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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Air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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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Air
작품등록일 :
2012.07.24 18:17
최근연재일 :
2013.09.08 15:28
연재수 :
79 회
조회수 :
451,838
추천수 :
3,444
글자수 :
432,847

작성
12.07.17 14:03
조회
5,741
추천
47
글자
11쪽

회상(1)

초보 글쟁이의 여러모로 부족한 글입니다.




DUMMY

인생이란 고독하다는 것이다.

아무도 타인을 모른다.

모두가 외톨이다.



─헤세



나래는 한숨을 쉬었다.


지금 생각했을 때 평소처럼 귀가를 했다면 평소처럼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 자신은 분명 어딘가 이상했다. 모두가 돌아간 교실에 남아 멍하니 창밖을 내다보다 노을이 저물 때야 정신을 차렸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했을까 싶을 정도로 희미한 기억들을 따라 집으로 돌아오려던 나래의 눈에 부활동을 끝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려던 아이들이 보였다.


여섯 명의 그룹 중에는 얼굴만 알고 있는 아이들도 있었고, 같은 반이며 조금 친한 아이도 한 명 있었다. 후배인지 선배인지 전혀 모르는 얼굴도 한 명 있었다. 테니스 라켓을 담은 가방들을 등에 맨 여자아이들의 땀에 젖은 머리카락 위로 노을빛이 반사되는 것 같았다.


얼굴에 남아있는 땀방울이 살아있다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 같았다.


나래는 귀가중인 운동부 아이들과 합류하며 어두워지는 길을 걸었다. 거리가 늘어날수록 내일 보자며 하나 둘 머릿수가 줄어들었고, 마지막에는 자신을 포함해 세 명의 소녀만이 남았다.


둘은 모두 다른 반이었지만 얼굴은 알고 있을 정도의 사이는 되었다. 말 수는 적지만 평소 차분한 나래는 원활한 교우관계를 지니고 있었으며, 또래 아이들의 사소한 고민 같은 것도 곧잘 들어주며 반에서도 헛도는 학생이 아니었다.


오히려 반장보다 반장 같은 학생으로 눈에 띄는 아이다.


반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암중의 지도자'라는 별명따라 대다수의 아이들과 친분을 쌓은 나래는 옆에서 걷고 있는 두 사람과도 어색함없이 대화를 이어갔다. 가로등이 켜지며 조금씩 밝아지는 길의 앞쪽에는 갈랫길이 나온다.


이번에는 자신이 헤어질 차례다.


얼굴이 순하고 귀엽게 생긴 아이와 학교 여자아이들 중에서 가장 큰 아이의 집은 시내쪽 방향으로 알고 있다. 나래의 집은 그 전에 나오는 골목길에 있다. 5분만 더 걸어가면 갈랫길이 나올 것이다.


두 사람과 나란히 걸어가며 나래는 오늘 하루도 무사히 끝났다고 생각했다.


나루 오빠는 배고프다고 투덜거리고 있을까?


문뜩 떠오른 얼굴에 피식, 웃는 사이 무언가 그림자가 덮쳤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사방이 어둡고, 박스 따위의 것들이 엉망으로 널부러져 있는 곳에 있었다. 처음 보는 장소, 정신을 차린 나래는 뒷목이 저리는 느낌을 받았다.


무언가에 두들겨 맞은 듯한 고통이 조금씩 밀려온다.


도대체 무엇이지….


이 더러운 기분은…….


아리는 뒷목에 손을 올리려던 나래는 그제야 손이 올라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무언가 단단한 게 손을 붙잡고 있었다. 비단 손목 뿐만이 아닌 발과 몸 역시 무언가에 붙잡힌 듯 움직이지 않았다.


움직일 수 있는 것은 고개밖에 없었다.


입도 무언가가 막고 있었다.


나래는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았다.


청색 테이프와 밧줄들로 꽁꽁 묶여 있다.


몇 겹으로 대충대충 묶어놓은 밧줄이 피부를 파고 들어 죄이고, 도중에 살갗이 쓸린 듯 따가웠다. 어지간히 단단히 묶어둔 밧줄과 그 위로 두껍게 감긴 테이프는 힘을 주어도 꿈적하지 않는다.


자신의 힘으로는 도저히 풀 수 없다.


팔에 힘을 풀며 나래는 고개를 들었다. 먼지 냄새가 코끝을 간질였다.


창고인가?


천장은 높았고 그에 닿으려는 것처럼 박스들이 쌓여 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던 창고와 흡사하게 생긴 것으로 보아서는 맞을 것이다.


부활동도, 아르바이트도 하지 않는 일개 고등학생인 자신과는 연이 없는 곳이었고, 분명 자신은 집으로 돌아가는 도중이었다. 나래는 조용히 기억을 더듬었다. 오후 수업이 모두 끝나고 멍하게 교실에 앉아있다가 부활동하는 아이들과 귀가하던 도중에서 기억은 끊어졌다.


그리고 지금에 이르었다.


납치?


유괴?


두 가지밖에 떠오르지 않았고, 둘 다 같은 의미였다.


노을이 저물었는지, 빛이 들어오지 않는 구조의 건물인지는 몰라도 시야가 어둡고 좁았다. 이런 건물에 사람을 묶어둔 것으로 보아서는 납치밖에 결론이 나오지 않는다. 자신 같은 여고생을 납치해서 무슨 이득이 있다고 이런 번거로운 짓을 하는 것일까?


투덜거리는 사이 불이 들어왔다.


눈부시다.


몇 초동안 눈이 깜박거리는 사이 동공이 빛에 적응하며 시야가 넓어졌다.


짐작대로 쓰지 않는 창고가 맞는 모양이다.


이리저리 쌓인 박스들 사이에 가느다란 거미줄과 뚜렷히 보일 정도의 먼지가 쌓여 있다. 더러운 공간이다. 나래의 머릿속이 빠르게 회전하는 사이 인기척이 들렸다.


"벌써 정신을 차렸나?"


굵다란 남자의 목소리.


나래의 시선이 그곳으로 향했다.


"발악이라도 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침착하네?"


얍실한 수염이 자잘자잘 붙은 험악하게 생긴 남자가 웃고 있었다. 외모로 짐작해보면 스물 중반은 되어보였다. 비실비실 웃는게 영락없는 동내 양아치나 건달이다.


"아차차, 테이프로 입을 막아서 말을 못하지?"


한손을 주머니에 꽂은 채 팔자걸음으로 남자가 다가와 나래의 입에 손을 올렸다. 더럽다고 생각하면서도 나래는 손길을 피하지 않았고, 짝! 테이프가 떼지며 약한 통증이 일었다.


따갑다.


입술을 씰룩거리며 나래는 눈을 가늘게 떴다.


"정말 침착해, 혹시 이런 경험이 많은 건가?"


처음이다.


굳이 대답은 하지 않지만 엄연히 첫 경험이다.


"아까 그 년은 살려달라고 울고불고 매달려서 발로 걷어찼는데 너는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구만, 좋아 좋아…."


그 년….


남자의 말에 나래의 머릿속이 빠르게 회전했다. 기억이 끊어지기 전 옆에는 두 사람이 있었다.


반은 다르지만 여자아이들 중에선 키가 가장 큰 아이와 귀엽다는 말을 자주 듣는 아이….


두 사람은 어떻게 되었을까?


"한 년이 도망치긴 했지만 금방 잡아올 테니 걱정마. 그건 그렇고 요즘 고등학생들은 발육이 참 좋아, 키가 180은 되어보이는 게 모델이라해도 믿겠어, 얼굴이 조금 부족하지만 그건 어쩔 수 없지…."


같이 붙잡힌 것은 키가 큰 아이다.


179.8cm.


180cm에 가까운 키의 여자아이는 그 아이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도망친 것은 나머지 한 명, 그렇다면 경찰에 신고했을 확률이 조금은 있다.


불행 중 다행인가?


시내에 있는 경찰서까지 도망가는 것은 힘들겠지만 안전한 곳으로 도망쳐서 한 통의 전화를 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거기까지만 해주면 나머지는 경찰들이 알아서 해결해줄 것이다.


무사히 도망쳤기만을…….


마음속으로 나래가 기도하는 사이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저벅, 저벅….


최소 두 세 사람의 발소리가 귓가에서 겹쳤다.


설마 붙잡힌 건가?


아니면 놓치고 돌아오는 남자의 일행인가?


만약 붙잡혔다면 가족들 중 누군가가 귀가하지 않았다고 신고해주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놓쳤다면 이제 경찰이 오기를 기다리면 된다. 자신을 포함해 두 명이 납치되었고, 쫓기었던 것도 있을 테니 도망쳤다면 분명 경찰에 신고해주었을 것이다.


나래는 부디 후자의 상황이길 바랬다.


냉정하게 상황 판단을 하고 있어도 겁이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손발이 묶인 채 눈앞에 납치범이 있다고 생각하면 떨지 않는 것이 비정상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자신과 똑같을 것이다.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들 중에도 단 한 명을 제외한다면 모두….


나루….


유일하게 이런 상황에서 재미있다며 킥킥, 하고 웃을 것 같은 사람의 얼굴이 문뜩 떠올랐다.


재능있는 사람을 증오하면서도 자신 역시 그 경지에 발을 들여놓은, 동족혐오의 극을 달리는 사람이라면 이 상황에서도 언제나처럼 삐딱하게, 그리고 여유롭게 납치범에게 히죽거릴 것이다.


더 현명하게는 할 수 없냐고,


더 재미있게는 할 수 없냐고…,


나라면 더 확실하게 할 수 있다고…….


오빠라면 그렇게 말했을 것이다.


"최악이군, 이 정도라면 차라리 경찰에게 신고한 편이 귀찮지 않았을 거야…."


그래, 이렇게 경멸하는 목소리로…….


나래의 눈이 크게 떠졌다.


"오, 오빠?"


"아, 나래야. 잠깐만 눈감고 있어…."


요즘들어 듣지 못했던, 그러나 익숙한 목소리가 산뜻한 말투로 바뀌는 순간 눈앞의 납치범이 무너져 내렸다.








어두운 밤거리….


조금 더 걸어가면 낮처럼 밝은 시내가 나오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길 위로는 은은한 가로등 불빛만이 자신의 영역을 밝히고 있었다. 옆의 차량용 도로위로 스쳐지나간 자동차의 헤드라이트보다 어두운 길을 나래는 걸어갔다.


저벅, 저벅….


조금 간격을 둔 채 나루의 뒤쪽에서 걷고 있던 나래는 자신의 팔에 찰싹 달라붙은 동갑내기 여학생 때문에 걷기 힘들다고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입밖으로 내진 않아도 불편하다. 하지만 아직도 떨고 있는 아이를 무정하게 걷어찰 수도 없었기에 참고 있다.


180cm에 육박한 여학생을 업고 가는 나루도 묵묵히 걸어가고 있었고, 무언가 말하기 힘든 분위기가 형성되어가고 있었다. 평소에 말 수가 적은 나래로서는 반길 분위기지만 오늘 만큼은 조금 깨름직했다.


"나래야, 나래야…."


속삭이듯, 팔짱에 낀 여학생이 말했다.


고개를 돌리자 볼 위로 희미하게 눈물자국이 남아있는 얼굴이 보였다.


김나현, 반은 다르지만 분명 그런 이름이었다.


오빠를 창고까지 데려온 귀여운 얼굴의 소녀의 얼굴에는 이제야 웃음이 돌아온 것 같다. 정신을 차린 후 다시 만났을 때 부들부들 겁먹은 채 떨고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다행히도 트라우마가 되지는 않은 모양이다.


아니, 그 전에 납치된 것은 자신이었으니 트라우마가 생긴다면 그건 내게 해당되는 건가?


생각을 가볍게 정리한 나래는 손바닥으로 가린 입을 자신의 귓가에 가까이 하려는 나현의 몸짓에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


"너희 오빠 굉장하더라…."


여전히 작은 목소리, 아무래도 앞서 걷는 오빠의 귓가에 들리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 같다.


그래도 알아듣기엔 충분했다.


"그래도 어떻게 알고 데리고왔네…."


나래는 고개를 끄덕인 후 다시 걷기 시작했다.


확실히 굉장하다면 굉장하다.


나래는 아까 전 보았던 광경을 떠올리며 수긍했다.


한 번에 납치범을 기절시킨 후, 일 분 동안 짓밟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다. 다만 가차없이, 벌레를 짓밟듯 얼굴을 밟고 비비는 것은 예전과 변한 것이 없어보였다. 성장하면서, 최근에 들어서는 없어졌다고 생각했던 동족혐오는, 그 성정은 아직도 그늘 속에 남아있던 모양이다.


흔히 천재라는 부류의 사람들을 시기하고 질투하면서도 자신 또한 그 부류에 속해있는,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오빠….


그 뒤를 따라 걷는 나래의 머릿속은 여러가지 생각들로 엉망이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불인지심님// 아직 많이 남았습니다. 히쭉.
초식늑대님// 댓글 하나하나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안부련님// 저도 댓글 하나하나에 힘을 얻습니다.
제르미스님// 댓글 감사합니다.
白雨님// 거의 모든 글에 댓글을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적룡제님// 백우님과 마찬가지로 거의 모든 글에서 이름을 보여주시는 능력자.. 앞으로도 잘 봐주세요!
무림소설광님// 재미있는 시간 되셨다니 기쁩니다.
숲의노래님// 홍보글을 올려놓기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감사합니다.
─댓글을 남기시는 틈틈히 추천까지 눌러주시는 분들께 감사함을 느낍니다. 읽으시면서 시간 낭비라고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직 여러모로 부족한 초보 글쟁이는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또 다음편에서.
※나래의 고민.txt를 작성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군요. 외전 격으로 해서, 히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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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l am a terrorist straight out of hell(2) +8 12.07.15 7,044 45 17쪽
17 l am a terrorist straight out of hell(1) +13 12.07.15 6,540 4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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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첫 경계작전, 생과 사가 교차하는 사지 속에 어서오세요(1) +9 12.07.15 6,346 41 11쪽
13 훈련병의 나날(3) +9 12.07.15 7,111 48 13쪽
12 훈련병의 나날(2) +13 12.07.15 6,561 4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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