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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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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3.07.24 16:04
최근연재일 :
2014.06.0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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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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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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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7
글자수 :
186,020

작성
13.07.29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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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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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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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N의 세계05-백과 흑의 경계선(1)

DUMMY

문이 벌집처럼 다닥다닥 붙어있는 곳에서 쾅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는가 싶더니 은발의 여자가 튕겨져서 바닥을 이리저리 구르는가 싶더니 이윽고 다시 짜증만 조금 난 상태로 서면서 투덜거렸다.


“야! 너 당장 나오지 못해?”


은발의 여자를 튕겨낸 주범인 듯한, 검은 철문은 양쪽으로 닫히는가 싶더니 우지직 하는 소리와 함께 두 개의 문으로 변해버렸고 그와 동시에 어떤 목소리가 나지막하게 울려 퍼졌다.


[어이어이 엘릭서스 이제 그만 포기해 어차피 인간들이 바깥으로 내보이려하는 이미지가 있는 이상 나를 없애는 건 무리일 테니까 말이야. 좋은 첫인상을 남겨서 나쁠 건 없잖아? 그걸 없애려는 너야 말로 나쁜 거 아냐?]


그 목소리에 은발의 여자는 바로 반발하듯이 받아쳤다.


“시끄러워 그렇게 말만 번지르르 하게 해놓고 바깥의 인간들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내가 모를 것 같아?”


하지만 나지막하게 울려 퍼지는 목소리는 그런 은발의 여자의 반발에도 너무나도 여유로울 뿐이었다.


[하! 그딴 인간들에게 정을 준다는 것부터가 웃기는 거라고 아깝지도 않아? 이제 슬슬 알아챌 때도 됐잖아! 바깥의 인간들은 자신의 꿈만을 토대로 남을 평가해버리는, 그 어떤 꿈조차도 손에 쥐여 주기 아까운 인형에 불과할 뿐이야. 부숴버려도 되는 거라고. 그러니까 신경 좀 쓰지 마.]


그 목소리에도 은발의 여자는 망설이기는커녕 오히려 더더욱 덤벼들 듯이 따질 뿐이었다.


“아니, 신경 써야겠어. 물론 사람들이 꿈을 함부로 포기하고 깨버리긴 하지만 그래도 목숨까지 잃을 정도는 아냐. 얼마든지 다시 시작할 수도 있다고! 절대로 그들은 그렇게 쉽게 포기하지 않아!”


그런 은발의 여자의 목소리에도 나지막한 목소리는 차분하게 반박해 나갈 뿐이었다.


[그렇게 안이하게만 생각하려 드니까 인간들이 우리들을 우습게 보는 거야! 인간들은 누구나 우리들을 자신의 돈벌이를 위한 도구쯤이라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전혀 우리를 꿈 그자체로서 봐주고 열정을 가져줄 인간 따윈 전혀 없단 말이야! 정말이지 같이 꿈을 포기한 인간이라서 그런지 생각하는 것도 바깥의 인간들과 하나도 다를 게 없다니깐! 무슨 대답을 기대한 나도 바보지만 말이지.]


별 거 아닌 듯한, 한마디였지만 은발의 여자에겐 정곡을 찌르는 듯한, 말이었는지 그때까지만 해도 무섭게 반박하던 말투가 잠시나마 머뭇거렸다.


“뭐, 뭐라고?”


그리고 그 목소리는 그 잠시나마의 때를 놓치지 않고 그 머뭇거리는 틈을 타서 마치 공격할 타이밍을 찾은 배고픈 사자마냥 계속해서 치고 들어갈 뿐이었다.


[왜? 내가 무슨 틀린 말 했어? 너희 드림워커들이 우리들을 전체적으로 관리하는 대가로 지불한 것이 너희들의 꿈이잖아! 아니 지불했다는 표현 자체도 아깝지 그냥 포기했다는 게 더 맞겠지, 그러고 보면 너희들의 꿈도 참 불쌍해. 너희들이 포기해서 깨진 꿈들이 랭크 올리는 것에 급급해지고 쓸모없다고 툭하면 욕이나 먹는 도구에 불과하다면 과연 묘지에서 무슨 표정을 짓고 있을지, 그리고 무슨 말을 하고 싶을지 정말 보면 볼수록 기대된단 말이야!]


그 말에 은발의 여자는 완전히 이성을 잃어버리고 고함쳤다.


“시끄러워! 네가 뭘 안다고 그러는 건데? 네가 대체 나에 대해 뭘 안다고!”


[뭘 아냐고? 꼭 그런 게 중요해? 딱 봐도 너희 드림워커들이 꿈을 가지고 관리한다고 할 때부터 랭크 운운 거리는 거 보면 안 봐도 딱 어떨지 정도는 견적 나오잖아? 결국 너희들도 인간들이나 다를 게 없는 약간 다른 인간에 불과할 뿐이야!]


“웃기지 마! 그런 인간들에게 대화해보려고 시도나 하긴 했어? 너희들이 한마디만 했어도…….”


하지만 은발의 여자의 말 따윈 더 이상 들어줄 가치도 없다는 듯이 목소리는 가볍게 끊어버리면서 반박했다.


[한마디도 안했다고? 웃기지 마! 우리들이 아무리 많이 해도 귓등으로 흘러 넘겨버린 게 바로 너희 드림워커와 바깥의 인간들이잖아! 대체 뭐가 꿈이 필요하단거야? 대체 뭐가 꿈을 가지라고 말하는 거야? 그렇게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면 뭐든지 다 알아서 할 수 있을 거라 믿었던 거야? 제발 그런 웃기는 소리 좀 하지 마! 그렇게 말해버리면 깨어진 꿈들은 뭐가 되는 거야? 버려진 꿈들은? 뭐든지 우리들이 먼저 손놔버린 그런 근성도 없는 놈들이라고 매도하려고 좀 하지 마!]


“시끄러워!”


드디어 은발의 여자가 참지 못하고 소리쳤지만 아까보다 더 시끄러운 조잘거리는 소리만이 대답하듯이 울려 퍼질 뿐이었다.


[아직도 모르겠어? 시끄러운 건 내가 아니라 바로 너야. 아직도 모르겠어? 우리들은 이제 누구의 말도 듣지 않아! 들을 필요도 없고! 누가 그렇게 살았다고 해서 억지로 강요하지 마! 우리들은 인간들이 무한정 똑같이 찍어내는 공장 물품 같은 것이 아니야!]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나무로 된 문이 새까맣게 점철되는가 싶더니 이윽고 완전히 검은 문이 되어버렸고 그것을 본 은발의 여자는 창백하게 변해버렸다. 문이 자신의 색을 잃어버린다는 것이 바깥에게 어떤 영향을 줬는지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 그런 짓했다간……”


[그래 꿈이 완전히 인간으로부터 떼어 내지겠지. 바깥의 인간들이 어떻게 되든 이제 상관없어! 인간들에겐 이제 이 방법밖엔 남지 않았으니까. 자 앞으로 남은 시간은 48시간이야. 그럼 그때까지 잘 해보라고. 이런 새장 같은 방문들에 둘러싸여서 기다리기만 해야 하는 멍청한 ‘드림워커’씨.]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은발의 여자는 뒤로 뛰어가서 어떤 문을 급하게 두드리며 누군가를 급하게 불렀다.


“벨케르! 벨케르! 안에 있어? 좀 나와 봐!”


그녀의 말에 잠옷 차림의 남자가 하품을 하며 졸린 듯이 대답하면서 나왔다.


“하~암 무슨 일이야 엘릭서스 한창 좋을 때……”


그리고 그의 표정이 심각해진 것은 그가 말하기도 전에 눈길이 검디검은 어떤 문으로 갔을 때와 거의 동시였다. 검은 남자는 손으로 가리키며 은발의 여자에게 물었다.


“저거 언제부터 그런 거야? 아니 그보다 저 꿈의 주인이 있는 곳은 알아?”


이리저리 추궁하는 듯한, 검은 남자의 말에 은발의 여자는 속으로 짜증이 났지만 일단 아는 대로 말하는 수밖에는 별다른 도리가 없었다.


“얼마 안됐어 한 2~3분 정도 걸렸을 거야. 그리고 아는 건 B34문으로 튀었다는 거고! 그보다 빨리! 벨케르 시간이 없어!”


사태 파악을 근무시간이 아니어서 그런지 좀 늦게 하는 남자를 보고 그녀는 평소답지 않게 행동했다는 것을 좀 뒤늦게 알았지만 사태가 사태 인만큼 체면 차릴 수는 없었다.


“알았어!! 바로 이대로 기다리고 있을게 그동안 빨리 가!”


다급한 은발의 여자의 말에 남자는 후다닥 갈아입으려 뛰어 들어가면서 은발의 여자에게 서두르란 듯이 말했다.


“그리고 여긴 내가 맡고 있을 게 빨리 다녀와! 꿈이 완전히 분리되는 것만은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야 해!”


“알았어! 스토브! 일레니아!”


은발의 여자의 외침에 문 바깥쪽으로부터 어떤 소년과 소녀의 입을 맞춘 듯한, 대답소리가 들려왔다.


“예! 부르셨나요?”


“지금부터 여긴 벨케르가 관리할 테니까 너희들도 누구 찾는 것 좀 도와줄래?”


“예”


대답 소리가 끝나기도 전에 그들이 있던 곳은 순식간에 갈아입은 검은 남자를 빼놓고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자 그럼 지금부터 쇼 타임이다!”


검은 남자는 어딘가 다소 의욕을 불태우는 듯이 말하면서 손가락을 튕기자 벌집처럼 있던 문들이 재배열을 시작하는가 싶더니 자유분방한 분위기로 바뀌어버렸다. 그것을 보며 검은 남자는 뭔가 아쉬운 듯이 중얼거렸다.


“보통은 여기에서 끝내고 그물 침대를 설치해야겠지만 지금이 그럴 때가 아닌 게 정말 짜증나는 군”


중얼거리는 소리가 끝나기도 전에 그는 손가락을 한 번 더 튕겼고 자유분방해진 문들은 곧 뒤집히는가 싶더니 도저히 이면에 있을 거라곤 생각되지 않을 듯한, 가지각색의 거울들로 바뀌어져 갔다. 거울들은 곧 은발의 여자와 노란색 머리의 소녀와 갈색 머리의 소년이 움직이는 모습 외에도 이곳저곳을 비추고 있었다.


“자 그럼 내 달콤한 잠을 방해한 대가를 치러야지. 톡톡히 이자쳐서 10배쯤 받아낼 테니까 단단히 각오해두라고. ‘악몽’씨.”


그의 거대한 분노를 담은 한마디가 조용히 그리고 넓게 울렸다.



그날도 평화로워 보이는 대학교 생활 중의 일부였다. 편의점에서 커피를 하나 사서 입에 물고 그날의 카페인으로 하루를 버티고 있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었다. 물론 지난주에 갔던 그 이상한 근무 태만 같은 N의 세계에 두 번 다시 엮이는 일 따윈 없게 해야겠다고 몇 번이고 다짐하는 게 어느 샌가 내 일상에 자연스럽게 들어와 있었다. 너무나도 꿈같아서 도저히 믿어지질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아 정말이지 아직도 치가 떨린다니깐.”


그렇게 혼자 속으로 삭히면서 길을 걷는 순간에 누군가가 내 어깨를 잡으면서 익숙하면서도 아직은 어딘가 낯선 듯한, 목소리로 외쳤다.


“현진아 도와줘!”


“……예?”


그렇게 두 번 다시 엮이지 않겠다는 내 다짐은 단 일주일 만에 처참하게 깨져나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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