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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Air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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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Air
작품등록일 :
2012.07.24 18:17
최근연재일 :
2013.09.08 15:28
연재수 :
7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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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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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2.07.15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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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첫 경계작전, 생과 사가 교차하는 사지 속에 어서오세요(3)

초보 글쟁이의 여러모로 부족한 글입니다.




DUMMY

오전 2시 20분….


흙을 깊게 파서 만든 호에 기대어 나루는 양손을 입에 모았다.


하아….


새하얀 입김이 넓고 길게 피어오른다.


가을산의 밤은 생각보다 추웠다. 10월 중순밖에 되지 않았는데 입김이 서리고 몸이 으슬거렸다.


"밤의 산은 생각보다 춥지, 깔깔이까지는 입지 않아도 야상 정도는 입히라고 불침번에게 전달했는데 못들었나보지?"


1시 20분에 자신을 깨운 불침번은 제대로 전달했다.


옆에서 병장1이 소릴 죽인 채 낄낄거리는 것을 본 나루는 조용히 입김을 만들어 손을 녹였다. 깔깔이는 노란색의 방상내피며 야상은 전투복처럼 얼룩무늬인 야전상의를 말한다. 그것쯤은 훈련병인 나루도 알고 있다. 조교나 교관 모두 그렇게 부르는 것을 몇 번이고 들었기 때문에 알고는 있다.


보급을 받지 못했을 뿐이다.


복장에 대한 것은 75M 180 전투복 상하의와 270 미리 EEE라고 적힌 전투화를 보급받은 게 전부다. 야간 경계 근무를 나오기 전 방탄피를 씌운 방탄헬멧과 실탄을 재운 탄창, 물을 가득 채운 수통이 달린 탄띠는 추위를 견디는 장비가 아니다. 30발들이 막대탄창을 장전해둔 K-2소총도 추위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입김으로 손을 녹이는 것외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경계근무 시간은 2시간….


앞으로 1시간 40분만 견디면 된다.


그렇게 생각하며 나루는 흙더미에 배를 깔고 기대누워 입김을 불었다. 새하얀 연기가 꼭 담배연기처럼 피어오른다.


그러고 보면 담배를 안 피운지 얼마나 된 거지….


논산 육군 훈련소에 가기 전만 하더라도, 군대온라인에 접속하기 전만 하더라도 일주일에 한 두 개피 정도는 피웠다. 호기심에 가끔, 아주 가끔씩만 피우던 담배연기처럼 입김이 새하얗다.


어둠에 잠긴 전방을 주시하며 입김을 불던 나루는 불쑥 얼굴 옆으로 튀어나온 검은색 물체에 고개를 돌렸다.


"얇긴 해도 없는 것 보단 나을거야."


조용히, 나지막한 목소리로 같이 경계근무에 투입한 병장1이 끼고 있던 장갑을 내밀었다. 검은색의 재질을 알 수 없는 장갑은 어둠속에서도 선명히 보였다.


"사양하진 않겠습니다."


나루는 거절하지 않았다.


생각보다 춥기도 하였고, 이대로 가다가는 적이 나타나기도 전에 얼어죽을 것 같았다. 담담히 고개를 끄덕이며 병장1의 손에서 장갑을 건네받던 나루는 그의 손도 차갑게 식어있는 것을 느꼈다.


"원래 선임이 주는 것은 거절하지 않는 법이야."


킥킥 거리며 병장1은 재빨리 주머니에 손을 꽂았다. 아무리 만들어졌다고는 하지만 이름이 병장1이라는 것을 보며 피식 웃었던 나루는 밤공기에 차갑게 식은 손으로 장갑을 내미는 그를 보며 나루는 조용히 장갑을 꼈다. 신축성이 좋은지 늘어나며 손에 들어갔다. 병장1이 방금 전까지 끼고 있던 탓인지 미지근한 온기가 남아있었다.


따뜻하다.


겨우 돌아온 온기를 만끽하려던 나루는 입술에서 차갑고 두터운 감촉을 느꼈다. 병장1의 검지손가락이 입술을 막고 있었다. 그의 입모양도 조용하라는 것처럼 약간 오무려있었고 그의 눈은 한없이 진지했다.


부스럭….


밤이 깊어져갈 무렵….


무언가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나루의 귓가를 간질였다.


현재시간 2시 34분….


"쉿, 뭔가 온다."


병장1이 중얼거렸다.







"기다려…."


속삭이듯 병장1이 말을 했다.


장난스러워보이던 지금까지의 모습이 농담이라도 되는 것마냥 그는 날카로운 눈동자로 전방을 훑어보고 있었다. 초소라기 보다는 흙을 파놓은 호 같은 곳의 낮은 곳에 엎드려 기댄 채 소리가 들린 곳을 찾고 있다.


부스럭….


가끔씩 들리는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거슬린다.


적인가?


아니면 아군인가?


밤이 깊어질수록 시야가 좁아져 피아식별이 되지 않는다. 적인지 아군인지도 구별되지 않아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나루는 병장1의 옆에 엎드린 채 K-2소총으로 전방을 겨냥했다.


그리고 좌우를 살폈다. 일어설 수가 없었기에 다소 불편한 자세가 되었지만 불만을 가지거나 그럴때가 아니었다. 조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느슨해지던 감각이 팽팽하게 죄여진 것처럼 날카로워졌다.


분명 무언가가 다가오고 있는 것 같은데 보이지가 않았다.


소리가 들리는 곳은 전방.


고지처럼 구부정하고 경사심한 고개가 있어 시야가 훤히 보였다. 하지만 보이는 것은 없었다. 등 뒤에서 들린다면 확실하게 아군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뒤쪽을 가로막은 산은 그럴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산은 높았고, 그림자는 짙었다.


"눈에 의지하지 말고 청각에 의지해. 밤에는 적을 확실하게 발견했을 때 빼고는 눈을 믿지마라."


조언하듯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에 나루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은 사실이었고, 이전에도 그런 경험을 해본 적이 있었다. 나무나 풀숲 같이 은폐물이 많은 고지전에서는 시각을 믿어서는 안 된다. 적도 바보는 아니다. 위장은 괜히 하는 것이 아니다. 모두 시각에 혼란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하지만….


소리는 다르다.


특히 고요한 밤에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린다. 근처에 있다면 40m정도 떨어져 있어도 충분히 발자국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소리는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어도 어림짐작은 할 수 있었다.


나루는 귀에 모든 감각을 집중했다.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귓가를 간질인다. 여전히 시야에는 아무 것도 잡히지 않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소리가 선명해지고 있다. 나루는 곤두서기 시작하는 신경을 청각에 집중했다.


무턱대고 기습했던 이 전과 다르게 팽팽한 긴장감이 생겼다.


가을 산의 추위는 이미 잊었다.


"어이…."


사방을 둘러보던 병장1이 무언가를 발견한 것처럼 나루의 손을 툭툭 건드려 불렀다. 그리고는 탁트인 전방의 아래쪽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저놈들이다."


속삭이듯 작은 목소리로 병장1이 말했다.


"오랜만에 적이 쳐들어온 것 같군. 하필 전역도 이주일밖에 남지 않은 내 근무때…."


그림자 다섯 개가 어둠속에서 일렁거렸다. 병장1의 손가락이 가리킨 곳에서 주변에 동화되지 못해 흔들거리는 그림자들을 발견한 나루는 조용히 전방을 겨누고 있었던 K-2소총의 총구를 옮겼다.


그리고는 병장1을 보았다.


어쨋든 이곳에서는 그가 선임이었고 지휘해야 할 책임이 있었다. 지금까지 혼자서 행동했기 때문에 단체행동이나 팀플레이 같은 것은 자신없다. 차라리 그럴 것이면 확실하게 나뉘어진 지휘관이 있는 것이 낫다.


효율적이든, 심리적이든….


적은 사정거리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다.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의 시간이 있었다. 저들은 아직 이곳을 발견하지 못했고, 이쪽은 저들을 발견했다. 얼핏본 그림자들의 숫자가 더 많다고 해도 유리한 것은 이쪽이다.


이쪽일 것이다.


나루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투덜거리는 듯한 말투나 목소리와 달리 병장1의 얼굴은 한없이 진지했다. 어두워서 잘못본 것 같은 게 아니다. 그의 눈은 한없이 차갑고 냉정했다. 오싹할 정도로 말과 표정이 일치가 안된다.


"너도 참 운이 없어. 첫근무때부터 저런 녀석들이 쳐들어오다니…."


"누군지 알고 있습니까?"


육안으로 한 번 어둠속에서 일렁거리는 적들은 아직 사정거리 밖에 있었지만 소리를 최대한 죽였다. 거의 입모양만 움직이는 것과 다름없었다.


그런 나루의 입모양을 본 병장1은 자신의 K-2소총 개머리판을 어깨에 견착시키며 엎드려 쏴 자세를 취했다.


"용병이지. 적의 사주를 받은…."


익숙한 것처럼 그가 말했다.


그것은 군대온라인을 시작한 후 가장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다.


"용병?"


"너는 훈련병이라는 녀석이 용병도 모르냐? 보통 대부분의 훈련병들은 직업군인이 되거나 용병이 되거나, 경호원을 하는데…."


모른다.


나루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병장1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정말로 몰랐군."


그는 더 이상 놀라지도 웃지도 않았다.


"하긴, 군인이나 군대쪽과 관련된 사업을 하지 않는 이상은 여간해서 용병군인들의 타깃이 되지 않을 테니까 모르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지. 유명한 용병길드 몇군데는 훈련소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훈련병을 끌어가려고 애쓰지만 실제로 가는 것들은 기껏해야 중간 성적자들이나 처음부터 용병길드에 들기 위하여 훈련소에 입대한 녀석들밖에 없지."


차분하고 진지한 음성으로 그는 말했다.


"조심해야 하는 것은 그들 중 생각없이 돌격하는 녀석들이다. 용병길드의 용병이라는 녀석치고 제대로 된 녀석들을 본 적은 없으니까 조심하는게 좋아. 그들은 돈이나 전쟁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녀석들이니까…."


그 진지함에 조용히 듣고 있던 나루는 조금씩 발자국소리가 들려오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흐릿하게, 저벅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적이 이곳으로 올라오고 있는 것 같다.


"용병들의 구분법은 간단해. 대부분의 용병들은 얼굴에 위장을 하지 않지. 우리와 다르게 복장이 다양하다는 것도 가끔 구별하는데 도움이 되고, 결정적으로 그들의 왼쪽 어깨에는 그들이 속해있는 길드의 무늬가 새겨져 있다. 입고 다니는 옷 위에도 넣어야 하니까 가장 확실하게 구별할 수 있지. 저것처럼…."


조금씩 목소리를 죽이며 병장1이 그림자를 가리켰다.


안개가 걷힌 호수가처럼 한 남자의 얼굴이 그곳에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얼핏 권총모양의 무늬가 왼쪽 어깨 위에 파여있는 게 보인다. 병장1의 말처럼이라면 그들은 용병이 맞을 것이다.


어둠 속에서 반짝거리는 쇳덩어리 역시 그들이 아군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듯 했다. 나루는 얼음장처럼 싸늘한 K-2소총의 가늠쇠와 가늠자를 일치시키며 그곳으로 총구를 틀었다. 사내의 얼굴이 가늠자의 끝에 걸렸다.


타깃 완료.


사정거리 완료.


방아쇠를 당기면 끝난다.


당길까?


까닥까닥….


버릇이라도 된 것처럼 방아쇠 근처에서 검지손가락을 까닥거리며 왼손으론 총열덮개를 꽉 쥐어 견착을 견고하게 했다. 혼자였다면 무턱대고 발포했겠지만 이쪽은 혼자가 아니다. 저들도 혼자가 아니다.


먼저 쏘는 순간 이쪽 역시 위치가 드러난다.


겨냥하고 있다는 사실도 드러난다.


우세의 의미가 사라진다.


개머리판에 어깨를 견착한 채 고개를 살짝 든 나루는 병장1을 바라보았다. 그역시 비슷한 자세로 적을 겨누고 있었다. 왼쪽 눈을 살짝 감고 진지하게 타깃을 노리는 그의 모습은 영화에서나 보던 스나이퍼, 즉 저격수 같았다.


"어제 저녁에 내가 말했었지? 적을 발견하면 사정거리까지 들어오기를 기다리라고…."


조금의 흐트러짐도 없이 그가 말했다. 자연스럽게, 마치 나루의 시선을 느끼기라도 한 것처럼 나지막히 말했다.


"TA-312를 사용하면 우리는 위험해져도 다른 초소는 그만큼 안전해지지, 하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근처에 있는 모든 초소의 위치가 들통날 확률이 높아. 5분대기조라해서 타격조가 출동할 때까지 우리가 버틸 확률도 적고 여러모로 위험하지. 그래서 선조치 후보고가 있는 거고. 마지막일수도 있으니 잘 외워둬."


TA-312.


초소에 배치되어 있는 군용전화기의 명칭이자 유일하게 지휘통제실이나 타 초소로 연락이 가능한 도구다. 하지만 어제 저녁 이것의 사용법을 알려주며 병장이 눈살을 찌푸리는 것을 보며 무언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다.


시선과 총구를 용병이라 생각되는 한 남자에게 고정한 채 나루는 병장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들릴 듯 말듯할 정도로 작은 목소리가 이어졌다.


"내 동기가 적을 발견하고 TA-312로 지휘통제실에 보고를 했다. 그리고 죽었다. 아군의 지원이 도착하기도 전에 총알에 벌집이 되어 처참하게 죽었지. 소리가 너무 컸어, 확인차 되돌아온 소리에 적들이 초소를 발견하고 무차별사격을 했지. 그래서 나는 TA-312를 믿지 않아. 그리고 아군의 지원도 그리 믿을 게 못 되. 실제 전투에서 믿을 것은 너 자신과 총 한자루, 탄 한 발이면 족하다. 어차피 총소리가 나면 인접 초소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그들 중 한 곳은 반드시 지휘통제실에 총성을 보고한다. 우리의 임무는 이곳에서 최대한 적의 발목을 잡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병장1은 조용히 안전에 놓여있던 조종간을 단발로 돌리며 씨익 웃었다.


"근무 투입한 지 아직 1시간도 채 안 되었는데 오늘따라 용병님들께서 몸이 근질근질한 것 같군. 우리 군의 초소가 이근처에 몇 군데나 있다는 것을 미리 알고 왔을 텐데 저렇게 은폐엄폐도 하지 않고 돌아다닌다니. 어이, 나루라고 했었지?"


"예, 훈련병 단나루입니다."


병장1의 말처럼 용병들은 혼자가 아니었다. 시야에 들어온 것만 하더라도 다섯 명은 족히 되었다. 적이 더 없다는 보장도 없었기에 현재로서는 최소 5명이다. 나루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좋아, 만약 바보 같이 크게 대답했으면 저들보다 너부터 쏴 죽였을 거다. 그건 그렇고 생각보다 냉정하군."


"감사합니다."


나루는 입술을 살짝 움직여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병장1의 말처럼 피가 차갑게 식어가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가을산의 추위 때문은 아닌 것 같다. 마지막으로 실전을 경험했을 때에도 머리가 차갑게 식었다. 흔히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라고 말들을 하는데 자신 같은 경우에는 머리도 가슴도 차가웠다.


온기가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다.


적이라고 판단된다면 죽이는데 아무런 망설임도 없었다. 만약 아군이라고 해도 자신에게 거치작거린다면 쏘아버릴지도 모른다. 언제부터인가 그런 생각이 종종 들었다. 그래도 다른 사람의 입에서 그런 말을 들으니 무언가 기분이 묘했다.


그런 나루의 기분을 눈치라도 채는 것마냥 병장1이 말했다.


"대부분 용병들의 목적은 간단해. 적의 기지에 잠입해서 정보를 빼오라는게 대부분이니까 저들도 이 근처에 있을 우리 기지를 찾고 있겠지. 물론 주요 기지인지 아닌지는 상관없어. 그저 전투를 하고 싶어하는 바보들이 태반이니 적의 입장에선 혼란을 주기에 적당한 녀석들이지, 중요한 것은…."


한없이 진지한 얼굴로 말을 끝마쳤다.


"그 혼란을 틈타 쳐들어올 적의 정규군이다. 탄은 충분한지 확인해둬…."


"탄은 충분합니다."


무기점에서 구입한 것까지 포함하면 충분하고 충분할 것이다. 7만원으로 5.56mm 보통탄 70발 정도밖에 구입하지 못했지만 현재 몸에 두르고 있는 210발과 장전된 30발을 제외하면 5.56mm보통탄 2330발이, 마찬가지로 210발을 탄창에 재워 준비하고 남은 7.62mm 보통탄 990발이 아이템창에 고스란히 저장되어 있다.


이정도면 충분할 것이다.


나루는 그렇게 믿었다.


"작전 같은 것을 설명할 시간이 없다는 것은 알고 있겠지. 너에대해 듣기로는 역대 훈련병중 가장 성적이 높다고 들었으니 실력이 없는 것은 아닌 것 같고, 겁을 먹은 것 같지도 않고…. 과연 교관님말처럼 훈련병 다운 녀석은 아니구만…."


나루의 그런 의연한 태도를 보며 병장1은 놀랍다는 듯이 말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뿐, 그는 마지막으로 물었다.


"도망가려면 지금밖에 없다."


"안 갑니다."


즉답.


이번에는 나루가 물었다.


"병장님이야 말로 도망가려면 지금밖에 없습니다."


"안 간다. 세상 물정도 모르는 너에게 교육시킬 것이 너무 많아서 혼자서는 못가겠다."


이번에도 즉답.


병장1과 나루는 서로의 질문에 웃음을 참아야 했다. 상황은 장난칠 분위기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웃음이 계속 나오려했다. 10초 정도가 지나서야 웃음이 멎은 병장1은 조용히 방아쇠에 걸친 검지를 까닥거렸다.


나루도 방아쇠에 검지를 걸치고 가늠쇠와 가늠자를 일치시켰다.


장난은 이제 끝이다.


즐거움은 다음으로 미루어두자….


한 명의 NPC와 한 명의 유저는 동시에 같은 생각을 했다.


탕!!


그리고 동시에 방아쇠를 당겼다.


두 사람의 총구에서 불을 뿜었다.


한밤 중 가을산에서 시작된 총격전의 시발점이 붉은 연꽃을 만들며 신호를 울렸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미흡한 초보 글쟁이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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