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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 파일럿의 2회차 게임 공략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SF

완결

유신언
작품등록일 :
2023.05.20 06:14
최근연재일 :
2023.08.25 07:30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31,096
추천수 :
845
글자수 :
558,048

작성
23.08.19 07:30
조회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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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2쪽

남은 자들, 나아갈 자들 (3)

DUMMY

태형과 레나, 클레멩이 의료실 밖으로 나왔다.

그러자 리스타우러 함의 복도에서 대립하고 있는 두 사람을 볼 수 있었다.


“뭐? 연합의 파일럿?”

“너는? 너는 어떻고.”

“하! 그래, 나도 솔직히 할 말 없는데. 그래도 난 이커시에서 그딴 짓 하는 걸 안 지 얼마 안 됐어! 하지만 넌······”

“하, 그러셔? 스케숄라야 말로 이제 예전하고 다르거든!”

“다르다고? 달라졌다고 용서가 돼!?”


두 남녀의 말싸움.

한 명은 태형이 찾고 있던 앤 소담이었고.

다른 한 명은 칼테 크리거 A9, 요한이었다.

둘의 격앙된 대화를 들으며, 클레멩이 걱정되는 듯 중얼거렸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예전에 알던 사이인가 봅니다.”


태형은 클레멩에게 대답하곤, 앤과 요한에게로 다가갔다.

요한의 두 손은 묶여있었고, 리베르테 대원들이 곁을 지키고 서 있었다.

태형은 요한의 이송 중 앤과 조우했음을 파악했다.


“힐튼이 정신을 잃은 뒤에, 우릴 지켜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 그래서 다 같이 도망치기로 했었지. 너만 빼고!”

“그래서 널 도와주던 힐튼이 쓰러지니까, 힘들다고 다 버리고 도망친 거였잖아. 비겁한 자식아! 그렇게 탈출해서 어땠어? 다른 애들은 다 붙잡히고 너만 잘도 빠져나갔던데? 그 뒤에 애들이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

“네가 꼰지른 거잖아!”

“아니거든! 난 그때 하루 종일 힐튼하고만 있었어! 너야말로 순진한 애들 미끼 삼아 이기적으로 도망친 거 아냐? 그렇게 더럽게 살아남아서 칼테 크리거까지 된 거고!”

“이 씨발, 뭐라고? 이 쥐방울만 한 게 진짜!”


앤의 말을 듣고 격분한 칼테 크리거 A9 요한.

제지하는 리브레테 대원들을 밀쳐내고 앤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수갑 찬 몸으로는 역부족.

앤은 가볍게 요한의 돌진을 피하며, 오히려 발을 걸어 넘어트렸다.

요한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바닥에 넘어졌다.


“아악!”

“멍청한 건 여전하네.”

“이, 진짜 개 같은 게!”

“개는 너지. 개처럼 기어서 스케숄라에서 나갔으니까.”

“죽여버린다, 진짜.”


앤은 쓰러져 일어서지 못하는 요한의 등을 발로 밟았다.

그리곤 곯려주듯 헤헤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어쩌지? 너 한 번도 날 이긴 적 없고, 앞으로도 못 이길 것 같은데?”

“앤 씨, 그쯤 하면 됐어요.”


태형이 앤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앤은 고갤 돌려 태형의 얼굴을 확인하곤, 바로 인상을 구겼다.


“뭐, 네가 끼어들 일이 아니야.”

“이 사람, 그래도 이커시 연구소 수색과 조사에 적극 협조해줬어요. 행위에 가담한 사람은 아닙니다.”

“그래도······ 날 무시하잖아! 프로스트의 개 주제에.”

“넌 스케숄라의 개잖아. 악!!”

“닥쳐.”


앤이 말하고 있던 요한의 등을 더 세게 짓눌렀다.

태형은 요한의 사정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특정 게임 루트였다면, 앤과 요한은 전쟁 중에 만나 치열하게 토르 전을 펼쳤을 테지만.

지금은 그저 연합과 재르간 모두에 혐오감을 느끼는 존재가 돼 있었다.

태형은 앤을 진정시키며 요한에게 올린 발을 내리게 했다.

그리고 요한의 양팔을 잡고 일으켰다.


“요한 하임리히 씨.”

“······엘리엇 프로스트.”

“어떤 사정이 있었든, 당신이 그간 저지른 행동은 정당화되지 않죠. 당신은 앤 씨를 비난할 자격이 없습니다.”

“그래. 잘나신 너라면, 그렇게 말할 수 있겠지.”

“제 자격 여부와는 상관없습니다. 이건 당신의 문제일 뿐.”

“······흥.”


더 대꾸할 수 없자, 요한은 그저 콧방귀를 뀌었다.

이어 요한을 놓쳤던 리베르테 대원들이 달려와 다시 그의 양팔을 붙잡았다.


“그래, 하지만 난 너처럼 귀하게 자란 녀석에게 설교받는 건 질색이야. 그러니까 닥쳐줄래?”

“그러죠.”


태형은 마지막 발악처럼 들리는 요한의 말을 받아줬다.

그게 요한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존심 지키기였고.

태형은 그의 자존심을 깎아서까지 얻고 싶은 건 없었으니까.


“이게 다 무슨 일이야?”


그때, 루에거 모스타슈가 뒤늦게 나타났다.

루에거는 웅성대고 있는 사람들 틈 사이로 걸어와 태형에게 말을 걸었다.


“별일 아닙니다. 앤 씨가 스케숄라 출신을 만난 것 뿐.”

“핫, 스케숄라 출신? 그거 꽤 반가운 일 아니야?”

“아니니까 조용히 해, 아저씨.”


앤은 루에거에게 화풀이하며 자리를 뜨려했지만.

태형이 그를 붙잡았다.


“잠시만요. 앤 씨. 할 말이 있습니다.”

“뭐.”

“루에거 함장도, 뭔가 할 말이 있어 오신 거죠. 잠시 같이 이야기하죠.”

“핫핫, 맞아. 난 정확히 엘 너와 이야기하러 온 거지만.”

“······”

“같이 이야기 나눌 필요가 있습니다.”


태형은 루에거, 그리고 탐탁지 않아하는 앤을 데리고 함 내의 빈 회의실 칸으로 들어갔다.

이어 루에거와 앤이 자연스럽게 자리에 먼저 앉았고, 태형은 책상 앞에 서서 발언했다.


“일단 루에거 함장님께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음? 뭐지? 말만 하라고 엘! 난 웬만한 건 다 들어줄 준비가 돼 있으니까.”

“그럼, 앤 씨를 다음 작전에서 빼주십시오.”

“핫?”

“엣?”


태형의 말에 루에거와 앤이 동시에 놀랐다.

태형은 그런 반응을 신경 쓰지 않고 말을 이어 나갔다.


“물론, 앤 씨가 따로 해줘야 할 일이 있습니다.”

“뭔데?”


태형의 말에, 앤이 퉁명스럽게 물었다.

태형은 그런 앤에게 흔들림없이 대답했다.


“스케숄라로 돌아가서 에크트 팔 부장을 빼내 주십시오.”

“뭐어? 빼내?”

“엘, 그게 가능할까?”


앤 뿐만 아니라 루에거 함장 역시 의문을 표했다.

이유나 목적도 알 수 없이 다짜고짜 스케숄라로 돌아가, 에크트 팔 부장을 빼내라니.

그런 반응을 예상하고 잇던 태형이 설명을 추가했다.


“연합이 지금 리베르테에 날을 새우고 있지만. 연합 소속 군인인 앤 씨의 귀환을 문제 삼지는 못할 겁니다. 그리고 앤 씨가 리베르테로서 활동했다는 증거도 없을 거고요.”


태형의 말대로.

실제로 앤이 로드 시험기를 움직인 건 이커시 연구소 전투 외에는 없었고.

이커 시 전투의 영상은 외부에 공개된 바 없었다.

앤이 스스로 리베르테를 위해 활동했다고 말하지 않는 한.

연합은 앤을 제재하거나 막아설 명분이 없었다.


“그건 그렇다고 하고. 왜 갑자기 에크트 팔 부장을 빼내라는 거야?”

“조만간 스케숄라는 공격받을 겁니다.”

“뭐?”

“재르간 군은 저희와의 결전을 치르기 전에, 연합의 핵심 군사시설을 모두 파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스케숄라. 3세대 신형 토르를 개발한 곳을요.”

“재르간이 그렇게 대범하게?”


의문을 표한 건 루에거였다.

재르간은 지금껏 전제 정치 국가로서, 제국주의 국가로서 다른 나라를 공격하고 핍박해오긴 했지만.

모두 어떻게든 국제적 지탄을 받지 않기 위해 명분을 만들고 내세워왔다.

하지만 지금 재르간은 연합을 칠 명분이 없다.

오히려 하렐 파븐 공습을 저지른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할 참이었다.

그런데 또 공격이라니.


“지금 재르간 내부는 두 파로 갈렸을 겁니다. 전쟁 강경파와 식민지 철수파로. 전쟁 강경파는 당연히 루트비히 프로스트, 프로스트 가문이 중심일 겁니다.”

“······그래야 그간의 실책을 덮을 수 있을 테니까. 그렇겠군.”


루에거가 태형의 설명을 알아들었다.

루트비히 프로스트가 권력을 잡고 있는 한.

재르간은 굽히지 않고, 오히려 다른 이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기억하지 못하게 만들어 버릴 터였다.


“네. 아무리 흉악한 살인자라도, 전쟁의 승리자가 되면 왕이 되고 황제가 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스케숄라는 연합 국경 쪽에 있지 않잖아. 재르간이 어떻게 방공을 뚫고 가서 거길 타격······”


루에거가 말하던 도중, 가능성을 깨달았다.

그가 눈을 번쩍 뜨면서 태형을 바라봤다.


“설마!”

“네. 루트비히에겐······ 재르간에겐 가페가 있으니까요.”


하늘을 고속으로 비행하고, 강력한 빔을 쏘아대는 가페 Mk2.

이게 연합의 방어선을 무시하고 주요 시설을 타격한다면, 대응할 방도가 없었다.


“연합의 현 상태로는 절대 가페의 공습을 막을 수 없을 거고, 하루도 안 돼서 주요 시설을 모두 끝장낼 겁니다.”

“야! 그걸 내가 어떻게 막아!”


가만히 태형과 루에거의 대화를 듣고 있던 앤이, 결국 솔직하게 반응했다.

앤 역시 가페 Mk2를 직접 봤다.

그 위압감과 위력, 속도까지.

아무리 [오버드라이브]를 쓴다 해도 이길 것 같지 않은 상대였다.

태형은 앤에게 고갤 가로저었다.


“막으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아······ 빼내라고?”

“네. 최소한 사람들이 도망칠 시간을 벌 거나, 아니면 수송선으로 미리 빼낼 수도 있겠죠. 스케숄라의 주요 인원들을요.”

“······내가 왜. 그딴 놈들을······ 그리고 나 그럼, 스케숄라로 다시 가서 여기론 못 돌아오는 거잖아.”

“미안해요. 하지만 그 사람들은 세상에 필요해요, 아직은.”

“아직은?”


사실 태형에게 필요한 인원은 단 하나.

에크트 팔, 김정도 박사였지만.

앤에게 그런 사실을 좋게 포장해서 설득할 자신은 없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만약 제가 가페와의 전투에서 패배하면. 그분들의 기술과 능력이 필요할 겁니다.”

“······”

“그리고 에크트 팔 부장과 힐튼 버덴스 씨는 앤 씨에게도 소중한 사람들일 테니까요.”

“······맞네.”


앤은 에크트 팔을 좋아하지만, 그 사실은 인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힐튼 버덴스에 관해서는 달랐다.

앤은 바로 수긍했다.


“알았어. 가면 되는 거지.”

“네, 되도록 빠르게요.”

“핫, 그럼 우린? 다시 못 보는 건가?”


루에거가 앤을 보며 아쉬운 듯 물었다.

태형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아뇨. 연합과 리베르테는 다시 손을 잡을 겁니다.”


이 전쟁이 끝난 후에.


태형의 말이 끝나고.

앤이 먼저 회의실을 나섰다.

하지만 태형과 루에거는 아직 할 말이 남아있었다.


“저 붉은 머리 아가씨가 빠지게 되면······ 사실상 너 혼자 그 가페인지 뭔지랑 싸워야 하는 것 아냐, 엘?”

“네. 그렇게 되겠죠.”


태형은 루에거의 눈을 보며 말했다.

모든 걸 솔직하게 털어놓을 자세로.


“그렇다고 해도, 앤 씨를 스케숄라로 보내야 하니까요.”

“에크트 팔 부장인가······. 우리가 빚을 지긴 했지.”


루에거는 에크트 팔을 떠올리며 중얼거렸다.

그를 위해서 내린 판단이니 어쩔 수 없다는 의미였다.

태형은 그런 루에거에게, 진실을 밝혔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재르간이 연합의 시설을 기습할 가능성은 작습니다.”

“뭐? 아까는 그 가페가···”

“설령 루트비히가 그런 판단을 내리더라도, 블레 패트리는 따르지 않을 테니까요.”


태형이 아는 블레 패트리는 비겁한 행위를 하지 않는다.

아무리 적일지라도, 군인이 아닌 자나 무력화된 자를 공격하거나 죽이지 않는다.

그게 블레 패트리였다.


“그럼, 왜 앤을 스케숄라에 보내려는 거냐······?”


그렇다면 무엇을 위해.

긴 거짓말까지 하면서 앤을 스케숄라로 보내려는 거냐는 루에거의 물음.

태형은 거기에 대답했다.


“이대로 있으면 스케숄라가, 아니 정확히는 에크트 팔 부장이 연합에게 제거당할 거니까요.”


작가의말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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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끝이 아닌 끝 (5) 1부 完 +8 23.08.25 162 6 21쪽
99 끝이 아닌 끝 (4) 23.08.24 72 3 13쪽
98 끝이 아닌 끝 (3) 23.08.23 72 3 14쪽
97 끝이 아닌 끝 (2) 23.08.22 83 2 11쪽
96 끝이 아닌 끝 (1) 23.08.21 87 2 12쪽
95 남은 자들, 나아갈 자들 (4) +1 23.08.20 90 4 12쪽
» 남은 자들, 나아갈 자들 (3) 23.08.19 81 2 12쪽
93 남은 자들, 나아갈 자들 (2) 23.08.18 81 2 11쪽
92 남은 자들, 나아갈 자들 (1) 23.08.17 87 2 12쪽
91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7) 23.08.16 84 2 12쪽
90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6) 23.08.15 87 2 11쪽
89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5) 23.08.14 87 2 11쪽
88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4) 23.08.13 97 3 12쪽
87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3) 23.08.12 88 2 11쪽
86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2) 23.08.11 89 2 12쪽
85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1) 23.08.10 103 2 11쪽
84 희망의 빛 (5) 23.08.09 96 2 12쪽
83 희망의 빛 (4) 23.08.08 94 2 12쪽
82 희망의 빛 (3) 23.08.07 93 3 11쪽
81 희망의 빛 (2) 23.08.06 99 2 12쪽
80 희망의 빛 (1) 23.08.05 99 3 12쪽
79 광기의 데뷔 (6) 23.08.04 101 2 12쪽
78 광기의 데뷔 (5) 23.08.03 98 2 12쪽
77 광기의 데뷔 (4) 23.08.02 96 2 12쪽
76 광기의 데뷔 (3) 23.08.01 106 2 12쪽
75 광기의 데뷔 (2) 23.07.31 102 2 11쪽
74 광기의 데뷔 (1) 23.07.30 120 2 11쪽
73 해방 전선 (7) +1 23.07.29 114 2 12쪽
72 해방 전선 (6) 23.07.28 110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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