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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양치기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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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복숭아
작품등록일 :
2024.08.0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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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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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7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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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32화

DUMMY

투란이 히사릴 언덕에 살 적, 검독수리는 늑대나 표범처럼 양을 노리고는 했다.

녀석들의 몸무게가 어지간한 양의 오 분의 일도 안 됨을 생각하면 실로 놀라운 힘이었다.


눈앞에 있는 놈은 마수치고는 그다지 크지 않아 제 동포들과 체구가 비슷했지만, 마수인 만큼 힘은 훨씬 더 강할 게 분명했다.

다른 마수들과 달리 좁은 새장에 갇힌 검독수리는 어째서인지 황금색 눈을 껌뻑이며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이 녀석은 얼마입니까?”

“천오백 닢이요.”


어째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싼 가격이었다.

물론 그마저도 투란의 전 재산에 가깝기는 했지만.


“능력은 뭡니까?”

“똑똑하고 잘 날아요.”


그 말을 듣자 가격이 왜 저렇게 책정되었는지 조금은 알 수 있었다.

특수한 능력이 없는 마수는 아무래도 동급 중에서는 다소 낮게 치는 편이었으니까.

거기다 체격이 왜소한 만큼 힘도 약할 것이고.


하지만 그것을 고려해도 가진 마력의 양을 생각하면 지나치게 싼 것 같았다.

그런 의문을 꺼내자 가주의 딸이 고개를 저었다.


“원래 검독수리는 인기가 많죠. 사람 한 명쯤은 충분히 들고 날 수 있으니까. 근데 쟤는 너무 머리가 좋다 보니 길들였는데도 말을 안 들어요. 내가 왜 자기보다 멍청한 것들의 말을 들어야 하느냐는 식이더라고요.”


그때, 경악스럽게도 검독수리가 직접 그 질문에 대답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투란은 잠시 망설이다가 질문했다.


“혹시 지금 대답한 거냐?”


끄덕.


“아무 말이나 끄덕이는 건 아니지?”


절레절레.


“너 참 잘생겼구나.”


끄덕.


“역시 독수리보다는 매가 더 멋있는 것 같은데.”


마지막 말에 검독수리는 부리를 딱 부딪히며 성난 표정을 지었다.

투란의 말을 뉘앙스만 이해하는 게 아니라 명확히 인지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틸리도 똑똑하긴 하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이건뭐 말만 못하지 사람과 마찬가지가 아닌가.

투란은 반쯤 넋 빠진 목소리로 말했다.


“말을 알아듣는군요, 확실히.”

“네. 아예 글자도 가르쳐 보려고 했는데 배우기 싫은 건지 못 배우는 건지 안 하더라고요. 어느 쪽이건 마찬가지지만.”


어찌나 제멋대로인지, 한 번은 팔렸다가 도망쳐버려서 자하르 가문에 부탁해서 잡아 오기까지 했다던가?


“아까운 일이죠. 덩치에 비해서 힘도 좋고 마수도 꽤 먹였거든요. 말만 잘 들었으면 훨씬 비싸게 팔았을 녀석인데.”


그 말은 얼핏 듣기에는 불평 같았으나 은근히 부추기는 기색이 섞여 있었다.

어쩌면 너는 저 녀석을 완전히 지배해 주인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그러면 터무니없이 싼 값에 좋은 마수를 사는 것이라는 식으로.


가주와 이야기할 때도 느꼈지만, 이 가문은 작정하고 귀족들을 상인으로 키우는 것 같았다.

투란은 가만히 설명을 듣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에 검독수리를 바라보며 말을 걸었다.


“그러고 보면 말을 알아들으니 직접 물어보면 되겠네요. 이봐, 혹시 바라는 거라도 있어?”


가주의 딸이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저희도 몇 번 물어봤는데 그런 질문에는 제대로 대답 안 해줘요. 워낙 제멋대로인 녀석이라······.”


하지만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 검독수리가 고개를 한 차례 갸웃하더니 발톱으로 투란을 가리켰다.

가주의 딸이 경악하여 입을 떡 벌렸다.


“아니, 갑자기 왜······.”

“나를 바란다고?”


투란의 질문에 검독수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난 그렇게 특별한 사람이 아닌데. 혹시 이유가 있어?”


이어지는 질문에는 고개만 좌우로 까딱거리는 것이 대답하기 싫거나 대답할 방법이 없어서인 듯했다.

그가 생각하기에도 몸짓으로 답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질문이었다.


“혹시 내가 널 사면 읽고 쓰는 법을 배워볼 생각 있니? 직접 가르쳐 줄 테니까.”


이어지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본 뒤, 투란은 가주의 딸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사죠.”

“네? 아, 그게, 아무래도 가격을 다시 책정해야-”


막상 검독수리가 순순히 말을 듣는 것을 보니 아까워진 듯했다.

물론 투란은 그런 그녀에게 어렵지 않게 현실을 가르쳐줄 수 있었다.


“어차피 저 친구도 제가 아니면 저렇게 협조적이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이봐, 그렇지?”


투란의 말에 검독수리가 고개를 크게 두 번 끄덕이더니, 가주의 딸을 향해 발톱으로 쇠창살을 탕 두드렸다.

당장 자신을 투란에게 팔라고 협박하는 듯한 모양새.

아주 죽이 잘 맞는 모습에 가주의 딸은 둘을 번갈아 바라보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뭐, 어쩔 수 없네요.”


* * *


“이어져라, 하나로. 너는 나고 나는 너······.”


투란은 숙소에 놓아두었던 궤짝에서 금화를 가져와 계산을 마친 뒤, 무려 가주의 주관 아래 검독수리와 의식을 결속했다.

주문과 함께 투란의 영혼 일부가 저 검독수리와 연결되는 것이 느껴졌다.


이것이 바로 조련사 혈통의 능력인 조련 마법.

다른 마법사들처럼 일시적으로 동물을 제어하는 정도가 아니라 두 생물을 영적으로 묶어버리는 능력이었다.

이러한 결속을 다시 풀거나 연결의 대상을 바꾸려면 마찬가지로 조련사 혈통의 귀족이 있어야 했다.


연결이 끝나자 투란은 검독수리의 생각 일부가 자신에게 흘러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마침내 무언가를 찾았다는 충족감과 뿌듯함, 이제 새장에서 나갈 수 있다는 해방감이었다.

저 마수는 대체 그에게서 무엇을 본 것일까.

특별한 혈통? 재능? 그도 아니면 또 다른 무언가?


“끝났소.”


가주의 말을 들은 투란은 새장을 열어 검독수리를 해방했다.

녀석은 새장에서 풀려나고도 도망치는 대신 폴짝 뛰어 투란의 팔 위에 앉아 깃털을 골랐다.

마치 처음부터 거기에 있었다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태도로.


“네 이름은 뭐가 좋을까.”


투란의 질문에 검독수리는 삐약, 하고 매서운 생김새와 어울리지 않는 귀여운 울음소리를 냈다.

그와 함께 영혼의 끈을 타고 전해져 오는 녀석의 사고.

언어화된 생각과 추상적인 감정 사이의 무언가라서 명확히 해독하기는 좀 어려웠지만, 어느 정도 짐작은 할 수 있었다.


“네가 직접 짓고 싶다고? 글을 배워서?”


검독수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원하는 대로 해.”


어차피 이름 짓는 데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닌 만큼 투란으로서는 나쁠 것 없는 일이었다.

지나치게 자주성이 높은 게 아닌가 싶긴 했지만······그래도 말은 잘 들으니까 상관없지 않을까.


투란은 어린 시절 길렀던 목양견을 떠올렸다.

그의 어머니가 히사릴 언덕에 왔을 적, 늙은 양치기에게서 양 떼와 집을 사며 함께 딸려왔던 녀석.


어머니를 병으로 잃고 그 개까지 늙어 죽은 뒤, 투란은 더는 개를 기르지 않았다.

마법의 힘으로 목양견의 도움 없이도 충분히 양치기 일을 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소중한 것이 늙어 죽는 경험을 또 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


아마 이 검독수리를 기르면서는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터였다.

일반적으로 마수들은 마법에 미숙한 대신 동급 마법사보다 신체적으로 더 우월하며, 그만큼 수명 역시 어마어마하게 긴 편이니까.

어쩌면 이놈이 그보다도 오래 살지도 모를 일이다.


“신기하구려.”


둘의 그런 모습을 보며 칼 가주가 중얼거리듯 말했다.


“예전에 바라하의 계승자가 찾아왔을 때조차 거들떠보지도 않던 놈인데, 대체 브람스 씨의 어떤 점에 끌린 것인지.”


바라하 가문이라면 엔릴 사막 동쪽에 자리한 대가문의 이름일 터였다.

태양 혈통을 타고나서 불과 빛을 다룬다고 하던가?


투란 역시 이 녀석이 왜 자신에게 끌렸는지 알지 못했기에 나중에 글을 가르친 다음 물어볼 생각이었다.

만족할 만한 대답을 들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잘 데리고 다니겠습니다.”

“마음대로 하시오. 이미 떠난 이상 우리 애도 아니니까.”


칼 가주는 혹시 녀석이 도망가면 알아서 잡아야 한다며, 악담인지 충고인지 모를 말을 덧붙였다.


“그러면······.”

“아, 잠시.”


그때, 떠나려는 투란을 가주가 붙잡았다.

항상 계산적이던 상인의 얼굴에는 어째서인지 모호한 망설임이 떠올라 있었다.


“이건 그냥 듣고 넘겨도 좋소만. 혹시 탈리스 님과 인연이 있으시오?”

“탈리스 님이라고 하시면······?”

“아니, 아니오. 그냥 혹시나 해서. 잊어주시오.”


처음 듣는다는 듯한 태도에 칼은 재빨리 고개를 저었다.

마치 조금 전 했던 질문을 없던 것으로 만들려 하는 듯한 태도였다.


투란은 칼 가주가 그의 얼굴에서 저 탈리스라는 이름의 누군가를 보았음을 직감하고 그 이름을 머리에 새겼다.

그리고 조금 전에는 분위기상 하지 못했던 질문을 던져 보기로 했다.

실없는 질문을 먼저 던진 건 저쪽이니까.


“그러면 가주님, 저도 하나만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말해 보시오.”

“혹시 비제라는 여인을 아십니까?”

“비제?”

“이렇게 생겼습니다.”


투란은 가방의 가장 깊은 곳에 묻어 두었던 종이를 꺼냈다.

질 좋은 종이 위에 흩뿌려진 잿가루는 이십 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여성의 얼굴 형상을 하고 있었다.


“마법으로 그린 거군. 수호자 혈통치고는 재주가 좋은걸.”

“이쪽에 능숙한 친구가 있어서 그려달라고 했습니다.”


종이에 잿가루를 흩뿌려 초상화를 그리는 것은 메이사와 마법을 수련하던 중 배운 기술이었다.

머릿속으로 형상을 그려낸 뒤 그 모양 그대로 잿가루를 배열해 종이에 묻히면 그림에 재주가 없는 이도 자신이 떠올린 바를 투사(透寫)하는 것이 가능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오 년에서 육 년쯤 된 탓에 완벽히 재현했다고는 자신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그녀를 아는 사람이 보면 느낌 정도는 들 정도로 비슷한 형상이었다.

투란은 유심히 그림을 바라보는 가주의 행동 하나하나에, 몸에서 풍기는 냄새에 신경을 집중했다.


‘어떠려나.’


그가 어머니의 초상화를 부담 없이 보여준 것은 그녀가 일반인이어서였다.

설령 투란이 타고난 자하르 혈통이 어머니에게서 내려온 것이라고 한들, 일단 마법사가 아닌 이상 무언가 큰 죄를 저지를 만큼 거물이기는 힘들 테니까.

물론 어머니의 정체를 알자마자 바로 아버지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고려해야 하겠지만······.


그러나 기대와 달리, 칼은 그림을 한참 들여다보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전혀 모르겠군. 이만한 미인을 보았다면 쉬이 잊었을 것 같지는 않은데. 혹시 어머니나 누이요?”

“비슷합니다.”


극도로 후각을 집중한 상태에서도 상대에게서 당황하거나 놀라는 냄새는 나지 않았다.

그 사실에 투란은 안도와 실망을 동시에 느꼈다.


“그쪽도 무언가 사정이 있는 모양이구려.”

“세상에 사정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하기야.”


무거운 말투로 보건대 그 역시 나름대로 고충을 안고 사는 것 같았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외부인인 투란이 알 수 없는 일이겠지만.


계약을 마친 뒤, 투란은 본격적으로 새 친구의 실력을 시험하고자 궁전에서 나와 코마드 시의 남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큼직한 검독수리를 팔에 얹고 뒤에 기사까지 대동한 모습에 주위의 시선이 모였다.


수십 분 정도 걸음을 옮기자 서서히 메마른 모래바람의 냄새가 풍겨왔다.

이윽고 눈 앞에 펼쳐지는 것은 지평선 너머까지 모래뿐인 사막······.

배를 타고 오는 중에 얼핏 보기는 했지만 직접 밟으니 기분이 새로웠다.

투란은 가볍게 손을 뻗어 메마른 공기를 휘저어 보았다.


‘역시 겨울에다 밤이라서 그런지 뜨겁지는 않군. 오히려 추운 편이라면 모를까.’


아마 이곳이 사막의 최북단인 것도 그 이유일 터였다.

엔릴 사막은 끔찍하리만치 넓은 것으로도 유명해서, 같은 사막 내에서도 지역별로 기후가 다를 정도였다.


지도로 봤을 때 자하르 가문이 지배하는 영토의 크기가 아라비온의 세 배에서 다섯 배 정도였던가?

물론 사막의 특성을 생각하면 인구는 오히려 그보다도 못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면 한번 가볍게 날아볼까.”


말이 끝남과 함께 검독수리가 날아오르자, 투란은 한 손으로 녀석의 튼튼한 다리를 붙들었다.

강한 힘이 몸을 잡아채며 순식간에 세상이 저 아래로 가라앉았다.


“오······.”


눈이 시릴 정도로 불어오는 맞바람에 투란은 재빨리 눈앞의 바람을 차단했다.

자기 몸을 조종해 둥실 띄우는 부유 마법 따위와는 차원이 다른 속도감.

그가 직접 뛰는 것보다도 훨씬 빠른 것 같았다.


자하르 귀족이 이 녀석을 어떻게 잡았는지 몰라도 틀림없이 달음박질로 잡은 것은 아닐 터였다.

은신한 채 몰래 포획한 것이라면 모를까.


슬쩍 뒤를 돌아본 투란은 어느새 코마드 시가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작아졌음을 깨닫고 웃었다.

반대편에는 여전히 사막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는데,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탓인지 지상에서와 달리 그리 막막하게 보이지 않았다.

훨씬 거리감이 없어진 것 같다고 해야 할까.


투란이 몸에 부유 마법을 걸어 무게를 줄이자, 검독수리는 몸이 가벼워져서 신났는지 더 빠르게 날갯짓했다.


“이 정도면 다케인 평야는 하루 만에 가로지르고도 남겠는걸······.”


정말이지, 그동안 두 발로 걸어서 여행했던 것이 바보처럼 느껴질 정도의 속도였다.

녀석이 지쳐서 내려올 때까지, 한 사람과 한 마리 검독수리는 신나게 비행을 즐겼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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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0화 +39 24.08.26 41,168 1,668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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