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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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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3.07.24 16:04
최근연재일 :
2014.06.07 21:00
연재수 :
4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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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9
추천수 :
327
글자수 :
186,020

작성
13.07.27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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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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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글자
9쪽

N의 세계04-시선으로 베어지는 꿈(3)

DUMMY

회갈색이 약간 감도는 거대한 공간 안에서 은발의 여자가 먹잇감이라고 말한 목소리의 주인을 향해 반박하듯이 외쳤다.


“먹잇감이라니 웃기지 마! 엄연한 내 손님이라고!”


하지만 그런 기세등등한 여자의 말에도 목소리는 전혀 자신의 의지를 꺾을 기세하나조차 없어보였다.


“손님이라뇨? 언제부터 드림워커가 아닌 사람이 꿈에 들어오는 게 허용이 됐답니까? 우리들을 맨 처음 이곳에 들어놓은 소년이 알면 노발대발하고 화낼 일일 텐데요?”


그 목소리의 말에 은발의 여자는 엄청나게 고민하던가 싶더니 계약서를 내밀면서 말했다.


“그야 이 아이는 내 조수가 될 아이니까! 이제 불만 없지?”


에에에엑!! 여보세요 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 아니잖아요! 애초에 계약한 적도 없잖아요! 라고 말하면서 열심히 따지고 싶었지만 왠지 그런 짓을 했다간 바로 저 정체모를 쥐가 인간화 된 듯한, 목소리의 주인이 ‘저도 사람고기 참 좋아하는데요. 제가 한번 먹어보겠습니다.’하면서 사정없이 살가죽채로 물어뜯을 생각을 하니 지금은 열심히 맞장구 칠 수밖에 없었다.


“마, 맞아요.”


“그렇다고 해도 불만이 없는 건 아니죠. 외모로 랭크를 갖고 장난친다는 소문의 도마 위에 1위로 올라와 있는 게 엘릭서스님 아닙니까?”


능글맞게 말하는 그의 목소리에 지금까지 존댓말 하던 은발의 여자는 그대로 눈 녹듯이 사라지고 쿨~한 누님 한분이 새로이 등장했다.


“그래서 아니꼽다고? 랭크 올리는 소문 듣고 다이렉트하게 악몽에게 몸 팔아버려서 반쪽이 드림워커가 된 분이 어디 사는 어느 분이셨더라?”


목소리의 주인은 도발하려다가 역으로 도발당한 듯이 신음 소리를 내던가 싶더니 이윽고 서슬 퍼런 낫을 은발의 여자가 있는 곳 바로 앞에 찍으면서 후드를 쓴 남자가 등장했다.


“시끄러워!! 지금은 내가 비록 이런 꼴이라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너한테까지 무시당할 이유는 전혀 없단 말이다!”


하는 소리와 함께 어느 샌가 나를 금방이라도 토막 낼 것같이 감싸던 그림자들은 사라진 채로 은발의 여자를 도륙 낼 기세로 낫을 휘둘렀지만 은발의 여자는 그걸 얄밉게도 가벼운 몸짓만으로 피하면서 약 올렸다.


“그러니까 도발로 날 상대할 생각은 하들들 말랬잖니 어디서 3류 도발 수준으로 나에게 도발을 걸어선”


“닥쳐!!!”


제대로 열 받은 듯한, 후드의 사내가 낫을 내려찍은 것이 그대로 마지막에 ‘다음 꺼.’라고만 반복하던 붉은 입술을 베었고 아프겠다고 생각했을 때쯤에도 어떤 비명소리도 내지 않은 채 네 개의 입이 전부 벌어졌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누군가의 화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크아아악! 거의 다 된 밥에 감히 잿밥을 뿌려? 이 빌어먹을 드림워커 녀석들아!]


거대한 화를 압축한 듯한, 소리와 함께 가장 크게 벌려진 왼쪽의 입으로부터 아까 봤던 그 검은 거미가 기어 나왔다.


그와 동시에 더크라고 불렸던 후드의 남자는 구역질난다는 듯이 말했고 그것은 검은 거미의 화를 돋우기엔 충분했다.


“에퉤퉤! 이게 뭐야 난 또 무슨 좋은 단백질 공급원이라도 찾은 줄 알았잖아! 이게 웬 혐오스런 거미래?”


[뭐야?]


소리가 끝나기도 전에 독침들이 이곳저곳에서 날아오기 시작했지만 후드의 남자는 기합하나만으로 그것들을 여유롭게 피했다.


“뭐긴 이 둔탱아! 딱 봐도 너보고 말한 거 아니면 모르겠냐?”


[이참에 누가 먹이인지 똑똑히 보여주지! 이 쥐새끼야!]


“미안 나 워낙 쥐랑 똑 닮은 드림워커라 그런 말로는 전혀 상처받을 거 없거든 이 멍청한 거미야!”


어딘가 살짝 유치해진다고 생각될 때쯤 거미는 등 뒤로 실을 뿜더니 벽으로 붙으면서 후드의 남자의 낫으로 베는 공격을 피하는 등의 묘기를 부리고 있었다. 그 후에 거미집을 축소화 시킨 것을 방패로 삼듯이 던지면서 공격했지만 후드의 남자는 그런 것을 상관하기는커녕 베어버렸다.


“캬하! 역시 이거 사일런서가 만든 작품인데 날 하나는 예술같이 잘 든다니까!”


저, 저기요 지금 그런 말하면서 그렇게 여유부릴 때가 아닌 것 같은데요? 라고 생각하면서 방금 전까지 내가 처하던 상황을 잊고, 넋 놓고 보고 있으려던 사이 후드의 남자가 검은 거미의 왼쪽 편에 있던 4개의 눈을 모조리 베어버렸다. 동시에 거대한 울부짖음이 울려퍼졌다.


[내가 이런 녀석 따위에게 먹히고도 남을 성 싶으냐!]


“먹을 생각도 전혀 없거든 흉측하게 생겼음 맛이라도 좋던가! 너희 거미들은 원래가 다 그러냐?”


이젠 보다보면 쥐랑 거미가 저리 사이가 안 좋았던가, 하고 인터넷에서 찾아봐야겠다고 생각될 정도였다. 검색해도 결과가 뜨지도 않겠지만. 그 와중에도 후드 티의 남자는 이제 너무 시시하다는 듯 눈감고 독침을 낫으로 쳐낼 경지에 이르렀다. 대체 어디에서 뭘 하면 저런 말도 안 되는 짓이 가능해지는 거지?


하지만 검은 거미도 만만치 않았다 남자가 쳐내면 쳐낼수록 독이 세지는 듯 치이익- 하면서 녹는 소리가 점점 더 커져가고 있었다.


[이제 끝이다! 뒈져……어?]


이젠 추할대로 추해진 검은 거미가 발로 짓이기다가 후드의 남자가 뒤로 빼버리자 독침을 쏘려는 듯한, 자세를 취하면서 마지막 기합 같은 말이 끝나기도 전에 검은 거미는 쓰러졌고 그렇게 만든 듯한, 분노로 가득 찬 목소리가 울려 퍼짐과 동시에 창을 든 인형들이 와르르 쏟아져 나왔다.


{뭐야? 하나가 잘못됐다고 전부 없앨 필요가 있어? 너 따위가 감히 우리를 평가해? 만일 네 생각대로만 되어야 한다면 그거야말로 편견이야 갈아 치워버리라고!}


화난 듯이 누가 말하는 지도 모를 정도로 시끄러운 인형들 앞에서 검은 거미는 사납게 발로 짓이겨 죽이려고 들어 올렸다.


[시끄러워 내가 평가할 먹잇감에 불가할 녀석들 주제에 감히!]


[합!]


[크아아악!!!]


기합소리와 함께 여러 개의 창이 동시에 찔렀다 싶은 순간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육중한 몸체가 쓰러졌다.


“에이 일단 이거라도 먹어야겠네.”


하면서 이리저리 재보고 있는 후드의 남자를 뒤로 은발의 여자는 내 손을 잡고 도망치듯이 방금 전까지 있었던 문들이 벌집처럼 붙은 곳으로 데려왔다.


“이제 괜찮아? 이왕 이렇게 된 거 난 편하게 엘릭서스 누나라고 부르면 돼”


“예, 예 그런데 조수 이야긴 왜 꺼내신 건가요? 계속 여기 오고 싶을 마음은 없는데요?”


“아니 계속 오게 될 거야 넌 이곳에서 꽤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편이거든. 아까처럼 너에게 달라붙는 악몽들 처리도 하게 될 겸 말이지 제일 표면적으로는.”


그 대답에 난 체념해야 했다. 나 혼자서 그것들을 상대하기란 분명 힘들 테니까. 하면서 곰곰이 생각하려니 지금쯤 그 소년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앞섰다.


“이제 그 소년은 어떻게 되나요? 악몽도 없앴으니 더 이상 시선에 맞추려고 하진 않겠죠?”


내 질문에 은발의 여자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렇게 될 수도 아닐 수도 있어 꼭 이렇게 된다. 저렇게 된다. 그런 법칙만으로 움직인다는 보장은 없거든 그렇게 단순한 거였으면 진짜 싸움 하나 안나는 관리하기 편한 곳이었겠지 이곳은.”


어딘가 씁쓸하게 말하는 은발의 여자의 말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나온 다음날에도 데자 뷰처럼 어제 봤던 그 중학생들이 똑같은 곳에서 옹기종기 모여서 답안지를 채점하고 있었다.


"으아아! 소나기다! 눈 좀 하나라도 내려라! 오! 신이시여!"


"아 이건 대체 답이 뭐야? 시험 마지막 날이라고 펑펑 노는 게 아니었어!"


하면서 호들갑떨고 있는 학생들을 보자니 방금전가지 죽을 고비에 시달린 게 그냥 꿈이었다고 보는 게 더 신빙성이 있어보였다.


'역시 사이비는 사이비인가 뭘 기대한 거지 난?'


그러면서 지나가려던 순간 익숙한 누군가의 목소리가 발길을 잡았다.


"야 뭘 그런 걸 신경 쓰고 그래 어차피 시험 두 번 치는 것도 아닐 텐데 그리고 한두 번 정도야 망쳐도 괜찮잖아?"


"뭐야아~ 엊그제 까지만 해도 하나만 틀려도 죽일 듯이 바락바락 악쓰더니 지금 보이는 여유 는 윽! 또 틀렸다! 이제 어쩌지……."


"허허 난 이미 포기했어! 아 편하다~"


"정신 차려!!!"


저 호들갑스러운 대화 속에서 여유로운 대화를 하고 있는 듯한 목소리의 주인이 혹시 지난번에 보았던 내가 봤던 그 소년일거란 생각에 확인차 돌아본 그곳에는 어제 봤던 그 주근깨 학생이 그 누구보다도 해맑게 웃으면서 어제 봤던 그 소년이 맞나 싶을 만큼 활기차게 행동하고 있었다.


'혹시 정말로 꿈이 있단 건가……그렇다면…….'


돌아서면서 집으로 향하는 나의 입가엔 어느 샌가 나도 모르게 미소가 걸려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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