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민트호빵님의 서재입니다.

F인데 최강능력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완결

민트호빵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6
최근연재일 :
2019.09.03 16:05
연재수 :
117 회
조회수 :
344,929
추천수 :
4,846
글자수 :
607,892

작성
19.08.09 16:05
조회
1,064
추천
20
글자
12쪽

#102

DUMMY

-102-




레오스 왕국의 왕성이 있는 레이델리스에 도착하자마자 유이한은 골렘을 시켜 그간 하늘이의 행적을 수소문했다.

이내 돌아온 골렘의 보고를 들은 유이한은 머리를 감싸 쥘 수밖에 없었다.


“···군림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 하늘이 이야기 한 거 맞지?”


한우연의 질문에 골렘은 작은 한숨을 내쉰 후 따져 들었다.


“대체 뭘 들은 겁니까? 정말 청각이 망가졌나 본데. 제가 손 좀 봐 드릴까요?”


아무리 농담이라는 걸 알아도 그동안 이 골렘이 해온 짓을 알고 있는 한우연은 자동으로 몸이 움찔하며 반응했다.

특히 관절이 없는 것처럼 늘어나면서 흐물거리는 손가락을 볼 때면.


“야. 좀 조용히 해봐.”

“넵. 죄송합니다.”


유이한의 한마디에 골렘은 바로 고개를 숙이며 사죄하면서 장난은 바로 종료됐다.


“그러니까 네가 모아온 정보에 의하면, 하늘이가 근처 숲의 신수가 됐다는 말이지?”

“네. 덤으로 나라의 상징도 되었습니다.”


골렘의 추가 설명에 의하면 순백의 털은 보는 사람에게 없는 신앙심도 만들어낸다고 한다.


‘그거 이교도 아냐? 위험한 거 아냐?’


이 나라도 엄연히 인간족의 나라라서 유일신인 여신 에오미티를 섬기는 단일 종교가 뿌리 깊게 박혀있었다.


“아. 이건 정말 신앙심이 아니라 하늘이 같은 애완동물을 키우고 싶다는, 한국으로 치자면 집사가 되고 싶다는 그런 종류의 신앙이라서 안심하셔도 됩니다.”


눈치 만렙 골렘은 유이한의 걱정을 바로 캐치해서 처리해줬다.


“그래. 그리고 가끔 중앙 광장에 모습을 드러내고, 아이들하고도 잘 놀아줘서 관광상품화도 되었고?”

“역시 주인님이십니다. 아직 말씀드리지 않은 내용까지 꿰뚫어 보시다니.”


골렘은 과장되게 한쪽 무릎을 꿇으며 유이한에게 고개를 숙였다.


골렘에겐 그저 주인이 대단해 보였지만, 유이한에겐 별거 아니었다.

여기 왕성에서 얹혀살 때 하늘이 행동 패턴과 지금 창문 밖에서 들리는 소리를 조합하면 답은 간단히 나왔다.


“하아~ 됐고. 창문이나 열어.”

“넵.”


골렘이 창문을 열자 저 멀리에서 떠드는 아이들의 소리가 더욱 크게 들려왔다.

건물에 방음이라는 의미를 부여할 생각이 없는 세계라 아까부터 꺅꺅거리는 아이들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짝.


유이한은 마력을 담아 손뼉을 쳤다.

한우연과 골렘은 이게 무슨 짓인지 유이한을 바라보고 있는데 밖에서 들리는 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었다.

아이들의 소리가 바로 창문 밖에서 들리는 것 같다고 느낄 때쯤 벽에서 큰 소리가 났다.


쿵!


“어?”


서둘러 창문으로 향한 유이한과 한우연은 바닥에 널브러져 다리를 떨고 있는 거대한 흰색 털 뭉치와 그 모습을 걱정스럽게 보고 있는 아이들을 볼 수 있었다.




@ @ @




여관 주인에겐 벽에 금을 가게 해서 죄송하다고, 넉넉하게 수리비를 건네드리고 일행은 밖으로 나갔다.


“컹!”


충격에서 헤어난 하늘이는 꼬리를 붕붕 돌리면서 로브를 뒤집어쓴 유이한 앞에서 최대한 애교를 떨었다.


“이한아. 이거 하늘이 맞아?”

“아마, 도? 맞겠지?”


마지막으로 봤을 때보다 덩치가 무려 3배 이상 불어난 흰색 털 뭉치 녀석을 난감하게 바라보는 둘에게 골렘이 질문했다.


“제가 정보를 모으며 들은 이미지랑은 정확히 일치하는데. 원래 이렇지 않았었나요?”

“응. 아무리 털이 많았다고는 하지만 훨씬 날렵하게 ···생겼었지.”


한우연도 과거의 하늘이 모습을 상상했는지 말하는데 조금 망설임이 있다.


“하아. 넌 대체 얼마나 처먹은 거냐? 응?”

“컹!”


유이한이 하늘이의 얼굴을 양손으로 붙잡고 흔들었다.


그저 오랜만에 보는 주인이 좋은 하늘이는 열심히 꼬리를 흔들었다.


그때 한 아이가 다가와 유이한의 로브를 잡아당겼다.


“아저씨! 하늘이 괴롭히지 마요!”


6, 7살 정도로 보이는 아이의, 로브를 잡은 손이 떨리고 있는 거로 봐선 두려움에 떨면서도 하늘이를 위해 용기를 내서 유이한에게 말을 건 것이다.


“괜찮아. 아저씨가 하늘이를 왜 괴롭히겠니? 아저씨는 하늘이 주인인데.”

“네?”


눈이 커지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유이한은 아공간 창고에서 막대 사탕을 통째로 꺼내서 아이에게 주었다.


“이건···”

“이건 그동안 하늘이랑 잘 놀아줘서 아저씨가 주는 선물이야.”

“아뇨. 이건 뭔가요?”


“풉! 컥.”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어떤 상황인지 안 봐도 눈에 선하게 재생되는 유이한은 이게 무슨 물건인지 이리저리 살피는 아이에게, 친절하게 뚜껑을 열어서 안에 있는 막대사탕 껍질을 깐 다음 아이 입에 넣어주었다.


“음! 달아!”

“응. 이거 사탕이야. 가져 선물이다.”

“고맙습니다! 하늘이 아저씨!”


꾸뻑 인사를 하는 아이와 주변 아이들이 그 아이에게 보내는 선망 눈빛을 확인한 유이한은 사탕 통을 더 꺼냈다.


“다들 이리와. 하나씩 줄게.”


한국에는 미취학 아동에게 선망의 대상인 뽀통령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 이곳. 레오스 왕국의 왕성이 있는 레이델리스에는 유통령이 탄생했다.




“먹을 거로 애들을 매수하다니. 무서운 녀. 커헉.”

“아직도 교육이 안 됐습니까. 휴먼?”


골렘은 한우연의 옆구리를 찌른 팔꿈치를 이리저리 비비며 고통을 배가시켰다.




함박웃음을 지으며 소중하게 사탕 통을 하나씩 들고 돌아가는 아이들을 확인한 유이한은 여전히 헥헥거리며 꼬리 흔드는 소리를 내는 하늘이를 쳐다봤다.


“이 녀석을 어떻게 하지?”


지금 하늘이는 목이 없다.

머리부터 어깨까지 일자형으로 이어지다가, 갑자기 부피가 늘어난다.

완벽한 호리병 몸매가 되어있다.


“너. 뛸 수는 있냐?”

“컹!”


하늘이가 말을 알아들었는지 두어 발자국 움직이다가 앉아서 헥헥거리며 유이한을 쳐다본다.


‘분명 +5 강화를 시켜줬는데 어쩌다가 이 모양 이 꼴이 된 거냐?’




길거리에서 이것저것 시키고 있었더니 익숙한 인물이 한 무리의 병사를 이끌고 다가왔다.


“이게 누구야. 한마디 말도 없이 애완동물 내팽개쳐놓고 사라졌던, 우리 구국의 영웅님이 아니야?”

“아하하. 오랜만입니다. 기사단장님.”


아무리 사람 좋다고 해도 미안한 짓은 미안한 짓이다.

잘못했다는 자각을 하는 유이한은 겸연쩍게 웃으며 넘어가려 했지만, 기사단장인 베닐은 전혀 그럴 마음이 없었다.


“일단 성으로 가지. 그쪽 일행들도 같이.”




@ @ @




유이한과 일행은 족히 서른 명은 수용할 수 있을 정도의 응접실에서 국왕 오드릭을 필두로 몇몇 왕족과 함께 동석하고 있었고, 하늘이는 테이블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앉는 것도 힘든지 바닥에 엎드려있었다.


“오랜만이군.”

“네. 제 예상보다 하늘이 데리러 오는 데 오래 걸렸네요. 죄송합니다. 그리고 맡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니. 그걸 괜찮네. 단지.”

“역시. 식비죠? 저 녀석이 저렇게 돼지가 될 만큼 처먹었으니 엄청나겠죠?”

“그게···”

“죄송합니다. 대략 얼마인지 알려주시면 전부 배상하겠습니다.”


본능적으로 이 왕이 또 귀찮고 이상한 부탁할 거라는 느낌을 받은 유이한은 일부러 하늘이 식비에 대해서 물고 늘어졌다.


‘왠지 크리스가 안 보이는 것도 이상해. 빨리 이 나라에서 튀어야 해!’


있으면 있는 대로 귀찮고, 없으면 없는 대로 불안한 존재가 지금 없다.

안보인다.

유령이니 원래 안 보이는 게 정상이긴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이건 보통 유령이 아니라 신성력을 기반으로 하는 유령에 준하는 뭔가였다.

물리력도 가지고, 때에 따라서 벽도 통과하는 아주 편의주의적인 존재인데, 가장 문제는 어째선지 유이한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유이한에 대해선 카운터픽이나 다름없는 존재다.




유이한이 끈질기게 하늘이 식비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통에 어쩔 수 없이 오드릭 국왕은 성의 재정을 관리하는 자와 요리사 등 필요 인원을 호출해서 식비를 받았다.


결과, 예상대로 당장 가지고 있는 돈보다 많이 먹어서 어쩔 수 없이 유이한이 살짝 손본 마석으로 대금을 치렀다.


‘젠장! 이 돼지 녀석!’


한화로 약 3억에 달하는 마석을 주고 나니 갑자기 돈이 아까워졌지만, 여기서 이렇게 원한을 불태우며 시간을 보낼 수 없기에 유이한은 인사를 하고 떠나려 했다.


왜 이렇게 서두르냐는 오드릭 국왕의 질문에 유이한은 한우연을 방패로 내세웠다.


“여기 이 친구가 마탑 소속 마법사인데, 빨리 마탑에 가야 해서요.”

“아ㄴ, 끄윽.”


재를 뿌리려는 한우연의 팔뚝을 약간 힘을 줘서 비틀며 막은 유이한은 어색하게 웃으며 작별을 고하려고 했다.


“하다못해 할머님이라도 만나고 가게.”


‘지금 그거 만날까 봐 도망치는데 뭔 소리야!’


오드릭은 국왕이라는 나라에서 가장 높은 자리까지 오른 사람이다.

유이한이 왜 이렇게 서두르는지 대충 감을 잡은 오드릭은 굳이 국가 기밀이 어쩌고 따지는 유이한과 그 일행을 지하에 있는 비밀 성지로 밀어 넣었다.




[필멸자ㅇ··· 켁. 아니지. 멍! 오, 오랜만입니다.]


이 성지를 지키는 개가 언제나처럼 대사를 말하려다가 유이한의 모습을 확인하곤 머리를 땅에 박으며 인사를 했다.


“어. 그래. 너 이름이.”


갑자기 이 ‘왜 존재하는지 모를 강아지’ 이름이 기억이 안 난 유이한은 관자놀이를 누르며 잠시 생각했다.


“그러니까.”


지금이 찬스라고 생각한 강아지(?)는 지금이야말로 자신의 웅장하고 멋진 본명을 알려줘서 그 이상한 이름에서 벗어나려 했다.


[제 이름은 ㅇ···]


“아! 문지개! 맞아. 문지개였어. 이 녀석 이름이 문지개야. 웃기지?”

“아하하하. 대단합니다. 설마 이 절묘한 이름을 주인님께서 지어주신 건가요?”


한우연은 고개를 돌려 입을 가리고 있었지만, 어깨가 들썩이는 걸 봐선 틀림없이 웃고 있었다.

사회생활 만렙인 골렘은 배를 잡고 웃으며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유이한을 찬양하려 했다.


“아냐. 쟤 이름은 저기 문 앞에 있는 전직 성녀. 현직 유령이 지은 거야.”


[전직이라니! 지금도 성녀 같은 일을 열심히 하고 있건만!]


크리스는 문 앞에서 무릎 꿇고 기도하고 있는 자세에서 고개만 이쪽으로 돌려서 불만을 토해냈다.

그 앞에서 성지를 지키던 문지개만이 고개를 떨구고 중얼거렸다.


[네. 그렇습니다. 내 이름 따윈 문지개면 되죠. 본명을 댈 자격 따윈 없겠죠. 네.]


더욱 불쌍한 건 이렇게 중얼거려봤자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쩔 수 없이 크리스와 마주친 유이한은 왜 저기서 저러고 있는지 궁금하긴 했지만, 귀찮은 일이 얽힐 것 같아서 일부러 물어보지 않았다.

하지만, 전직 성녀의 특성이 무엇이던가.

원리를 알 순 없지만 유이한의 생각을 읽는 것이다.


[이거? 궁금해? 에헤헤.]


“아니. 전혀! 전혀 안 궁금해!”


히죽 웃는 크리스에게 유이한은 단호하게 말하며 여기서 흐름을 끊으려 했지만.


“왜? 난 궁금한데. 알려주세요.”


유이한이 당황하는 모습이 세상 최고의 풍경이라고 생각하는 한우연이 초를 쳤다.


[그래. 착한 아이구나. 착한 아이에겐 과자를. 아차.]


습관상 가방을 뒤지던 크리스는 다시 기도하는 자세로 돌아갔다.


‘역시 저건 천성이었어.’


[아니야! 단지 오랜만에 사람을 만나서 그런 거뿐이야. 그런데 그쪽 친구는 이름이 뭐니?]


역시나 아직도 생각을 읽힌다고 확인한 유이한은 최대한 아무 생각도 하지 않으려 했고, 크리스는 한우연에게 관심을 보였다.


“아. 네. 전 한우연이라고 합니다. 이 성검에게 인정받아서 임시 용사를 하고 있습니다.”


‘어? 잠깐. 저 문 안에 있는 게 ’용사‘가 남긴 힘의···’


쿠쿠쿵.


언제나 굳게 닫혀 있던 비밀 성지의 문이, 만들어지고 나서 처음으로 열리고 있었다.


작가의말

덥습니다.

더위 조심하시고, 냉방병 조심하시고, 즐거운 주말을 보내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F인데 최강능력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17 #XXX (완결) +8 19.09.03 1,584 24 9쪽
116 #115 +4 19.09.02 1,182 18 16쪽
115 #114 +3 19.08.30 966 19 9쪽
114 #113 +1 19.08.29 911 20 9쪽
113 #112 +4 19.08.27 960 17 9쪽
112 #111 +2 19.08.26 966 15 12쪽
111 #110 +1 19.08.23 1,022 15 9쪽
110 #109 19.08.22 987 20 10쪽
109 #108 19.08.21 946 16 11쪽
108 #107 +3 19.08.20 939 19 7쪽
107 #106 +2 19.08.19 943 16 12쪽
106 #105 +2 19.08.16 1,014 20 10쪽
105 #104 +2 19.08.15 1,005 19 12쪽
104 #103 +5 19.08.14 1,052 20 11쪽
» #102 +2 19.08.09 1,065 20 12쪽
102 #101 19.08.08 1,057 24 12쪽
101 #100 +6 19.08.06 1,120 17 10쪽
100 #99 +1 19.08.05 1,075 21 13쪽
99 #98 19.08.02 1,140 21 13쪽
98 #97 +2 19.07.31 1,203 22 11쪽
97 #96 +3 19.07.30 1,108 19 12쪽
96 #95 +2 19.07.29 1,106 22 7쪽
95 #94 +2 19.07.27 1,152 24 12쪽
94 #93 19.07.26 1,174 21 12쪽
93 #92 19.07.25 1,311 22 11쪽
92 #91 19.07.24 1,269 19 12쪽
91 #90 +1 19.07.23 1,293 22 11쪽
90 #89 19.07.22 1,283 23 13쪽
89 #88 19.07.20 1,283 21 10쪽
88 #87 19.07.19 1,351 25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