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광천광야 님의 서재입니다.

청세빛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광천광야
작품등록일 :
2011.01.28 13:23
최근연재일 :
2011.01.28 13:23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63,725
추천수 :
209
글자수 :
212,876

작성
10.01.31 23:49
조회
947
추천
1
글자
8쪽

제 3장. 카이젤. 4

DUMMY

"뭐?"

뭔 헛소리냐는 듯 되묻는 노인.

블랙이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성 안으로의 납품을 담당하고 있는 이 영지에서는 가장 큰 상점이었다. 다행히, 그는 이 상점의 주인과는 몇 번이고 면식이 있었기에 손쉽게 들어 갈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노인이 이 상점이 주인이기도 했다.

"영지 밖의 일을 알고 싶습니다."

"왜? 너 그 서점 늙은이 밑에서 일하고 있었잖냐?"

뭔 소리냐는 듯 되묻는 노인.

"이번에 영지 마관직을 맡게 되었습니다."

"마관직? 그건 또 뭐야?"

"말을 관리하는 관직입니다."

노인은 그걸 모르는 게 아니라는 듯 눈을 데굴데굴 굴린다. 납품을 담당하고 있는 자답게, 성 밖의 상인들 중에서는 그나마 글 좀 안다 하는 사람이다. 성 안의 거래도 담당하고 있기에 성 안에 어떤 관직이 있는지 알고 있다는 뜻이다.

"아니, 그래 그건 그렇다고 치고, 그걸 왜 물어 보는데? 말 관리하는 거랑 성 밖의 사정이랑 뭔 상관이야."

"집사님의 분부입니다."

"이런, 그 돼지가....... 또 하기 귀찮다고 이상한 짓을 벌였구만."

혀를 차는 노인. 너무나 짐작하던 대로이기에 반박조차도 나오지 않는다.

"저보고 거래할만한 영지를 조사해보라고 하셨습니다."

"아니, 그걸 또 왜 네가 하냐고?"

그건 블랙이 묻고 싶은 말이다. 그가 묵묵히 입을 다물고 있자 노인은 연신 혀를 차대면서 일어난다.

"으이구, 그래, 전쟁 소식이 들려오니 나름 준비는 해둬야겠는데, 귀찮다 이거로구만."

그리고 잠시 자리를 비운 후, 다시 방 안으로 되돌아와 서류 한뭉치를 블랙에게 툭 던진다.

"옛다. 나원 참..... 애시당초 이제 와서 기병을 키운다고 해서, 준비가 될 것 같냐고, 차라리 있는 병사들에게 공성전 훈련이나 잘 시킬 것이지. 어차피 영지 전에는 끼지도 않을 터고, 고작 방어나 하는 수준일 거면서 기병이 웬 말이야 기병이."

혀를 끌끌 차지만 노인은 어떻게 하겠다는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 아니, 어떻게 할 수 없다라는 게 정답 일 터. 그저 한탄에 불과한 말.

블랙도 심정으로는 공감이 갔지만, 여전히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노인에게 고개를 숙이고 성 안으로 되돌아간다.


일단 업무지랍시고 자신에게 주어진 골방. 어딜 봐도 남아 도는 방 하나를 대충 치우기만 해서 쓰라고 준 것이었지만 블랙은 아무런 불만이 없었다. 아니, 오히려 다른 관리들과 얼굴을 마주하지 않아도 돼서 편할 정도였다.

언제고 익히긴 해야 할 터이지만, 그건, 자신이 이 관직에서 잘리지 않은 다음의 얘기다.

아무리 독립 체제를 갖춘 영지라 할 지라도 이 정도의 인구가 있으면 거래 없이는 살아 갈 수 없는 법. 하지만 건내준 거래 내역서를 보아하니 노인도 많은 것을 아는 것은 아니다. 그야말로, 근처 영지들에서 사들여 온 물건과 판 물건들이 죽 늘어져 써 있을 뿐이다.

이것들을 보고, 여기는 그나마 말이 좀 나겠구나 하고 '추측'을 해봐야 한다니.

첫 일이다. 의욕을 가지고 자신의 능력을 시험해 보고 싶었다.

열심히 해보고 싶었지만..........

세상은 의욕, 그것만 가지고는 되지 않는다.

"후우."

서류를 뒤적거리며 한숨을 푹 내쉬는 블랙.

아는 것 만이 전부는 아니었다. 알기 위한 주변 여건 또한 못지않은 중요한 것이었던 것이다.

'음?'

막막한 채로 서류를 들여다보던 중, 블랙은 낯선 이름에 살며시 미간을 찌푸린다. 특별한 것이 적혀 있는 아니었다. 그 이름의 영지와의 거래는 간단히 식료품이 오갈 뿐으로, 특별히 말에 관련된 물품이 오간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어째서인지 눈이 띠어지지 않는다.

"카이젤........."

입 밖으로 내보는 그 이름. 분명, 고대어로 '황제' 라는 뜻이었던가? 꾀나 오만한 이름이지만 이제 와서 통용되지도 않는 고대어에 거창한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한들 트집 잡는 이는 없을 터이다. 오히려 알고 있는 자신이 이상할 정도다.

즉, 별로 특별할 것도 없는 이름인데?

그래, 그 정도인 거다. 라고 생각하면서, 어째서인지 그 이름이 눈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

그쪽에서 들여온 것은 술, 다과 같은 고급 식료품들이다. 그리고 사간 것은 밀. 그것도 상당한 수량이다.

이상한 거 없지 않나? 그런데 어째서? 왜 이렇게 신경이 쓰이지?


"카이젤 영지?"

"네."

"그건 또 왜? 거긴 특별히 군마 같은 거 안날 텐데?"

"그냥, 신경이 조금 쓰여서요."

"쭛. 여전히 애매하게 말하면서 속내는 하나도 안 드러 내는 구만. 글쎄다? 최근에 자주 들려오는 이름이긴 하지만 특별할 것은 없다고 보는데?"

노인은 그리 말하며 들여다보고 있던 서류를 들척인다.

"어디보자, 이번에 또 밀을 사갔구만. 아니, 소도 몇 마리 가지고 갔는데 그래. 기름하고...... 평범하잖아? 뭐가 신경이 쓰인다는 게냐?"

"그럼, 그쪽에서 넘긴 건?"

"흐음. 어디보자....... 술, 롱바스타드 13년 짜리들로 20병에, 보석 몇 개, 그리고 골드200........뭐야, 왜 그리 인상을 찌푸리고 있냐?"

"그게, 보통...입니까?"

"응. 너도 봐서 알거 아니냐. 이 영지에 뭐가 나는 게 있냐 뭐가 있냐. 이런 거나 넘기는 거지."

노인이 뭐가 그리 이상하냐는 듯 오히려 되묻는다. 아니,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보통이라면 이상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봐도 된다.

하지만.

"죄송하지만 그 서류, 조금 봐도 되겠습니까?"

자신의 거래 내용을 보여달라는 것은 꽤 찝찝한 일이다. 노인은 이맛살을 찌푸렸지만 일단 눈 앞에 저 허여딩딩한 놈은 성안의 관리. 할 수 없다는 듯 전과 같이 서류를 그에게 던지듯이 넘긴다.

서류를 들여다보는 블랙. 그의 눈동자가 서서히 굳어진다. 노인의 말대로, 다른 영지들 역시 대부분 비슷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까지 확연하게........

'여차' 할 경우에 쓸모가 없는 것들만을 넘기고.

'여차' 할 경우에 필수적인 것들만을 사간 영지는 없다.

이렇게 조금만 들여다보면 알 수 있는 일이다.

즉, 숨기고 있지도 않는다? 자신이 있다는 얘긴가?

"영감님. 카이젤 영지는 이곳에서 어느 정도나 떨어져 있습니까?"

"응? 거, 별로 안 멀어. 그러니까 거래를 하고 있는 거지."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십니까?"

"걸어간다면 한 삼일쯤 가면 있던가? 그럴걸?"

설마, 걸어서 삼일 거리의 영지의 이름조차 몰랐단 말인가. 블랙은 그 동안 자신의 지식이 얼마나 침체 되어 있는지 깨달았다. 하기사, 고서점에서 낡은 책들만을 보아왔으니.

아니, 아니지. '이러기 위해 나온 거다.' 이 머리에 새로운 지식, 정보를 집어 넣기 위해 나온 것이 아니었던가?

생각해라 생각해라.

보이지 않는 것을 봐라.


라고 거창하게 말할 것도 없다. 답은 간단히 나온다. 블랙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진다.

'여차 할 경우가...... 생각보다 가까이 있는 것일지도........'








드디어 카이젤 나리의 이름이 나왔습니다. 나름대로 비중있는 역이죠. 아니, 그 이름은 계속해서 이어지니 엄청나게 비중이 있는 것일지도요 (먼산)


음, 전 사실, 설정이나, 스테이터스 같은 거 짜는 걸 상당히 좋아합니다. 이미 주인공들이나 숙적, 밑의 부하들의 스테이터스는 전부 짜두었지요. 하나하나 등장 하게 될 터입니다만 왠지 올리고 싶어서 근질근질 할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참아야죠. (아직 능력치가 절정을 달릴 때도 아니니까요.) 이번에는 더 세컨드 같이 RPG 형식의 스테이터스가 아니라, 삼국지 식입니다. 11을 해본 분이라면 바로 알 스테이터스들이죠 ㅎㅎㅎ

그러고 보면 세월 참 많이 흘렀습니다. 충룡왕기때는 5 였는데....................


자, 그럼 다음에 또! (__)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8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청세빛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2 제 3장. 카이젤. (완) +7 10.02.20 1,047 9 7쪽
21 제 3장. 카이젤. 6 +6 10.02.16 938 4 11쪽
20 제 3장. 카이젤. 5 +9 10.02.02 991 3 13쪽
» 제 3장. 카이젤. 4 +8 10.01.31 948 1 8쪽
18 제 3장. 카이젤. 3 +9 10.01.27 981 1 12쪽
17 제 3장, 카이젤. 2 +9 09.12.24 1,023 1 8쪽
16 제 3장, 카이젤. 1 +8 09.12.20 1,128 1 11쪽
15 로이안. +13 09.12.16 1,265 2 9쪽
14 제 2장. 기르넨. (완) +17 09.12.12 1,244 4 11쪽
13 제 2장. 기르넨. 6 +17 09.11.09 1,270 2 9쪽
12 제 2장. 기르넨. 5 +14 09.10.20 1,317 2 9쪽
11 제 2장. 기르넨. 4 +10 09.10.06 1,306 2 8쪽
10 제 2장. 기르넨. 3 +11 09.09.26 1,398 2 14쪽
9 제 2장. 기르넨. 2 +12 09.09.22 1,439 1 10쪽
8 제 2장. 기르넨. 1 +12 09.09.15 1,705 2 9쪽
7 제 1장. 블랙. (완) +15 09.09.13 1,756 4 17쪽
6 제 1장. 블랙. 5 +7 09.09.07 1,731 3 10쪽
5 제 1장. 블랙. 4 +9 09.09.02 1,766 2 9쪽
4 제 1장. 블랙. 3 +8 09.08.29 1,923 1 9쪽
3 제 1장. 블랙. 2 +8 09.08.27 2,181 3 8쪽
2 제 1장. 블랙. 1 +13 09.08.25 3,297 2 9쪽
1 프롤로그. 청공을 가르는 세줄기의 빛. +16 09.08.25 6,430 1 1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