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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호빵님의 서재입니다.

F인데 최강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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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민트호빵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6
최근연재일 :
2019.09.03 16:05
연재수 :
117 회
조회수 :
344,914
추천수 :
4,846
글자수 :
607,892

작성
19.07.26 16:05
조회
1,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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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글자
12쪽

#93

DUMMY

-93-




아침까지 먹고 영주와 모험가 길드 지부장. 그리고 지구 모험가 연합을 지원하는 캘포드 상회를 대표해선 루린이 협상을 하기 위해 유이한과 마주 앉았다.


유이한의 아공간 창고엔 세안 도구는 있었지만, 화장 도구는 없었기에 강제로 민얼굴인 루린을 보며, 유이한은 평소 집에서 보던 누나보다 이쁘다는 사실에 ‘연예인 뺨 때리는 외모’라는 말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맨 처음 실감시켜준 사람은 누가 뭐래도 역시 인생의 반려자인 네스다.


“이봐! 자네가 무슨 생각으로 이런 일을 벌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레빈 지부장님. 정말 몰라서 그런 소리 하시는 거예요? 정말로?”


유이한이 따지려는 레빈 지부장에게 되묻자 영주의 눈치를 보더니 입을 다물고는 조용해졌다.


“잘 아시네. 그렇죠? 그런 거죠? 당신들이 용사네 뭐네 하면서 헛다리 짚을 정도인 ‘나’를 뒤통수 친 걸 인정하는 거죠?”

“아니. 그건···”

“네에?! 용사? 이 ‘조직X’의 요리사가 용사라고요?”


레빈 지부장이 뭐라고 변명도 하기 전에 루린이 먼저 끼어들었다.


현실을 부정한 루린의 정보센터엔 이 요리사의 이름은 ‘이한’이고, 직접 뼈를 때리는 것처럼 아프게 국자를 잘 휘두른다고 입력되어있었다.

참고 사항으로는 직업에 맞게 요리도 잘한다였다.


“내가 조직X? 그것보다. 요리사?”

“맞는 말인 거 같기도.”

“우리 집 주방장도 맛있다고 억울해할 정도였으니까. 그렇게 착각할 수도 있겠군.”


유이한은 조직X가 자신을 조직X라고 부르는 것보다 여태 요리사로 봤다는 사실에 더 충격을 받았다.


레빈 지부장은 아침에 먹은 설렁탕이라는 밥을 말은 스프가 광산 조사 초기에 같이 행동하면서 유이한이 만들어줬던 요리에 비해 더욱 맛있어서 반쯤 인정했다.


디커스 영주의 경우엔 어제저녁부터 오늘 아침까지 울면서 폭식하던 주방장을 떠올리며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본인을 빼고 모여있는 세 명이 전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건 자칫 잘못하면 진짜로 요리사가 될지도 모른다는 쓸데없는 걱정을 한 유이한은 광산에 대해서 뒤통수 맞은 문제 이전에 이 얼토당토않은 오해를 당장 풀어야 했다.


“난 모험가라고! 그것도 만년 F등급인!”


‘‘밥 잘 먹어 놓고 이건 또 무슨 참신한 개소린가···’’


이런 괴물 같은 인간이 F등급이라고 하는 말을 곧이들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유이한과 마주 앉은 셋뿐만 아니라 감옥에서 이 이야기를 듣고 있던 자들이나 구석에서 혼자 찌그러져 있던 한우연도, 모두 같은 마음이었다.


“못 믿나 본데? 이걸 보고도···”


아공간 창고에서 모험가 카드를 반쯤 꺼내던 유이한은 다시 손을 안으로 넣었다.


““???””


‘젠장! 내 모험가 카드를 보여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원래 상식을 벗어난 수치를 자랑으로 삼던 유이한의 모험가 카드는 이미 상식 운운할 정도가 아니었다.

그야말로 인지를 초월한 수치였기에 여기저기 마음대로 보여주고 다닐 순 없었다.

혹시 모를 안전 문제도 있고.




뭔가를 기대했던 루린은 입을 다문 유이한에게 살짝 실망했다.

그렇다. 이젠 저 요리사가 그냥 요리사가 아니라는 걸 인정했다.


디커스 영주나 레빈 지부장이 용사라고 부르는 인물을 루린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용사라고 치켜세우는 꼴이 볼썽사나워서 마왕이라고 소문을 내자고 제안한 사람이 루린이었다.

마음 한구석에선 마왕님께 불경을 저지르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이것도 다 작전을 위해서라고 마음을 다잡았었다.

그런데 오늘부로 그 마음이 무너져내렸다.


‘아무리 인간 나라에 퍼진 마왕님 이미지가 거짓에 과장이 포함되었다고는 하지만, 감히 이런 녀석을 마왕님의 직함으로 유도하려 했었다니. 제가 이 목숨으로 사죄하겠습니다. ···그게 지금은 아니고. 언젠가. 저 별들의 바다로 돌아가는 언제가. 꼭 할게요.’




가장 손쉬운 증거를 댈 수 없는 유이한은 ‘나 정말 요리사 아니라고!’를 외치며 우기는 수밖에 없었다.


“알았네. 우리는 언제나 자네를 용사라고 믿고 있었으니까.”


좀 전에 은근히 미끼를 던질 때까지는 반신반의했지만, 지금은 확실해졌다.


‘이 자식들 내가 누군지 예전부터 알고 있었던 거였어.’


5년 전엔 유이한이 일부러 자기 이름을 숨기려고 부단히 노력했었다.

그런데 그게 다 헛고생이었단다.


‘그러고 보면 정재찬이나 차남인이 아무리 협상을 잘한다고 해도 덥석 광산을 넘겨주는 것부터 의심해야 했어. 그 광산에 이들이 얼마나 목메고 있었는지 생각했어야 했는데.’


솔직히 그 당시엔 이들의 상황까지 신경 써줄 생각이 전혀 없던 유이한이다.

정재찬이 어딘가로 통신을 하던 그 일 때문에 유이한은 주위에 믿을 수 있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고, 그저 어떻게 하면 주위에 더욱 강한 빅엿을 먹일지 오로지 그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 차 있었다.




영주와 지부장이 유이한이 요리사가 아니라고 인정하는 분위기가 되자 루린도 수긍했다.


‘응. 좋아. 됐어.’

‘···는 개뿔! 아직 아무것도, 시작도 안 했잖아!’


유이한은 샛길로 빠진 만큼 디커스 영주와 레빈 지부장에게 윽박지르기 시작했고, 협상은 드디어 본궤도에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


“다들 알다시피 난 별로 폭력을 안 좋아해. 아니 싫어해.”


‘왜 또 개소리?’라는 표정으로 주위에서 쳐다보는 것도 개의치 않고 유이한은 계속 떠들어 댔다.


“그러니까 우리 좋게 말로 하자고. 어때?”


이건 또 무슨 수작일지 유이한과 마주 앉은 사람들은 조금 지켜보기로 했다.


“왜 대답이 없어? 싫어? 싫으면 진짜 피의 광란을 벌여보던지.”

“아니. 그런 게 아니네. 우린 모두 자네의 말에 동의하기 때문에 가만히 경청하고 있던 거네. 그렇지 않나?”

“그렇죠. 영주님 말씀대로야. 우리가 용사인 자네한테 무슨 불만이 있겠어? 안 그래?”


영주와 지부장의 사탕발림에 유이한은 화를 억누르고 있었다.

이들은 유이한이 자신들의 손으론 어쩔 수 없는 용사라고 생각하기에 앞에선 이렇게 단 소리만 골라서 하고, 뒤에선 손바닥 뒤집듯 손쉽게 배신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서로에 대한 믿음의 증거로 계약이라는 수단을 결행했는데도 불구하고, 불과 5년도 안 돼서 계약을 뒤집은 상대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아~ 그래서 내가 없는 동안 ‘내’ 광산을 그렇게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었구나. 그렇구나.”


유이한의 말투에서 어릴 적 봤던 예능이 떠오른 한우연은 구석에서 “당연하지.”라고 하면서 주먹을 쥐었고, 그동안 모은 정보로 그게 뭔지 아는 골렘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마땅히 대답하지 못하는 영주에게 유이한은 루린을 노려봤다.


“그렇구나. 끼리끼리 논다고. 이쪽도 영주 아저씨를 못 믿으니까 콜린의 모험가 길드 지부장을 매수 한 거구나. 그렇구나.”


그게 무슨 소리냐며 레빈 지부장이 루린에게 따졌지만, 유이한이 대신 대답을 했다.


“콜린 모험가 길드 지부장이 사람을 시켜서 나한테 계속 접촉을 했거든. 그리고 재밌는 사실도 알려줬어. 아마 저쪽에서 그렇게 전하라고 한 거겠지만. 안 그래? 이 악마 같은 놈들. 감히 누굴 보고 마왕이래?”

“뭐?! 악마! 누가 누구보고 악마라는 거야!”


마족에게 악마라는 말은 극악무도한 죄인을 부르는 명칭이다.

지금은 일개 상회의 직원처럼 행동하고 있지만, 루린 메이벨은 엄연히 마계의 귀족인 메이벨 백작가의 일원이다.

악마라는 말에 반응을 안 할 수가 없는 노릇이다.


“그럼 악마지! 아니. 악마도 졌다고 두 손 두 발 다 들 정도니까 악마보다 더한 놈들이지.”

“뭐라고!!! 결투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루린이 허리춤에 차고 있는 검집에 손을 가져갔지만, 뭔가 허전하다.


“이거 찾냐?”


유이한은 아공간 창고에서 어제 챙겨놓은 루린의 검을 꺼냈다.


“앗. 내 칼! 으이익! 내놔! 내 칼!”

“옜다.”


유이한은 흘끔 검을 보다가 휙 던져줬다.

어차피 나중에 용돈 벌이 식으로 쓸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챙겨놓은 거다.

딱히 미련도 없다.

돈이 없는 것도 아니었으니까.


아공간 창고엔 언제든지 현금화할 수 있는 마석이 대충 디커스 페신의 저택을 살 정도는 있었다.

지금 있는 이 영주관 말이다.

멜바 왕국에서 왕성이 있는 왕도보다 커졌다는 스페신웨이의 영주관을 살 정도의 순수한 마석량이다.

이걸 수고스럽지만 유이한이 조금(?) 업그레이드한다면? ···하여간 돈은 아주 많다.


검을 받은 루린은 유이한을 향해 겨눴다.


“정식으로 결투다!”

“그래. 결투라면 교육이랑은 틀리니까.”

“??”


어제는 여성을 교육(물리)한다는 행위에 조금이나마 거부감이 있었지만.

결투다.

정정당당한 결투다.

합법적으로 여기저기 칼질을 해도 되는 결투다.


뭔가 이해 못 할 소리에 의문을 품는 루린에게 유이한은 +10 티탄합금 소드를 꺼내 들었다.




@ @ @




휙.

휙.


루린이 휘두르는 검격을 유이한은 여유롭게 눈으로 보면서 피하고 있었다.


“고작 이 정도였냐?”


계속 험한 말을 듣고 있던 루린에게 유이한의 말은 조금 다르게 들렸다.


“고작 이 정도 실력으로 가족의 불명예를 씻을 수 있다고 생각했냐?”




처음엔 유이한이 루린의 실력을 보려고 도발했는데, 그럴 때마다 조금이지만 실력이 올라가는 걸 보곤 숨기고 있는 진정한 실력이 얼마나 되는지 보고 싶어졌다.

···는 핑계로 놀리는데 재미 들렸다.


“으기기익!!”


이 정체불명의 소리를 내면서 있는 힘껏 공격하는 모습을 보면 놀리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렇게 유이한의 유흥이 30분쯤 넘어갈 때, 루린은 순간이지만, 죽음을 체험한 듯했다.


“헉. 헉. 뭐야. 너 뭐했어!”

“뭐긴. 네가 하도 징징거려서 본심을 살짝 냈지.”

“본심은 무슨!”


애써 무시하려고 했지만 루린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어슴푸레 알 것 같았다.


여태 유이한은 검을 들고만 있었지 자세를 취한 적은 없었다.

그걸 루린이 악을 쓰며 달려들었더니 검을 두 손으로 잡으며 자세를 취했는데.


‘죽는 줄 알았어. 이게 진짜로 살기라는 건가?’


언니와 오빠에게 말로만 들었던 살기.

루린은 예전에 일정 이상의 실력자가 되면 살기만으로 상대를 제압할 수도 있다고 들었던 걸 기억하고 있었다.


호흡이 진정되고 마른침을 삼키며 루린은 다시 자세를 잡았다.

과거 언니가 인포스 후작가로 시집을 간지 얼마 안 됐을 적에 놀러 간 적이 있었다.

그때 딱 한 번이지만, 기사 사이에선 유명인인 딜드 그라네에게 검술을 배울 기회가 있었다.


훌륭한 실력으로 마계 왕립기사학교를 졸업하고 마왕성의 부름을 거부한 채, 어릴 적부터 충성을 맹세한 인포스 가문으로 돌아간, 진정한 기사의 귀감이라고 불리는 그 딜드 그라네다.

정작 본인이 어떤 생각과 고뇌 끝에 인포스 가문으로 돌아왔는지, 다른 사람들은 알지도 못하고, 알려는 사람도 없었다.


그런 그에게 단 한 번 배운 검술을 그녀는 꾸준히 갈고 닦아 왔었다.


“후~ 우~. 이 한 번에 내 모든 걸!”

“그래. 얼마든지 오라고.”


유이한은 손가락을 까딱이며 화답해줬다.

그런 놀리는 것도 참으며 돌진한 루린의 대각선 올려 베기가 검격을 이뤘다.


“!!!”


툭.


“이게 다냐?”


루린의 두 동강 난 검이 바닥에 떨어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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