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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건 님의 서재입니다.

리쥬베 -다시 만날 그때-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sunggun
작품등록일 :
2019.04.01 23:38
최근연재일 :
2019.05.07 19:13
연재수 :
31 회
조회수 :
2,115
추천수 :
3
글자수 :
178,651

작성
19.04.03 12:09
조회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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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3쪽

1장 아레아리스 - 2

DUMMY

사방으로 둘러쌓인 암석들에게 반사되어 은은하면서도 푸른 불빛이 붕괴된 갱도안을 어지러히 비추고있었다. 일자로 길게 뻗어있는 옛 갱도안 통로는 한쪽 끝이 울퉁불퉁한 돌들로 꽉 막혀있었고, 그 돌사이로 한쪽 다리가 들어간 한 남성이 긴 신음을 내며 힘겹게 눈을 떴다.


“으··· 머리 아파···”


미간을 찡그리면서 자신이 땅바닥에 드러누워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남성은 몸을 일으켰지만, 오른쪽 다리가 움직이지않는 탓인지 중심을 잃고 다시 쓰러졌다. 튀어나온 돌맹이에 머리를 부딪혀 다시금 통렬한 아픔을 느낀 그는 어찌어찌 허리를 조금 들어올려 자신의 다리를 보았다.


“하··· 감각이 멀쩡한걸로 봐서 뭉개지지는 않은 것 같은데··· 흐읍!”


엉덩이를 땅에 붙인채 다른 한쪽다리를 굽혀 발을 땅에 디디고, 두 손을 벽에 댄 뒤 온 힘을 다해 다리를 당겨보았으나 몸이 살짝 흔들릴뿐 빠지지는 않았다. 다시 한숨을 쉰 남성은 자신에게 닥친 상황으로 인해 몰려오는 급격한 피로감을 느꼈고, 아직 일어난 직후라 제 힘이 안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돌바닥위로 다시 드러누웠다.


“이래서 술은 가까이해서 좋을게 없어···”


기절했는지, 아니면 잤는지. 목 안쪽에 달려있는 시계를 확인하며 꽤 많은 시간이 지났음을 확인하고는 졸도하기 직전의 일들을 떠올리며 결국 또다시 한숨을 쉬었다.

테널이라고 불리는 거대한 대륙에서 어떤 국가라도 압도할 만한 국력와 국토를 가진 대제국 림. 군정국가라 해도 과언이 아닐만틈 제국군의 영향력이 막강한 림제국에서, 마족만을 전문적으로 사냥하기 위해 편성된 특수부대의 일원인 그, 아렐 페르노아는 며칠전 몇가지 임무를 받고 부대원들과 함께 제도를 나왔다.

그리고 중간지점인 크러스트노역교도소에서 잠시간의 휴식을 취하고있었다. 원래는 교도소를 감싸듯이 위치해있는 주변 군사주둔지중 한곳에 신세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여러가지 사정이 겹쳐 교도소에서 숙박하게된 아렐은, 자신에게 닥쳐온 불행을 그저 저주할 뿐이었다.

또한 술이 약한데도 불구하고 간수장들이 권한 술을 미처 거절하지못한 자신의 행동에 자책감까지 들기시작하면서 점점 우울해지기까지했다.


“망할 놈들. 그러고보니 지금 세이렌에 특급수사관들이 2명정도 있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따로 연락을 취하는 것 보다는 세이렌에 도착하는대로 그들에게 부탁하는게 빠를 수도 있겠어.”


아무리 술을 마셨다고는 해도 그정도로 판단력과 주의력이 떨어질 줄은 몰랐기에, 분통함과 창피함때문에 슬금슬금 올라오는 분을 천천히 삭였다. 그러가 문득, 그는 주먹을 쥐었다 폈다하며 근육이 어느 정도 풀렸음을 느끼고 다시 한번 힘을 주어 다리를 빼내려했다.


“음···”


다리주변이 살짝 흔들리는건 마찬가지였지만, 그래도 여전히 빠지지않고 단단히 박혀있는 다리를 보며 잠시 고민했다. 그는 한가지 시험을 해보기위해 벽을 살짝 두드려보고, 고개를 돌려 옛 갱도의 통로를 저 멀리까지 확인해 대충 파악한 뒤 약간 어정쩡하게 자세를 잡았다. 힘이 나올 수 있는 최대각도로 몸이 움직여주는 것을 확인하며 문제없을 것 같다고 판단한 그는 그대로 팔에 힘을 담고 허리를 살짝 돌려주면서 주먹을 냅다 벽에다 꽂았다. 그러자 다리가 박힌부분에서 살짝 위에 부딪힌 주먹으로 인해 돌벽에는 꽤 큰 균열이 생겼다.


“후··· 나쁘지않네. 한 두번정도 더 치면 되겠어.”


입으로 들어오는 흙먼지를 무시하며 크게 숨을 들이마신 그는 다시 한번 힘을 담아, 정확히 같은 곳을 때렸다. 돌이 폭발하는 것 같은 장렬한 소리가 나자 주변에 순식간에 흩뿌려진 돌먼지들 너머로 다리가 자유로워졌음을 확인하고, 아렐은 뒤도 안돌아본채 통로를 따라 무조건 달렸다.


쿠구궁······


애초부터 그저 무게에 눌려 불안정하게 쌓여있던 돌들은 균형이 무너지자마자 붕괴하기 시작했고, 이에 맞춰 멀쩡하던 옛 갱도벽부분까지 균열이 생기더니 차례로 무너져갔다. 아렐은 등 뒤에서 들려오는 무시무시한 붕괴음을 귓전으로 흘리며 그저 달리는데만 집중했다. 그가 달리는 통로는 중간중간마다 여러 샛길이 있었지만, 큰길을따라 채광에 쓰이던 선로가 길게 뻗어있었기에 넘어지지않도록 신경만 쓰며 선로를 따라 쭉 달렸다.


“응?”


몇 분정도를 게속해서 달려도 아직 암반이 붕괴되는 소리는 계속해서 들려왔지만, 정면이 곧게 뻗은 직진구간으로 들어오자마자 그의 시야에 무언가가 보이기 시작했다.


“절벽...인데, 다행이다. 건너편이 있고, 간격은··· 대략 5미터정도 되겠네.”


어쩔 수 없이 절벽아래로라도 뛰어들어야하나 싶었지만, 건너편이 있다는 걸 확인한 그는 거리를 대략적으로 파악한 후, 더욱 안정적으로 건너편에 착지하기위해 달리는 속도를 올렸다. 이윽고 눈앞으로 다가온 절벽을 가볍게 뛰어넘어간 뒤 기세를 죽이지않고 그대로 더욱 달려나갔다. 그렇게 조금 더 달리다가, 등 뒤에서 들려오던 붕괴음이 더 이상 안들리는 것을 확인하고 달리던 속도를 천천히 늦추었다. 살짝 불안하기는 했지만 문제없이 잘 움직여준 다리를 한번 보고, 입고있던 용린갑의 외장에 왜곡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 휴식을 취하며 앞으로의 예정을 점검할 장소를 찾기위해 조금 더 걷던 아렐은 지하수가 고여 호수를 이루고있던 넓은 지하공동을 찾았다. 적당한 위치에 멈추어서 익숙한 손놀림으로 목 뒤에 있는 장치를 살짝 누르자 견갑골과 목부분의 갑옷이 살짝 변형하더니 순식간에 머리전체를 뒤덮는 투구가 나왔다.


“충전률 95%. 중요부위손상 0. 산소잔량 100. 다행히 문제는 없어보이고, 마력충전도 절약하면 문제없이 버틸 수 있겠네.”


용린갑이 전신을 뒤덮어 마침내 빈틈없는 전신갑옷이 되자, 용린갑의 곳곳에 박혀있던 동그란 장식, 마기회로라고 불리는 핵심장치가 살짝 발광하다가 꺼졌다. 만일에 대비해 용린갑에 충전되어있는 마력을 아끼기로 한 그는 점검할 사항들을 모두 확인한 뒤 다시한번 목뒤 장치를 눌러 투구를 넣었다.


“물도 평범한 지하수인 것같고, 일단을 이곳을 거점으로 삼아서 탈출구를 찾아야겠어.”


일단 체질상 온갖 유해물질에 대한 내성이 붙어있어 독이 든 물이라도 마실 수는 있지만, 되도록이면 깨끗한 물을 마시고싶었던 그는 지하수의 청정함에 안심하며 갈증을 해소했다. 그러면서도 온갖 독에 내성을 붙였으면서 술에 대한 내성은 붙이지않았던 연구원들의 행동에 잠시 의문을 품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공동으로 들어온 길을 제외하면, 서로 정반대에 위치해있는 두개의 통로가 있었다. 별다른 단서가 없었던 그는 들어온 길과 비슷한 방향으로 나있는 길을 따라 걸어갔다.


“그러고보니 크러스트설산에는 가끔 떠돌이 상급마족이 출현한다는 자료가 있었지··· 전투용나이프만으로는 감당이 안될텐데.”


통로를 걸어가는 동안 두 허벅지에 나란히 달려있던 짧지도 길지도 않은 검을 손가락으로 살짝 두들기며 마족에 대한 대처방안을 생각했다. 아렐이 소속되어있는 특수부대는 오로지 인류의 해가 되는 마족만을 전문적으로 사냥하기위 양성된 부대이지만, 아무리 그래도 하급마족과는 비교가 안될정도로 괴물같은 전투능력을 자랑하는 상급마족을 혼자서 상대하기에는 힘들었다. 그렇게 잠시 고민하던 그는, 걸어가던 통로의 끝이 돌벽으로 단단히 막혀있는 모습을 멀리서 확인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가가 만져보았지만, 벽너머에 통로가 이어진 것같지는 않았기에 다시 지하공동으로 돌아왔다.

그 순간.


쿠구궁······


“뭐지? 또 붕괴하는건가?”


공동전체에서 미세한 떨림이 느껴지더니 아까전 갱도가 무너질 때 들렸던 파열음과 비슷한 무거운 소리가 아직 가보지않았던 또다른 통로저편에서 들려왔다. 또다시 암석들이 무너져내리지는 않을까 긴장했지만, 그 후로는 소리가 그치고 다시 고요함이 머물기 시작했다. 살짝 머뭇거리기도 했지만, 어차피 남은 길은 한 곳밖에 없었기때문에 그저 암벽이 무너지지않았기를 바라며 아렐은 터덜터덜 걸어갔다.


갱도와는 달리 자연적으로 생성된 동굴인 탓인지 바닥이 울퉁불퉁했지만, 통로자체의 높이가 높고 좌우폭이 비좁지않았기에 시야를 확보하는데는 훨씬 수월했다. 게다가 오르막길이면서도 일직선에 가까웠기때문에 길을 헤메일필요도 없었다. 길고 긴 동굴을 몇 분이나 걸었을까, 울퉁불퉁한 돌밖에 보이지않아 슬슬 지루해졌을때 저 멀리 오르막길이 끝나는 것처럼 보이는 부분이 있었다. 아렐은 내심 기뻐진 나머지 오르막길을 단숨에 달려나가려 했으나, 곧 그만두고 땅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뭐지?’


갑자기 느껴진 기척때문에 버릇처럼 내뱉던 혼잣말도 그만두고, 최대한 소리가 안나도록 걸음을 멈춘다음 귀를 기울였다. 생물인지 무생물인지. 자의인지 타의인지. 무언가가 움직이고있는 기척은 여전히 느껴졌음에도 별다른 소리는 들리지 않았고 이따금 희미한 물소리만이 어디선가 들려올 뿐이었다. 동굴의 출구가 가까워짐에 따라 인기척을 느끼고있는 걸수도 있고, 단순히 동굴안에서 서식하는 생물일 수도 있지만, 마족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었기에 숨을 죽이고 천천히 기어나갔다. 오르막길을 거의 다 올랐을 즈음, 그의 귓가에 아주 미세한 소리가 흘러들어왔고, 그 소리는 마치 말소리처럼 들리기도 했다. 희망을 반, 의심을 반품고 고개만 살짝 들어올려 오르막길 위를 올려다보았다.


‘기둥··· 처럼 보이는 돌기둥들이 많아서 시야가 많이 방해되는데 공간자체는 굉장히 넓어. 가운데 즈음에 커다란 바위가 있고··· 응?’


공간자체는 지하수가 있던 공동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넓었지만, 바닥에서부터 천장까지 높이 솟아있는 수많은 돌기둥들때문에 시야가 막혀있었다. 다만 정중앙에 위치한 거대한 바위와 그 주변에는 돌기둥이 없었고, 그외의 돌기둥들도 그 바위를 둘러싸듯 원형으로 배치되어있다는 점이특이했다. 마치 신전같아보이는 공간에서 느껴진 기척에 주의하며 가장 가까운 기둥 뒤로 재빠르게 이동해 바위로부터 사각이 되도록 몸을 숨겼다. 그는 기둥사이를 이동해가며 한바퀴돌아보기로 했다.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정체불명의 목소리가 점점 커졌고, 젊은 여성의 목소리처럼 들리기도했다. 마족은 인간형이라 할지라도 말을 할 수 없으니 기척의 주인공이 인간이라고 추정했다. 아렐의 의문이 점점 커짐과 함께 기둥 너머로 한 여성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고, 그녀는 책으로 보이는 물체를 한 손에 든채 읽어나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런 장소에서 혼자 책을 읽고있는 수상한인물··· 이지만, 어쩌면 안심하고 책을 읽을정도로 이 장소가 익숙할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아렐은 일단 기둥뒤에서 상황정리를 하며 여성에게 의심받지않고 협력을 구할 방법에 대해 생각했다.


‘일단 옷도 일반인처럼 보이지만, 이런 곳에서 굳이 책을 읽고있는 이유를 모르겠네. 저 여자가 동굴안에서 살고있는게 아니라면 출구까지의 길을 안내받았으면 좋겠는데···’


하지만 아렐의 생각을 방해하듯 여성의 목소리는 점점 커졌다. 그러다가 아렐이 기둥에서 살짝 고개를 내민 순간 목소리가 갑자기 멈추더니, 여성이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숨어있던게 들켰나? 싶었던 그는 속으로 깜짝 놀라며 쫓을준비를 했지만, 그전에 여성의 앞에 정체불명의 거대한 흰색구체가 홀연히 떠오르더니 단숨에 창같은 막대형태로 모습을 바꾸며 고속으로 날아갔다. 무심코 당황해버린 아렐은 방어자세를 반사적으로 취했지만, 창은 그가 아닌 거대한 바위를 향해 부딪혔고 커다란 폭발음을 냈다. 창은 그 후 곧바로 사라졌고, 바위도 아무런 일없다는 듯 멀쩡했다. 일련의 의미를 알 수 없는 사태에 당황한 아렐은 일단 고개를 다시 집어넣었다. 그런데 그 순간 여성이 곧바로 등을 돌리고 걸어갔고, 아렐은 무심코 발소리를 내며 기둥밖으로 나와 여성을 향해 뛰어가고 말았다.


“잠깐 기다려주세요. 할 얘기가···!”


하지만 아렐의 말을 들었는지 못들었는지, 뒤를 돌아보고 깜짝 놀란 그 여성은 어마무시한 기세로 달리면서 아렐을 피해 도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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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3장 르윈드 - 28 19.05.04 72 0 8쪽
28 3장 르윈드 - 27 19.05.02 44 0 10쪽
27 3장 르윈드 - 26 19.05.01 54 0 11쪽
26 3장 르윈드 - 25 19.04.30 61 0 13쪽
25 3장 르윈드 - 24 19.04.29 52 0 11쪽
24 2장 세이럼 - 23 화로 19.04.27 57 0 20쪽
23 2장 세이럼 - 22 19.04.26 55 0 10쪽
22 2장 세이럼 - 21 19.04.25 57 0 10쪽
21 2장 세이럼 - 20 19.04.24 56 0 9쪽
20 2장 세이럼 - 19 19.04.23 66 0 9쪽
19 2장 세이럼 - 18 19.04.22 67 0 9쪽
18 2장 세이럼 - 17 19.04.20 62 0 19쪽
17 2장 세이럼 - 16 19.04.19 64 0 19쪽
16 2장 세이럼 - 15 19.04.18 97 0 10쪽
15 2장 세이럼 - 14 +1 19.04.17 77 0 18쪽
14 1장 아레아리스 - 13 모닥불 19.04.16 70 0 20쪽
13 1장 아레아리스 - 12 19.04.15 75 0 13쪽
12 1장 아레아리스 - 11 19.04.13 160 0 10쪽
11 1장 아레아리스 - 10 19.04.12 54 0 13쪽
10 1장 아레아리스 - 9 19.04.11 54 0 12쪽
9 1장 아레아리스 - 8 19.04.10 55 0 16쪽
8 1장 아레아리스 - 7 19.04.09 50 0 17쪽
7 1장 아레아리스 - 6 19.04.08 55 0 13쪽
6 1장 아레아리스 - 5 19.04.06 70 0 17쪽
5 1장 아레아리스 - 4 19.04.05 65 0 15쪽
4 1장 아레아리스 - 3 19.04.04 70 0 17쪽
» 1장 아레아리스 - 2 19.04.03 74 1 13쪽
2 1장 아레아리스 - 1 19.04.02 87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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