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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호빵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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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민트호빵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6
최근연재일 :
2019.09.03 16:05
연재수 :
117 회
조회수 :
344,905
추천수 :
4,846
글자수 :
607,892

작성
19.07.31 16:05
조회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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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글자
11쪽

#97

DUMMY

-97-




잘 정비된 도로가 갈라지며 물이 뿜어져 나왔다.

한 곳에서만 그런 게 아니라 듬성듬성 여러 곳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다 보니 작은 마을은 금세 물바다가 되어버렸다.


조금 떨어져서 보니, 마을을 덮친 재앙이 빛을 받아 반짝이는 모습이 아주 아름다웠다.


“응. 좋아. 다음은.”


유이한이 손짓을 하자 갑자기 어디선가 불어오는 냉기를 품은 바람이, 촉촉하게 젖은 마을을 덮쳤다.


반짝이는 물방울이 급속냉동되며 마을은 순식간에 동화 속에나 나오는 얼음 마을로 둔갑하고 말았다.

어린이들이 봤다면 아주 좋아할 만한 풍경이었다.


“악마. 악마야! 당신은 용사 따위가 아니라 악마야!”


루린이 유이한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 옆에서 한우연은 지당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여 소심하게 의견을 표현했다.

정작 당사자는 그런 소릴 들어도 별 감흥이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이면서 말했다.


“용사는 네 옆에 있고. 난 그냥 일반 모험가라고. 그리고 광산 안에서 성벽은 예쁘다고 하지 않았어? 같은 얼음이라고?”


겉으론 아무렇지 않은 듯 오히려 루린을 도발하는 유이한이었지만,


‘저게! 감히 누구보고 악마라는 거야!’


고블린 ‘십 일 번’의 증언으로 루린이 마족이라는 확신을 얻은 유이한은 속으로 화를 참고 있었다.

마족이 말하는 악마라는 뜻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짝 짝 짝.


이런 주인의 속도 모르고 골렘은 유이한을 향해 손뼉 쳤다.


“역시 주인님이십니다. 마을 하나를 통째로 얼리실 생각을 하시다니요.”

“저기까지 아슬아슬하게 내 영토니까.”


으쓱이며 겉으론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유이한과 칭송하느라 바쁜 골렘 사이에 오우거가 끼어들었다.


“너도 주인님이라고 부르냐?”

“네. 절 만들어주셨으니 당연히 주인님이라고 불러야죠. 안 그런가요? 선배님.”


무슨 당연한 얘기를 하냐는 듯 되묻는 골렘을 보면서 한우연은 유이한이 벌인 짓보다 이쪽에 더 감탄했다.


‘역시 사회생활 만렙. 저 오우거를 선배라고 부르면서 단숨에 유대감을 만드는 것과 동시에 루린에게 유이한의 대단함을 또 하나 어필했어.’


잊었을지도 모르지만, 한우연의 본 직업은 백색 마탑 소속의 마법사다.

그런 한우연이라서 다른 사람이 골렘을 바라보는 시선을 더욱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었다.




겉으로는 유이한이 만든 참상을 보며 인상을 찡그리고 있는 루린이었지만, 속으로는 한우연의 예상대로 골렘의 말에 혼란을 겪고 있었다.


‘사람을 만들었다고? 아냐. 아직 마계에서도 동물을 복제하는 수준의 마법기술이 한계라고.’


루린은 이름도 없는 이 골렘을 골렘이라고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저 몬스터도 강하게 만드는 유이한의 비술로 강하게 만든 사람이라고만 여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겉보기엔 사람과 전혀 다름이 없고, 말하는 거나 생각하는 것도 전부 일반인 수준 이상이었다.


그건 애초에 흙 인형에 가까웠던 골렘이 정보 수집을 반복한 결과 자신의 몸을 인간과 한없이 가깝게 재구성하고, 지식을 긁어모았기 때문이지만, 그 내용을 알고 있는 자는 여기서 유이한과 골렘을 제외하곤 한우연 뿐이다.


루린이 이렇게 유이한의 창조물에게 농락당하고 있던 그때 갑작스러운 자연 재난을 당한 마을은 혼돈에 빠져있었다.




@ @ @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곳엔 광부들과 그 가족, 광물을 스페신웨이까지 운반할 운수업체, 그리고 주변 짐승이나 몬스터와 강도로부터 안전을 확보할 소규모의 군대가 상주했어야 했지만, 유이한이 광산을 점령해버리면서 모든 계획이 틀어졌다.

광부가 몬스터였고, 그 무력이 일반적인 몬스터의 수준을 넘어섰다.

그래서 광부나 그 가족이 살 집도 필요 없고, 그에 따른 부수적인 상점들도 필요 없어졌다.

오로지 그날그날 나오는 광물을 모아둘 창고와 그 창고를 지킬 소규모 병력만이 필요했다.

그렇게 계획이 갑자기 틀어진 덕분에 이곳엔 빈 건물들이 넘쳐났고, 그대로 몇 달간 방치되었었다.


캘포드 상회로 위장하고 있는 조사대 까마귀에겐 아주 좋은 상황이었다.


주인도 없는 빈 건물.

인적 드문 마을.

최소한의 경비병력.


임무를 맡게 되면 항상 부족한 활동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가장 먼저 상회의 거점을 확보하는 게 까마귀의 첫 임무다.

이 인적 드문 곳에 상회를 ‘공짜’로 차렸다.

스페신웨이에서 마차로 반나절이면 충분히 닿는 거리다.

상회로서는 스페신웨이의 울타리 안에 없다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결점이지만, 이들의 주목적은 어디까지나 유이한과 성검의 조사다.

그리고! 무엇보다 건물 임대료가 안 들어간다는 점이 최고였다.


그렇게 캘포드 상회가 자리를 잡고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서 중대한 소문을 들을 수 있었다.

거리는 상당하지만, 멜바 왕국 입장으로서는 그렇게 멀지 않은 나라인 알레샤드 왕국이 하룻밤 사이에 붕괴했다는 소식이었다.

그 주모자는 바로 이들이 찾고 있는 유이한.

어쩔 수 없이 캘포드 상회는 알레샤드 왕국으로 급히 인원을 파견해서 분점을 차렸다.


지구 출신 모험가가 대거 참여한 유이한 토벌대가 알레샤드 왕국과 앙숙지간인 레오스 왕국에 생포됐다는 정보를 힘들게 입수한 까마귀는 이를 이용해 지구 모험가 연합을 만들도록 부추겼으며, 그들의 실력 향상을 위해 유이한이 소유하고 있는 광산도 침략하기로 했다.

그 와중에 캘포드 상회도 더욱 발전해서 본점도 스페신웨이 안으로 이주했지만, 이곳에서 모험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분점을 남겨 뒀다.


현재, 대부분 직원이 각자 임무나 휴가로 자리를 비웠기 때문에 캘포드 상회의 사장이자, 마왕 직속 조사대 까마귀 총 책임자인 휴텀 캘포드가 이 광산 분점을 지키고 있었다.




쿠쿠쿵.


“무슨 일이야?”


흔들림을 느낀 휴텀이 확인한 창밖 모습은 난장판이었다.


지진인가 싶을 정도로 땅이 흔들리더니 난데없이 지하수가 뿜어져 나왔다.

거리를 거닐던 몇몇 사람들이 땅바닥에 쓰러져서 그대로 물을 뒤집어썼다.


“엇! 사장님. 문이 안 열려요.”

“흐윽. 갑자기 춥지 않아?”


상회를 나가려던 모험가 한 명은 꼼짝도 하지 않는 문손잡이를 잡고 있었고, 지하수가 안으로 튀는 걸 막으려 급하게 창을 닫은 일반 직원은 몸을 떨고 있었다.

휴텀도 한기를 느끼기 시작해서 급하게 전신에 마나를 둘러 체온을 보호했다.

하지만, 등급이 낮은 모험가나 일반 직원 같은 약한 자들은 갑작스러운 추위에 대비하지 못하고 쓰러지기 시작했다.


“사장님. 추워요···”

“잠깐. 잠깐만 버텨!”


휴텀은 안쪽에 마련된 직원휴게실에서 급하게 모포를 들고 나왔지만, 그 짧은 시간에 일반 직원은 하나의 얼음 상이 되어버렸다.

직원뿐만이 아니다.

어중간한 실력의 모험가도 다들 몸 주변에 생긴 얼음에 잡아먹히고 있었다.


“마법!”


‘이런 고난도 얼음 마법을 쓸 수 있는 몬스터가 광산 안에 있었나? 아냐. 이미 고블린에겐 마법사가 없다는 걸 확인했잖아.’




오늘 전까지는 맞는 정보였다.

마나가 풍부한 광산에서 전혀 마법을 못 쓰는 고블린을 보고 주인님의 백성이 불쌍했던 골렘이 간단한(?) 치료 마법과 생활 마법을 속성으로 가르쳤다.

20여 분의 속성 과외였는데도 불구하고 +3 강화를 받은 일부 고블린이나, 강화된 유전자를 타고난 일부 어린 고블린은 완벽하게 골렘의 강좌를 이해하고 마법을 터득했다.


하지만, 그들이 아무리 트럭으로 몰려와도 이런 대규모 마법을 부릴 수는 없었다.

영토 선포를 한 영역이 아니라면 유이한도 조금은 힘이 들었을지도 모르는 정도의 현상을 일으키는 마법이었기 때문이다.




휴텀은 서둘러 얼음이 된 직원에게 화염계열 마법을 썼지만, 얼음은 전혀 녹지 않았다.


“제기랄! 뭐야 이 얼음은···”


욕설을 내뱉던 휴텀은 보고서에서 읽었던 내용이 뇌리에 떠올랐다.


‘설마! 유이한! 아냐. 루린의 보고에 따르면, 스페신웨이에 도착하려면 아직 며칠 걸릴 텐데. ···그러고 보니 어제 루린한테 보고가 오지 않았어.’


가끔 루린 혼자 본점에 있는 사무실을 지킬 때면 일에 치여서 일일 업무 보고를 하지 못할 때가 종종 있었다.

귀족이나 대부호 등 [캘포드 상회]에서 거스를 수 없는 상대의 갑작스러운 호출이 가끔 있었기 때문에 그런 줄로만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생각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다른 영지의 침략! 이 썩어빠진 귀족 새X들!’


휴텀은 평소에 스페신웨이를 탐탁지 않게 여기던 주변 영지 중에서 이런 대규모 무력 침략을 할 만한 인물의 얼굴이 단숨에 두 명 떠올랐다.


‘루독 후작과 그 똥X를 핥는 트러스 자작! 이 개X끼들!’


사사건건 스페신웨이를 견제한답시고 시답지도 않은 요구를 해대던 두 귀족에게 분노를 품은 휴텀은 분노를 연료 삼아 전신에 두른 마나를 강화해서 자신을 집어삼키려는 얼음을 떨쳐냈다.

이미 상회 안에는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없었기에 휴텀은 도움을 요청하러 자신이 직접 움직이기로 했다.


몰아치던 냉기가 잠잠해진 걸 창문 틈새로 확인하고 얼어서 열리지 않는 문을 억지로 뜯어내듯 열었다.


파팟!


얼음 조각이 부서지는 소리가 얼어붙은 마을에 잔잔하게 퍼져나갔다.


‘이런 대규모 마법을 펼치고 바로 침입하지는 않았을 거야.’


아직은 어느 정도 소음이 생겨도 괜찮을 거라고 자신을 다독인 휴텀은 먼저 지구 모험가 연합의 수뇌부가 모여있는 연합 사무실로 향하려다가 급하게 몸을 숨겼다.


“야. 이거 바닥이 너무 미끄러운데?”


쿵.


“아야! 주인님. 저도 걷기 힘듭니다.”

“얌마. 그냥 걸어. 이 여자 봐라. 멀쩡하게 잘 걷고 있잖아.”


푹. 푹. 푹.


왁자지껄하게 떠드는 소리의 주인들이 누구인지 확인을 하지 못한 휴텀은 상대를 확인하려고 살그머니 고개를 내밀었다.


“!!!”


바닥의 얼음을 단단한 구두 뒷굽으로 찍으며 걷는 루린 메이벨.

옆에는 아까 둔탁한 소리를 냈다고 여겨지는 오우거가 힘겹게 일어나고 있었다.


‘왜 벌써 여기에 나타난 거야!’


그 둘의 옆에 나란히 걷고 있는 인물은 휴텀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얼굴이었다.

미리 사진으로 얼굴을 익힌 요주의 두 명.


요정 모험가 유이한.

임시 용사 한우연.


‘또 하나는 뭐지? 아니. 그것보다 루린은 저들에게 잡힌 건가?’


잡혔다고 보기엔 너무 자유롭게 나란히 걷고 있었다.

정확하겐 발에 힘을 주며 얼음에 구멍을 내느라 한발 내디딜 때마다 정신을 집중하고 있는 게 훤히 보였다.


‘루린이 배신할 확률은··· 보고서에 나와 있던 그 고문뿐인가?’


너무 잔인했기에 대장인 휴텀만 따로 받았던 보고서에 있던 내용이었다.

정작 보고했던 정재찬이나 차남인은 별거 아니라고 여겼지만, 보고를 들은 마왕이 직접 분류한 내용이었다.


‘그 무시무시한 정권곰 조차도 꼬리를 내리는 고문을 루린이 이겨 낼 리가 없지.’


하늘이가 들었다면 격하게 꼬리를 풍차돌리기 하면서 동의했을 내용이었다.


마족은 대대로 백성을 아끼는 마왕의 인덕 때문에 아무리 정보 분야에 있는 조직이라도 고문에 대한 내성을 키우지 않는다.

여차하면 본국에서 초장거리 게이트를 열어 구조대를 투입하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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