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광천광야 님의 서재입니다.

청세빛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광천광야
작품등록일 :
2011.01.28 13:23
최근연재일 :
2011.01.28 13:23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63,731
추천수 :
209
글자수 :
212,876

작성
10.02.20 14:16
조회
1,047
추천
9
글자
7쪽

제 3장. 카이젤. (완)

DUMMY

-블랙. 네가 가보지 않겠느냐?

-제가 말입니까?

-그래, 사실 마땅히 갈만한 이도 없고, 네가 적임인 것 같은데 어찌들 생각하시오?



"호오..........."

눈 앞의 노인, 카이젤 남작은 발을 꼬아 거만한 자세로 앉아 있었다. 거만함? 아니 틀렸다. 저건 자신감이라고 불러야 할 것이다. 넘치고 넘쳐서, 오만함으로까지 보일 정도의 거만함. 어지간한 이라면 눈조차 마주치지 못하리라.

이런 이가 어째서 지금까지 이름 없는 영주로 남아 있었단 말인가?

허나, 블랙은 결코 어지간하지 않다. 몸에 미동조차 없이 서 있을 뿐.


-상황이 불안하다 싶으면, 한가지만을 봐라, 자신의 해야할 일의 범위를 단 하나로 좁히고, 거기에 집중하는 거다. 그리고 하나씩 하나씩, 클리어 해나가면 되는 거다.-


"그러니까, 지금 델턴 남작이 도망을 갔다, 그러니 우리에게 항복하겠다 이런 얘긴가?"

"예."

그는 뭐든지 시키는 대로 하겠다는 듯 카이젤 남작을 향해 고개를 푹 숙인다. 그러자 카이젤 남작은 껄껄 웃으며 손을 휘두른다.

"그래. 우리로서도 잘 된 일이라면 잘 된 일이군. 큰 힘 한번 안 들이고 영지 하나를 얻게 될 줄이야. 다 겁쟁이 델턴 때문이지, 그렇지 않은가? 하하하하!"

그러자 주변에 각 잡고 서 있던 기사들이 일제히 웃음을 터트린다. 그 숫자는 무려 십여명에 이른다.

일종의 편견이라고 봐도 과언은 아니지만, 기사의 수준은 마나를 사용할 수 있는 자들. 물론 마나 사용자를 뛰어넘는 빼어난 검술을 가진 이라거나, 뛰어난 지략을 자랑하는 이들. 혹은 다른 요소로 기사가 된 이들도 얼마든지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런 이들이 무려 10여명에 이른다. 고작해야 2명의 기사를 가지고 있던 그의 영지와는 역시 수준의 차이가 틀리다. 게다가 그 두 명의 기사조차도 영주를 따라서 도망쳐 버렸으니.

카이젤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인다.

"좋다. 받아 들이도록 하지."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긍정적인 대답이 블랙은 더욱 깊숙이 고개를 숙인다. 눈앞의 노인. 아직 세상 물정이 서툴지만 블랙이 보기에서는 상당한 힘을 지니고 있는 듯하다. 역시, 난세에 살아남기 위해, 붙으려면 강한 이에게 붙는 것이 유리한 일일 터이다.

"그럼 이제 내 볼일을 보도록 할까. 고개를 들도록 해라."

"예?"

개인적인 일이라니? 카이젤은 실로 흥미가 간다는 듯 블랙의 눈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딘지 모르게, 감탄한 듯한 기색마져 느껴진다.

"자네의 이름은 뭔가?"

"블랙이라 하옵니다."

"블랙이라, 단순한 이름이로군. 그래, 자네는 그곳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었나?"

"고서점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말을 돌보는 일도 몇일간 한 적이 있습니다만."

"호오, 관리일을 조금이나마 했었단 얘기군. 그래서 이곳에 자네가 온 것인가?"

"그렇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볼 수도 있다? 다른 이유도 있다는 것인가?"

딱히 올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주인님이 오히려 몇 배나 적합했을 수도 있지만 건강상 올 수 없었다.

상상에 맞기겠다는 듯 입을 꾹 다물고 있는 블랙. 그러자 카이젤은 자신의 수염을 매만지며 이를 드러내며 웃는다.

"과연........"

"남작님. 어째서,

옆에 있던 기사가 알 수 없다는 듯 묻자, 카이젤은 검지를 쭉 피며 블랙에게 손을 내민다.

"저 놈 눈 한번 보지 않겠나."

창백한 얼굴. 그렇기에 한층 더 요요스럽게 빛나는 검은 눈동자. 그 강인해 보이던 기사들이 한순간 숨을 멈출 정도다.

약하다. 지독하게 약하다. 일개 농부와 싸운다 하더라도 이길 수 없을 정도로, 병약해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이가 가질 수 있는 눈은 아니었다.

"봐라. 기사들과 병사들에게 둘러 싸여 있음에도 눈동자 하나 흔들리지 않는다. 그 뿐만이 아니야. 방금 전에 말할 때도 겁먹은 기색이 전혀 없었다. 그저 담담하게 자신의 할 말을 하고 처분을 기다리고 있었지. 저게 고서점에서 일하고 있는 놈의 눈이라고? 어느 고서점의 놈이 저런 커다란 담을 가지고 있단 말이더냐?"

그제야 기사들은 어느 정도 수긍한 듯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자신을 높게 보는 말임에도 블랙은 미동조차 하지 않는다. 그 모습이 더욱 마음에 든 듯 카이젤의 웃음은 끊이지 않았다.

"물론 델턴 영지의 항복건은, 받아들이도록 하겠지만..... 하지만 한 가지 조건을 붙여야 겠군."

"조건, 이라 하심은?"

이미 항복하는 것 자체가 모든 것을 받치겠다는 의미이거늘, 더 이상 무엇을 원하는가?

"블랙."

벌떡.

카이젤은 자리에서 앉아 있을 때도 그리 박력이 넘쳤건만, 일어나자 마치 태산이 일어나는 듯 한 기색이었다. 블랙조차도 몸이 가볍게 떨릴 정도였다.

"그대는 이제부터 나를 따르도록 해라. 그 커다란 담력, 분명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무엇인가.'에 때한 자신감 일터. 이제부터는 그것을 발휘할 자리를 마련해주겠다. 그것과 함께, 이 카이젤을 따라 전장을 누비도록 하라! 그것이 조건이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작은 영지들의 모임. 그리고 그 중에 이제 정복활동을 시작한 이.

그러나, 그것은 패왕의 명이었다.

그러나, 블랙은 그 패왕의 기색에 물러난 것이 아니었다. 압도당한 것도 아니었다. 이 몸의 미세한 떨림조차도 겁에 질린 것이 아니었다.

인정받았다. 드러내지 않았음에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봐주고 발휘할 장소를 주겠다고 말한 것이다.

'이 곳이, 진정 나의 시작이었던가.'

자신의 주인, 고서점의 노인 외에는 진심으로 고개를 숙여 본 적이 없던 블랙이, 두 번째로 진심을 담는다.

"알겠습니다."





약간 엉성한 마무리입니다만, 아무래도 템포가 너무 느려지고 있어서 한번 무리해서 올려봤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사자로서 영지 사람들에게 인정 받는 장면.

카이젤 영지로 가서, 그의 병사들에게 압도당하는 점.

등등을 쓰다보면 또 한 만자 나올 것 같아서, 과감히 생략해 봤습니다. 앞으로 갈 길도 먼데 말이죠. (10만자가 넘었는데 아직 시작도 아니되었습니다;;;;;;;;;;)


자, 그럼 다음에 또 (__)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7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청세빛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제 3장. 카이젤. (완) +7 10.02.20 1,048 9 7쪽
21 제 3장. 카이젤. 6 +6 10.02.16 938 4 11쪽
20 제 3장. 카이젤. 5 +9 10.02.02 991 3 13쪽
19 제 3장. 카이젤. 4 +8 10.01.31 948 1 8쪽
18 제 3장. 카이젤. 3 +9 10.01.27 981 1 12쪽
17 제 3장, 카이젤. 2 +9 09.12.24 1,023 1 8쪽
16 제 3장, 카이젤. 1 +8 09.12.20 1,129 1 11쪽
15 로이안. +13 09.12.16 1,265 2 9쪽
14 제 2장. 기르넨. (완) +17 09.12.12 1,244 4 11쪽
13 제 2장. 기르넨. 6 +17 09.11.09 1,270 2 9쪽
12 제 2장. 기르넨. 5 +14 09.10.20 1,317 2 9쪽
11 제 2장. 기르넨. 4 +10 09.10.06 1,306 2 8쪽
10 제 2장. 기르넨. 3 +11 09.09.26 1,399 2 14쪽
9 제 2장. 기르넨. 2 +12 09.09.22 1,439 1 10쪽
8 제 2장. 기르넨. 1 +12 09.09.15 1,706 2 9쪽
7 제 1장. 블랙. (완) +15 09.09.13 1,756 4 17쪽
6 제 1장. 블랙. 5 +7 09.09.07 1,731 3 10쪽
5 제 1장. 블랙. 4 +9 09.09.02 1,766 2 9쪽
4 제 1장. 블랙. 3 +8 09.08.29 1,923 1 9쪽
3 제 1장. 블랙. 2 +8 09.08.27 2,182 3 8쪽
2 제 1장. 블랙. 1 +13 09.08.25 3,297 2 9쪽
1 프롤로그. 청공을 가르는 세줄기의 빛. +16 09.08.25 6,431 1 1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