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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건 님의 서재입니다.

리쥬베 -다시 만날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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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ggun
작품등록일 :
2019.04.01 23:38
최근연재일 :
2019.05.07 19:13
연재수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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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수 :
178,651

작성
19.05.04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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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3장 르윈드 - 28

DUMMY

똑똑


“들어오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복도에 살며시 울리고, 문너머에서 허가를 알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신이 문을 두드렸음에도 그 목소리를 들은 순간 무심코 몸이 굳어버린 타닌 노먼 3경대위는, 침을 꿀꺽 한번 삼키고 중후한 목제문을 천천히 열었다.


하루 전, 서부사령본부에서 일어난 습격사건의 뒷처리를 일단락 짓고, 군용기를 이용해 제도로 귀환한 그는 곧장 총통관저로 향했다. 간단한 신원검사를 마친뒤 현 총통인 프레드릭 란도르젠에게 전할 용건이 있다는 사실을 접수처에 말한 타닌은 총통에게 전할 말들을 정리해가며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다음 날, 급한 용건이라고 전해둔 것이 효과가 있었는지, 아니면 서부사령본부의 사건을 직접 전해듣고싶었던 것인지 곧바로 연락이 왔고, 총통을 만나기위해 아침부터 총통관저로 다시 향했다.


그리고 방금 전, 경비대의 살벌한 경계를 받으며 총통의 집무실까지 안내받았다. 온갖 산전수전을 다 겪고, 평소에 동료들로부터 눈치없을 정도로 까불기좋아한다라는 말을 들을만큼 낯짝이 두꺼운 그조차 확연하게 느낄 수있었던 정체불명의 압박에 식은땀을 흘리면서 방안으로 발을 들였다.


“오랜만이군 노먼대위. 소대장이 된 후로는 처음 보는 건 같은데.”

“예. 맞습니다. 오늘은 방문을 허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각하.”


집무실안에서 대기하고있던 총통의 비서의 지시에 따라 집무실 정중앙에 놓여져있는 소파들 중 한 자리에 앉았다. 몸을 경직시킨채 잠시 기다리고 있자, 창가에 있던 책상앞에 앉아 서류를 보고있던 총통, 프레드릭이 일을 마무리 지었는지 말을 걸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바닥에 깔린 부드러운 융단을 밟으며 걸어와 1인용 소파에 앉은 그는 타닌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날카롭게 빛나는 그의 눈빛을 정면으로 받으며 자신의 몸이 살짝 긴장하는 것을 느낀 타닌은 속으로 쓴웃음을 흘렸다.


“오늘은 다름이 아니라 서부사령본부에 대해 드릴 말씀이 있어서 이렇게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뭐, 그야··· 이 타이밍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겠지.”


총통은 작게 미소지으며 대답했다. 그말에 고개를 끄덕인 타닌은 말을 이었다.


“이미 보고받으셨겠지만, 조사에 의해 습격자는 반정부단체 ‘카이츠’의 소행일 것이라 추측되는 상황입니다.”

“그래, 그런데 피해상황을 봤더니 꽤나 심각하던데. 자네가 직접 보기에 카이츠의 전력이 그 정도였나?”

“현 공수부대원의 전력과는 비교할 가치도 없는 상대였습니다. 하지만 습격한 전투원들 개개인의 숙련도와 정보수집능력에 관해서는 상향조정할 필요가 있어보였습니다. 다만, 전쟁이후 각 주둔지의 경계수준이 떨어지고있는 것도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렇군, 경비대의 질적 개선에 대해서는 원래부터 추진할 예정이었으니, 이번 습격사건을 계기로 진행시키면 딱 좋겠어. 카이츠를 비롯한 반정부단체들도 이제 슬슬 본격적으로 제거할 필요성이 있겠군.”


총통은 탁상위에 있던 메모지를 집어들더니 안주머니에 꽂혀있던 펜을 꺼내 무언가를 휘갈겨 썼다. 그러더니 뒤에 서있던 비서에게 건네주었고, 그 메모지를 말없이 받아든 비서는 총통에게 경례를 한번 하고는 집무실을 나갔다.


문바깥쪽, 복도에 서있을 친위대원이나 경비대원은 방안에서 작게 나누는 대화까지 들을 수는 없었고, 집무실안에는 이제 총통과 타닌만이 남았다.


“그러면 이제 본론으로 넘어가볼까.”

“예.”

“전해듣기로는 정보제한조치를 풀어달라고 했다더군. 그런데 군1급기밀까지? 도대체 열람하고싶은 정보가 뭐길래 그러나.”

“전부 말씀드리겠습니다.”


의문을 드러낸 총통의 질문에, 타닌은 아렐에 대해서 그가 직접 듣고, 본 내용을 전부 얘기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잠자코 듣고있던 총통은, 내심 혼란스러워하면서도 겉으로는 절대 티내지않은채 재차 물었다.


“대위는 어째서 아렐에 대해 알고싶은거지?”

“어디까지나 제 감에 불과합니다만··· 그를 본 순간부터 엄청난 이질감이 들더군요. 마치 인간이 아닌 것을 본듯한··· 그가 우리 제국군의 일원이라면 아무런 문제없겠지만, 용린갑을 입고있다는 사실만 가지고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따로 보고드리게 되었습니다. 또한 그가 말한 마족섬멸부대역시, 그 어느 곳에서도 소문을 들은 적이 없었습니다. 그렇기때문에 총통각하께 직접 얘기를 듣고, 걱정을 덜어낼 필요가 있을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물론 그와 직접대면한 게를틴 트라우츠 대령에게는 일단 함구하도록 부탁해두었습니다만, 총통각하께서는 아렐의 존재를 알고계실거라 믿고싶습니다.”

“음··· 지금은 아무것도 말할 게 없군.”


총통은 미소를 지으며 진심으로 그렇게 말했지만, 그 대답을 들은 타닌은 안심하듯 미소지으며 말했다.


“그렇군요. 제가 눈치없는 질문을 했습니다. 그래도 그 대답을 듣고 안심했습니다.”

“...”


타닌은 그리 말하고는, 그대로 인사와 함께 경례를 한뒤 집무실을 나갔다.

방안에 혼자남은 프레드릭은 한숨을 쉬며 움츠러들어있던 몸을 풀고는, 푹신한 소파에 기대어 생각했다.


‘아렐 2경대위··· 특전부대··· 그리고 마족섬멸부대인가. 이름을 밝히지않았다는건 뭔가 숨기는 구석이 있다는건데··· 그래놓고선 당당하게 치안유지대의 간부와 접촉했고··· 그렇다면 카이츠와 연관되어있는건가.’


아렐은 그저 페르노아라는 성을 밝히고싶지않았기에 자신을 아렐이라고만 소개했고, 또 제국군 입장에서는 공수부대원을 향한 여러 특권들이 안좋게 맞물린 결과 그의 신상을 조사할 기회를 가볍게 날려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속사정을 알 수없던 프레드릭은, 직함앞에 본인의 성을 붙여말하는 것이 제국군의 관례인 탓에 아렐이 자신의 이름을 일부러 밝히지않고 숨겼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현재 용린갑을 입는 것이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허가된 곳은 오로지 공수부대. 딱 한곳뿐이었다. 그럼에도 타닌의 말에 의하면 그가 입고있었던 용린갑은 진품이라고 하니, 이는 절대로 쉽게 간과하고 넘길만한 사태는 아니었다.

제국군의 최중요기밀사항이 외부인의 손에 들어가있고, 그 인물이 반정부단체에 관여하고있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통일전쟁이후로 조용히 숨을 고르고있던 제국군이 또한번 대대적으로 활동해야할 시기가 찾아왔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후···”


최근들어 무리하게 병합시키고 복종시킨 국가들의 시민이 주도하는 반란의 낌새가 여러곳에서 보이는 만큼 신경쓸곳이 많았지만, 이 건만큼은 여러모로 독보적이었다. 제국군이 자랑하는 압도적인 힘이 독립적으로 나돌아다닌다는 사실을 외부에서 알아차리기라도 한다면, 첩보전을 뛰어넘어 자칫하면 내전이 발발할 수도있었다. 그렇기에 조용하고 신속하게 처리해야하는 만큼 일의 난이도는 천정부지로 올라갈 수밖에 없었고, 프레드릭은 두통이 악화되는 것을 느끼며 소파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조금 전까지 앉아있던 책상으로 다가가 한쪽 구석에 놓여져있던 종을 가볍게 울렸고, 곧이어 노크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더니 친위대원한명이 경례를 하며 들어왔다.


“각하! 무슨 일이십니까?”

“카릴을 불러주도록. 최대한 빠르게 부탁하지.”

“알겠습니다!”


문이 조용하게 닫히고, 복도에서 빠르게 멀어져가는 작은 발소리를 들으며 바짝세우고있던 허리를 굽혔다. 그리고 쓰러지듯 집무용 의자에 앉은 프레드릭은 한손으로 코허리를 문지르며 중얼거렸다.


“라마일··· 나한테 다 떠넘기고 도대체 어디서 뭘 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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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3장 르윈드 - 30 19.05.07 39 0 10쪽
30 3장 르윈드 - 29 19.05.06 42 0 8쪽
» 3장 르윈드 - 28 19.05.04 72 0 8쪽
28 3장 르윈드 - 27 19.05.02 44 0 10쪽
27 3장 르윈드 - 26 19.05.01 54 0 11쪽
26 3장 르윈드 - 25 19.04.30 60 0 13쪽
25 3장 르윈드 - 24 19.04.29 52 0 11쪽
24 2장 세이럼 - 23 화로 19.04.27 57 0 20쪽
23 2장 세이럼 - 22 19.04.26 55 0 10쪽
22 2장 세이럼 - 21 19.04.25 57 0 10쪽
21 2장 세이럼 - 20 19.04.24 56 0 9쪽
20 2장 세이럼 - 19 19.04.23 65 0 9쪽
19 2장 세이럼 - 18 19.04.22 67 0 9쪽
18 2장 세이럼 - 17 19.04.20 61 0 19쪽
17 2장 세이럼 - 16 19.04.19 63 0 19쪽
16 2장 세이럼 - 15 19.04.18 97 0 10쪽
15 2장 세이럼 - 14 +1 19.04.17 77 0 18쪽
14 1장 아레아리스 - 13 모닥불 19.04.16 69 0 20쪽
13 1장 아레아리스 - 12 19.04.15 74 0 13쪽
12 1장 아레아리스 - 11 19.04.13 160 0 10쪽
11 1장 아레아리스 - 10 19.04.12 53 0 13쪽
10 1장 아레아리스 - 9 19.04.11 54 0 12쪽
9 1장 아레아리스 - 8 19.04.10 55 0 16쪽
8 1장 아레아리스 - 7 19.04.09 50 0 17쪽
7 1장 아레아리스 - 6 19.04.08 54 0 13쪽
6 1장 아레아리스 - 5 19.04.06 70 0 17쪽
5 1장 아레아리스 - 4 19.04.05 65 0 15쪽
4 1장 아레아리스 - 3 19.04.04 69 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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