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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Air
작품등록일 :
2012.07.24 18:17
최근연재일 :
2013.09.08 15:28
연재수 :
79 회
조회수 :
45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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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32,847

작성
12.07.15 20:04
조회
8,291
추천
52
글자
10쪽

공포와 광기는 표리일체다(3)

초보 글쟁이의 여러모로 부족한 글입니다.




DUMMY

황색의 군복을 입은 채 도주하던 소년은 뒤쪽에서 들린 찰나의 굉음과 동시에 신형이 무너지는 것을 느꼈다. 왼쪽 다리에서 고통이 밀려왔다. 그 고통이 서서히 두각을 드러낼때쯤 굉음이 한 번더 울렸다.


이번에는 오른쪽 다리였다.


몸의 균형을 잃은 소년은 바닥을 구르며 얼굴부터 바닥에 찧었다. 들고 있던 기관단총은 어떻게든 놓지 않았지만 그 결과 얼굴 여기저기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흐릿한 어두운 숲속 파헤치며 하나의 그림자가 넘어진 소년의 앞으로 다가왔다.


M1 소총의 총구가 얼핏 보였다.


소년은 들고 있던 기관단총을 그림자에 겨누고 망설임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타타타타타탕!


빠르게 울려퍼지는 소음과 동시에 빛살처럼 빠르고 작은 총알들이 그림자를 향해 날아갔다. 제대로 조준하지는 못했지만 이 정도 거리라면 최소 한 두발은 맞출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기관단총을 슬쩍 내룬 소년의 왼팔이 크게 흔들렸다.


탕!


짧은 굉음은 멈추지 않았다.


35발의, 그것도 숨쉴 틈도 주지 않고 발사되는 기관단총의 포화조차 저것을 막지 못했다. 밤처럼 어두운 색의 옷을 걸친 채 날카롭게 빛나는, 마치 굶주린 사냥개나 먹잇감을 눈앞에 둔 맹수의 그것처럼 날카로운 눈동자로 자신을 훑어보는 그의 모습에 소년은 침을 삼켰다.


더 이상 기관단총을 들 힘도 없었다.


기관단총만으로 운용되는 중대에 최연소로 들어왔음을 자랑했건만 적은 그 중대에 소속된 소대원 열 명을 죽이고도 멀쩡하게 살아 있었다. 그의 손에 들린 것은 반자동식 소총인 M-1으로 알고 있는 무기였다.


자신들에게는 위협적이지 않을 무기라고 안일하게 생각한 적도 있었다. 결과는 참혹했다. 정예라고 자부하던 자신들의 소대가 한 사람의 손에 무너졌다. 고지전에서 더욱 유리하다는 PPSH-41 기관단총을 든 자신들이 숨을 죽인 채, 기척을 숨긴 채 다가온 적의 손에 유린당하며 죽어갔다.


분명 자신이 마지막이었다.


그리고 지금 죽음의 순간이 눈앞에 도래했다.


소년은 침을 삼켰다.


그 사이, 약 2분 간의 여유를 두던 그림자가 숲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얼굴과 살색이 드러나는 모든 곳에 숲을 닮은 위장을 한 사내는 모습을 드러냈음에도 어둠 속에서 일렁거리는 그림자 같았다.


젊다.


위장으로 가릴 수 없는 젊음이 그곳에 있었다. 자신과 나이차이도 별로 나지 않을 것 같은 사내를 바라보며 소년은 침을 삼켰다. 그 사이 한 번의 굉음이 더 울렸다.


탕!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소년의 오른팔이 감각을 잃었다.


사내는 히쭉 웃고 있었다.


소년은 그 웃음이 무서웠다.


이런 살행을 만행하고도 웃고 있는 사내가 두려웠다.


하지만 소년의 의사와 상관없이 다가온 사내는 소년이 떨어뜨린 기관단총을 흘깃 보았다. 히쭉 웃고 있는 사내의 입꼬리가 찢어질듯 올라가는 것을 소년은 보았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사용법을 가르쳐주면 목숨만은 살려주지."


그 순간 들려온 목소리는 낮고 거칠었으며 강압적이었다. 그리고 젊음이 실려 있었다. 소년은 목소리가 들려온 곳을 바라보았다. 오른쪽 귓볼에 구멍이 나 있는 사내의 얼굴을 선명하게 보았다. 볼에 스친 상처도 보았다. 그곳에서 흘러내린 피가 사내의 볼을 타고 그의 입술을 붉게 젖신 것도 보았다.


헛되지 않았어….


소년은 자신의 마지막 발버둥이 헛된 것이 아니란 것을 느끼며 사내의 얼굴을 향해 침을 뱉었다.


퉤!


그 순간 소년의 사고가 마비되었다.


사내는 들고 있던 M1 반자동식 소총을 빠르게, 그리고 아무 망설임도 없이 소년의 머리를 향해 조준하고 방아쇠를 당겼다. 짧은 굉음과 동시에 터져나간 소년의 머리를 뒤로한 채 얼굴에 묻은 침을 어깨로 닦은 그는 아까 전 소년의 옆에 떨어진 총을 주워들었다.


전신에 위장을 한 사내, 나루는 그것을 주워들며 웃었다.













아까 전 자신을 향해 무자비하게 발포되던 무기였다.


굵직한 나무를 등지고 바닥에 엎드려 있지 않았다면, 소년이 조금만 더 낮은 지점을 쏘았다면 아마 지금쯤 벌집이 되었을 정도로 파괴적이고 빠른 연사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래서 탐이 났다.


하지만 사용법을 아는 소년의 마지막 행동에 나루는 아무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어차피 적이다. 그리고 자신을 노렸다. 그것만으로 동정할 필요가 없었다. 나루는 소년의 가슴 위로 둘러져있던 탄띠 주머니를 천천히 벗겼다.


주머니는 묵직했다.


슬쩍 보니 그 속에 막대 형식의 탄창이 7개 정도 들어 있었다. 모두 탄약을 장전해둔 것 같다. 아마 이것이 방금 적이 쏘아대던 무기 속에 들어가는 탄알들일 것이다. 나루는 탄띠주머니를 소년이 차고 있던 것처럼 가슴팍에 둘렀다.


예상외로 무겁다.


그래도 견딜 수 있을 정도의 무게다. 조금 전까지 사용하고 있던 M1소총의 탄알들을 재워둔 탄창들을 버린다면 활동하기에는 별다른 무리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섣불리 버릴 수는 없다.


손에 맞지 않는 무기라면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손에 익지도 않는 것을 휘두르다가 어이없게 죽는 것은 싫었다. M1 반자동식 소총은 그 나름대로 훌륭한 무기였다. 소년이 들고 있던 무기도 빠르고 강했지만 결국 그들 무리를 전부 사살한 것은 M1 소총이었다.


탄띠주머니를 가슴에 두른 나루는 들고 있던 M1의 멜빵을 살짝 늘려 등으로 매었다. 우선 소년이 사용하던 총을 시험해본 후 M1을 버릴 지, 아니면 두 개 모두를 번갈아가며 사용할 지 생각하기로 했다.


M1소총을 등쪽으로 돌린 나루는 느슨하게 풀은 멜빵끈을 타이트하게 쬐인 후 소년의 옆에 떨어진 기관단총을 주워들었다. 자연스럽게 기관단총의 이름과 제원이 눈앞에 떠올랐다.


─PPSh-41


종류 : 기관단총

구경 : 7.62 mm

탄약 : 7.62 × 25 mm 토카레프탄

작동방식 : 블로우 백, 오픈 볼트

길이 : 843 mm

총열 길이 : 269 mm

중량 : 3.63 kg (비 장전시)

발사속도 : 분당 900발

총구속도 : 488 m/s

유효사거리 : 200M

탄창 : 35발 막대탄창, 71발 드럼탄창


PPSh-41 기관단총을 든 나루는 보기보다 가벼운 무게에 만족스러웠다. 장전해둔 탄알을 모두 소비해 더 가벼운 것이리라, 그렇게 생각한 나루는 가슴에 맨 탄띠주머니에서 막대탄창 하나를 꺼내었다.


생각보다 묵직하다.


이 무게만큼 적을 죽일 수 있을까?


기관단총에 장착되어있던 탄창을 제거한 나루는 꺼내든 탄창을 끼운 후 장전했다. 그리고 방아쇠를 당겼다.


따다다다다닥!


방아쇠를 채 놓기도 전에 총은 불을 뿜었다. 연속으로 불을 뿜었다. 방아쇠를 놓지 않는 이상 계속해서 발사되는, 일종의 기관총과 비슷한 형식인 것 같다. 거기까지 생각한 나루는 이 총이 생각보다 반동이 적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시험삼아 당겼기에 제대로 자세를 잡지 않았다. 그 상태에서 충분히 견딜 수 있는 반동에 이 연사력이라면 M1보다 뛰어난 무기가 틀림없다. 거기까지 생각한 나루는 앞에 넘어진 소년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파괴력은 과연 어떨까?


아까 전 나무 뒤에 숨었을 때 살짝 드러나있던 귀만 뚫렸을 뿐 별다른 타격은 입지 않았다. 거기까지 생각한 나루는 소년에게 방향을 고정한 후 조금씩 뒤로, 뒤로 물러섰다. 약 30M 떨어졌다고 생각되었을 때서야 나루는 소년에게 기관단총을 겨누었다. 아까 전까지만 하더라도 자신을 지키던 총구가 죽은 자신에게 돌아왔다.


타타타닥!


빠른 굉음이 소년의 몸을 덮쳤다.


순식간에 소년의 주변으로 먼지가 일었다.


유효한 사거리가 200M라는 설명에 걸맞게 총알은 거의 목표했던 지점을 덮쳤다. 이번에는 조금만 더 멀리가볼까하던 나루는 고개를 저었다.


새로얻은 이 총의 성능을 제대로 알기 위해 필요한 것은 멈춘 표적이 아니었다.


아직도 이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고지의 너머에 있는 사람들을 죽이기 위해 혈안이 된 황색 복장의 군대는 많이 있다. 과연 그들 중 얼마나 더 이런 무기를 지니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처음에 달려나갔던 학도병들이나 아군들을 죽인 것은 이 PPSh-41 기관단총이 틀림없으리라….


소리도 그렇고 연사력도 두말 할 것 없이 비슷했다. 순식간에 시작된 집중포화 앞에서 느꼈던 두려움, 그것을 갚아줄 것이다.


이미 공포는 없었다.


이 무기 역시 단점이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눈치채었기 때문이다. 떨어뜨렸을 때 주인의 손을 이미 떠났음에도 한, 두발씩 오발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아 설계상의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본 것은 그뿐이다.


그것만으로는 이 무기가 가진 아름다움을 감출 수 없다. 전혀 단점이 될 수 없었다. 나루는 히쭉 웃으며 새로이 얻은 무기를 시험해보기 위해 고지를 올라갔다. 발소리를 죽인 채 천천히, 그리고 느긋하게 산을 올랐다.


밤은 이제 막 무르익어가고 있었다.


나루는 히쭉 웃었다.


서서히 숙성되어가는 밤하늘의 어둠처럼 맹수의 것처럼 빛나던 나루의 눈동자에는 광기가 서리기 시작했다. 공포라는 성분을 양분삼아 자라난 광기는 한없이 깊고 어두웠으며 날카로웠다.


밤의 고지는 이제 막 무르익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저녁 먹고 올게요.
댓글 하나하나에 힘을 얻습니다.
미흡한 초보 글쟁이 Air-Air는 다음 편에 또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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