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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호빵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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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민트호빵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6
최근연재일 :
2019.09.03 16:05
연재수 :
117 회
조회수 :
344,921
추천수 :
4,846
글자수 :
607,892

작성
19.07.25 16:05
조회
1,310
추천
22
글자
11쪽

#92

DUMMY

-92-




텅!


벌떡 일어나다가 요리사가 휘두른 국자에 맞은 루린은 그대로 바닥에 엎드려 그랜절을 하려는지 정수리를 부여잡고 있었다.

아주 예의 바른 행동이었다.


“역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게 약이었어.”


자랑스러워하는 유이한과 그걸 또 옆에서 한껏 치켜세우는, 사회생활 만렙 골렘을 보며 한우연은 저 여자가 취급해선 안 되는 약이 또 하나 늘었다는 아무 상관도 없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 @ @




훌쩍. 훌쩍.


다리를 감싸 안고 울고 있는 루린에게 한 시녀가 다가와 담요를 둘러줬다.


“크흡. 고마워요.”


힘껏 콧물을 들이마시고는 최대한 미소를 지어 보인 루린은 영주와 관계자들이 갇혀있는 얼음 감옥에 같이 투옥되어있었다.

담요를 꼭 끌어안으면서 루린은 요리사를 노려봤다.


‘대체 뭔데? 단순히 국자인데, 왜 머리를 맞았는데 전신이 쑤시는 건데? 왜?’


지금 루린은 단지 국자 두 대에 굴복하고 자신이 지구 모험가 연합을 뒤에서 지원하는 캘포드 상회의 일원이라는 것까지 밝혔다.

그저 마족이라는 비밀 하나만은 끝까지 지켜낼 수 있었던 일에 루린은 마신께 감사할 뿐이었다.


조사대 까마귀의 대장인 휴텀 캘포드의 이름을 따서 만든 캘포드 상회는 스페신웨이를 중심으로 주변 국가들 사이에선 상당히 유명한 상회다.

항상 상급 품질의 물건을 거래하며, 희귀 재료도 다른 상회가 넘보지 못할 정도로 다루고 있었다.

여유 자금이 풍부한 잘 나가는 모험가나 부유한 귀족들이 주요 소비층이고, 몇몇 대형 상회와도 꾸준히 거래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는 언제나 활동 자금이 부족한 까마귀 대원들이 부족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위장 사업에 열정을 쏟아붓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은 몇몇 대원이 조사대 임무보다 상회 임무에 더욱 혈안이 되어있다.

그 열혈 직원 중에 하필이면 루린의 상사가 끼어있어서 요 며칠 사무실에 혼자 있게 되었다는 슬픈 사연이.


‘대체 이 조직X는 정체가 뭐지? 우리 상회 이름을 밝혔는데도 전혀 동요도 없어. 그리고 목적도 전혀 모르겠어. 일반적인 강도가 어지간히 미치지 않은 이상 영주관을 공격할 리는 없고. 설마 스페신웨이가 너무 발전해서 다른 영지에서 견제하려고?’


뭔가 설득력 있는 가설이었지만, 이내 루린은 고개를 저었다.

다른 곳도 아니라 멜바 왕국 최고의 도시이자 물류의 심장이다.

혹여나 잘못해서 작전이 실패한다면 계략을 꾸민 영지가 어떤 보복을 당할지 모른다.

거기다가 이곳이 무너지면 그 피해는 왕국 전체로 퍼질 수 있는 위험한 도박이다.


더군다나 루린은 캘포드 상회의 일원이다.

캘포드 상회는 좋은 물건으로도 소문이 났지만, 구성원에 대해서는 과도한 반응을 보이기로 유명하다.

예로 한 귀족이 상회의 직원에게 손을 대려다가···


‘잠깐. 설마 이거 복수? 범인은 우리한테 털린 몇몇 귀족으로 좁힐 수 있고, 그중에서 스페신웨이를 견제할 위치에 있는?’

‘미쳤다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자기 힘을 과신하면서 자기 배만 불리려는 돼족-돼지 귀족-들 입장에선 최악의 경우 나라가 없어진다 해도 상관없겠지.’




루린이 여기에서 풀려나서 어떻게 복수 할지. 그 배후는 누구일지 열심히 뇌 내 정보를 기반으로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을 때, 한우연은 유이한에게 향후 계획을 물어봤다.


새벽에 모험가 길드 부지부장을 만나고 와서 오전에 갑자기 세운 계획은 배신자 영주를 혼내주고, 배후를 캐내겠다는 것 까지다.


“이봐. 이한. 네 예상대로 영주랑 지구 모험가 연합의 배후랑 연결되어있는 것까진 확인했잖아. 이제 어떻게 할 거야?”




‘그래. 루독 후작이라면 술 거래를 끊어 버리고. 뭐?’


루린은 이한이라고 불린 요리사를 쳐다봤다.


‘설마. 저게.’


원래 사람 얼굴을 기억하는 데 애를 먹고 있는 루린이다.

더군다나 다른 차원의 인간들은 이 서부대륙의 인종과도 다르다.

다 그놈이 그놈같이 생겼다.

이 문제 때문에 루린이 지구 모험가 연합의 훈련장에 투입 안 되고, 주로 사무실을 지키는 원인이 되었다.


‘아냐. 그래도 한우연과 정체불명의 일행이 있다고···’


이한이라고 불린 요리사 옆에 둘이 붙어서 이야기하고 있었다.


‘있네. 두 명. 아~! 젠장! 비싼 돈 들여서 동네 마구간에서 가장 좋은 말을 겨우겨우 깎아서 사고, 힘들게 사진 받아왔는데.’


그간 고생이 눈앞에 떠오르며 눈물이 고였지만, 정작 유이한과 한우연의 사진도 아직 구분하지 못하는 루린은 저 요리사 이름이 그냥 ‘이한’이라고 치부하기로 했다.


‘그래. 유이한은 아직도 스페신웨이를 향해서 오고 있어. 이건 ’유이한‘이 아니라 조직X의 요리사 ’이한‘이야. 저 옆에 인간이 한우연이라는 증거도 없잖아.’




루린이 혼자서 좌절하다가 뭔가 새로운 결심을 하는 모습을 본 골렘이 유이한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주인님. 저 루린 메이벨이라는 여자가 자꾸 주인님을 보고 험악한 생각을 하는 것 같은데 제가 잠시 정보를 조사해도 될까요?”

“어. 응. ···어? 안돼!”


언제나 이런 허가가 내려지면 재빨리 행동하는 골렘은 이미 얼음 창살 안으로 팔을 뻗고 있었다.

그나마 빨리 제지해서 팔을 뻗다가 멈춰서 망정이지 조금만 늦었으면 또 두개골에 구멍을 메우는 힐을 시전했어야 했다.


‘저 녀석이 죽인 사람은 살리는데 마나가 많이 들어서 귀찮단 말이야.’


유이한의 전체 마나를 100으로 봤을 때 평소 1~2의 마나로 소생하는 힐을 쓸 수 있다.

하지만, 골렘이 조사를 끝낸 사람을 되살릴 땐 6에서 최대 10까지도 마나를 쓰게 된다.

이게 유이한 기준으로 가진 전체 마나의 10%라서 별거 아닌 것처럼 느낄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베테랑이라 불리는 B등급 모험가가 쓴다면 시전자의 목숨으로 죽은 자를 살리는 일이 벌어질 수 있는 마나량이다.

그만큼 힐이라는 마법으론 불가능에 가까운 부활이라는 기적을 일으킨다는 건 연비가 좋지 않았다.


거기에 왜 마나를 많이 소모하는지 그 이유를 대충 짐작하고 있는 유이한이라서 더더욱 골렘의 정보 조사라는 행위는 최대한 불허하고 있다.


골렘은 입맛을 다시며 손을 거두었고, 루린은 무슨 일이 일어나려 했던 건지 영문을 몰라서 눈만 말똥말똥 뜨고 있었다.

한우연은 한때 골렘과 함께 골렘이 만든 시체를 처리하러 다녔던 경험이 있어서 루린이 구사일생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루린 메이벨. 루린.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인데.’


이름을 어디선가 들어본 느낌이 드는 한우연은 혹시나 마탑 관계자일지도 몰라서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한때 자신처럼 마탑에서 몰래 심어 놓은 자일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 @ @




현실도피 마족 1을 포함한 영주 일행은 차디찬 감옥에서 뜨끈한 국밥을 먹으며 저녁 식사를 마쳤다.

그 후엔?

해도 졌는데 할 거 없어서 유이한이 아공간 창고에 챙겨놓은 빔프로젝터 세트로 영화를 봤다.


“이한아. 지금까지 안 오면 오늘 안 온다고 봐야 하지 않냐?”


감옥 안에서도 볼 수 있도록 대형 스크린을 펴놓고 봤기에 감옥에선 웅성거리며 영화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한우연은 마법으로 안정적인 전기를 공급하느라 생체 발전기가 된 골렘을 칭찬하면서 유이한에게 물었다.

작전이 너무 어설퍼서 실패한 거 아니냐는 소리를 에둘러 말한 것이다.


“아냐. 올 거야. 내가 아는 그 지부장이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영주를 구하려고 올 거야.”


오늘 오전까지만 해도 유이한은 레빈 지부장을 보면 일단 한 대 때리고 시작하려고 했었는데, 시간이 이렇게 흐르다 보니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


‘왜 안 오는데? 네가 충성을 아끼지 않는 상대가 여기 있잖아. 우리 누나한테 빠져있는 취향 독특한 미친놈한테 얕보이게 생겼다고!’




잠시 쉬다가 다시 영화 한 편을 더 본 일행에는 꾸벅꾸벅 조는 사람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시간이 많이 지났다는 증표처럼 여겨진 유이한은 어떻게 해서든 사람들이 깨어있게 하려고 팝콘도 튀기고 콜라도 무한리필 해줬다.


그래도 오지 않는 습격에 드디어 세 번째 영화가 끝났을 땐 이미 몇몇을 제외하곤 대부분 차가운 얼음 바닥에서 잠이 든 뒤였다.


“야. 난 잠깐 눈 좀 붙이고 있을게. 누가 오면 깨워라.”

“주인님. 저도 잠시 충전을 위해 가수면 모드로 들어가겠습니다.”


한우연과 골렘도 수면에 들어갔고, 결국 눈을 뜨고 있는 사람은 유이한과 감옥에 있는, 오늘 야간 당직 순번이었던 경비병들뿐이었다.


“오늘은 우리도 속 편하게 자자.”

“그래. 이 얼음이 쉽게 깨질 것 같지도 않으니까.”

“감옥에 보호받는 꼴이라니. 크큭.”


일부러 유이한에게 들으라는 듯 말하고는 경비병들도 잠자리에 들었다.


남은 건 유이한 혼자.

하염없이 타들어 가는 모닥불을 보며 눈이 감기는 걸 억지로 참고 있던 유이한은 이내 살며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 @ @




아침에 해가 뜨고 주변이 밝아오자 집 앞마당에서 강제 노숙을 한 모든 사람이 기상했다.


“으··· 온몸이 찌뿌둥하다.”

“추, 추워. 에취.”


젊은 사용인들이 저마다 한마디씩 하면서 일어나자, 60대쯤으로 보이는 경비병도 앓는 소리를 하며 몸을 풀었다.


“내 나이 50을 바라보는데 얼음 위에서 노숙이라니. 끙. 힘들군.”


엄청난 노안이었다!


“자네가 아직 50도 안 됐나?”


어깨를 주무르며 한마디 한 노 집사는 누가 봐도 이 감옥 안에서 가장 나이가 많아 보였다.


“하하하. 죄송합니다. 제가 집사장님 앞에서 주름을 잡았군요.”

“괜찮네. 허허허.”


이렇게 왁자지껄하는 감옥 구석에선 한 인물이 주변의 소음과 냉기가 올라오는 바닥 때문에 슬그머니 눈을 떴다.


‘꿈? ···이라기엔 너무 바닥이 차가운데?’


손으로 더듬어 봐도 얼음 그 자체인 바닥에선 냉기가 스멀스멀 전해지고 있었다.


눈만 뜬 채로 누워서 조용히 주변을 확인하던 모험가 길드 지부장 레빈 패커스는 자신을 바라보는 한 여성과 눈이 마주쳤다.


“레빈··· 지부장님?”


루린은 마지막 영화에서 죽은 줄 알았던 주인공이 자신의 모든 걸 맡겼던 집사와 휴양지에서 만나는 장면까지 기억하고 있었다.


‘분명 그때까지도 레빈 지부장님은 여기에 없었는데?’


고개를 갸웃거리는 루린과 지금 상황이 꿈이길 빌며 애써 눈을 감는 레빈 지부장을 보며 유이한은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알 수 없는 이유로 혼자 처 웃는 유이한이 불안한 한우연이 다가갔다.


“어제 결국 네 작전대로 모험가 길드에서 안 쳐들어와서 미친 건 아니지?”

“이봐 임시 용사님. 무슨 소리야. 저기 전리품이 있잖아.”

“???”

“저 루린이라는 여자랑 이야기 하는 사람이 스페신웨이 모험가 길드 지부장 레빈 뭐시기야.”

“뭐?!”


그렇다. 유이한은 모두 잠든 야밤까지도 쳐들어오지 않는 모험가 길드 지부장에 대한 원한을 납치라는 수단으로 해소한 것이다.




@ @ @




아침은 뜨뜻한 설렁탕으로 준비한 유이한을 보고 한우연이 ‘국밥충이냐! 어제저녁도 국밥이고 아침도···’라고 항의하다가 구석에서 찌그러져 있는 사소한 일도 있었지만, 무사히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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