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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호빵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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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민트호빵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6
최근연재일 :
2019.09.03 16:05
연재수 :
117 회
조회수 :
344,923
추천수 :
4,846
글자수 :
607,892

작성
19.07.30 16:05
조회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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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글자
12쪽

#96

DUMMY

-96-




오우거에게 간단히 과거를 떠올려준 유이한은 현재 상황을 전해 들으려 했다.

이미 자기가 ‘일 번’이라고 우기는 녀석한테 대략적인 상황은 전해 들었지만, 그래도 족장이라는 자의 입으로 보고를 듣는 모습을 마을에 있는 전 고블린에게 보임으로써 ‘공포의 군주’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는 적극적인 의견 때문에 이런 쇼에 가까운 일을 벌이고 있었다.


‘이 오우거 녀석은 거의 변함 없는데, 고블린 녀석들은 ···기억 속의 모습이 별로 없어.’


단기간-유이한 기준으로-에 이렇게 변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고블린은 전체적으로 모습이 변했다.

대략 기억에 있는 예전 모습이 ‘시궁창에 오물’이라면, 지금은 ‘리뷰보고 샀더니 이쁜 쓰레기’급으로 환골탈태했다.

외모는 변했지만 속은 그대로였는지, 유이한에게 감히 의견을 내겠다며 벌벌 떠는 모습이나, 정말 목숨 걸고-말하다가 숨넘어가는 줄 알았다.- 이유를 피력하는 모습에 한편으론 안도했었다.


추가로 이 오우거는 한결같은 모습에다 행동거지라서 조금 더 안심했다.




“···이상으로 정문의 수비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 많잖아!”


딱!


이번 딱밤은 유이한도 모르게 힘이 조금 실려서 힘을 빼려 했지만, 늦었다.

손을 치운다는 선택지도 있었지만 하지 않았다.


‘그냥 맞자. 운명이다.’


“!!!”


오우거는 입을 벌린 채 소리도 내지 못하면서 바닥을 데굴데굴 굴렀다.

유이한은 몇 번 본 장면이지만, 마을에 모인 고블린 중 조금 어려 보이는 녀석들은 처음 보는지 기겁을 하며 한 발짝씩 뒤로 물러났다.

본능적으로 유이한에게서 멀어지려는 자기보호 기능이 발동한 것이다.


“야. 하루에 세 명씩 고블린이 죽는데 그거 어디에 문제가 없어!”


정확하게 ‘일 번’에게 미리 보고 받은 숫자는 하루 평균 2.1명이었지만, 유이한은 생물 목숨에 소수점은 없다며 바로 올림으로 계산했다.

그냥 계산하기 귀찮았기 때문이지만, 일 번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하찮게 생각하는 자신들의 목숨도 엄연한 목숨으로 생각해주는 공포의 군주에게 더욱 충성심을 갖게 되었다나.


문제는 족장이라는 녀석이었다.

아니. 어쩌면 실제로 마을을 다스리고 있었기 때문에 5년이나 지속해서 소모되는 부족민들을 보면서 자신의 정신을 보호하려는 오우거 나름의 수단이었을지도 모른다.


“한 명. 한 명. 다 내 손을 거친 소중한 부하들이다! 허투루 쓰지 말라고!”

“넵! 재성합니다.”


척.


고통에 바닥을 구르던 오우거는 바로 원산폭격 자세로 전환한 것까진 이미 정재찬이 벌여놓은 술수라는 걸 알고 있어서 별로 놀라지 않았다.

하지만,


“야! 너흰 갑자기 무릎을 꿇는 건데! 안 일어나?”


모여있던 고블린들이 전부 유이한을 향해 무릎을 꿇으며 바닥에 엎드렸다.


“군주님. 제가 한 말씀 드려도 되겠습니까?”


옆에 있던 일 번이 유이한에게 부족민을 대표해서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려고 했다.


“안돼. 너도 저기 가서 같이해.”


유이한은 손가락으로 오우거를 가리켰다.


“네?”

“가.”


갑자기 왜 혼나야 하는지 이유를 몰라서 어리둥절한 일 번에게 턱짓으로 빨리 가라고 재촉했다.

이유는 몰라도 다 공포의 군주께서 하시는 일이니 필요한 거로 생각하며 일 번은 오우거 옆에서 같이 머리를 땅에 박았다.


“야! 너넨 안 일어나? 그냥 그대로 영원히 엎드리게 해줘?”


일부러 유이한은 목소리에 마나를 담아 위협적인 소리를 만들어냈다.

바닥에 엎드린 고블린들은 그 소리의 폭력에 흠칫 몸을 잘게 떨면서 최대한 빨리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모습을 본 유이한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모여있는 고블린을 쭉 훑어봤다.


“너희가 ‘공포의 군주’라며 두려워하는 내가 선포한다. 난 남에게 내 것을 뺏기는 걸 극도로 싫어한다.”


한 박자 쉬며 분위기를 살펴보니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려는 건지 의아해하는 모습이 몇몇 보였다.

특히 옆에 있는 한우연과 골렘에게서.


“오늘부터 너희 목숨은 대대손손 내 것이다! 마음대로 죽지 말아라! 혹여나 내 것을 탐하는 자가 있다면 전력을 다해 저항해라! 거래는 하더라도 강탈당하는 건 절대 용서 못 한다! 참고로 너희 목숨은 거래 대상이 아니니까 잊지 말도록!”


유이한의 선포에 누구와 누구는 팔을 문질렀고, 누구는 테이블에 고개를 처박은 채 가족의 추태뿐만 아니라 생판 남의 추태까지 겪어야 하는지 운명을 원망했으며, 절대다수는 대부분 눈물을 흘리며 환호성을 질렀다.

그 절대다수에 유이한이 생각지도 못한 존재가 속해있을 거라는 여기 있는 그 누구도 상상조차 하지 못했었다.


‘이걸로 일 번이가 원한 대로 사기진작은 문제없겠지?’




오우거를 기다리는 동안 마을의 2인자인 일 번은 유이한에게 보고를 하면서 목숨을 걸고(?) 부탁을 한 사항이 있었다.


“군주님. 최전선에서 전투하다 보면 옆에 있던 동료의 죽음에 이성을 잃고 날뛰다가 어이없이 죽는 전사들이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고자 조금만 저희의 사기를 올려주실 수는 없으십니까.”


일 번이의 속뜻은 군주의 축복. 즉, 강화해달라는 소리였지만, 고블린 중 최대 강화 수치는 +3이었다.

이걸 한 번 강화하면 쿨타임이 무려 25시간이다.

하나 정도는 해줘도 상관없겠지만, 여긴 ‘마을’이다.

누군 축복을 받고 누군 못 받았다는 소리가 나오면 지금의 통치 체제가 무너질 수도 있다고 판단한 유이한의 궁여지책이 이거였다.


절대 귀찮아서가 아니다.

여길 정리하고 또 갈 길이 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라고 유이한은 자신에게 핑계를 대고 있었다.




@ @ @




오우거에겐 조금 더 마을 구성원을 아끼라고 잔소리하며, 잘 지켜왔다고 당근을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2인자 일 번이에겐 족장인 오우거가 실수를 한다면 그걸 최대한 옆에서 만회할 수 있도록 보좌를 더욱 열심히 하라고 하며, 일 번이를 특별한 존재라는 걸 부각했다.


‘이 정도면 됐겠지?’


옆집 사는 일꾼만 축복을 내리면 시기 질투를 불러일으키겠지만 한 명만, 그것도 특별한 지위의 한 명만 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유이한은 다들 보는 앞에서 일 번이를 강화해줬다.


“너에게만 특별히 축복을 내리는 이유는 단 하나다. 족장을 더욱 보좌해서 내 마을을 더욱 부흥시키라는 의미다.”

“군주님의 뜻을 받들겠습니다.”


바닥에 엎드려 절을 하는 일 번이를 보며 유이한은 고개를 끄덕여줬다.


‘이젠 오우거랑 둘 다 +4 강화다. 그만큼 더 똑똑해졌을 테니 너희가 알아서 딴 애들 단련시켜라. 언제까지 나한테 빌붙을 생각하지 말고.’




유이한은 아공간 창고에서 각종 물자를 꺼냈다.

무려 이번에 한국에서 6개의 마트를 반쯤 털어온 물자다.

쌀과 밀가루를 비롯한 주식부터 각종 채소, 고기, 가공품, 등 식량을 쏟아냈다.

보관은 말 한마디에 마을 한쪽에 거대 냉동고를 만들어서 거기서 보관하도록 했다.


“그리고 이건 낫이랑, 호미랑, ···”


마트에서 파는 각종 도구도 쏟아냈다.

거기엔 각종 씨앗도 포함된 맞춤형 셋트다.


“저··· 주인님?”

“알았어. 밭도 없고, 태양 빛도 없다는 거지? 자.”


유이한은 마을의 벽을 넓혀 밭도 만들어줬다.

천장엔 작은 태양을 설치하고, 옆에 우물도 만들었다.


‘전부 한 번씩 만들었던 거라 쉽네.’


영토 선포를 한 덕분에 쉽게 마을 리모델링을 끝낸 유이한에게 여전히 머리를 긁적이는 오우거가 옆에 붙어있었다.


“왜? 뭐가 더 필요한데?”

“그게 아니라요.”




오우거는 광산 내에 원하는 작물이나 각종 약초가 자라나는 장소가 있다는 사실을 쭈뼛거리며 유이한에게 알려줬다.


“뭐? 지금 뭐라고 했냐?”

“예를 들어 저희가 식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가면 먹을 수 있는 각종 열매나 잡곡이 열려있는 장소가 있습니다요.”

“그러니까 네 말은 도라에X보다 편리한 기능을 하는 신기한 장소가 있다는 소리지?”

“도···??? 그게 뭔가요?”


오우거가 유이한의 드립을 알아들을 리가 없었기에 혀를 차며 넘어갔다.


“어쨌든. ‘나와라. 만능 재물.’ 이런 말도 안 되는 장소가 있다는 거잖아.”

“네. 저희는 주인님의 축복을 받은 곳이라 해서 ‘공포의 제단’이라고 부르고 있습죠.”

“왜 잘 나가다가 이름이 그따위냐?”


눈치 빠른 오우거는 유이한의 심기를 건드렸다고 생각해서 바로 바닥에 머리를 박았다.




@ @ @




그동안 부족했을 거로 생각했던 내부 생활을 더욱 풍요롭게(?) 만든 유이한은 일행을 이끌고 정문으로 향했다.

지구 모험가 연합의 공세도 무한한 게 아니었기에 지금처럼 잠시 숨 돌릴 틈도 있었다.


유이한이 다가오는 걸 눈치챈 고블린들은 최소한의 경계 인원을 남기고 5년 만에 돌아온 공포의 군주를 맞이하기 위해 모여있었다.


“오~ 고블린 중에는 마법사도 있나 보네?”

“보고로는 들었지만, 상당한 수준의 얼음 마법이군요.”


한우연과 루린이 각자 감탄을 자아냈지만, 골렘은 어딘지 모를 동질감을 느꼈기에 가만히 살펴만 보고 있었다.


“···”


유이한은 말없이 예전에 만들었던 얼음성벽이 재현되어있는 모습과 오우거를 번갈아 봤다.


“침략이 있을 때 주인님이 만든 든든한 벽을 떠올렸더니 어느새 나타나 있더라고요.”


이걸로 유이한은 이 광산의 마나가 오우거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고 있다는 걸 확신했다.


‘도라X몽 제단도 그렇고. 이 성벽도 그렇고. 이 땅에 있는 마나가 열일하네. 고생들이 많다.’


칭찬하는 유이한의 마음을 알았는지 성벽 주변이 순간 반짝였다.


“우와~ 이쁘다.”


루린의 감탄에 주변 고블린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왜? 난 이쁜 거 이쁘다고 하면 안 돼?”


갑자기 집중되는 이목에 루린이 부끄러웠는지 귀까지 발갛게 달아오르며 투덜거렸다.

그때 자신을 ‘십 일 번’이라고 소개한 고블린이 유이한에게 다가왔다.


“군주님. 잠시.”


뭔가 중요한 비밀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한 유이한은 십 일 번과 함께, 골렘을 중심으로 루린을 놀리고 있는 일행과 잠시 떨어졌다.


“군주님. 저 여자한테 군주님의 동료분들과 같은 냄새가 납니다.”

“응? 냄새?”


유이한은 코를 킁킁거렸지만, 거리가 떨어져 있기도 했고, 광산이라 약간 답답한 공기만이 느껴질 뿐이었다.


“그런 냄새가 아니라. 뭐라고 할까 그분들과 같은 종족의 분위기? 그런 거 말입니다.”

“응? 아~ 뭐!?”


십 일 번은 유이한에 대한 높은 충성심을 바탕으로 그가 없는 동안 그의 동료에게도 충성을 다했다.

한때 직접 자신을 죽음으로 몰아넣기는 했어도 공포의 군주가 인정한 동료라는 마음이 우선이었다.


십 일 번은 +3 강화를 받은 중요 전력이었기에 광물 거래를 위해 오는 인간들과도 자주 접하고, 정재찬 일행과도 자주 접하다 보니 마족 특유의 미묘한 분위기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저 루린이라는 여자에게서 그 미묘한 감각을 느낀 것이다.




@ @ @




유이한은 오우거만 일행에 데리고 광산 입구로 나왔다.


“주인님. 이렇게 밖으로 나오니 그때 생각이 나네요. 주인님 동료를 보자마자 광산으로 도망쳤, 끄헙.”


말을 끝까지 하지 못한 오우거는 옆구리를 부여잡고 바닥에 쓰러졌고, 골렘은 혀를 끌끌 차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에헴. 화려하게 시작해볼까?”


이전엔 임시 거주지로 쓰였으며 지금은 지구 모험가 연합에게 완전히 점령당한 작은 마을을 향해 유이한을 손을 내 뻗었다.


작가의말

예고대로 광산을 빠져나왔습니다;;;

. 빠져만 나왔습니다;;;


??? : 사장님 여기 뚝배기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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