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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 파일럿의 2회차 게임 공략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SF

완결

유신언
작품등록일 :
2023.05.20 06:14
최근연재일 :
2023.08.25 07:30
연재수 :
1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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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30
추천수 :
845
글자수 :
558,048

작성
23.07.2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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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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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해방 전선 (7)

DUMMY

욘아만 데크트 중령의 총구에.

거기서 탄환이 쏘아진 게 [시간동기화]를 쓴 태형에게 보였다.

게다가 데에스 베므크 대령도 뒤따라, 욘아만을 향해 총을 쐈다.


타아아아아아앙!


[오버 드라이브].


분홍빛 기운이 태형의 몸에서 피어났다.

느려진 시간의 흐름을 유지한 채.

태형은 자기의 몸을 빠르게 움직였다.

날아오는 탄환의 궤적을 확인하고, 살짝 상체를 틀어 피한다.

그리고 [시간동기화]와 [오버 드라이브]를 해제했다.


“크읏! 피, 피했······다고?”


본래대로 돌아온 시간의 흐름.

그 안에서 욘아만 데크트 중령은, 고통스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자신이 엘리엇 프로스트를 향해 쏜 총탄은 빗나가지 않았다.

분명 정확하게 노린 지점을 향해 날아갔다.

한데, 탄환은 엘리엇의 몸이 아닌 사령실 앞쪽 벽면에 박혀 있었다.

게다가,


“가만히 있게. 출혈 부위를 막아 줄 테니.”


데에스 베므크 대령이 쏜 탄환은, 욘아만의 오른쪽 팔을 그대로 관통했다.

그 충격에 욘아만은 들고 있던 권총을 놓쳤고, 자신의 팔을 부여잡았다.


“대령님 저자······ 총을 피······”

“입 닥치고 있게!”


데에스 베므크 대령이 욘아만 중령을 나무랐다.

출혈이 있으니 괜히 입을 열지 말라는 의도였지만.

데에스는 욘아만이 말하고 싶어 하는 내용이 어떤 건지도 이미 알고 있었다.


‘이 정도 거리에서, 순간적으로 총탄을 피했다는 건가?’


아니, 불가능하다.

그저 운이 좋았거나, 타이밍이 절묘했을 뿐이겠지.


데에스 베므크 대령은 그렇게 생각하며, 피가 새어 나오는 욘아만의 팔뚝을 지혈했다.

어차피 총을 피했다 한들, 지금 다시 이를 확인할 방도는 없다.

확인하기 위해 한 번 더 총을 쐈다간, 목숨을 건 거래는 무산이고.

이미 기지는 뺏겼으니까.


“후. 약간의 문제는 있었지만, 대령과의 거래는 잘 진행된 것 같군요. 기지 내에 따로 설치된 폭약도 없고.”


태형의 차분한 말을 듣고.

데에스 베므크 대령이 욘아만을 부축하며 대답했다.


“거래의 끝은, 이제 당신이 돌아가서 우리와의 약속을 지키느냐에 달렸겠지.”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만일 이곳에서 떠나려는 여러분들을 해치려는 자가 있다면, 그게 누구든 제가 막겠습니다.”

“좋다. 그 말, 약속, 믿어보지. 통신병!”

“옛! 대령님.”

“마지막 방송을 해주게. 다들, 함으로 이동하라고. 우린 이 기지를 떠난다.”

“옛! 영광!”


데에스 베므크 대령의 명령에 따라, 프레이리 기지 내에 마지막 방송이 울려 퍼졌다.


[제9 경비여단 소속 병력은 모두 기지 하부 격납고로 집결! 전함에 탑승한다! 반복한다. 제9 경비여단 소속 병력은······]


태형은 그 방송을 듣고는, 자신이 들어왔던 길을 통해 다시 바깥으로 나갔다.

그 사이, 데에스 베므크와 욘아만 데크트, 사령실 근무자들도 승강기를 타고 기지 하부로 향했다.

하강하는 승강기 안.

욘아만 중령은 자신을 부축하고 있는 데에스 대령의 눈치를 보며 사죄했다.


“죄송······합니다······ 대령님.”

“아니, 차라리 잘됐다.”

“예······?”

“자네는 이 건으로 본국의 처벌을 면할 수 있게 된 거네. 아니, 오히려 진급할 수도 있겠군.”

“그런······전 그런 걸 바라고······”

“나도 아네. 하지만, 누군가는 남아서 군을 지지하고 있어야 하니까. 잘된 일이지.”

“대령님······”

“그러니까 혹시 군 감사실이나 루트비히 경이 방금의 상황을 묻거든, 내 잘못된 판단을 막기 위해 항명했다고 하게.”

“······”


욘아만 데크트 중령은 데에스의 말을 듣고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다짐했다.

설령 데에스 베므크 대령의 말대로, 자신이 진급한다면.

꼭 데에스 대령을 지켜내기로.

데에스는 그런 욘아만의 속마음은 알지 못한 채, 함께 하부 격납고로 향했다.


“다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건 생존을 위한 탈출이다.”


하부 격납고에 놓인 커다란 재르간 군용 전투함.

그곳에 다다른 데에스 대령은, 부하들 앞에 서서 말했다.


“굴욕적으로 느낄 수도 있겠지만, 애초에 전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저들과 정면승부를 시도한 나의 실책이 크다. 모두 미안하다.”


여러 웅성거림이 터지며 혼란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사실 대부분은 왜 적과 싸우지 않고 도망치는지 의아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번 리비에 기지 전투와 이번 전투에서 로드의 강력함을 직접 목격하거나 체감한 자들은, 숙연하게 대령의 판단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럼, 다들 함에 탑승하자.”

“옛, 영광!”


재르간 군인들 모두, 각자 다른 생각을 품고 전함에 탑승했다.

기지 내 보유하고 있던 전차나 토르는 이미 선적을 완료한 상태.

함은 지체하지 않고 엔진을 시동했다.

그러자 프레이리 기지 상부의 중앙 지점이 일부 반으로 갈라지고.

그 아래 감춰져 있던 하부 격납고, 전투함이 모습을 드러냈다.

전투함은 곧 허공으로 떠오르고, 이내 기지 위 상공에 도달했다.


[쟤네 진짜 가는 거야?]


태형이 다시 로드에 탑승하기 전까지.

로드를 지키고 서 있던 앤이 통신을 통해 말했다.

이제 막 로드 조종석에 앉은 태형은 그런 앤에게 설명했다.


“네. 프레이리 기지의 통제 시스템도 제가 가지고 있어요.”

[프로스트······ 너 뭘 한 거야?]

“저쪽 지휘관과 거래했어요.”

[거래?]

“후퇴하는 저들을 공격하지 않는 조건으로, 이 기지를 온전히 넘겨받았죠.”

[······그럴 거면 난 왜 고생한 건데?]

“그 고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거예요. 앤 씨.”

[그······래?]


태형의 말을 듣고, 살짝 황당해하던 앤의 태도가 누그러졌다.

그러나 단순히 달래기 위한 말은 아니었다.

태형이 한 말은 진심이자, 진실이었다.


‘데에스 베므크 대령이라······’


태형이 들어 본 적 없는 이름이었다.

그렇다는 건, 게임 속에서 그렇게 중요한 인물이 아니었거나······ 일찍 이 전장에서 퇴장당하는 인물일 터였다.


‘현명해 보이는 사람이었어.’


짧은 만남이었지만, 데에스 베므크 대령의 인상은 태형에게 깊게 남았다.

그러다 문득, 한가지 사실을 떠올렸다.


‘그래, 바이저 낼이 제9 경비여단 소속이었지.’


그제야 이해가 갔다.

바이저 낼은 분명 도망쳤고, 현재 장교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을 텐데.

어째서 자꾸 그의 생각처럼 보이는 작전을 재르간 군이 펼쳤는지.

자신을 이렇게 잘 파악하고 다룰 수 있었는지.


‘데에스 대령, 바이저 낼과 연락하고 있는 건가.’


태형은 하늘 높이 멀어지고 있는, 재르간 전투함을 보며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 당분간은 데에스 베므크도, 바이저 낼도 이 전장에 없다.

바이저 낼이 이후 복귀하기 전까지, 태형은 빠르게 전선을 확대할 생각이었다.


“리스타우러, 엘리엇입니다.”


태형은 리스타우러 함에 통신을 넣었다.

함장인 루에거가 바로 태형의 부름에 응답했다.


[어, 엘리엇!! 어떻게 된 거야? 방금 프레이리에서 나간 거, 재르간 놈들 군함 맞지?]

“네. 적은 전부 철수했고, 기지 통제권은 저희가 갖게 됐습니다.”

[······진짜냐?]

“네, 루에거 함장. 로드로 폭약이 설치됐는지 확인도 했지만 없었습니다. 리스타우러, 이제 와도 됩니다.”


*


콜 서부 도시, 다잉즈.

그리 크지 않은 이 도시의 술집에, 오랜만에 대낮부터 사람이 붐볐다.

열댓 개의 유리잔에, 차가운 맥주 가득.

그들 중 붉은 머리 사내가 맥주잔을 들고 자리서 일어났다.

리베르테의 작전 과장, 레드 부셰르였다.


“여기까지 무사히 왔으니, 시원하게 한 잔 마시자고!”

“기다렸다고요! 진짜!”

“얼마 만의 술이야!”

“어, 어, 자 다 마셔, 마셔!”

“캬아! 시원하다!!”

“아주 죽여주네요!!”


신나서 마시는 리베르테 대원들.

하지만 정작 대원들을 부추기고 있는 레드 부셰르와 부관, 카일은 잔을 입에만 대곤, 맥주를 넘기지 않았다.

그러다 레드는 잔을 입에서 떼고 다시 말했다.


“다들 한 잔 다 마셨나?”

“네~!”

“진짜 천국입니다!”

“이제 살 것 같아요.”

“시원하게 한 잔 더 어떨까요, 과장님?”

“하하하! 한 잔 더 하자고?”

한 대원의 요청에 레드 부셰르가 호탕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다 이내 험상궂은 표정으로 돌아와 그에게 말했다.


“제정신이야?”

“죄, 죄송합니다.”

“남은 맥주는 콜이 독립되면 실컷 마시라고. 지금부터 지난 한 달간 놀았던 걸 두 배로 갚아줄 시간이다.”

“그거 고용노동법 위반 아닙니까?”

“닥쳐. 고용노동법도 나라가 있어야 존재하는 법이다.”

“옛~!”


장난스럽게 말하는 대원에게 응수하며, 레드는 카일에게 눈짓했다.


“에만 정보과장님께 연락 넣어놨습니다.”

“답은?”

“[움직여도 좋다, 지상에 있어 줘서 고맙다]······였습니다.”

“웬일로 에만 중령이 감상적인 얘길 대놓고 하네.”

“걱정이 많으셨던 것 같던데요.”

“남부 쪽은 어떻게 됐대?”

“프레이리 기지를 손에 넣은 것 같습니다. 지금 플램드번전스를 제외하고 콜 각지에 있던 리베르테 소속 함 일부가 프레이리로 가고 있다고 합니다.”

“하하하! 좋은 소식들뿐이군!”

“그쪽도 엘리엇 씨가 활약한 거겠죠.”

“흥, 아주 마음에 들어.”


미소를 숨기고 있는 레드의 얼굴을 보며, 카일이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최근에 과장님의 엘리엇 씨에 관한 평가가 아주 후해지셨네요.”

“흥. 인정해줄 건 해줘야지. 자, 그럼······ 우리도 좋은 일을 만들러 가야지?”


레드 부셰르가 맥주잔을 다시 들어 올리고, 단숨에 들이켰다.


“캬아~!!”

“어때요, 과장님! 죽여주죠?”

“그렇네! 한 잔 더 마시고 싶을 만큼!”

“그럼 한 잔만 더 하시죠!”

“닥쳐.”

“네.”


이번엔 레드가 웃으며 장난치는 대원에게 일갈했다.

레드의 지시에 따라 카일과 대원들이 술집 밖으로 나서고.

레드도 바텐더가 있는 쪽으로 걸어가 말을 건넸다.


“고맙다. 시원하게 한 잔씩 하게 해줘서.”

“별말씀을, 중령.”

“나중에 크게 보답하지.”

“중령이 오늘 거사를 치러주는 것만으로도 보답이지. 성공하시게나.”

“그럼. 당연하지.”


무운을 비네, 리베르테.


독립을 지원해온 바텐더가 속으로 작전의 성공을 비는 사이.

레드 부셰르와 그의 부하들은, 가게를 나와 다 함께 한 곳을 향해 걸어갔다.


[다잉즈 경찰서]


경찰서 앞.

레드 부셰르가 험악한 표정으로 경찰서 건물을 바라봤다.

그러자 보초를 서고 있던 재르간인 순사가 레드에게 다가와 경고했다.


“너 뭐야? 왜 경찰서 앞을 불순하게 알짱대. 저리 안 꺼져?”

“민중의 지팡이가 왜 그리 말이 험해?”

“뭐?”

“아, 아직 지팡이가 안 됐나?”


그 순간,


퍽!


레드의 무릎이 순사의 사타구니를 그대로 가격했다.


“억!”


단말마 같은 비명을 한 번 지르곤, 순사는 그대로 땅바닥에 쓰러졌다.

레드는 그런 순사를 내려다보며 씩 웃었다.


“지팡이가 된 게 아니라, 지팡이가 필요하게 됐네. 뭐 아무래도 좋지. 얘들아, 들어가자!”


작가의말

자 드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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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끝이 아닌 끝 (5) 1부 完 +8 23.08.25 163 6 21쪽
99 끝이 아닌 끝 (4) 23.08.24 73 3 13쪽
98 끝이 아닌 끝 (3) 23.08.23 74 3 14쪽
97 끝이 아닌 끝 (2) 23.08.22 84 2 11쪽
96 끝이 아닌 끝 (1) 23.08.21 88 2 12쪽
95 남은 자들, 나아갈 자들 (4) +1 23.08.20 91 4 12쪽
94 남은 자들, 나아갈 자들 (3) 23.08.19 82 2 12쪽
93 남은 자들, 나아갈 자들 (2) 23.08.18 84 2 11쪽
92 남은 자들, 나아갈 자들 (1) 23.08.17 88 2 12쪽
91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7) 23.08.16 84 2 12쪽
90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6) 23.08.15 88 2 11쪽
89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5) 23.08.14 87 2 11쪽
88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4) 23.08.13 98 3 12쪽
87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3) 23.08.12 88 2 11쪽
86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2) 23.08.11 89 2 12쪽
85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1) 23.08.10 103 2 11쪽
84 희망의 빛 (5) 23.08.09 97 2 12쪽
83 희망의 빛 (4) 23.08.08 95 2 12쪽
82 희망의 빛 (3) 23.08.07 94 3 11쪽
81 희망의 빛 (2) 23.08.06 99 2 12쪽
80 희망의 빛 (1) 23.08.05 99 3 12쪽
79 광기의 데뷔 (6) 23.08.04 102 2 12쪽
78 광기의 데뷔 (5) 23.08.03 99 2 12쪽
77 광기의 데뷔 (4) 23.08.02 96 2 12쪽
76 광기의 데뷔 (3) 23.08.01 107 2 12쪽
75 광기의 데뷔 (2) 23.07.31 102 2 11쪽
74 광기의 데뷔 (1) 23.07.30 121 2 11쪽
» 해방 전선 (7) +1 23.07.29 115 2 12쪽
72 해방 전선 (6) 23.07.28 110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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