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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호빵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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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민트호빵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6
최근연재일 :
2019.09.03 16:05
연재수 :
117 회
조회수 :
344,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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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46
글자수 :
607,892

작성
19.08.26 16:05
조회
965
추천
15
글자
12쪽

#111

DUMMY

-111-




‘아무리 저쪽 세상엔 용사 시스템이 없다고 하지만 너무 한 거 아닌가? 성검은···’


마왕의 걱정은 알아서 일행 중 다른 자가 유이한에게 전달했다.


“제정신이냐? 아님. 까먹었냐? 성검은 용사로 인정받지 못하면 못 써.”


성검의 주인으로 인정받고, 전대 용사에게 인정받아서 겨우 정식 용사 취급당하고 있는 한우연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비전투 목적이라면 타인이 성검을 들 수도 있었지만, 지금 유이한처럼 명백한 전투 의지를 가진 상대라면 성검을 들 수 없다.

먼저 성검이 상대를 거부하기 때문이다.

한국에 있는 마탑 지부에서도 몇 명의 지원자가 이미 예전에 실험을 끝낸 상태다.

그 실험에 자발적(중요!)으로 참여한 지원자들은 심한 경우 팔이 터져나가기도 했다.

모두 힐 마법으로 치료를 하긴 했지만, 그 극심한 고통 때문에 후유증을 앓기도 했었다.


“그랬나? 뭐 대충 힘으로 밀어붙이면 되겠지. 일단 줘 봐.”“야! 이 미친놈아!”

라고 한우연은 소리를 지르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유이한의 뻐끔거리는 입 모양을 읽고 말았기 때문이다.


(계획이 있어.)


‘그 계획이 뭔진 모르겠지만. 다름 아닌 처남이니까.’


정식으로 용사가 되며 새로 세운 미래계획으로는 두 아이의 아빠까지 완료되어있는 한우연이다.

그 계획 속에서 자연스럽게 처남이 된 유이한의 실력을 믿었기에 성검을 던져줬다.

결코, 다쳐봤자 알아서 치유할 거라는 생각에 준 게 아니다.

그동안 알고 지내며 겪었던 유이한의 실력을 믿어서이다.


한우연은 이렇게 자기 최면을 걸면서 죄책감을 조금이나마 덜어냈다.




검집째 성검을 받은 유이한은 당당하게 마왕에게 내밀어 보였다.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보시다시피 이제 일국의 왕에게 도전할 최소한의 자격을 갖췄습니다.”

“저기. 그 성검이 나한테 도전할 자격은 아닌데.”


지금 상황을 별로 바라고 있지는 않았지만, 유이한에겐 한가지 로망이 있었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자고로 과거 수많은 RPG에서 성검이 아무리 썩은 무기라도 마지막 마왕과의 결전에선 무조건 써야 하는 무기라고요.”


용사는 아니지만, 마왕과 싸우게 된다면 성검을 들고 용사 대신 싸우는 왕도 RPG의 결말을 재현하는 것이었다.




마왕은 정말 귀찮게 됐다.

‘그분’에게 받은 명령은 저 녀석을 멀쩡한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는 아이에게 보내는 것이다.


‘인포스 후작의 보고로 막무가내라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동료(용사)의 경고도 무시.

상식도 결여.

오로지 자기의 의지대로 밀고 나간다.


‘아니지. 이건 의지라고 하기보단 오기라고 해야겠지.’


어떻게 해서든 저 성검을 꺼내지 못하게 해야 한다.




마계에는 과거 마왕에게 과한 충성을 보이며 용사의 성검을 훔치려고 했던 자들에 대한 기록이 온전히 보존되어 있다.


-운이 좋아서 형체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만 타버린 시체.

-여기저기가 조금 손실될 정도로 타버린 시체.

-2/3 정도가 소실되어 증인이 없었다면 신상을 알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시체.


등등이 성내 역사관에 보존되어 있다.




‘인포스 후작의 보고엔 저 인간이 말도 안 되는 회복 마법을 쓸 수 있다고도 했었지. 설마 그걸 믿고 저런 무모한 짓을?’


무슨 수를 쓰려는지 마왕은 살짝 기대했지만, 그걸 알 리 없는 유이한은 가장 효과적이고 무식한 방법을 선택했다.


유이한이 성검의 그립(grip)을 잡자 미간이 살짝 모여들었다.


“반항하네. 그래 봤자!”


마왕에겐 유이한의 손으로 마나가 모여드는 게 느껴졌다.


‘지금 힘으로 성검의 반발을 눌러버렸어?’


유이한이 한우연에게 말한 계획이 바로 이것이었다.

오로지 압도적인 힘으로 성검을 억누르는 것이다!




“어? 또 왜~”


이번엔 검집에서 성검이 빠지질 않는 모양인지 성검을 뽑으려 다가 난감한 표정이 되었다.


‘아무래도 성검에게 단단히 미운털 박힌 모양인데? 반발도 힘으로 억누를 정도면 내가 딱히 걱정할 필요는 없겠어.’


마왕은 성검을 뽑지 못하는 상황에 안도했지만, 유이한은 조금씩 분노를 적립해갔다.

멋지게 성검을 뽑아 마왕에게 이상한 동굴에서 (강제로) 주입받은 구) 마왕이 개발한 베니로 검술로 화려하게 승리하려는 유이한의 계획이 초장부터 발목을 잡힌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아! 진짜! 이 고철 덩어리가!”


쩌저적.

후두둑.


유이한은 성검을 감싸고 있는 검집에 마나를 주입했다.


모든 사물에는 마나가 흐르지만, 과도하게 모이게 되면 그 그릇이 되는 물체에 해를 입히는 법이다.

지금 쪼개지는 검집처럼.


마탑의 대표들이 성검을 옮기고, 외관도 그에 걸맞은 수준이어야 한다고 해서 일부러 마탑의 창고에서 가장 비싼 검집을 찾아서 내주었다.

금속으로 이뤄진 표면에는 금박으로 유려하게 새겨진 문양과 작지만, 그 존재감을 부담 없이 뽐내고 있는 보석들이 박혀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 검집이 말라 비틀어진 땅처럼 갈라졌다.

철 부스러기가 떨어지는 건 물론이고, 치장된 장식도 같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됐다. 안 빠지면, 겉을 깎아버리면 그만이지.”




유이한의 행패에 마탑에서 저 검집을 직접 받은 당사자는 거품을 물었고, 그 광경을 구경하던 수많은 마족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저런 무식한 야만인이!”

“힘만 믿고 설치는 저 무뢰한···”

“하아~ 나도 저렇게 너덜너덜···”

“예술품의 가치도 모르는···”


유이한과 한우연에게 익숙한 목소리의 함정이 하나 있지만, 대부분 검집의 아름다움을 사정없이 갈아버린 유이한에 대한 분노였다.

그리고 가장 분노한 자는.


‘이렇게 성검을 힘으로 제압하다니. 아니. 이건 내게 힘을 과시하는 건가?’


유이한의 모습을 오해하는 마왕도 아니다.


[꺄! 야! 이 미친놈아! 난 너 싫다고! 저리 꺼지라고! 왜 남의 럭셔리 라이프를 갈가리 찢어버리는 건데!]


바로 졸지에 집을 강제 철거당한 노숙자 성검이었다.


“좀 협력해라. 응?”


유이한이 소리를 지르며 날뛰는 성검에게 마나를 밀어 넣었다.


[꺼져! 내가 손이 없는 게 한탄이다. 손만 있었어도 네놈한테 멋지게 중지를 들어 올려줬을, 하윽.]


말 많은 성검을 조용히 시키려 마나를 더 주입한 게 정답이었는지 성검이 교성을 지르더니 조용해졌다.


“기다렸습니다. 이제 시작해볼까요.”


성검을 들고 유이한이 자세를 잡으며 말을 했다.


“내가 여기서 마왕을 처단하고 진정한 용사가 될지. 아니면 새로운 마왕이 될지.”

“잠깐! 그건 둘 다 네가 이긴다는 가정이잖아.”


마왕이 다급하게 태클을 걸었지만, 유이한은 내심 이 상황을 기다렸었다.


그동안은 어째선지 원하는 방향의 태클이 들어온 적이 거의 없어서 포기하고 있었지만, 역시 상대가 마왕쯤 되는 거물이다 보니 보기 좋게 흐름을 타주었다.


유이한의 기준에선 너무 이상적인 상황이라 자기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이걸 정면에서 보고 있는 마왕에겐.


‘대답할 가치도 없는 우문이라는 건가?’


즉위한 지 58년 차 마왕의 마음에 오랜만에 불을 지피는 순간이었다.




‘그분의 명령도 있지만 그 전에. 이 세계를 지탱하는, 숨어있는 한 축을 담당하는 자로서의 힘이라 걸 보여주마!’


‘침공’ 이벤트가 벌어지면 모든 능력치가 300을 넘어가지만, 평상 모드에선 평균 200의 능력을 자랑하는 마왕이다.

상대가 아무리 강하더라고 해도 충분히 이길 자신이 있었다.




@ @ @




유이한은 일부러 베어오는 마왕의 검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안으로 파고들려 했다.


‘성벽에 필적한다는 방어력을 믿고 이러는 건가? 그렇다면!’


보고서에서 읽은 유이한의 특징 중 하나를 기억해낸 마왕은 바로 검의 궤도를 횡에서 점으로 바꿨다.

아무리 튼튼한 갑옷이라고 해도 이음새의 미세한 부분은 뚫리기 마련이다.


마족이라는 종족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격려하게 움직이는 상대의 미세한 틈을 노리긴 극히 어렵다.

더군다나 움직이는 힘의 방향을 억지로 틀어버리는 지금 상황에서는 더더욱.


하지만.


‘나는 마왕이다!’


마왕의 자존심과 능력치가 그를 가능케 만들었다.


휙.


먼저 어깨 관절 부분의 작은 틈.

한 점을 노리면서도 마왕은 유이한의 얼굴을 쳐다봤다.

이건 대대로 마왕들이 끊임없이 수련하고 있는, 베니로가 남긴 모든 무술의 기본이었다.


‘뭣!’


유이한 또한 마왕을 똑같이 쳐다보고 있었다.

유이한은 뇌에 창시자가 직접 모든 걸 때려 박아줬기 때문에 수련의 깊이가 마왕과는 비교도 안 되는 수준이었다.


아직도 순간순간 공격하는 목표로 시선을 옮기는 마왕과는 다르게 유이한은 처음부터 마왕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끼익!!


살짝 어깨를 틀어 갑옷이 마왕의 검과 마찰음을 내는 사이 유이한은 성검으로 상대를 베어 올렸다.


휭.


“검술을 열심히 수련하셨군요.”


마왕은 급하게 뒤로 물러섰기에 갑옷의 가슴 부분에 작은 상처를 남기는 것으로 공격을 피할 수 있었다.


“역시 자네가 베니로 검술을 익혔다는 건 사실인가 보군.”


유이한은 주변 마족이 웅성거리는 건 상관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휴텀 캘포드를 선두로 마왕 직속 조사대 까마귀의 모든 대원과 이들을 구하기 위해 파견되었던 왕실 근위 기사단은 복귀하는 도중 마계에서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했었다.

앞에는 유이한과 그 일행, 뒤에는 지마와 기사 전대 나이트 레인저가 버티는 최악의 형태였다.

끝까지 발악하려 했지만, 지구에서 신에게 직접 힘을 하사받은 지마와 자연재해보다 무서운 지랄 맞은 성격의 유이한 앞에서 손쉽게 제압당했다.

지금은 근처 영주가 수습해준 덕분에 상처를 치료하고 요양을 하는 상태지만, 이들은 마계 최고의 조사대다.

이미 대륙을 넘어오기 전에 유이한에 대한 보고를 비싼 마법 도구를 써서 끝마친 상태였다.

인포스 후작이 미처 몰랐던 유이한의 검술에 대한 정체까지.




마왕으로선 정보를 알고 있으니 당하지 않겠다는 의지표명이었지만, 유이한의 입장에선 조금 열 받는소리였다.


뇌로 직접 무술을 주입 받은 덕분에 전투 중엔 표정을 잘 들어내지 않아서 상대가 눈치채지 못하겠지만 속으로는 분해서 바닥을 발로 쿵쿵 내려치고 있었다.


‘젠장. 이미 알고 있었다니. 마지막에 짜잔 하면서 ‘이게 너희가 죽어라. 수련만 하는 베니로 검술의 완성판이다.’라고 놀래주려 했는데.’




@ @ @




베니로 검술을 익힌 유이한이 아슬아슬한 장면을 몇 번 연출할 때마다 오히려 공격을 가한 마왕의 갑옷에 상처가 늘어나고 있었다.


‘이번엔 기필코!’


끼끽!


마왕이 전력을 쏟아부은 상단 내려치기를 성검이 막아내며, 두 검은 고막을 괴롭히는 소리를 자아냈다.


[응? 뭐야?? 온몸이 아프다 했더니 뭐야? 기절시키고 온몸을 난자당하는 느낌이 이런 거야?]


조용하던 성검이 마침 깨어나고 말았다.


“닥치고, 좀 더 잠들어라!”


유이한은 손에 들려있는 성검에 마나를 주입했다.


평상시의 유이한이라면 딱 성검이 조용해질 만큼만 마나를 주입했겠지만, 지금은 전투 중.

그것도 정부에서 주관하는 각성 프로그램에서 각성하고 난 뒤 가장 격렬한 전투 중이었다.

쉽게 말해서 살짝 흥분한 상태였다.


기절하기엔 약간 모자란 마나를 주입받은 성검이 괴성을 질렀다.


[하윽. 내가. 주인이 아닌 다른 남자의 검이 돼버려~!]


갑자기 성검이 내뱉은 괴성은 유이한과 마왕뿐만 아니라 주변의 모든 사람이 민망해지는 광역 공격을 내포하고 있었다.


“좀 닥치고 있어 봐!”


살짝 얼굴이 붉어진 유이한은 마나를 더욱 주입했다.


[아흐윽~ 다른 사람의 마나가 나를 꿰뚫으려 해!]


땡그랑.


도저히 더는 들어 줄 수 없던 유이한이 그대로 성검을 손에서 놓아 버렸다.


“죄송합니다. 졌습니다.”


유이한이 각성하고 처음으로 순순히 패배를 인정하는 순간이었다.


민망한 마음에 달아오른 얼굴을 감추려 고개를 숙였는데, 성검이 눈에 보였다.

지금 상황을 만들어낸 짜증 나는 성검을 발로 차서 한우연이 있는 쪽으로 밀어버렸다.


“그, 그래.”


짝짝짝.


승리를 인정하는 마왕이나, 그 축하를 기리며 손뼉 치는 마족이나, 그 누구도 석연치 않은 표정을 짓고 있는 건 당연한 현상일지도 몰랐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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