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민트호빵님의 서재입니다.

F인데 최강능력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완결

민트호빵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6
최근연재일 :
2019.09.03 16:05
연재수 :
117 회
조회수 :
344,930
추천수 :
4,846
글자수 :
607,892

작성
19.08.21 16:05
조회
946
추천
16
글자
11쪽

#108

DUMMY

-108-





삐진 영감탱이 사념을 달래면서도 왜 이러고 있어야 하는지 유이한은 의문을 품었지만, 일단 여기서 나가기 전엔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어허. 영감탱이라니! 난 영원한 30대란 말이다!]


“네에~ 알겠습니다.”


실수로 생각이 조금 사고의 수면으로 올라와서 상대에게 읽혔다고 생각한 유이한은 다시 최대한 생각을 하지 않으려 노력을 기울였다.


[너 대체 뭐 하는 거냐? 본능으로 움직이는 미물도 생각하면서 움직이는데, 하물며 세상의 지배종인 인간이 생각을 안 하고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


“네? 설마 지금껏 했던 생각을 모두 읽었어?”


[당연하지. 흠. 흠. 아하. 성녀라.]


“야! 너 설마 내 기억을 통째로 들여다보는 거야? 야!”


유이한은 삐진 거 달래면서 비위 맞춰주느라 억지로 쓰던 존댓말이 어디론가 사라졌지만, 그런 사소한 걸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이 사념이 한 번도 말하지 않은 크리스에 대한 기억을 중얼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네 생각을? 아~ 그렇군.]


“뭔데? 크리스가 왜 내 생각을 읽는지 알아낸 거야?”


[당연하지. 이런 간단한 이유를 모르다니. 너 정말. 아니. 잠깐. 너희 세상의 신을 영접했어? 흠. 오호. 어? 더 옛날을 봐야겠, 큭.]


갑자기 사념의 형체가 크게 흔들렸다.


“뭔데? 내 머리에서 뭔 짓을 하는 거야?”


[너. 정말 정체가 뭐냐?]


“여태 내 기억을 들여다 봐놓고도 모르냐? 난 언젠가 세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칠 권력···”


[그런 망상은 됐고. 너희 신께선 대체 무슨 실험을 하신 거야?]


신은 유이한에게 무슨 실험이 실패해서 부작용으로 불행이 높아졌다고만 했었는데 이 사념은 기억을 들여다보면서 뭔가 더 자세한 내용을 알아챈 것 같았다.

꼬치꼬치 캐물었지만, 말해 줄 수 없다는 소리만 반복하며 거부했기에 단념했다.

대신 크리스에 대한 걸 들을 수 있었다.




[그 성녀는 이미 영혼이 신성력에 융합된 존재야.]


“녀석이 신성력을 가지고 있다는 건 이미 알고 있어.”


[그걸 알면서도 왜 답을 모르냐? 정말 지능이 398 맞아? 이거 잘못된 거 아냐?]


깐족거리는 사념을 한 대 쥐어박고 싶었지만, 어차피 때리지도 못할 걸 알기에 꾹 참았다.




[너 혹시 영토 선포가 정확히 어떤 마법인지 모르는 거냐?]


“응. 누가 정확하게 알려줄 사람이 없었으니까.”


[그런데 어떻게 쓸 수 있는 건데?]


“그냥?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기적을 일으켰다는. 그런 간단한 느낌?”


유이한은 마계 역사상 가장 위대한 마왕을 꼽으라고 하면 항상 한 손안에 드는 베니로의 사념을 두 번이나 머리를 쥐어 싸게 만드는 업적을 이룩했다.




발광을 멈춘 사념의 설명은 아주 간단했다.

영토 선포라는 마법이 지정 영역의 마나에 각인을 새기고 따르게 만드는 강제력을 가지게 하는 마법이기에 신성력의 덩어리인 크리스도 유이한과 마나로 연결이 됐다는 것이다.

다만 일반적인 마나와는 다르게 자아를 가지고 있는 존재라서 조금 특별한 케이스라고 한다.


“그럼 너는?”


[나? 흐음~ 너희 세계의 예를 들자면 이 장소가 하나의 커다란 VR 기기 정도 되고, 난 그 프로그램 정도겠지.]


“역시 VR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의 기계였어.”


[간단히 설명해서 그렇다는 거지! 원리를 따지면 그런 허접한 기술이랑은 차원이 다르다!]




소리 지르는 사념을 진정시키고 유이한은 여기서 더 있다간 뭔가 좋을 게 없다고 판단했다.

이 괴상한 VR 기계(?)에서 나갈 유일한 방법인 수업이나 빨리하자고 재촉했다.


[지금 42.9%를 넘었으니 조금 더 기다려라.]


“응? 갑자기 또 왜! 잘 나가다가 하늘이 풀 뜯어 먹는 소리야?”


[자꾸 그 흰색 돼지인지 똥개인지 정체 모를 생물에 비유하지 마라.]


“정체는 일단 늑대였는데.”


[그건 나도 알고 있는 사실이니까 갑자기 그렇게 정색하지 마. 내가 다 뻘쭘해지니까.]




이번에도 유이한의 눈높이에 맞춰 알기 쉽게 설명해준 건 스마트폰이었다.


[다른 기능을 사용하면서 한편으론 업데이트를 동시에 하는 그거랑 같은 이치다.]


“백그라운드 작업?”


[그래. 너의 머리에 직접 내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네가 강탈한, 내가 만든 던전의 고블린들이 수정한 정체 모를 검술이 아니라. 내가 만든 오리지널 검술이다.]


“음. 전혀 모르겠는데?”


[그건 나중에 자연스럽게 알게 될 거니 걱정하지 마라. 그럼 이번엔 내가 질문 하지. 너 마드와 다른 아이들에게 무덤을 만들어줄 마음은 없냐?]


“마드? 그건 또 누구야?”


[네가 정식으로 모험가가 된 요정 마을. 카리엔을 나와서 죽였던 약탈자들 말이다.]


이제는 까마득한 기억의 저편에 파편이 있을까 말까 한 엑스트라를 갑자기 언급하는 사념의 의도를 전혀 짐작도 못 하고 있자 옛날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나는 과거에 마신님에게 체벌이라는 이름의 저주를 받았다. 네가 알고 있는 역사와 조금 다르지?]


“아니. 그건 어찌 됐든 알 바 아닌데. 갑자기 왜? 옛날이야기가 시작되는 건데?”


사념은 유이한의 의문을 무시한 채 이야기를 계속했다.


[마왕으로 선택받기 전부터 나는 너무 잘나서 못 하는 게 없었지. 그러고는 마왕이 돼서 더 큰 힘을 가지게 되자 이전과는 다른 스케일의 업적을 남길 수 있었다.

승승장구하던 나는 한가지 건드려서는 안 되는 일에 손을 대고 말았어. 그 시작은 별거 아니었지. 마나는 어디에서 오고 어디로 사라지는 가였어. 연구를 계속하다 보니 어느새 주제가 마나에서 영혼으로 변했었어.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마신님의 저주를 받았지.

몇 년간의 기억이 사라진 거로 봐선 아마 연구는 성공했던 것 같아. 그러니까 마신께서 직접 기억을 봉인해 버리는 수단을 취하셨던 거라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덤으로 ‘불사’라는 선물 아닌 처벌도 같이 받았지.

처음엔 이게 왜 처벌인지 몰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처절하게 깨달았지. 이 세상에 나만 홀로 남는 고독과 절망이 처벌이었다는 걸.

나라는 존재의 죽음을 갈망하면서, 나는 점점 미쳐갔어. 결국엔 마법을 완성했지. 아니. 정확하겐 반만 완성되었던 거였어. 육체는 소멸했지만, 영혼은 그대로 남았거든. 그때 마신께서, 음. 그래 네 수준에 맞춰서 말한다면. 숙제를 내주셨어.

다른 영혼이 방황하지 않게끔 살아생전에 도움을 주라는 말씀이셨지. 그러면 내 소원대로 영혼에 걸린 저주를 풀어준다고 하셨어.

나는 바로 받아들였지. 그리고 그 숫자에 절망했어.

천억.

내가 도와주어야 할 영혼의 숫자야. 너무 많지? 언젠간 그 수를 다 채울 수 있겠지만, 억겁의 시간이 걸리겠지. 그래서 나는 내 영혼을 분리하기로 했어. 당연히 결과는 성공했지. 네가 보고 있는 것처럼.

그리고 그중 하나가 아까 말한 마드와 다른 아이들을 돌봐줬던 사람이야.

그 애들은 몰랐겠지만, 난 이미 그 애들의 영혼이 구원을 받았다는 걸 알 수 있었어. 임무를 완료한 임시 육체는 수명을 다해서 죽어야 하는데, 이것들이 어디서 그 큰돈을 구했는지. 여신님의 신전에서 강제로 치료를 받는 거야.

결국, 산채로 태워졌지만 난 목적을 완수할 수 있었어.]


“쌔액. 쌔액.”


유이한은 너무 길고 긴 이 사념의 수다에 어울려주지 못하고 중간부터 자는 척하고 있었다.

하지만 상대는 이미 자신의 머릿속에서 기생하는 사념체.

이런 수법은 이미 꿰뚫어 보고 있었다.


[이미 내가 할 일을 다 했기에 그 아이들에 대한 애정은 거의 사라졌지. 그래도 사람이 찝찝한 게 있잖아. 안 그래?]


퍽!


“아! 아!! 어? 잠깐. 왜 이렇게 아픈 거야?”


유이한은 유령 같은 사념에게 맞은 머리를 문지르며 의문에 빠졌다.


[내가 이 공간을 지배하고 있으니까 그 정도 고통을 주는 건 손쉽게 할 수 있지.]


“아~ 정말. 이게!”


···


“알았다. 나중에 지나가다가 생각나면 묻어줄게.”


사념에게 열심히 덤볐지만 때리지는 못하고, 역으로 더 맞은 유이한이 끝내 타협을 하고 말았다.


[그래. 그럼 가봐.]


“응?”


[수업 끝. 아까 옛날이야기 하면서 수업 끝났어. 네 머리에 전부 주입했으니까 나중에 심심하면 몸으로 움직이면서 확인해 봐.]


이제 귀찮으니 가라는 듯 손을 휘저으니 유이한이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날려가듯 급격하게 공동에서 멀어졌다.


[혹시나 마왕이 되고 싶은 마음이 들면 언제라도 다시 찾아와.]


마지막까지 자기 하고 싶은 말만 남긴 사념이었다.


“야! 잠, 야! 이 XX야!!”




@ @ @




하늘이가 주인님 냄새가 끊긴 바위 앞에서 엎드려있자 얼마 지나지 않아 인간 같이 생긴 인간 아닌 녀석이 다가왔어요.


“저긴 우리가 멀미하며 흔적을 남긴 곳이라 여기서 쉬고 있던 건가요?”


부드러운 목소리로 질문을 했지만, 아쉽게도 하늘이는 무슨 소린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주인님의 첫 번째는 언제나 자신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하늘이에게 이 정체불명의 존재는 언제나 껄끄러운 상대에요.


“컹! 컹!”

‘저리 꺼져! 여긴 내가 먼저 찜했다고!’


하늘이는 같은 주인님을 모시고 있는 존재라 위협이나 해를 입히지 못해서 그냥 소리만 질렀어요.


“그렇군요. 실은 저도 저 여자가 아직도 멀미하고 있어서 여기로 피난해 왔습니다.”


그러면서 하늘이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컹! 컹!”

‘꺼지라고! 야!’


하늘이가 끝내 입술을 살짝 올리며 이빨을 드러냈지만, 이 녀석은 미쳤는지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 저는 이래 봬도 골렘이라 배가 고프다는 건 잘 모르겠어요. 물론, 전혀 모르는 건 아닙니다. 제가 모은 여러 정보에는 허기에 대한 감각도 있습니다. 이게 제가 체험을 한 게 아니라서 뭔가 알 수 없는 감각을 억지로 밀어붙이는 그런 종류의 정보거든요.”


하늘이는 뭔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쉬지도 않고 뱉어내는 이 녀석이 머리가 위험한 놈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최대한 자연스럽게 몸을 일으켜 바위 쪽으로 자리를 옮겼어요.


“그렇게 도망가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이걸 타인에게 강제로 느끼게 하거나 할 수는 능력은 없습니다.”


하늘이가 한 발짝 바위와 가까워 지면, 골렘도 한 발짝 하늘이에게 다가왔어요.

결국, 하늘이는 뒷다리로 서서 바위에 배를 밀착하고 도움을 요청했어요.


“컹! 컹! 아우우울~”

‘주인님 살려줘요. 이거 미쳤어요. 살려주세···’


퍽.


갑자기 바위에서 튕겨나듯 나온 주인님과 바위에 붙어서 앞발로 긁으며 도움을 요청하던 하늘이가 충돌하고 말았네요.

주인님이 얼마나 세게 튀어나왔는지 둘은 서로 뒤엉켜서 바닥을 몇 번이나 구르고 나서야 겨우 멈출 수 있었어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F인데 최강능력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17 #XXX (완결) +8 19.09.03 1,584 24 9쪽
116 #115 +4 19.09.02 1,182 18 16쪽
115 #114 +3 19.08.30 966 19 9쪽
114 #113 +1 19.08.29 911 20 9쪽
113 #112 +4 19.08.27 960 17 9쪽
112 #111 +2 19.08.26 966 15 12쪽
111 #110 +1 19.08.23 1,022 15 9쪽
110 #109 19.08.22 987 20 10쪽
» #108 19.08.21 946 16 11쪽
108 #107 +3 19.08.20 939 19 7쪽
107 #106 +2 19.08.19 943 16 12쪽
106 #105 +2 19.08.16 1,014 20 10쪽
105 #104 +2 19.08.15 1,005 19 12쪽
104 #103 +5 19.08.14 1,052 20 11쪽
103 #102 +2 19.08.09 1,065 20 12쪽
102 #101 19.08.08 1,057 24 12쪽
101 #100 +6 19.08.06 1,120 17 10쪽
100 #99 +1 19.08.05 1,075 21 13쪽
99 #98 19.08.02 1,140 21 13쪽
98 #97 +2 19.07.31 1,203 22 11쪽
97 #96 +3 19.07.30 1,108 19 12쪽
96 #95 +2 19.07.29 1,106 22 7쪽
95 #94 +2 19.07.27 1,152 24 12쪽
94 #93 19.07.26 1,174 21 12쪽
93 #92 19.07.25 1,311 22 11쪽
92 #91 19.07.24 1,269 19 12쪽
91 #90 +1 19.07.23 1,293 22 11쪽
90 #89 19.07.22 1,283 23 13쪽
89 #88 19.07.20 1,283 21 10쪽
88 #87 19.07.19 1,351 25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