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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건 님의 서재입니다.

리쥬베 -다시 만날 그때-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sunggun
작품등록일 :
2019.04.01 23:38
최근연재일 :
2019.05.07 19:13
연재수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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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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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수 :
178,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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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07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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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르윈드 - 30

DUMMY

“... 빗나갔나. 반사신경이 이미 인간을 벗어났군.”


통나무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 빽빽한 나무들 위로 봉긋하게 솟아올라온 언덕 위에서, 한 남성이 풀밭위에 엎드려 있었다. 통나무집에서 나온뒤 곧바로 빠르게 이동해 언덕으로 올라온 람, 라마일 르윈드는, 어깨에 매고있던 케이스를 내려 안에서 부품을 꺼냈다.

그리고 순식간에 조립된 둔중한 금속의 물체를 오른손으로 잡고, 어깨와 왼손으로 바친뒤 조준경에 천천히 눈을 가져갔다. 그리고 때때로 허공에다 어떤 말을 중얼거리며 렌즈 너머로 비춰지는 통나무집의 모습을 보았고, 그리고 그 창문 너머로 보이는 식탁을 보며 천천히 숨을 가다듬었다.

이윽고 창문의 사각에서 손이 하나 나오더니 접시를 놓고 사라졌고, 잠시 뒤, 검은 머리카락의 실루엣이 사각에서 나왔다.

그리고 숨을 가볍게 멈추며 동시에 검지를 당겼다.


슈웅!


좁고 기다란 원통을 빠르게 빠져나간 탄환은 눈으로 쫓을 수 없는 속도로 통나무집을 향해 날아갔고, 창문에 빨려들어가듯 정확하게 뚫고 들어갔다.


“...”


집중을 끊지않고 반동으로 잡아가며 다시한번 조준경을 창문쪽으로 되돌리자, 산산조각이 난듯 무수한 유리파편과 함께, 박살난 식탁의 나무조각들이 집 안팍으로 퍼져있는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표적으로 삼은 아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직감적으로 빗나갔음을 느낀 라마일은 서둘러 총을 정리해가며 다시 허공을 향해 말을 걸었다.


“페론. 벗어났지?”

‘이미 나왔어. 어디로 갈거야.”

“일단 카르나한테 가자. 프레드릭이 어째서 이런 선택을 했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겠어.”

‘그래, 알았어.”


그의 귀에만 들려오는 여동생의 말소리를 들어가며, 재빠르게 케이스를 어깨에 둘러맸다. 그리고 뒤도 돌아보지않고 자신이 만들어놓은 공간의 경계선을 향해 달려갔다. 그리고 그가 그 어떤 제약도 받지않고 투명한 벽을 넘어가자, 이내 경계가 허물어져내리며 하나의 격리된 세계였던 공간은 자연에 동화되었다.






“아렐··· !!!”


눈앞에서 일어난 상황을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린 메아윌이, 쓰러져있는 아렐에게 다가갔다. 급하게 일으켜세우려고했지만, 도저히 들 수있는 무게가 아니었고, 마법을 써서 근력을 강화해가며 겨우겨우 몸을 똑바로 눕히는데 성공했다.

갑자기 창문이 깨지는 소리가 들리나 싶더니, 식탁이 폭발하듯 산산조각이 났고, 밖에서 날아온 정체불명의 물체는 반대쪽 벽을 뚫고 나갔다.


메아윌은 무아지경으로 그 옆에 쓰러져있는 아렐을 겨우겨우 끌어당겨 벽 근처로 옯겼다.

무의식적으로 메아윌이 실행한 판단을 올발랐고, 깨진 창문에서 사각이 되는 위치로 몸을 숨겼다. 메아윌은 현대식 무기에 조예가 깊지는 않을 뿐더러, 총이라는 고화력무기에 대해서 그다지 아는바가 없었지만, 그럼에도 저격이라는 전술은 알고있었기에 할 수있었던 판단이었다. 통나무에 더해 돌로 다져진 벽까지 뚫고 들어갈 위력의 무기라면, 벽을 뚫고 그들을 공격할 위험도 있었기에 메아윌은 숨을 죽인채 공포에 떨고있었지만, 다행히 더이상의 공격은 없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안정을 되찾은 메아윌이 아렐의 상태를 자세히 보았고, 다행히 총탄은 멀리 스치기만 했는지 살갗이 찢어졌을 뿐이었다. 하지만 스쳤음에도 그 충격으로 기절할 정도의 위력이었다는 점에 또한번 오한이 든 그녀는, 아렐의 볼에 크게 난 상처를 지혈해가며 그가 깨어나기를 기다렸다.


“으읔···”

“아렐! 괜찮아요?!”


그리고 몇분도 채 지나지않아 아렐이 눈을 떴고, 메아윌이 볼에 대고있던 손수건을 옮겨받고는 숨을 골랐다. 그러고는 주변상황을 재빠르게 파악한채 저격위치와 무기의 종류에 대한 추정을 하고,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을법한 루트를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아직 저격수가 노리고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함부로 움직이는건 위험하겠네요.”

“벽을 뚫고 공격해온다면 어떡하죠?”

“충분히 가능성이 있지만, 여지껏 공격해오지않는다는건 분명 이유가 있겠죠··· 어쩌면 탄약이 부족하다던가. 그래도 이대로 가만히만 있다가는 저격수가 공격해올 수도 있겠어요.”

“현관 반대편에 뒷문처럼 보이는게 있긴해요.”

“음··· 날아온 방향과 각도를 봤을때, 조심히만 움직인다면 뒷문으로 나갈 수있을것 같습니다.”


깨진창문쪽 벽에 또다른 창문이 없다는 걸 확인한 아렐은 고개를 끄덕인뒤, 최대한 자세를 낮추어 포복자세로 뒷문까지 선행했다. 그리고 안전하게 뒷문에 도착하자, 메아윌을 향해 신호를 보내 그녀가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포복자세가 익숙하지않은듯, 중간중간 자세가 망가지며 창문쪽으로 그녀의 몸이 튀어나갈 것만 같았기에, 아렐은 굉장히 불안해하며 숨죽여 기다렸다.


다행히 아무일도 일어나지않은채 메아윌은 무사히 뒷문쪽까지 기어왔고, 아렐이 살짝 문을 열어서 기어나갈 틈을 만들었다. 그리고 나무바닥을 지나 풀밭으로 몸을 빼내고, 총탄이 날아온 방향에서 완전한 사각이 만들어졌음을 확인한 아렐이 벽에 기대어 앉았다.

마찬가지로 벽에 기대며 그의 옆에 앉은 메아윌이 물었다.


“람이라는··· 아까 그 아저씨가 한 짓이겠죠?”

“예, 람이라는 가명도 그렇고, 그 얼굴도 그렇고, 저격까지 받았으니··· 이제 확신할 수 있게되었습니다.”

“네? 무엇을요?”

“람의 정체말입니다. 그는 라마일 르윈드. 한때 세이렌왕국군 수도방위사령관이었으며, 저항군의 수령이었던 인물이라고 저는 확신하고있습니다.”


아렐의 입을 통해 그 이름을 들은 순간, 메아윌역시 마음속 깊은 곳 어딘가에서 느끼고있던 찝찝함이 풀려가는 것을 느꼈다. 또한, 세이렌과 3국동맹간에 있었던 3년전쟁의 영웅이었던 라마일 르윈드를 향한 약간의 혐오감을 느꼈지만, 그런 감정은 대수롭지않게 날려버리며 아렐에게 말했다.


“아··· 그래서 아까 수염을 깎은 모습을 보자마자 그렇게 불안해 했었던 거였군요.”

“예, 그리고 불안은 현실이 되었죠. 그는 총이 아직 군대에 보급화되기도 전부터, 사격에 대한 천부적인 재능을 보이며, 저격이라는 전술의 분야를 갈고닦은 사람입니다. 저를 죽이려고한 정확한 이유가 아직은 불분명하지만··· 이렇게 된 이상 땅굴을 파서라도 이 공간에서 나가야합니다.”

“네, 바로 가죠.”


메아윌의 응답에 고개를 끄덕이고, 기억을 더듬어가며 원래 있던 장소로 되돌아갔다. 아렐은 경계심을 바짝 세우고, 자세를 최대한 낮춘채 메아윌을 선도하느라 다른 곳에 신경쓸 여유가 없었지만, 메아윌은 그를 따라가며 다양한 생각을 했다.


정신이 없어 또다시 사라져버린 펠을 찾을 여유도 없었지만, 나오면서 얼핏 본 바로는 집안에는 아무도 없어보였던 것을 떠올렸고, 애초에 식사를 핑계로 자기들을 집안에 묶어둔 이유또한 저격을 돕기위해서라고 생각했다. 맛있는 식사를 대접해준 여성에 대한 호감도가 팍팍 상승하고 있던 메아윌은, 기분이 침울해지는 것을 느끼며 어째서 람, 아니 라마일이 자신들을 공격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아렐은 여전히 용린갑을 당당하게 입고있으니, 저항군의 잔당을 없애기위한 제국군의 요원이라고 생각했을 수도있다. 아렐과 메아윌은 오히려 미아가 된채 혼란스러워하고 있었지만, 이 공간의 주인이라고 안 순간 아렐이 라마일을 향해 표했던 적대의사를 부정적으로 판단했을 수도있다.

메아윌은 이 생각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외에도 여러 생각이 들긴했지만, 어느 하나 논리적인 것은 없었고, 그나마 아렐을 암살자로 오해했을거라는 추론이 가장 타당해 보였다.


일단 이 공간을 빠져나간 후에, 아렐과 의견을 교환하기로 생각해두고 앞서가는 아렐을 열심히 쫒아 걸어갔을때, 갑자기 아렐이 걸음을 멈추었다.

갑자기 멈춰버린 그의 등에 살짝 부딪혀버린 메아윌이 의아해하며 그의 얼굴을 보자, 마찬가지로 의아한듯 메아윌을 돌아보는 그의 얼굴이 보였다.


“메아윌, 아무대로 이미 공간을 나와버린 것 같습니다.”

“네? 어떻게요?”

“잘 모르겠습니다. 보세요. 이미 지나온 저 흙바닥위에, 아까 저희들이 투명한 벽을 공격했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아렐의 말대로 뒤를 돌아보니, 그들이 이미 지나온 흙위에 여려개의 함몰된 자국들이 보였다. 이를 확인하며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어떻게 벽을 통과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기에 두사람은 머리를 맞대고 잠시 고민해보았지만, 결국 해답은 나오지않았다.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도 없겠네요. 그들이 저를 쫒아올지도 모르니 일단 한번 마을쪽으로 돌아갑시다. 거기서 하룻밤을 보내고, 행동은 다음날부터 하죠.”

“정말요?! 그러면 아렐도 마을안에 제대로 들어올거예요?”

“그럴겁니다. 여관에서 숙박하려면 정식으로 마을에 들어가야할테니까요.”

“그래도 그러려면 그 갑옷을 벗어야되는거 아닌가요?”


메아윌은 기뻐하면서도, 아까전 자신의 눈앞에 벌어졌던 참상을 떠올리며 걱정스럽게 물었다. 하지만 아렐은 미소지으며 고개를 저었고, 손으로 용린갑을 툭툭 치며 말했다.


“아까 그 총탄의 위력을 보면, 완전가동상태가 아닌 용린갑은 어차피 버티지못할 겁니다. 그렇다고해서 계속 완전가동상태로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니, 일단 한번 사람들 속에 섞여있는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저격만 아니라면, 접근전에서 질 생각을 없으니까요.”


자신만만하게 말하며 다시 숲길을 걷기시작한 아렐을 걱정스럽게 보면서도, 드디어 마을안으로 함께 들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에 메아윌은 순순히 기뻐하기로 했다. 다만, 긴급한 상황이 닥쳤을때 이번처럼 당황하지않고 아렐의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행동하기위한 궁리를 여러모로 해가며, 그를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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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장 르윈드 - 30 19.05.07 40 0 10쪽
30 3장 르윈드 - 29 19.05.06 42 0 8쪽
29 3장 르윈드 - 28 19.05.04 72 0 8쪽
28 3장 르윈드 - 27 19.05.02 44 0 10쪽
27 3장 르윈드 - 26 19.05.01 54 0 11쪽
26 3장 르윈드 - 25 19.04.30 61 0 13쪽
25 3장 르윈드 - 24 19.04.29 53 0 11쪽
24 2장 세이럼 - 23 화로 19.04.27 57 0 20쪽
23 2장 세이럼 - 22 19.04.26 55 0 10쪽
22 2장 세이럼 - 21 19.04.25 58 0 10쪽
21 2장 세이럼 - 20 19.04.24 57 0 9쪽
20 2장 세이럼 - 19 19.04.23 66 0 9쪽
19 2장 세이럼 - 18 19.04.22 67 0 9쪽
18 2장 세이럼 - 17 19.04.20 62 0 19쪽
17 2장 세이럼 - 16 19.04.19 64 0 19쪽
16 2장 세이럼 - 15 19.04.18 98 0 10쪽
15 2장 세이럼 - 14 +1 19.04.17 77 0 18쪽
14 1장 아레아리스 - 13 모닥불 19.04.16 70 0 20쪽
13 1장 아레아리스 - 12 19.04.15 75 0 13쪽
12 1장 아레아리스 - 11 19.04.13 161 0 10쪽
11 1장 아레아리스 - 10 19.04.12 54 0 13쪽
10 1장 아레아리스 - 9 19.04.11 54 0 12쪽
9 1장 아레아리스 - 8 19.04.10 55 0 16쪽
8 1장 아레아리스 - 7 19.04.09 50 0 17쪽
7 1장 아레아리스 - 6 19.04.08 55 0 13쪽
6 1장 아레아리스 - 5 19.04.06 70 0 17쪽
5 1장 아레아리스 - 4 19.04.05 66 0 15쪽
4 1장 아레아리스 - 3 19.04.04 70 0 17쪽
3 1장 아레아리스 - 2 19.04.03 74 1 13쪽
2 1장 아레아리스 - 1 19.04.02 87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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