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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천광야 님의 서재입니다.

청세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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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천광야
작품등록일 :
2011.01.28 13:23
최근연재일 :
2011.01.28 13:23
연재수 :
4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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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
글자수 :
212,876

작성
09.11.09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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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9쪽

제 2장. 기르넨. 6

DUMMY

실로 사이가 좋은 부부였다고 한다. 마을에서 순진하게 자라온 아름다운 처녀와 젊은 피로 끊임없이 도전하는 활기찬 용병. 마을을 괴롭히는 몬스터들을 단칼에 물리치고, 그 처녀의 목숨까지 구한, 어디에서나 아름답게 전해질 그런 무용담. 그리고 이어지는 처녀와 용병과의 사랑. 그리고 이어지는 결혼.


-그리고 그 두 사람은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누구하나 흠잡을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커플이었다고. 누구나 그렇게 말해왔다. 그리고 그렇게 믿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본 것은 틀리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 두 사람은 부부라고 부를 수 있는 관계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차라리 싸움이라도 이어진다면 서로에 대한 애정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었다고, 그리 생각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둘은 그저, 같은 집에 살고 있던 사람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아니, 동거하는 사람들이라면, 그 사이에 있는 자그마한 정이라도 생겨야 정상일 터. 그것도 아니었다. 한집에 살고 있는 타인, 이라는 표현을 써야 옳겠지. 적어도 그는 그 두사람이 대화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본 적이 한번도 없다.

어디선가 꼬여들어온 싸구려 술집 여자와 밤새 떠들고 있는 아버지와, 관심도 없다는 듯, 오히려 평소와 같이 그에게 밥을 차려주는 슬픔이라고는 조금도 보이지 않는, 오히려 귀찮게 굴지 않아 다행이라는 듯 평온해 보이기까지 하는 그녀의 얼굴.

그. 기르넨이 보고 자라왔던 부부의 모습이란 이런 것이었다. 그나마 자신의 아이에 대한 애정은 있었던 것일까? 학대 같은 것을 받아 본 적은 없다. 먹을 것에서도, 입는 것에서도, 자는 것에서도 부족함은 없었다.

하지만 나중에 알게 되었다. 그 두 사람은, 자신에게조차도 애정 따위는 조금도 없었다는 것을..

어느 날 불연 듯, 집을 나가버린 어머니. 마을의 소문에 의하면 떠돌이 유령시인의 화사한 말솜씨에 넘어가 그의 뒤를 따라갔다고 한다. 원래 마을에서는 미모에 대한 칭송이 자자했던 어머니다. 그런 피를 짙게 이어받는 기르넨 역시, 흔히 찾아 볼 수 없는 미소년이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아니, 오히려 그의 얼굴을 찢어 버리고 싶을 만큼 싫어하게 되고 말았다.

그나마, 어머니에게는 사랑을 받고 있었다고 여겨왔던 한 소년의 마음이 산산 조각이 나버리고 말았다.

아무도 그에게 밥을 차려주지 않는다. 신경 써주지도 않는다. 굶는 나날이 이어진다. 용병으로서는 대단한 실력을 지니고 있었던 것인지, 집에 돈이 부족하지는 않았지만, 다만, 사람의 온기가 없었을 뿐이다. 아버지는 집을 나간 어머니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아니, 아내가 집을 나가버린 것을 알고 잇는지조차 의문이었다. 그의 생활은 전혀 바뀐 것이 없었으니까.

일거리가 들어오면 몇 달씩 집을 비우고, 집에 돌아오면 여자를 끼고 밤새 떠든다. 그게 그의 아버지의 일상이었던 것이다.

집을 그저 창고인마냥, 벌어온 돈을 착실히 쌓아 두고 생활비라는 명목으로 아직 어렸던 소년에게 돈을 툭 던져주고 다시 나가버리는 생활.

그는 생각했다. 살아가는 것이라면 문제는 없다. 하지만, 이래도 되는 것일까? 아니 살아가는 것도 문제다. 부족하지 않을 뿐, 넉넉한 집안은 아니다. 그리고 아버지의 직업의 특성상,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는 않았다. 그럼 훗날, 혼자 남아버릴 자신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아이러니 하게도, 가장 재능이 있었던 것은 싫어했던 아버지의 장기인 '검'이었다. 그리고, 가장 싫어했던 아버지의 삶을 그대로 이어나가는 자신의 모습이 있었다.

적당히 돈을 주면 안겨드는 여자들. 기르넨은 생각했다.

-그래, 이 세상에 사랑 따위는...... 존재하지 않아.-

그런 것은 없어.


"으음..........."

보기 싫은 과거의 편린을 본 까닭인가. 기르넨은 어딘지, 숨을 쉬는 것이 답답해져 눈을 떴다. 마치 가슴팍에 무언가 무거운 것이 올라타 있는 느낌. 모든 것을 버렸다고 생각했는데 어딘가 웅어리가 남아 있었던가?

아니다. 진짜, 실제로 가슴에 무거운 것이 올라타 있었던 것이다. 기르넨의 머리 따위는 단번에 씹어 버릴 수 있을 것 같은 거대한 입. 그리고 어딘지 나른해 보이는 눈동자.

그 무거운 것은 '곰' 이었다.

"으아아아악!"

놀라서 비명을 질러 보았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그제야 자신의 지금의 몸 상태를 점검하는 기르넨. 몸이 성한 구석탱이가 하나도 없다. 손가락 하나 움직이는 것도 될까 말까한 상태다.

그야 당연하다. 심장까지는 닿지 않았더라도, 거의 근접했던 상처. 피도 용케 살아 있다 싶을 정도로 콸콸 쏟아지는 것을 느끼기 까지 했는데.

"그, 그런데......"

눈 앞에 웬 곰이?

공격 의사는 없어 보인다. 특별히 소리를 내는 것도 아니다. 그저 그 나른한 눈동자로 그를 내려다 보고 있을 뿐이다. 죽일 생각이었다면 진작에 죽였을 수도 있다. 일부러 저 무시무시한 앞발로 내려칠 필요도 없었을 터. 체중을 조금만 더 실었어도 단번에 몸둥아리가 터져 나갔겠지.

눈동자를 돌려 주위를 보는 기르넨. 곰 한 마리에 멀쩡히 두발로 서 있어도 무리가 없을 정도의 큰 동굴이다. 다만, 자연적이지는 않다. 조그마한 책상 비스무레 한 것도 있고, 침대라고 불러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자는 용도로 보이는 호랑의 무늬의 가죽 같은 것들도 보인다. 이 곳에는 지성을 가지고 있는 생물체가 분명 살고 있다.

그리고 그 생물체는, 두말할 필요도 없겠지.

"일어 났군요."

마치, 밤에 용병들을 동강동강 썰어가던 무시무시한 괴물의 모습이라고는 생각하기도 힘들 정도로 평온한 표정으로 기르넨을 바라보고 있다.

"몸은 좀 어떤가요? 상처는 괜찮나요?"

"네, 네 년이 낸 상처다. 잘도 말하는군."

"어머나, 고마운 말씀."

어떻게 들어도 칭찬이 아니건만 그녀는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듯 싱긋 웃는다.

"어쨌든 말을 할 기운은 있는 모양이군요. 열흘이나 일어나지 않아서 조금 걱정했어요."

"하, 겨우 열흘밖에 안 지났나. 오히려 내 튼튼함이 자랑스러워 지는데."

"그런가요. 축하할 일이네요."

어딘가 대화의 핀트가 맞지 않는다. 기르넨은 더 이상 말해봤자 피곤해질 뿐이라는 것을 직감했는지, 혀를 차고는 고개를 획 돌려 버린다.

"꾸우우우우웅."

그러고 보니 잊고 있었다. 저 망할년의 옆에는 보기만 해도 무시무시한 크기의 곰이 붙어 있었지. 그래봤자, 저 엘프에 비하면 몇수는 아래로 쳐줘야 할 무서움이지만 말이다. 순간 오싹해졌지만 그녀는 눈치채지 못한 듯, 엉덩이를 탁탁 털면서 자리에

"자, 그럼 이제 대화를 해볼까요."

그녀는 자리에 앉는다. 그러자, 기르넨이 당연히 이 동굴의 생활의 문명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던, 어떤 얼룩 무늬의 무언가가 꿈틀 거리면서 머리를 든다.

"헉!"

호랑이다. 그것도, 저 곰에 비견될 정도로 커다란 호랑이. 무슨 일이냐는 듯, 마치 호랑이와 같이 나른한 눈동자로 엘프를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그것의 위에, 저 엘프는 마치 의자인 마냥 두 손을 쫙 피고 편하게 앉아 있다.

호랑이. 그리고 자신의 옆에 앉아 있는 곰.

"이, 이 녀석들은 대체...."

"아, 당신의 옆의 그 아이는 베어울프라고 해요. 후훗."

뭐가 그리 즐거운지 입을 가리며 쑥스럽게 웃는 그녀다.

아니 잠깐, 저 이름은 뭔가 안되는 거 아냐? 곰이라고? 늑대가 아니라고? 아니 그야 앞에 베어로 뭔가 될지도 모르지만 뒤가 울프라고?

어쩐지, 한참 자고 일어 났음에고 급속도로 피로함이 밀려오는 것을 느끼며 기르넨은 다시 입을 다문다. 그런 기르넨에게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 여엘프는 손가락으로 그를 가리켜며.

'명령' 한다.

"이제부터, 내가 당신을 사육하겠습니다. 당신, 제 애완동물이 되어 주어야 겠어요."

"........"

뭐라고?











오랜만에 뵙습니다. (__)


바로 어제가 EJU 이른바 일본 유학 능력 시험이었습니다. 큰 시험이란 다름 아닌 이 녀석을 말했던 것입니다만, 어째 잡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마음이 꽤, 찹찹합니다. 남들도 다 어려웠네 뭐네 하니 부디 그랬기를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싹다 망해버렸으면 그래도 낫죠;;;;;;; 성격이 너무 꼬였나요?)

이러면서도, 아니, 저 녀석들은 말만 저렇게 하고 사실은 굉장히 자들 본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불쑥불쑥 떠올라,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날 지경입니다.


제 잡소리가 많았군요. 음, 연재가 굉장히 격소했습니다. 그래도 월간 연재는 되지 않았습니다. (먼산.)






기다린 분이 계시다면 죄송합니다아;;;;;;;;;;;;;;;;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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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제 3장, 카이젤. 2 +9 09.12.24 1,023 1 8쪽
16 제 3장, 카이젤. 1 +8 09.12.20 1,129 1 11쪽
15 로이안. +13 09.12.16 1,266 2 9쪽
14 제 2장. 기르넨. (완) +17 09.12.12 1,245 4 11쪽
» 제 2장. 기르넨. 6 +17 09.11.09 1,271 2 9쪽
12 제 2장. 기르넨. 5 +14 09.10.20 1,318 2 9쪽
11 제 2장. 기르넨. 4 +10 09.10.06 1,307 2 8쪽
10 제 2장. 기르넨. 3 +11 09.09.26 1,399 2 14쪽
9 제 2장. 기르넨. 2 +12 09.09.22 1,440 1 10쪽
8 제 2장. 기르넨. 1 +12 09.09.15 1,706 2 9쪽
7 제 1장. 블랙. (완) +15 09.09.13 1,757 4 17쪽
6 제 1장. 블랙. 5 +7 09.09.07 1,732 3 10쪽
5 제 1장. 블랙. 4 +9 09.09.02 1,767 2 9쪽
4 제 1장. 블랙. 3 +8 09.08.29 1,924 1 9쪽
3 제 1장. 블랙. 2 +8 09.08.27 2,182 3 8쪽
2 제 1장. 블랙. 1 +13 09.08.25 3,298 2 9쪽
1 프롤로그. 청공을 가르는 세줄기의 빛. +16 09.08.25 6,432 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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