 일으키는 부위가 위라는 걸 체험 할 수 있었다.




-100-




고심하던 유이한은 어떻게 자신의 검술을 알아봤는지 간단하게 유추했다.


베니로 던전의 고블린은 자신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어서 던전에서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그들이 가진 모든 기술은 옛날에 던전을 만든 대마법사 베니로가 전해준 것들이다.

아무리 대마법사라도 직업이 마법사다.

밖에서 자신이 만든 검술을 여기저기 전파하고 다니지는 않았을 거다.

그러면 나오는 한 가지 가설은.


‘마족이 내 던전을 털었어!!!’


베니로족 고블린이 말하는 대성벽(大聖璧)을 어떻게든 뚫어서 그 마을에 침입한 것 이외에 그 검술의 정체를 알 리 없을 거로 생각한 유이한은 뱃속에서부터 올라오는 열을 전신으로 골고루 퍼트렸다.


“그들은 어떻게 했냐?”

“응?”


갑자기 유이한에게 질문의 대상이 된 휴텀은 눈만 껌뻑였다.

그 누구도 익히지 못하는, 그것도 마계에 전해지는 전설적인 검술을 익혀서 놀라는 건 이쪽인데.


‘대체 왜 분노를 사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누굴 말하는 건지도 모르겠는데?’


속에 있는 말을 다 내뱉고 싶었지만, 휴텀은 조사대 까마귀의 대장이다.

정보를 주특기로 삼은 전문직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실력자인데, 쉽사리 자신이 모른다는 걸 실토할 순 없는 노릇이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


일단 시치미를 떼기로 했다.

어쩌면 이게 지금 상황을 벗어 날 수 있는 비장의 수단이 될지도 모른다는 감이 들었다.


덥석.


순간 들었던 감이 썩은 감이라는 걸 깨달았다.


“흐으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요? 제가 알게 해드릴까요?”

“끄으으아아아!!”


골렘은 감히 주인의 심기를 건드리는 휴텀을 용서할 수가 없었다.

바로 뒤통수를 잡아서 천천히 압박하면서 들어 올렸다.


“야. 절대 놓치지 말고, 죽이지도 마라.”

“네. 주인님.”


골렘에게 지시를 내린 유이한은 지금 온몸에 퍼진 분노를 쏟아낼 상대를 쳐다봤다.


“봤지? 내가 갑자기 일이 생겼다.”

“그럼···”


구조대의 총책임을 맡은 기사가 유이한과 협상을 하려 했다.

상대는 다름 아닌 문화재급 실력자다.

여기선 최대한 유이한의 조건을 들어주어 휴텀에게 정보를 들은 다음 본국에서 지시를 기다릴 생각이었다.


“돌아가신 조상님께 인사드리고 싶은 순으로 덤벼라!”


아쉽게도 유이한은 이들을 곱게 놔줄 생각 없었다.

머리까지 분노에 휩싸였기에 여태 걱정하던 뒷감당은 생각하지도 못하고, 최소한 팔이나 다리 정도는 잘랐다가 다시 붙여서 돌려보낼 생각이었다.




@ @ @




유이한은 스페신웨이에서 일을 전부 마치고 마지막으로 광산에서 오우거와 고블린을 둘러봤다.

더는 문제 없을 거라고 판단한 유이한은 블링크를 써서 다음 목적지를 향해 이동했다.


아무리 순간이동에 가까운 블링크를 써도 같이 있는 일행이 있는 이상 어쩔 수 없이 중간에 쉬어야 했다.


“우웨에엑.”




한참 멀미를 끝내고 잠시 쉴 때 한우연이 유이한에게 물었다.


“근데 그 마족들은 진짜 놔줘도 되는 거야? 지구 모험가 연합을 써서 또 귀찮게 하지 않을까?”

“나도 몰라.”

“그럼 왜 그냥 놔줬어?”


유이한은 구조대라는 녀석들을 한참 밀어붙이다가 한 녀석이 명예를 건 대결을 하자고 했고, 그걸 받아들여 전원 살려줬다.

물론 몇 가지 중요한 정보는 다 챙겼다.

베니로라는 인물에 대해서라든가.

지금 향하는 알레샤드 왕국에 개설된 캘포드 상회 분점이라든가.


“그거야 그 녀석이 기사의 명예를 걸고 싸운 대가?”

“하긴, 명예고 나발이고 그 정도로 희생했으니까. 그래도 그 녀석들은 우리나라로 말하면 정보부잖아. 부서가 틀린 데 통할까?”


자신을 기사라고 밝힌 구조대 총책임자는 천천히 사지가 잘리고 나중엔 머리도 분리되었다.

바로 살리고 치료를 해주긴 했지만, 그 정신에 남은 후유증은 아마 평생을 따라다닐지도 몰랐다.


“아니면 또 해주지 뭐.”


덤덤하게 말하는 유이한을 바라본 한우연은 그 상황이 다시 발생하면 그땐 어딘가 산책이라도 갔다 오리라 마음먹었다.




잡담을 나누며 일행이 속을 진정시킨 걸 확인한 유이한은 가던 길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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