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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의 세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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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3.07.24 16:04
최근연재일 :
2014.06.07 21:00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20,131
추천수 :
327
글자수 :
186,020

작성
13.07.24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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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4
추천
9
글자
10쪽

N의 세계02-시선으로 베어지는 꿈(1)

DUMMY

‘수업은 끝났지만 집에 들어가긴 싫고 오랜만에 맥데날드나 가볼까? 요즘 신제품 할인한다고 막 행사하던데 맛은 어떨까? 지금도 하려나?’


특식을 먹을 생각으로 입맛을 다시면서 맥데날드 쪽으로 가던 중에 왠 중학생 무리처럼 보이는 학생들이 무리지어 있는 것이 눈에 띄였다.


“야 이번 시험 어땠냐? 완전 어렵지 않았냐?”


“아니 난 쉽던데?”


“야 그거야 오늘 네 특기인 과목들만 나와서 그런 거고, 내일이면 완전 어려웠다고 제일 먼저 난리칠게 너면서 뭘 그러냐?”


아 벌써 시험 칠 기간인가, 세월 참 빠르구나. 정말이지 저땐 행복하긴 했어 시험만 잘 치면 그냥 장땡이었으니까. 어휴, 벌써부터 학점 챙길 생각만 해도 한숨만 나오는구나. 하면서 지나가려니 옆에 있던 주근깨 학생이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야야 굳이 공부 잘 할 필요 있어?”


“에이 넌 그러면서 공부만 잘하더라, 나도 그래보고 싶다. 그러면 뭘 하든지 간에 내 자유인데 말이야.”


“에이 잘하긴 뭘 그래봤자 암울하잖아.”


그 순간이었다. 등 뒤에서 벌레가 스멀스멀하고 기어 올라오는 듯한, 느낌이 천천히 들기 시작하더니 내 어깨에 완전히 올라온 것은 내 주먹만 하고 웃으면서 말까지 하는 검은 거미였다. 이 기분 나쁜 검은 거미는 대체 어디서 튀어나온 거지? 온 몸에 마치 강제적으로 드라이 아이스를 한껏 끼얹은 것 마냥 뻣뻣하게 굳어졌다.


[키득키득 고마워 인간! 어쩐지 따라오면 이런 식으로 꿈을 버린 인간이 있을 것 같더라니, 정말로 만날 줄이야, 그럼 네 몸은 내 동료들에게 맡기고 난 이만 이 소년의 몸을 먹어볼까?]


‘뭐 먹는다고? 그런 건 안 돼!’


아무리 거미가 인간을 먹는다는 말을 들은 적은 없어도 저 정도의 덩치라면 진짜 먹어버린다고 해도 전혀 거짓말 같을 건 없을 거라고 소름끼치게 생각하면서 그 소년에게 가려는 것을 손으로 잡아서 멀리 던져버리려 했으나 그러기도 전에 그 거미는 내 손을 사정없이 무는 것으로 저지했다. 검은 색의 몸통에 새하얀 이빨들이 대조되듯이 빠르게 교차해 나가는 것이 소름끼칠 정도였고 그것이 사라지기도 전에 오른 손에 고통이 쏠리는 것이 느껴졌다.


“아얏!”


나는 오른 손을 부여잡으면서 소리 지르자 중학생 무리 중 한 명이 걱정스러운 듯이 물어보았다.


“형 갑자기 왜 그래요?”


“신경 꺼, 어차피 아무것도 없잖아? 쇼하는 거겠지 뭐.”


“그래그래 금방 괜찮아질 수준 같으니까 빨리 가자.”


“그, 그래도”


“안 오면 두고 간다?”


“아, 알았어.”


내가 최대한 뭔가에 물린 듯한, 몸짓을 크게 지었음에도 학생들은 이런 큰 거미 하나조차 보지 못하는 듯이 말하고 행동하는 게 너무나도 얄미웠지만 지금 그런 걸 신경 쓸 겨를이 아니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서로서로 편하게 가자고, 지금은 독이 전혀 없는 상태로 물은 거라 괜찮겠지만 이 이상 방해하려 든다면 나도 독으로 널 죽일 수밖에 없거든.]


완전히 주근깨 소년의 등 뒤로 가버린 검은 거미를 바라보는 수밖에 없었다. 대체 저건 뭐지? 사람말까지 하는 거미라니 그런 건 들은 적도 본적도 없는데? 설마 아까 그 가게인가? 아냐 이런 건 그냥 착시겠지 설마 그럴 리가 있겠어? 하지만 손을 본 순간 그런 생각은 전부 날려먹을 수밖엔 없었다. 손등에 무수하게 남은 이빨자국들이 그것이 잘못 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선명하게 증명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잠깐? 아까 동료라고 하지 않았어? 그렇다면’


뛰어가서 제일 가까운데 있는 거울을 본 순간 나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검은 벌레들이 내 몸에 붙어서 득시글득시글 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내 몸을 자신들이 차지하겠다고 싸우고 있었다.


[이 몸은 내꺼야 그러니까 저리가라고!]


[웃기지마! 지금까지 내가 기다려온 횟수가 몇 번인데 포기하라니 그런 네가 포기하지 그래?]


[흥 웃기는 소리 마!]


검은 돈벌레와 바퀴벌레와 지네가 말하는 소리들이 끝나기도 전에 이것들을 제거 할 방법은 평범한 브이킬라 같은 게 아닌 다른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직감적으로나마 알 수 있었고 그것을 제거할 방법을 알고 있을 것 같은 아까 그 가게로 필사적으로 뛰어갔지만 은발의 여자는 아는지 모르는지 여전히 느긋하게 차를 마시면서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었다.


“어서 오세요, 기다리고 있었어요.”


‘뭐, 뭐야 기다리고 있었다고? 아깐 오늘 이정도면 된다고 했잖아? 대체 뭐하는 곳이지?’


이런저런 생각들이 솟아올랐지만 지금 그런 걸 신경 쓸데가 아니었다.


“대, 대체 제 몸에 붙은 이것 들은 뭐죠?”


한시라도 빨리 떼어내고 싶었지만 아까 그 거미가 말했던 독이 굉장히 신경이 쓰여서 함부로 떼어내진 못하고 그대로 들어와 버린 것이었지만, 은발의 여자는 굉장히 느긋하게 차를 마시면서 대답할 뿐이었다.


“뭘 말씀하시는 거죠? 지금 제 눈에는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요?”


“그럴 리가요? 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어? 검은 벌레들 같은 게 가득 붙어있었는데?”


은발여자의 말대로 어느새 인가, 내 몸에 달라붙어있었던 검은 생물들은 마치 거짓말처럼 사라져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안심하기에는 일렀다. 나가는 순간 또 달라붙지 않는다는 보장이 어디에도 없거니와 여기 들어올 때마다 영혼을 빼내려는 듯한, 그 기분 나쁜 해쓱한 손놀림들이 내 머릿속에서 계속해서 떠다녔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런 내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은발의 여자는 계속해서 느긋하게 차를 마시면서 설명해나갈 뿐이었다.


“검은 벌레들이라면 악몽들이군요. 뭐 하지만 괜찮아요. 꿈만 가지고 있다면 그들이 가치관 쪽에 무슨 짓을 해도 바뀌지 않을 테니까요.”


“가치관이요? 대체 무슨 말씀을 하는 거여요? 방금 중학생한명을 먹는다느니, 자신의 몸이라느니 하면서 사정없이 물리고 왔는데!”


하지만 그런 내 말에도 은발의 여자는 여전히 태평하게 앉아있었다. 대체 뭐하는 여자야? 이거? 꿈을 관리한다면서 왜 이런 때일수록 가만히 있는 건데?


“꿈이 없는 사람들이면 먹혀요. 그들의 목적은 가치관을 조작한 다음 꿈을 자신을 가진 것처럼 바꾸어서 인생 자체를 바꿔버리거든요. 뭐 보통은 최악의 경우인 살아있는 시체 쪽으로 바뀌지만요.”


“살아있는 시, 시체요?”


“뭐 별거 아니에요, 어찌 보면 사자가 고기를 먹듯이 꽤 당연한 일이라고요?”


“아니 꿈을 관리한다면서 왜 가만히 있는 건데요?!”


드디어 참지 못하고 튀어나온 내 고함소리에 은발의 여자는 싸늘하게 물었다.


“왜 가만히 있냐고요? 그럼 저도 물을게요. 왜 인간들이야 말로 절대로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하면서도 함부로 포기하고 깨버리는 거죠? 그리고 여긴 ‘N의 세계’라는 세계에요 바깥에 널려있는 의무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른 가게랑 비교하지 말라고요.”


“그, 그런 건 말도 안 되잖아요? 가게니까 간판이 있고 들어오란 듯이 있는 거잖아요?”


“말도 안 될게 뭐 있나요? 여기가 그리 들어오기 쉬워 보였나요? 2층의 미로의 화살표는 꼭 이곳만을 오도록 표시되어있지 않아요. 그리고 그렇게 꼭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어떤 식으로든 악몽이 침입한 사람은 저를 비롯한 드림워커들의 N의 세계에 오게끔 되어있거든요”


“어떤 식으로든 이라고요? 왜 찾아가지 않는 건데요? 지금 일일이 찾아가서 하기 에도 모자라 보인다고요.”


내 말에 은발의 여자는 한숨을 푹 쉬더니 찻잔을 내려놓고 너무나도 태연하게 다시 물어보았지만 도저히 어디서 그런 여유가 나오는지 이해가 안갈 뿐이었다.


“뭐 정 그렇게 궁금하시다면야 어쩔 수 없죠. 그게 언제 쯤 일어난 일이었나요?”


“예? 아 그게 그러니까 약 30분쯤 전에 일어났어요.”


‘뭐지 시간은 왜 묻는 거야? 어차피 오게 될 거라면서 그럼 언제 오는지 정도는 알아야 되는 거 아냐?’


은발의 여자는 내 말에 시계를 보더니 단순한 주문을 했다.


“좋아요 너무나도 시끄러운데다가 사일런서제 특제 기억 조작약도 떨어져버렸으니 설명도 해줄 겸 당신도 조용히 하게 할 겸 직접 관리하는 거라도 보여드리지요 당신 뒤에 있는 초록색 문 앞에서 당신이 좋아하는 차 아무거나 하고 녹차하고 유자차 좀 타다 주시겠어요?”


“예?”


하고 되물었지만 은발의 여자는 이 정도는 당연하다는 듯이 되풀이할 뿐이었다. 뭐야 내가 여기 종업원이라도 된다는 거야 뭐야? 아까 점원들 중 한명만 빼도 이 정도는 충분하고도 남겠다!


“적어도 당신까지 들어가게 하려면 이것저것 준비할 게 좀 많아졌거든요. 그러니 이 정도 쯤은 해주실 수 있죠?”


가볍게 윙크하면서 하는 그녀의 말에 나는 투덜투덜 거리면서도 타다 줄 수밖에 없었다. 뭐야 결국 사이비 주제에! 그렇다면 내가 직접 사진으로 찍어서 아이튜브나 블로그에 올려버리겠어 어디 저 여유로운 모습에 한방 먹이는 걸 봐야지!


“타왔어요”


“그럼 여기 앉아서 기다리세요, 마침 곧 손님이 올 때가 되었으니까요.”


“예”


‘손님은 무슨! 이런 덴 손님이란 말을 쓰기에도 아깝다!’


‘맞아 맞아! 이런데 다시 온 나는 뭐야 아까 그대로 집에 들어가서 푹 쉬는 게 훨씬 더 나았을 거라고?’


나 혼자만의 생각의 바다에 깊숙히 잠겨있는 동안 드르륵- 하는 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손님이 온 것은 정확히 내가 차를 탄 시점으로부터 10분정도 후의 일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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