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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검 님의 서재입니다.

타천사 : 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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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검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3
최근연재일 :
2021.06.3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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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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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3,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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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07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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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제국 - 수도에서 (3)

DUMMY

“텔레포트 진을 안 타고 오셨길래 조금 놀랐습니다. 마차를 타고 오신 건가요?”


“그렇습니다. 제가 여행을 좋아하는 터라 폐하께 부탁해서 천천히 풍경을 즐기며 왔죠. 공주님도 이번 제국까지의 여정을 상당히 좋아하셨기에 조금 시간을 가지면서 천천히 왔습니다.”


“음···. 그렇군요. 그럼 시간이 조금 걸리셨을 것 같습니다. 칼라도스 산맥을 돌아와야 하니 루닌을 들려 돌아오셨겠군요.”


“아니요. 칼라도스 산맥을 넘어왔습니다.”


“....그곳을 그냥 넘어오셨다는 말씀입니까?”


“네. 그렇습니다.”


“거기엔 몬스터, 엘프. 심지어 드래곤도 거주하는 곳인데···?”


“아 그런가요? 별문제 없던데요? 풍경도 좋고 오는 길이 편안했습니다.”


“그렇군요···.”


그는 고개를 갸우뚱했고 공주는 대변인의 모습을 보고 살짝 웃음을 터뜨렸다.


“그런데 황궁에 사람이 무척이나 많네요···. 무슨 날인가···.”


내 말대로 안으로 들어갈수록 많은 사람을 마주치게 되었다. 복장을 보니 하인이나 시녀 같지는 않고 대부분 귀족 같았다.


“오늘은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황실 무도회가 열리는 날입니다.”


“....?”


“잠시만요. 저희가 오는 날인데 무도회를 연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나는 가던 길을 멈추고 그를 응시하고 말했다.


“타국 사신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라는 게 존재하지 않네요. 오늘이 무도회가 열리는 날이라면 저희를 낮에 부르거나 아니면 다른 날에 부르는 게 정상 아닙니까?”


“저는···. 폐하께서 왜 이때 부르신지는 자세히 모르겠습니다.”


“황제라는 사람이 기본적인 예의마저 차릴 줄 모른다니. 제국의 수준도 알만하군.”


내 말에 공주는 깜짝 놀라는 듯한 표정을 지었고 한편으로는 불안한 눈빛을 보냈고 황제의 대변인이라는 사람은 눈썹이 살짝 꿈틀거리기는 했지만, 다시 평온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너무 좋지 않은 쪽으로만 생각하지 않아 주셨으면 합니다. 일단 올라가시지요.”


그는 내게 다시 걸음을 유도했고 나와 공주는 다시 그를 따라 움직였다. 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 미세한 불빛만을 가지고 있던 황궁에서 유일하게 밝은 빛이 새어 나오는 건물과 가까워졌다. 건물의 규모는 생각보다 컸다. 돔형 지붕에 3층 정도 크기의 건물이었고 지상에서 10m 정도 위에 지어져 있었고 그곳을 올라가기 위해 동서남북으로 계단이 존재했다. 그리고 계단 입구부터는 수많은 사람이 존재했다.

시녀와 하인도 있기는 했지만 대부분 귀족이거나 그들의 가족들이 있었다. 나라의 규모가 큰 탓일까 봐 귀족들도 무척이나 많았다. 우리는 대변인을 따라 계단을 올라갔다. 올라가는 계단에 서 있던 귀족들이 시선이 우리에게 집중되었고 그들은 하나같이 작은 목소리로 수군대기 시작했다. 안 들리게 이야기하려는 것 같았지만 안타깝게도 내게는 다 들렸다.


“누구지 저 여자는?”


“글쎄 나도 처음 보는데 무척 아름답군.”


“그 옆에 후드를 뒤집어쓴 남자는 누구지?”


“아마 노예나 하인 아닐까?”


그렇게 그들에게 관심 아닌 관심을 받으며 계단을 올라갔다. 공주는 표정 관리를 하고 있었지만, 표정에서는 조금 긴장한 모습이 보였다. 계단을 올라가면 갈수록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와 악기들 연주 소리가 조금씩 크게 들리기 시작했고 어느덧 건물의 입구에 도착했다. 건물의 입구에는 따로 문은 없었고 3m 크기의 크게 뚫린 입구가 있었고 입구부터 황제가 앉는 황좌까지는 무척이나 고급스러운 레드카펫이 깔려있었다. 양쪽 끝부분에는 금실로 무늬가 더해져 훨씬 더 아름다웠다. 우리가 입구 앞에 도착하자 한 남자가 우리에게 다가와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어디 가문에서 오신 건가요?”


그는 노트를 펼치고 우리를 쳐다보며 물었고 옆에 있던 대변인이 우리 대신 말했다.


“이분들은 리엔에서 오신 엘리아 공주님과 사신입니다.”


“음···.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그는 노트에 글을 적고는 다시 입구 쪽으로 가서 안에 있는 악기 연주단 쪽에 손으로 제스처를 취했고 음악과 악기의 소리가 점차 줄어들었다. 그리고 그는 목을 가다듬더니 이내 큰 소리로 외치기 시작했다.


“리엔의 공주님 엘리아 공주님과 리엔의 사신분 들어가십니다!!!”


그리고 그는 고개를 돌려 우리에게 이제 들어가면 된다는 제스처를 취했고 나는 살짝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하고 공주를 이끌고 안으로 들어갔다. 제국의 귀족들에게는 뜻밖의 손님이기에 무도회장 안에 이목이 나와 공주에게 집중되었고 우리는 레드카펫 위를 걸어서 황제와 황족들이 모여 있는 황좌 쪽으로 걸어갔다. 황좌가 맨 앞에 있고 양옆으로 다른 좌석들이 있는 형식이었고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황족들은 생각보다 많았다.


황제, 황비, 황자, 황녀···. 이렇게 있겠지···.


황제는 황족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우리가 걸어오자 이야기를 멈추고 우리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우리는 황좌 앞에 1m 정도 거리에서 멈춰 서서 부복의 자세를 취하고 그에게 인사했다.


“리엔의 사신 에드워드와 리엔의 공주 리엔 엘리아. 제국의 황제께 인사드립니다.”


“호오···. 반갑소. 엘리아공주. 짐이 예전에 공주를 본 게 무척 어릴 적인 것 같은데 벌써 이렇게 아름다운 공주가 되었다니···. 시간이 참 빠르게 흘러가는 것 같구려.”


“아닙니다. 폐하는 제가 어릴 적 뵈었던 그 모습 그대로 계시는군요.”


“허허허. 이거 고맙군. 그동안 잘 지냈는가?”


“네. 걱정해주신 덕분에 잘 지냈습니다.”


“흠흠···. 내가 오늘 이 시간에 공주를 부른 건···. 황태자가 공주와 대화를 꼭 나눠보고 싶다기에 어쩔 수 없었네. 부디 황태자의 무례를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주면 고맙네.”


“.....”


흠···. 그럼 예의가 없는 게 황제가 아닌 황태자라는 이야기군. 하긴 대국이라고 평가받는 제국의 황제가 그런 무례한 일을 강요하지는 않겠지. 아무리 리엔이 제국의 속국이라고 한들...


나는 시선을 황제에게서 그 옆에 앉아있는 황태자를 보았다. 그는 황제와 비슷한 금발의 푸른 눈으로 비교적 잘생긴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황태자는 황제의 말이 끝나자 씩 웃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공주에게 다가왔다.


“엘리아 공주. 실로 오랜만입니다. 제가 3년 전, 리엔을 방문했을 때처럼 여전히 아름다우시군요. 제가 그동안 제국의 무도회 초대편지와 사신을 보냈는데 매번 답장이 오지 않아 무척이나 섭섭했는데 드디어 와주셨군요. 긍정의 의미로 받아들여도 될까요?”


“황태자 저하. 죄송합니다만 저는 리엔의 왕조를 이어 나가야 할 몸입니다.”


“저도 그 점은 알고 있습니다. 저와 혼인을 하시고 리엔의 여왕으로 있어도 되지 않습니까?”


“....”


정말 말도 안 되는 논리로 밀어붙이는군.


“라이프. 그만하거라. 엘리아 공주도 한나라의 공주이시다. 예를 갖춰라.”


“잠시만요. 아바마마 저는 3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렸는데 잠시만 시간을 주시지요.”


엘리아 공주가 곤란한 상황이 되자 황제가 그만하라고 했지만, 그는 자신의 아버지에 만류에도 다시 이야기했다.


“아니면 제가 이미 혼인을 해서 그러시는 겁니까?”


“.....”


“허어···. 비록 후궁이라도 제가 황제가 된다면 제2 황비가 될 터인데 이 정도면 리엔의 여왕보다도 더 좋은 대접을 받으실 텐데 왜 거부하시는지 솔직히 이해가 안 됩니다.”


그의 말에 황제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치욕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고 꺼냈고 나는 공주가 걱정되어 고개를 돌려보았는데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미세하게 몸이 떨리고 있었다. 아무래도 황태자의 발언에 상처를 받은 듯했다. 나는 슬며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음···? 그대가 리엔의 사신인가?”


“그렇습니다. 황태자 저하.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요새 리엔의 귀족은 예의를 가르치지 않는 것 같군. 가서 왕에게 전해라. 기본적인 예절부터 착실히 교육받은 사신을 보내라고.”


“대국의 황태자부터가 예의가 없는데 제가 굳이 예의를 차릴 필요가 있겠습니까?”


“......”


주위는 순식간에 정적이 흘렀다. 수군수군 대거나 우리를 비웃던 웃음소리 역시 사라지고 황태자는 황당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더니 이내 미소를 지으며 크게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하하하!!! 리엔의 왕께서 재밌는 친구를 보냈군.”


그는 빙긋 미소를 지으며 허리춤에서 검을 뽑아내게 걸어왔다.


“내가 자네가 말한 대로 대국의 황태자인데 속국 따위의 사신에게 예의를 차려야 하는가?”


“아무리 자신의 국가보다 약하고 전쟁에서 패하고 땅을 빼앗기고 매달 전쟁배상금을 보내야 하는 처지의 국가이더라도 예의를 차리는 게 당연하지요. 그건 상대방에게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존중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그 망토 후드부터 벗겨야겠군.”


그는 검을 들어 검신의 끝부분을 로브 안으로 밀어 넣었고 후드가 벗겨졌다.


“호오···. 꽤 미남이군. 아바마마 요새 리엔은 외모를 보고 귀족을 뽑는 것 같습니다. 다음 왕이 여자라서 그런지 귀족들도 전부 미남으로 뽑는 거로 바뀐 듯합니다. 하하하!!”


그의 말에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나왔고 황태자는 검을 내 입에 겨누며 말했다.


“그 잘난 혀부터 잘라내고 싶구나. 그 혀부터 시작해서 내 차근차근 리엔 전체를 잘라내야겠어.”


난 그가 겨눈 검을 치우고 걸음을 움직여 황태자를 지나 황제에게 다가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황제 폐하.”


“말씀하시오. 리엔의 사신이여.”


“국가 간의 담화에 왠 벌레 한 마리가 왱왱거리는데 교육해도 되겠습니까?”


“....벌레?”


황태자는 내 말에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더니 검을 높게 들고 날 향해 내리쳤다.


“벌레한테 죽는 불명예를 안겠······.”


난 그의 검을 맨손으로 잡았고 그는 순간 당황했는지 멈칫했으나 이내 힘을 주며 검을 내 손에서 빼내려 했다. 하지만 검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고 황태자의 얼굴은 시뻘게졌다. 그리고 황제는 내 도발적인 말에 의외의 답변을 내놓으며 미소를 지었다.


“벌레를 교육한다라... 상당히 흥미로운 말이로군. 한번 보여주시게.”


“감사합니다. 황제폐하.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황태자 저하.”


나는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다가갔고 황태자는 몸이 살짝 움찔했지만, 곧 검의 기를 응집하며 내게 달려들었다.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죽음을 자초하는...!”


쩡-


황태자는 본인이 휘두른 검이 가볍게 내 손에 잡혀서 움직이지 못하자 당황한 듯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고 나는 가볍게 힘을 주어 검을 두 동강 내며 그에게 다가가 귓가에 속삭였다.


-높은 자리에 있는 인물일수록 예를 지키며 본인의 감정을 숨기는 방법을 배워야 하거늘 아직 멀었구나. 황태자여.-


“이노오오옴!!!”


그는 두 동강 나버린 검을 내 목을 향해 들이밀었지만, 가볍게 피하고 그의 다리를 걷어차서 무릎을 꿇게한 뒤 복부에 주먹을 날렸다. 그러자 그는 바닥에 고개를 숙이며 고통에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힘을 주고 때리지는 않았는데...?


“크으으윽....”


“난 한 국가의 왕을 대신해 온 사신이다. 나라의 대표지. 공주님 역시 같다. 그리고 후에 왕의 자리에 오르실 분에게 예의가 없군. 고개를 숙이는 법을 배우며 반성하고 있거라.”


난 황제에게 다가가 무릎을 꿇었다.


“리엔의 사신 에드워드라 합니다. 후드를 벗고 다시 제대로 인사드립니다.”


“...아! 이거 미안하군. 짐이 대신 사과를 하지.”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그리고 사신으로서 폐하께 전해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음···. 여기서 이야기해도 괜찮은가?”


“폐하께서 허락하신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작가의말

마지막 부분은 다소 대국이라는 배경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고 하지만, 다음화에서 충분히 이해하고 넘길만한 부분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전에 제국의 황제는 호탕하고 대장부 같은 면모가 있다고 언급한적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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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여행 - 울킨프로 (2) 21.06.28 22 0 12쪽
51 여행 - 울킨프로 (1) 21.06.27 10 0 12쪽
50 리엔 - 출발 21.06.20 21 0 12쪽
49 리엔 - 도움 21.06.20 13 0 12쪽
48 리엔 - 고백 21.06.19 26 0 12쪽
47 리엔 - 축제 (2) 21.06.18 14 1 12쪽
46 리엔 - 축제 (1) 21.06.18 18 0 11쪽
45 리엔 - 준비 (3) 21.06.17 14 0 12쪽
44 리엔 - 준비 (2) 21.06.17 14 0 12쪽
43 리엔 - 준비 (1) 21.06.16 16 0 12쪽
42 리엔 - 결과 21.06.15 29 0 12쪽
41 리엔 - 진실 21.06.14 19 0 11쪽
40 다시 리엔으로 (4) 21.06.13 30 0 11쪽
39 다시 리엔으로 (3) 21.06.12 18 0 14쪽
38 다시 리엔으로 (2) 21.06.11 29 0 12쪽
37 다시 리엔으로 (1) 21.06.10 20 0 11쪽
36 제국 - 마무리 21.06.09 20 0 11쪽
35 제국 - 수도에서 (4) 21.06.08 22 0 11쪽
» 제국 - 수도에서 (3) 21.06.07 35 0 12쪽
33 제국 - 수도에서 (2) 21.06.07 41 0 11쪽
32 제국 - 수도에서 (1) 21.06.06 34 0 12쪽
31 제국 - 후계자를 찾아서 (3) 21.06.06 40 0 14쪽
30 제국 - 후계자를 찾아서 (2) 21.06.04 38 1 11쪽
29 제국 - 후계자를 찾아서 (1) 21.06.03 30 0 12쪽
28 제국 - 엘프와의 만남 (2) 21.06.02 30 0 13쪽
27 제국 - 엘프와의 만남 (1) 21.06.01 43 0 12쪽
26 제국 - 출발 (2) 21.05.31 3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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