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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 님의 서재입니다.

잘 살았소이다.(힘들었지만)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퓨전

완결

별별조니
그림/삽화
조니
작품등록일 :
2018.05.03 08:29
최근연재일 :
2020.01.03 13:00
연재수 :
171 회
조회수 :
82,385
추천수 :
345
글자수 :
882,289

작성
19.12.09 06:00
조회
117
추천
1
글자
11쪽

161.병자호란(1)-조선을 쳐야만 하겠노라.

DUMMY

[인조 14년 1636년 음력 4월 11일. 홍타이지가 황제에 오르고 국호를 청으로 고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음력 5월 26일 임금은 조선은 수천 리 국토를 가지고 있는데 어째서 저들의 모욕을 받고만 있어야 하냐며 단호한 태도를 보였고 다음 달에 청으로 격서를 작성해 보냈다. -인조실록-]


〔이제부터 짐은 대청제국의 황제로서 이 온천하가 짐의 다스리는 나라가 되도록 할 것이니라. 더욱 강성해지고 더욱 번화해서 중원의 주인이 바로 짐이 될 것이다!〕

〔황제 폐하! 만세! 만세! 만만세!〕

〔만세! 만세! 만만세!〕


홍타이지는 국호를 청으로 고치고 명나라를 자신의 살아있는 동안 완전히 정복해 버리고 말 것이라는 강한 의지를 보이며 황제로 등극했다. 청의 황제 홍타이지를 보고 청의 장수들과 신하들은 만세를 외쳤다.


지금 당장이라도 돌격할 수 있는 수만의 기병대와 십만의 넘는 병사들은 가히 제국이 되어버린 여진족의 국가의 위상에 너무나도 잘 어울렸다. 하지만 새로운 제국의 등장은 주변국들을 더욱 긴장하게 만들 뿐이었다.


『폐하, 오랑캐들이 국호를 청으로 고치고 우리 명제국을 금방이라도 쓰러트릴 기세로 국경 넘어서 진을 치고 대기하고 있사옵니다.』

『뭐라? 그 여진족 오랑캐들이! 도대체 장수와 병사들은 그동안 무엇을 했기에 오랑캐의 우두머리가 스스로를 황제라고 칭하고 제국을 만들도록 내버려 둔 것이오!』

『폐하, 모든 것은 저희들의 불충이옵니다.』

『하... 다들 대책을 마련하세요. 짐은 선황들의 얼굴을 볼 면목이 없습니다. 저들의 기세를 꺾고 우리 대명제국을 지켜내지 못한다면 짐은 죽어서도 선황들을 제대로 바라보지도 못할 겁니다. 제발... 제발 저들을 꺾을 방도를 마련하세요!』


명나라의 마지막 황제 숭정제는 명 황제의 자리에 오르고 나서 8년의 세월을 오랑캐를 막아내고 제국이 다시금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도록 노력했으나 이미 오랜 기간 부패한 환관, 관료들과 무슨 일을 진행하기도 힘들만큼 줄어든 국고는 이를 힘들게 만들었다. 속이 타들어갈 지경이었지만 당장 황궁으로부터 수천 리 밖에서 언제라도 다시금 쳐들어와서 자신의 제국을 무너뜨릴 저들을 제대로 막아낼 방도가 없었다.


“전하! 방금 들어온 급보이옵니다!”

“뭔데 또 호들갑을 떠는 것이오? 얘기해 보세요.”

“금나라가 국호를 청으로 고치고 황태극(홍타이지)는 스스로를 황제라 칭하며 황제의 자리에 올랐다고 하옵니다.”

“뭐라 오랑캐가 스스로 황제국을 자처했단 말이오?”

“아니, 어찌 그런 일이!”


놀란 것은 조선의 조정도 마찬가지였다. 그 세력을 꾸준히 키워오던 오랑캐의 나라 금나라가 이제는 황제의 나라 청나라가 되어버렸으니 얼마나 기가차지 않겠는가?


“전하. 오랑캐들의 거만함이 하늘을 찌르고 있사옵니다!”

“당장 명나라를 도와서 저들을 제거해야 하옵니다!”

“아니 되옵니다. 자국의 땅도 지켜낼 병사들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명나라와 함께 전쟁을 하면 필히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이옵니다.”

“이전에 7년간의 왜란동안에 명황제의 은혜덕분에 지금의 우리가 있는 것인데 죽어도 명나라와 함께 죽어야지오!”

“죽어도 명나라와 함께 죽겠다고요? 당장 전쟁이 일어나면 죽어나갈 것은 힘없는 백성들일 텐데 명나라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북쪽에 있는 백성들을 사지로 내몰겠다는 것이오!”

“그러면 뭐 오랑캐와 손을 잡자는 소리십니까? 당치도 않아요.”

“여기에는 분명 지난 왜란과 호란의 참혹함을 직접 겪은 자들도 있을 터인데 또 그 때와 같은 비극이 일어나기를 바라시는 겁니가!”

“다들 그만 하시오! 경들은 어찌 이리도 매번 오랑캐에 대한 소식이 들려오면 양편으로 나뉘어져 못 싸워서 난리요! 오랑캐에 대한 일은 확실하고 세세하게 서로 의논한 다음에 거론토록 하시오.”


여진족과 관련된 소식이 들려오면 매번 시작되는 오랑캐와 끝까지 싸우자는 측과 백성들과 나라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측의 의견대립이 분분했다. 정묘호란이 일어난 뒤부터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이들의 언쟁을 눈뜨고 지켜보며 듣기 싫었던 것은 어쩌면 임금의 당연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북쪽에서 자국에 위협적인 세력이 자꾸만 거대해지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청나라에 대한 소식들은 계속해서 대궐로 들어왔고 언쟁이 끊이는 날이 없을 정도였다. 이렇게 지루한 언쟁이 계속되는 것이 지친 인조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수천 리 국토를 가지고 있는데 어찌하여 저 오랑캐들의 모욕을 받고만 있어야 하는 것이오?”

“전하...”

“우리도 단호하게 결단하고 행동을 보여줘야 오랑캐들이 우리를 넘보지 않을 것 아니오.”

“허면 어찌 한 것이 좋겠사옵니까?”

“청으로 격서를 보낼 것이오. 이번 격서는 글을 잘 쓰는 신하들의 문장들을 고루 담아서 쓴 다음 보낼 것이오.”


임금의 뜻에 따라 신하들은 각양각색의 띄어난 문장들을 담은 상소들을 임금에게 올렸고 비판과 화의가 섞여있는 격서를 완성시켜 청으로 보내기에 이른다.


“아이. 이렇게나 평화로운데 정말로 전쟁이 일어나기라고 한다는 거야?”

“이 사람들아. 아전들의 말을 들어보니까 오랑캐들의 나라 이름도 금에서 청으로 고쳐버렸고 그 나라 왕은 스스로를 황제라고 칭했다네.”

“어이구. 완전 명나라 황제처럼 높으신 자리에 올라버렸구먼.”

“그렇게 위협적인 대상이 되었다면서 왜 나라 안에서 특별히 병사들을 대규모로 훈련시킨다거나 성벽을 단단히 쌓아올리고 보수한다거나 하는 일은 왜 안하고 있는 거야?”

“글쎄. 그게 조금 의문이긴 하네. 아무래도 어떤 일이 일어날지 좀 더 지켜본다는 입장이 아닐까.”

“허허. 나라님과 높으신 대감님들이 하시는 일들은 도통 모르겠다니까.”

“그렇다고 올해 농사를 그만 둘 건 아니잖아. 이왕 씨를 뿌린 거 올해도 풍작을 기대하며 열심히 일 해야지!”

“네 말이 맞다. 일어나지도 않을 전쟁을 대비하는 것도 뭐 유비무환이니까 좋은 일이긴 한데... 그렇다고 당장 눈앞에서 자라고 있는 농작물들을 외면할 수 는 없는 일이지.”


날씨가 따뜻해지고 모든 농작물들이 푸른 잎사귀를 키우면서 자라나고 있는 시기에 부농이건 소작농이건 신경 쓸 가장 중요한 일은 전쟁대비가 아닌 농사였다. 때를 노치면 망칠 수도 있는 것이 농사이기 때문에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이 중요했다.


“에잇. 정 전쟁이 나는 것이 불안하면 사람 사서 쓰면 될 거 아니야.”

“그것도 맞는 말이네. 우리가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맘대로 해 사람 사서 쓸 거면 사서 써. 거 얼마 되지도 않는 담배랑 인삼밭을 두고 사람을 사서 써.”

“엄멤메? 얼마 되지도 않는 다니? 그럼 이 늙은이가 밭일 하다가 죽는 꼴을 봐야 되는 거야?”

“자식들 시켜! 손자들도 이제 거의 다 컸구먼. 재산 물려받고 싶으면 또래들이랑 몰려다니면서 놀지만 말고 손자들도 와서 좀 거둬드리라고 해.”

“그냥 사람 사서 쓰자. 있는 돈 썩힐 거야?”

“야 임마! 하루! 곧 일본에 가야 된다면서! 그러면 한 푼이라도 더 벌어서 너 일본 가는데 보태 줘야지!”

“어이구. 걱정 마세요. 내 돈은 내가 벌어 쓸 테니까. 괜히 멀쩡한 가족들 뼈 으스러트려서 불구로 만들어 버리지나 마셔요. 너도 나이가 육십이 넘었는데 너무 무리하지 말고.”

“떽! 너만 건강한 줄 알아! 나도 아직도 무거운 물건 번쩍번쩍 들 수 있어! 죽기 전까지는 내 밭은 내가 가꿀 거야!”

“푸하하하! 저게 농사꾼이지 어딜 봐서 무관이 되고 싶어서 지랄났던 사람으로 볼까?”

“시끄러!”


정신없어 하는 각 국의 왕과 신하들의 상황과 달리 평범한 사람들은 오늘도 평화롭게 농사를 지을 뿐이었다. 특히 하루와 친구들은 몸은 늙었어도 소작농을 별로 쓰지 않으면서 가족들과 함께 농사를 짓는 것으로 고을에서 소문이 났다. 부지런하니 엄청난 기근이 오지 않는 이상 늘 풍작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러한 평화 속에서 확실하게 전쟁의 기운은 점점 한반도를 덮어오고 있었다.


〔폐하! 조선에서 보내온 격서이옵니다.〕

〔조선에서 격서를 보내왔다? 한 번 읽어봐야 겠군.〕

〔드디어 조선에 전쟁을 일으킬 구실을 잡을 수 있는 겁니까!〕

〔흠... 아니야. 상당히 좋은 글귀들로 우리 청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조선이 250년간 자신들의 땅에서 자리를 지켰는지 조선이 어떠한 나라인지 적어 내렸다. 물론 청의 입장에서 불쾌하긴 하지만 왜 자신들이 우리 청나라보단 명을 섬기는지도 드러나 있고 말이다. 오히려 지금 상황에서 조선이 왜 이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는지를 너무나도 잘 보여주고 있기에 이 격서를 가지고는 전쟁을 일으킬 명분이 될 수 없다.〕

〔허면 어찌 해야 조선 놈들을 조용하게 만들까요.〕

〔뭘 그리 걱정을 하느냐. 이제 명분을 만들 필요도 없을 만큼 청제국이 강성해졌는데. 저들이 계속 우리 청을 거절하고 명나라를 섬긴다면 그에 맞는 벌을 내려줄 수밖에 없지.〕

〔허면 정말로 전쟁을 일으키신다는 말씀이십니까?〕

〔명나라와의 전쟁이 잠잠해지면, 또 조선과의 교류에서 조금이라도 명에게는 신하됨을 자처하지만 우리와는 형제의 의리를 지키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 때 바로 조선을 공격할 것이다.〕


홍타이지가 이제는 조선과 전쟁도 생각하고 있음을 말하자 청의 신하와 장수들은 술렁거렸다. 하지만 확실하게 즐거운 표정을 숨기고 있는 한 장수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촐콘이었다.


‘드디어 조선에 제대로 복수를 하러 갈 수 있겠구나! 기다려라 아버지의 원수. 부디 죽지 않고 살아있기를 바란다.’


그의 살기가 뿜어져 나오는 눈빛은 아무리 표정을 숨기려고 노력해도 사납게 흘러져 나왔다.


〔조선이 아무리 청의 군사력에 비하면 약한 병력을 갖고 있기는 하나 명과의 전쟁이 치열해질 때 뒤에서 우릴 노린다면 매우 난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언젠가는 조선을 한 번 확실히 밟아 놓는 것이 북경으로 가는 길을 순탄하게 하는 일이다. 부디 경들은 짐의 뜻을 이해해주기를 바란다.〕

〔폐하. 명을 받들겠나이다.〕

〔어떠한 명령이든 수행하겠습니다.〕


홍타이지의 말처럼 조선을 언제까지나 가만히 내버려 둘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아무리 군사력이 강하다고 한들 조선이 확실히 청나라에 무릎을 꿇고 명과의 군신관계보다 더욱 확실한 조선과 청나라 사이의 군신관계를 확립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었다.


게다가 시간이 흘러 가을이 왔는데 청의 곡물현황은 좋지 않았고 식량이 부족할 때 명과의 대치가 이어지는 와중에 조선의 북침이 시작된다면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때문에 조선으로의 군사작전이 빠르게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전군. 용골대! 다음 달까지 조선으로 출정할 수 있도록 준비하려라.〕

〔황명을 거행하겠습니다, 폐하!〕


작가의말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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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 뒷 이야기(소설을 시작할 때부터 끝낼 때까지 조니한테 있었던 일) +2 20.01.03 191 1 7쪽
170 마지막회.마지막 여정(5)-잘 살았소이다. 19.12.28 249 1 13쪽
169 169.마지막 여정(4)-조선과 작별하다. 19.12.26 134 1 12쪽
168 168.마지막 여정(3)-일본으로 떠나다. +2 19.12.23 141 2 11쪽
167 167.마지막 여정(2)-임금을 만나다. 19.12.20 102 1 13쪽
166 166.마지막 여정(1)-영웅 마루 19.12.18 70 1 12쪽
165 165.병자호란(5)-쫓는 자, 쫓기는 자 19.12.16 66 1 17쪽
164 164.병자호란(4)-포로가 될 것인가... 19.12.14 56 1 14쪽
163 163.병자호란(3)-항복 19.12.13 79 1 11쪽
162 162.병자호란(2)-몸을 옮기다. 19.12.11 58 1 11쪽
» 161.병자호란(1)-조선을 쳐야만 하겠노라. 19.12.09 118 1 11쪽
160 160.또 한 번의 전운(3) 19.12.07 57 1 12쪽
159 159.또 한 번의 전운(2) 19.12.06 52 1 12쪽
158 158.또 한 번의 전운(1)-불안한 양국 관계 19.12.04 56 1 11쪽
157 157.다시 집으로 19.12.02 73 1 12쪽
156 156.산킨코타이(3)-일정의 끝 19.11.30 60 1 11쪽
155 155.산킨코타이(2)-두 이복형제의 만남 19.11.18 87 1 11쪽
154 154.산킨코타이(1)-합류 19.11.11 65 1 11쪽
153 153.옥새를 찾아라! 19.11.07 53 1 12쪽
152 152.일본행(4)-보내드리다. 19.11.06 69 1 11쪽
151 151.일본행(3)-식어버린... +1 19.11.05 78 1 11쪽
150 150.일본행(2)-일본인 상인 19.11.04 54 1 12쪽
149 149.일본행(1)-김충선의 조언 19.11.02 72 1 12쪽
148 148.대기근과 고난(3)-어머니의 장례 19.11.01 61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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