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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 님의 서재입니다.

잘 살았소이다.(힘들었지만)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퓨전

완결

별별조니
그림/삽화
조니
작품등록일 :
2018.05.03 08:29
최근연재일 :
2020.01.03 13:00
연재수 :
171 회
조회수 :
82,388
추천수 :
345
글자수 :
882,289

작성
19.12.23 12:00
조회
141
추천
2
글자
11쪽

168.마지막 여정(3)-일본으로 떠나다.

DUMMY

“그저 행복해 지기 위해서 꼭 훌륭한 무사가 되기 위해서 고니시 밑으로 들어갔고 어떨 결에 그의 총애를 받으며 조선정벌에 참여하게 되었습죠. 일본에 남아있는 가족과 애인에게는 꼭 성공해서 돌아오겠다고 떵떵 거리며 왔습니다. 그런데 전쟁은 길어졌고 제가 꿈꾸는 것을 이루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하다는 것을 깨달았습죠.”

“해서.”

“그러던 중 탈영을 해서 친구들과 조선의 포로가 되었는데 좋은 조선인 친구를 만났습니다. 그 친구의 이름이 마루죠. 적이었던 조선이 점점 아군이 되었고 오히려 가족과 애인 외에 남은 것이 없는 일본보다 조선에 더 애착이 왔사옵니다. 그래서 귀화를 해서 일본인이 피가 흐르는 조선인이 되었고 소중한 조선 친구 마루를 위해서 면천을 해서 양인이 될 수 있도록 도와줬습니다. 그 과정에서 김충선 대장님도 만났고 많이 도와주셨죠.”

“그게 사실입니까?”

“네, 하루군이 하고 있는 말이 모두 다 사실이옵니다.”

“열심히 살면 복이 온다고 하던가요. 김충선 대장의 추천을 받아서, 그 다음부턴 함께 일본에 다녀왔던 관료들의 추천을 받아서 임시 통역관으로 일본에 다녀왔습니다. 영영 헤어질 것만 같았던 가족, 애인과도 만날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인조는 하루의 이야기에 빠져들었고 하루는 눈물을 참아가며 자신이 살아온 거친 인생을 계속 이야기 해 나갔다.


“허나 그 와중에도 힘든 일은 계속 발생했습니다. 북쪽 여진족과의 전쟁에 징집되어 나갔다가 포로가 되어 몇 달을 고생하다 살아 돌아오기도 했고, 정묘호란 때 그동안 농사를 지으며 열심히 모은 돈을 잃기도 했습니다. 평생 부모님께 마음고생만 시키다가 떠나 보내드렸고, 아직까지 살아있는 애인과 다시 만나겠다는 약조를 하고 조선으로 돌아와서 다시 열심히 돈을 모으고 있던 찰나에 호란이 일어나서 겨우 살아 돌아 왔더니...지금 이렇게 끌려 와서 고신을 받고 우연히 상감마마께서 저를 불러오셨기에 이렇게 말씀을 올리는 것입니다.”

“참으로 딱하구나...”

“저와 제 친구들 그리고 조선에 있는 친구들의 가족들은 그저 열심히 살고자 했을 뿐이옵니다. 이 세상에 죽고 싶은 자가 어디 있겠나이까? 제 아무리 죽어야지, 죽어야지 말하더라도 막상 죽을 순간이 오면 모두 살려고 발버둥치지 않습니까? 저 역시 친구들과 또 가족들과 그리고 일본에 아직 남아있는 애인과 좀 더 행복하게 살고 싶어서, 좀 더 즐거운 삶을 살다 가고 싶어서 평생을 노력해 왔을 뿐이옵니다. 헌데... 지금의 처지는 오히려 이 미련한 놈의 앞날이 한치 앞도 보지 못할 정도로 캄캄하니 너무나도 통탄스러울 뿐입니다.”

“저런...”


인조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김충선에게 몇 가지를 물어 보았다.


“이 자가 왜란 때 조선군이 되어서 싸웠다고?”

“예, 이 노장과 함께 전장을 여러 번 누렸습니다.”

“일본에도 3차례 통역관으로 다녀왔고, 심하전투에도 참여했다?”

“재차 확인하시는 부분 모두가 사실이옵니다.”

“네 놈은 조선에서 3명의 임금을 거치면서 정말 많은 일을 겪으며 살았구나. 헌데 과인은 후세에 평생 무능한 임금, 나쁜 왕으로 기록될 만큼 반정의 역사와 치욕스러운 항복의 역사를 써 내려갔으니... 오히려 내가 어리석고 못난 놈 이렸다.”

“아니옵니다...”


인조는 창경궁으로 돌아오던 자신에게 살려달라고 울부짖었던, 하지만 끝내 구해내지 못했던 포로가 된 백성들을 회상하면서 입을 열었다.


“이 녀석이 저지른 죄에 대한 청의 보상금은 과인의 내탕금으로 내도록 하겠다.”

“전하, 그 무슨... 당치도 않사옵니다.”

“내 비록 역사에는 무능하고 쳐 죽일 왕으로 기록되겠으나 지금 눈앞에서 울부짖는 백성을 외면할 수 있겠느냐? 후세에서 판단할 과인의 과오는 어쩔 수 없으나 현세에 살아 돌아온 백성까지 외면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느냐.”

“하오나...”

“괜찮다. 3명의 임금을 거치면서 저 정도 공로를 세운 백성이라면 이정도 보상을 해 줄 수 있지. 그대여 고개를 들라.”

“예, 전하.”



하루는 고개를 들어 임금과 눈을 마주했고 인조는 뜻밖의 도움의 손길을 건넸다.


“그대와 일행들이 탈출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청의 보상금 문제는 과인이 해결하겠다. 또 그대들의 친구와 그 가족들을 풀어주도록 하겠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아울러 작년에 출발한 조선통신사 일행이 조선으로 돌아온다면 그대를 위한 수행원 하나를 붙어 줄 터이니 일본으로 건너가거라. 날짜는 네놈이 편한 날로 하여라.”

“상감마마님의 은혜에 망극, 또 망극하옵니다.”

“비록 그대와 그대의 친구, 가족에 대해서 만큼이라도 자비로운 임금이 될 수 있다면 과인은 그 길을 택하겠다.”

“이 늙은이의 처지를 고려해주시다니 그것만으로도 이미 큰 은혜를 입었사옵니다.”

“이만 물러나라.”


하루는 큰 절을 올려서 임금에 대한 예를 갖췄고 조선에서 40여 년을 살면서 처음 만난 조선왕과의 시간을 잘 끝마쳤다.



그리고 평양성에 다시 돌아와서 몇 달 간을 보내면서 일본으로 돌아갈 준비를 완전히 끝마쳤다.



“아이고, 이제 정말로 헤어져야겠네.”

“이 사람아, 일본에 가서도 행복하라고!”

“당연히 그래야지! 너희들도 남은 인생 잘 살아라.”

“이미 충분히 잘 살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아버지, 할아버지 고생시키면 안 된다? 다 없다고 울지 말고! 어허, 벌써 눈물을 흘리면 어떡하니?”

“끄흡... 아니에요.”

“너도 너무 걱정하지 말거라. 매일 못 찾은 막내아들 때문에 잘 자지도 못하지만 분명 어딘가에서 잘 살아 있을 것이다. 봐봐, 예전에 나랑 마루도 여진족한테 붙잡혔다 멀쩡하게 살아 돌아왔잖니.”

“정말요?”

“그럼, 인연이 닿는 다면 언젠가는 다시 만날 수 있는 것이 인생이더라.”


하루는 떠나기 전에 마지막 인사를 했다. 누구는 울고, 또 누구는 애써 눈물을 감추면서 이별을 준비했다. 한참을 떠나기를 주저했으나 이젠 정말로 떠나야만 했다.


“그럼, 다들 수고들 하게.”


하루는 마지막 인사말을 남긴 다음 관청으로 이동했다. 이미 그곳에는 자신과 함께 일본으로 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던 수행원 한 명이 있었다.


“어르신 성함이 하루 맞으시죠?”

“그래, 내가 하루란다.”

“저는 앞으로 오사카까지 어르신과 함께 동행 할 마루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어허, 이런 우연이... 내 친구 이름도 마루였는데...”


하루는 순간 먼저 떠난 마루가 생각나 잠시 슬픔에 잠겼지만 곧 바로 젊은 수행원이 어깨를 가볍게 토닥여 주며 인사를 나눴다.


“아무튼 나도 반갑구나. 앞으로 몇 달 동안 잘 부탁하마. 실례지만 나이가 어떻게 되는지?”

“올해로 18살입니다.”

“허허, 젊기도 하지.”

“이건 어르신 소식을 듣고 김충선 대장과 예전에 함께 일본에 갔던 관료들이 모아준 여행자금입니다.”

“아이고, 여행자금이 아니라 일본 가서 집을 사도 될 정도로 많구나.”


그 청년이 건넨 작은 상자 안에는 은자니 금은보화니 하는 값진 귀금속이나 보석들이 들어 있었다.


“이거 돌아가는 길에 인사드릴 수 있는 사람들한테 모두 인사를 올리고 가야겠구나. 그래도 괜찮겠니?”

“물론이죠!”


하루는 돌아가는 길에 만날 수 있는 나리들을 만나 일본으로 돌아가기 전에 인사를 드렸다. 그리고 2주 정도 지났을 때 김충선이 살고 있는 안동에 들러서 인사를 드렸다.


“그래? 드디어 일본으로 건너간다고?”

“그렇습니다.”

“잘 돌아가서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라네. 그래도 천만 다행이야. 또 다시 포로가 될 뻔 했는데 어떻게 잘 살아서 이렇게 일본으로 돌아가는 것 아닌가?”

“다 김충선 대장님의 선견지명 덕분이지요. 예정보다 계획이 1년 정도 늦어지긴 했으나 정말 하늘이 저를 버리지 않았다 봅니다.”

“나는 자네가 참 부러워 이 나이 되고 나니까 고향생각이 가끔 나긴 하더라고.”

“기회가 되면 일본으로 한 번 놀러오세요.”

“그랬다면 좋겠지만 어휴 동네 꼬맹이들이 머리 좀 커졌다고 할아버지를 놀려먹어서 내 도저히 이 꼬마들을 두고는 못가겠다.”

“푸하하,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니군요. 그럼, 저는 이만...”

“그래 기회가 된다면 또 만나겠지.”


김충선과의 이별.


그리고 계속해서 일본으로 걸어 나갔다.


마루라는 이름을 가진 청년과 제법 친해지자 이 젊은 청년은 하루에게 이것저것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기 시작했다. 이에 하루는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듯 추억에 잠기며 먼 길 여행 동안 심심하지 않을 대서사를 읊었다. 그 험했지만 행복했던 자신의 이야기를.


“어르신! 만나는 분들이 제법 명성이 있으신 분들도 꽤 있던데 어르신 보기보다 대단한 분이셨군요?”

“대단하긴 무슨 그냥 비극 속에서 끝까지 삶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다보니 결국에는 행복한 삶을 이루었구나.”

“정말, 대단하시군요. 어르신께서 정말 한평생 잘 사셨던 것 같아요! 만나는 사람들마다 즐겁게 반겨주고 도움의 손길도 많이 주던데요?”

"휴. 그래, 60인생 힘들었지만 잘 살았지."

"어르신? 어떤 인생을 사셨는데요?"

"그래, 나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모두 겪은 귀화한 일본인 이란다. 그런데 그 속에 즐거웠던 일들이 아주 많았지! 뭐냐 하면은~"


하루는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들려줬고 마루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청년은 마치 한밤중에 이불속에서 할아버지로부터 전래동화를 듣는 어린아이처럼 푹 빠져서 하루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래서 일본에서 조선으로 건너오시게 되었군요.”

“그럼 내가 네 나이 때는 세상에 못 이룰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고니시 유키나가라는 나의 주군께서도 나를 끔찍이 아끼셨고 금방이라도 훌륭한 무사가 된 다음에 일본에 있는 애인한테 멋진 모습으로 달려갈 수 있을지 알았지.”

“그런데 어떻게 되셨어요?”

“아이, 근데 뭔 놈이 전쟁이 끝나지를 않아? 초반에는 한양도 1달도 안돼서 도착했기에 이제 집에 돌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싶었는데 아이 뭔놈이 전쟁이 2년이나 질질 끌었어. 그리고 잠시 강화를 맺고 휴전을 했다가 또 정유년에 1년 동안 전쟁을 했고 말이야. 전쟁의 참혹함과 지루함 때문에 나는 같이 있었던 일본인 친구들이랑 군영을 탈출했고 조선으로 귀화하게 되었단다.”

“아하, 그래서 조선인이 되셨구나.”

“오호, 저길 보거라. 저 곳이 바로 동래 왜관이다. 며칠만 기다리면 아마 우리가 쉽게 얻어 탈 수 있는 큰 배가 하나 올 거야?”

“얻어 탈 수 있는 배가 있다고요?”

“그럼, 내가 살면서 우연하게 조선과 일본 사이에서 무역을 하는 일본인 친구도 알게 되었는걸 아마 물때가 잘 맞는다면 내 예상대로 다음 주에 만날 수 있겠지.”

“이야, 어르신 정말 별별 인연이 다 있으시네요. 발이 굉장히 넓으시다!”


하루는 동래에 있는 왜관 근처의 숙소에서 젊은 청년과 방을 잡고 바다의 큰 상인 미나토를 기다렸다.


작가의말

늦어서 죄송합니다. 주말에 컴퓨터를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늦게 올리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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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 마지막회.마지막 여정(5)-잘 살았소이다. 19.12.28 249 1 13쪽
169 169.마지막 여정(4)-조선과 작별하다. 19.12.26 134 1 12쪽
» 168.마지막 여정(3)-일본으로 떠나다. +2 19.12.23 142 2 11쪽
167 167.마지막 여정(2)-임금을 만나다. 19.12.20 102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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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 158.또 한 번의 전운(1)-불안한 양국 관계 19.12.04 57 1 11쪽
157 157.다시 집으로 19.12.02 73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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