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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 파일럿의 2회차 게임 공략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SF

완결

유신언
작품등록일 :
2023.05.20 06:14
최근연재일 :
2023.08.25 07:30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31,129
추천수 :
845
글자수 :
558,048

작성
23.08.1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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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추천
3
글자
12쪽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4)

DUMMY

“폭탄 터졌습니다! 여파, 카메라로도 확인!”

“······연구소 위치는? 특정됐어?”


리스타우러 함 함교.

루에거 모스타슈 함장은 함장 석이 아닌 함교 중앙에 서서 함을 지휘하고 있었다.


“지금 보입니다. 폭발 반동과 함께 위장막 사라집니다!”


메타 렌즈 위장막 해제 중인 리스타우러 함체 아래쪽.

넓게 펼쳐진 나무숲이 일부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이어 조금씩, 커다란 이커시 연구소 건물도 실제 모습을 드러냈다.


“드디어······ 저 빌어먹을 연구소를 찾아냈군. 고맙다. 포브르.”


루에거는 진지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그동안 이커시의 위치를 찾을 수 없던 건, 재르간 군이 철저히 보안을 유지한 덕도 있지만.

기지 사방을 가리고 있던 위장 시스템의 공이 가장 컸다.

위장 시스템은 이커시 전체를 고품질의 홀로그램으로 뒤덮은 것으로.

평상시엔 기지를 주변 숲과 구분하기 어렵게 만들기 위해, 숲 홀로그램을 출력하고 있었다.

이 탓에 정확한 좌표 없이는, 재르간 군조차 비행함을 착륙시키기 어려워했다.


“주포, 발사 준비.”

“주포 발사 준비!”

“엘, 준비는 됐어? 주포 발사와 함께, 로드 바로 출격해줘.”


루에거가 로드로 통신하며 말했다.

그리고 태형은 이를 로드의 조종석에서 듣고 있었다.


“알겠습니다.”


태형은 보고 있었다.

포브르 레티 소위의 형태를 띤 흰빛.

그게 자신에게 손을 흔들고, 하늘 위로 올라가는 광경을.


프로스트. 부탁한다. 내 동생들을.


“······네.”


태형은 포브르의 기운에 대답했다.

곧 리스타우러 함의 주포가 굉음과 함께 불을 뿜었다.


쾅! 쾅! 쾅!


함포에서 쏘아진 탄이 정확히 이커시 연구소의 건물을 타격했다.

부서지는 건물들.

동시에 태형이 로드를 조종해 리스타우러 함의 격납고에서 뛰어내렸다.


슈우우웅······!


추진체 출력 최대.

로드가 빠른 속도로 낙하했다.

그러다 점점 출력이 줄어들고.

이커시 연구소 대지 안 공터에 닿기 전.

로드 발바닥의 추진체 불꽃으로 안전히 착지했다.


쿠웅.


그렇게 이커시 연구소 앞에 선 로드 앞에, 건물 옥상에 설치된 자동 포탑이 탄을 발사했다.


타타타타타타탕!


태형은 로드를 조종해 자동 포탑의 공격을 피했다.

그리고 빠르게 에너지 빔을 쏴 포탑을 파괴했다.

연구소의 방어체계는 그게 끝이었다.

하지만 태형은 전투가 이제부터임을 알고 있었다.


‘이커시 연구소 전······’


태형은 게임 로드(ROD)의 기억을 되짚었다.

순서는 지금과 같았다.

리스타우러가 이커시 연구소를 공습.

로드가 연구소의 유일한 방어체계를 파괴한 직후.


쾅.


연구소 안쪽, 중앙의 커다란 철문이 열린다.

그리고 그 철문 안에서 두 대의 신형 토르가 걸어 나온다.


[······흐, 드디어······]

[듀크 씨······얼른······]


A6 Mk2와 A8 Mk2였다.

두 기체에 타고 있는 건 칼테 크리거 A6 로이스 르웨, 그리고 A8 듀크 아인파흐.

두 사람 모두 각 기체의 [신경 접속 동기화] 장치에 연결돼 있었다.

그리고 A5 트레그 베르터가 그러했듯, 둘 다 반쯤 풀린 눈으로 웃고 있었다.


[알지······로이스?]

[그럼요······아아······]


태형은 두 사람의 통신을 들으며, 조종간을 다시 잡았다.

그리고 준비했다.


[리밋 드라이브].


태형이 분홍빛 기운을 전신과 기체에 흘려보내는 순간.

A6 Mk2와 A8 Mk2의 기체에서도 검은 기운이 퍼져나오며 삽시간에 로드를 향해 날아들었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흐흐흐······ 진정하라고 로이스.]

[아아 너무 좋아요. 아아, 너무······]

[약이······ 들어온다.]


강한 출력으로 로드를 향해 쏘아진 A6 Mk2.

이 기체가 먼저 로드에게 도달했다.

근접전 전용 기체 A6 Mk2의 두꺼운 철제 주먹.

그 마디 사이에서 날카로운 송곳들이 튀어나왔다.

로이스는 A6 Mk2의 이 주먹을 로드에게 연속으로 휘둘렀다.


휘익! 휘익!


거친 바람 소리를 내며 내질러진 주먹은, 하지만 로드의 몸체에 닿지 못했다.

로드는 한 박자 빠른 반응으로 A6 Mk2의 공격을 계속 피했다.


[아아아, 엘리엇 도련니이이임! 어떻게 이걸 피할 수 있죠? 분명 제 마음 그대로 움직이는데에에!!]

[흐흐, 나도 쏜다. 로이스!!]


탕탕탕탕탕!


뒤쪽에선 A8 Mk2가 로드를 향해 양팔에 각각 달린 토르용 총을 쏴댔다.

총에서 쏘아진 탄은 검은 기운과 함께, 로드를 향해 자석처럼 날아갔다.

태형은 위험을 느끼고 A6 Mk2와 간격을 벌림과 함께 [시간 동기화]를 사용했다.

이어 로드의 두 손등에서 빔 소드를 출력했다.

간발의 차이로, 로드가 빔 소드를 휘둘러, 수많은 검은 탄들을 갈라버렸다.

그리고 [시간 동기화]를 풀었다.


“······”

[역시 흐흐, 만만치 않아······]

[아아아아아! 더 세게! 더 줘요, 더!]


A6 Mk2의 검은 기운이 점차 강해지며 그 움직임도 빨라졌다.


훅! 훅! 훅!


[보여요? 아아아, 이렇게 빠른 제 주먹이······ 몸이······제 머리를······뛰어······넘어 아아아아아아아!]

“읏!”


태형은 [리밋 드라이브]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그 속도를 따라오는 A6 Mk2에 놀랐다.


‘게임에선 본 적 없던······’


상대의 강한 집념과 의지, 그게 그가 휘두르는 주먹의 궤적에서 느껴졌다.

눈앞의 상대가 살아있는 상대라는 걸, 충분히 인지할 만큼.


‘폭주하기 전에 제압해야 해.’


태형은 연결돼 있던 통신 채널에 메시지를 입력해 넣었다.


[지금입니다.]

[갈게.]


로드 조종석 보조 모니터에 답장이 바로왔다.

그리고 하늘에서, 검은 점 하나가 빠른 속도로 하강하는 게 보였다.

로드 시험기, 스케숄라 사양.

파일럿, 앤 소담 중위였다.


쿵!


태형이 A6 Mk2와 A8 Mk2의 공격을 피하고 있는 사이.

앤 소담의 로드 시험기가 연구소 안에 도착했다.


[이 녀석들, 지난번 네가 상대한 그 이상한 칼테 크리거야?]

“네. 코어의 힘을 폭주시켜서, [오버드라이브]와 비슷한 능력을 쓰고 있어요.”

[······그럼 쉽진 않겠네.]

“저 혼자였다면요.”

[흥, 그래. 내가 있으니까!]


앤의 로드 시험기가 로드의 지원에 나섰다.

우선 자신과 비슷한 근접 타입 기체인 A6 Mk2의 공격을 분석, [시간 동기화]를 사용해 앤이 측면을 노리며 날아 차기 공격을 시도했다.

A6 Mk2는 그런 로드 시험기의 공격에 반응, 주의를 로드에서 로드 시험기로 돌렸다.

태형은 이를 보고 로드를 A8 Mk2를 향해 도약시켰다.


“앤 씨, 조금만 버티고 있어요.”

[뭘 버텨! 내가 먼저 끝낼 거거든!]


앤은 태형의 말이 불쾌하다는 듯, 바로 대답했다.

하지만 태형은 알고 있었다.

상대하고 있는 자들은, 자신도 앤도 그렇게 쉽게 끝낼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걸.


‘레나······올 수 없겠지.’


태형은 레나를 불렀지만, 반응은 없었다.

게임 스토리를 생각하면, 지금쯤 레나는 코어가 있는 돔이 아닌 별도의 독방에 갇혀 있을 터.

태형은 게임에서 그러했든, 온전히 자신의 힘만으로 두 명의 칼테 크리거를 공략해야만 했다.


[갑자기 동료라, 흐흐······ 낭만 있군요. 엘리엇 씨.]

[아아아, 도련님이라고 해야죠, 듀크 씨!]

[흐흐, 그딴 시시콜콜한 호칭 따위! 어차피 적이라고 루이스, 흐흐······ 쏜다, 쏘고, 또 쏘고······]


탕탕탕탕!


듀크와 루이스의 정신없는 통신 내용을 들으며.

태형은 정신을 집중했다.

그리고 [시간 동기화]를 이용, 순식간에 로드의 무장을 빔 소드가 아닌 것으로 다시 선택했다.


[ROD 탑재 무기 교체]

[- 에너지 프리즘]

[- 에너지 프리즘을 무기로 사용합니다.]

[- 출력 위치 손]

[- 출력률을 40%로 조정합니다.]

[- 잔여 시간 : 37초]



여러 색의 찬란한 빛.

그게 허공을 나는 로드의 두 손에서부터 뻗어 나왔다.

그리고 A8 Mk2가 쏜 검은 기운의 탄환들과 만났을 때.

탄환의 기운을 정화하고, 공격을 무력화해버렸다.


[흐, 저건 또 무슨······흐윽!]


탕탕탕탕탕탕탕!


그 광경을 본 듀크가 A8 Mk2의 두 총을 더 빠르게 사격했다.

마치 두 개의 권총을 들고, 표적을 노리듯이 번갈아 가며.

기체의 검은 기운은 더 짙어졌고, 쏘아진 탄 역시 더 빠르게 로드를 노렸다.


위이이이잉!


그러나 로드의 양손에 닿자마자, 탄환들은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드디어, 로드가 A8 Mk2의 바로 앞에 도달했다.

태형은 로드의 손을 움직여, 에너지 프리즘으로 A8 Mk2의 양어깨를 붙잡았다.

곧 로드의 에너지 프리즘과 A8 Mk2의 검은 기운이 반발하듯 일렁였다.


-그냥 총만 쏠 수 있어도 되는데, 굳이 토르를 몰라니?

-사랑하는 여자조차 못 지킨 것엔 이유가 있겠지. 고작 일개 경찰이니 범죄 집단에게 당한 거고. 네겐 더 큰 힘이 필요한 거다.

-더 큰 총이 필요한 거 아니고? 지금 당신을 딱 그런 총으로 쏘고 싶은데.

-토르에 더 큰 총이 있다.

-뭐 프로스트가에서 날 찍은 이상 별수 없겠지.


에너지 프리즘과 검은 기운의 사이에서, 태형은 기억을 봤다.

처음은 듀크 아인파흐와 A1, 랑케 터야만의 만남.

그 다음은 듀크와 A7, 엘라이자의 만남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여자가 그런 복장이 뭐냐.

-남의 복장에 왜 지랄인데. 진짜 멍청하게 생겨선. 여자가 뭘 입든 신경, 꺼줄래?

-입도 더럽네.

-뭐래, 네 입 냄새가 더 심하거든?

-그냥 바보구나, 너.

-짜증 나니까 멍청함이 옮지 않게 해줄래?


이어서 칼테 크리거 전용 기체, A6를 조종하며 엘라이자와 통신하는 듀크의 모습도 보였다.


-상관없어. 난 그냥 큰 총으로 신나게 갈기고 싶을 뿐이니까.

-딱 멍청한 남자다운 말이다, 진짜. 그런 말 해도 하나도 안 멋있거든?

-아무리 여자가 다 같은 여자는 아니라지만, 넌 진짜 희귀종 아니냐?

-좋지. 얼마나 특별해.

-얼른 멸종했으면 좋겠다.

-너나 뒤져.


로드의 에너지 프리즘이, 어느새 A8 Mk2을 휘감고 있던 검은 기운을 모두 날려버리고.


태형은 마지막으로 듀크 아인파흐의 깊게 숨겨진 마음속 소리를 들었다.


뭐가 됐든, 난 남자니까.

어쨌든 지켜줄게, 엘라이자.

엘리제는 지키지 못했어도.

너라면 지킬 수 있지 않을까.

넌 바보니까, 위험한 짓도 서슴없이 하지만.

내가 먼저 해버리면 너도 알겠지.

그게 얼마나 멍청한 건지.


검은 기운이 정화돼 사라진 A8 Mk2.

동력원을 제공하던 코어가 가루가 돼 흩어지고, 기체는 멈춰 섰다.


그리고 미안, 엘리제.

범죄자 놈들이 널 노리도록 만든 건 난데.

나만 멀쩡하게 살아남아서······ 네게 다른 여자를 좋아해도 되는지 묻고 있어.

그렇지만, 이 혐오스러운 기분······ 멈춰도 될까?


[흐······발가벗겨진 해방감인가······흐흐흐······하하하하!]


태형은 아직 약 기운이 남아있는 듀크 아인파흐를 놔둔 채.

로드의 몸을 돌려 로드 시험기와 A5 Mk2에게로 다시 뛰었다.


작가의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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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끝이 아닌 끝 (4) 23.08.24 73 3 13쪽
98 끝이 아닌 끝 (3) 23.08.23 74 3 14쪽
97 끝이 아닌 끝 (2) 23.08.22 84 2 11쪽
96 끝이 아닌 끝 (1) 23.08.21 88 2 12쪽
95 남은 자들, 나아갈 자들 (4) +1 23.08.20 91 4 12쪽
94 남은 자들, 나아갈 자들 (3) 23.08.19 82 2 12쪽
93 남은 자들, 나아갈 자들 (2) 23.08.18 84 2 11쪽
92 남은 자들, 나아갈 자들 (1) 23.08.17 88 2 12쪽
91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7) 23.08.16 84 2 12쪽
90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6) 23.08.15 88 2 11쪽
89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5) 23.08.14 87 2 11쪽
»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4) 23.08.13 98 3 12쪽
87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3) 23.08.12 88 2 11쪽
86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2) 23.08.11 89 2 12쪽
85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1) 23.08.10 103 2 11쪽
84 희망의 빛 (5) 23.08.09 97 2 12쪽
83 희망의 빛 (4) 23.08.08 95 2 12쪽
82 희망의 빛 (3) 23.08.07 94 3 11쪽
81 희망의 빛 (2) 23.08.06 99 2 12쪽
80 희망의 빛 (1) 23.08.05 99 3 12쪽
79 광기의 데뷔 (6) 23.08.04 102 2 12쪽
78 광기의 데뷔 (5) 23.08.03 99 2 12쪽
77 광기의 데뷔 (4) 23.08.02 96 2 12쪽
76 광기의 데뷔 (3) 23.08.01 107 2 12쪽
75 광기의 데뷔 (2) 23.07.31 102 2 11쪽
74 광기의 데뷔 (1) 23.07.30 121 2 11쪽
73 해방 전선 (7) +1 23.07.29 114 2 12쪽
72 해방 전선 (6) 23.07.28 110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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