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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 파일럿의 2회차 게임 공략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SF

완결

유신언
작품등록일 :
2023.05.20 06:14
최근연재일 :
2023.08.25 07:30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31,097
추천수 :
845
글자수 :
558,048

작성
23.08.1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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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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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1쪽

남은 자들, 나아갈 자들 (2)

DUMMY

“재르간은 침묵 중이고, 연합은 연일 비난 중입니다. 선생님.”

“······어리석은 자들이로구나.”


리베르테의 전투함, 플램드번전스 내 지휘부.

리베르테의 위원장 쿠 시옹과 리베르테 정보과장, 에만 알뒤에르가 이야길 나누고 있었다.


“연합이 공개한 저희 쪽 영상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AI로 만든 조작 영상이겠지만, 흔적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에만은 연합이 언론을 통해 공개한 영상을 언급했다.

그 영상 속에는 쿠 시옹 위원장이 연합을 배신하고 파렐 하븐 주둔 기지를 장악하겠다는 발언을 하고 있었다.


-연합은 장차 우리가 콜을 운영하는 데에 방해가 될 것이네. 우리에게 기세가 넘어왔을 때 확실하게 주도권을 가져야겠지.

-그럼······?

-연합이 대응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파렐 하븐 주둔 기지를 점령 해야 하네. 그리고 이곳의 민간인을 빌미로 콜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만들어야지.


심지어 영상 속에서 쿠 시옹과 대화하는 남성은 에만 알뒤에르.

하지만 에만은 쿠와 저런 대화를 나눈 적이 없었다.

쿠는 진지한 얼굴로 에만에게 말했다.


“어차피 뒤늦게라도 진실은 밝혀지겠지만······ 우려되는 게 있네, 에만.”

“디크 렉사 소령을 생각하십니까?”


에만이 쿠 시옹의 마음을 읽은 듯, 먼저 디크 렉사의 이름을 꺼냈다.

그러자 쿠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네. 우릴 도와줬던 그 소령이 연합군 군법 재판소에 회부 됐다고 하지 않았나.”

“네. 재판 대기 중이라고 합니다.”

“그전까지, 연합의 영상이 가짜라는 걸 증명할 수 있을까?”

“저희도 AI 분석으로 전환해서 작업 중이니, 분명 곧 영상의 결함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어쩌면······”

“음?”


에만은 한 가지 가능성을 쿠에게 제시했다.


“연합군 내부에서 저희를 도와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가? 도와주겠다는 이가 있나?”

“네. 선생님. 정확히는 그 디크 렉사 소령을 돕겠다는 것이지만요.”

“다행이군. 늦지 않게 일이 풀려야겠지만.”


쿠는 만약을 생각했다.

혹시나 영상의 결함을 찾지 못하고, 누구도 디크 렉사 소령을 도와주지 못한다면.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걸고서라도 그를 구해야겠다고.


“콜 내에 재르간 군의 상태는 어떤가?”

“아무래도 이커시 연구소가 공개되고 나선 모두 혼란스러워하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서부와 남부, 모두 쉽게 주둔군이 물러나거나 항복 중입니다.”

“수도는?”

“여론은 들끓고 있습니다. 아인스트라세 총독이 직접 나서서 이커시 연구소는 사실이 아니라고 담화문을 발표했지만, 소용없는 상황입니다.”

“아인스트라세······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하는군.”


쿠 시옹은 현재 콜의 2대 총독인 앤틀랑 아인스트라세를 잘 알았다.

쿠가 암살 시도했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시 입을 연 에만.

그가 잠시 고민하듯 잠시 뜸을 들이다, 천천히 말을 이었다.


“나딤 트레아 대위가 죽었습니다.”

“음?”

“레드가 그를 이네츠 시에서 사살했다고 보고했습니다.”

“그렇군······”


쿠는 복잡한 얼굴로 대답했다.

배신자 나딤의 죽음.

리베르테의 규율에 따라, 응당 받아야 할 죗값을 치른 것이지만.

이유를 알 수 없게, 어쩐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에만은 그런 쿠의 표정을 읽으며 말을 이었다.


“그동안 나딤 트레아에게 심은 위치 추적기를 통해 재르간이 콜 내에 만들어둔 주요 군사 시설의 위치를 어느 정도 파악했습니다. 곧 이네츠에서 레드와 합류 후에 플램드번전스는 서북부에 있는 무기고를 공격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고생 많았네, 에만. 정보과장으로서, 함장으로서······”

“아닙니다.”

“그리고 레드가 무사히 돌아와서 다행이네.”

“네······정말 그렇습니다.”


에만은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사실 쿠의 말대로, 에만은 리베르테의 정보과장으로서, 플램드번전스의 함장으로서 지내며 자신이 빠르게 늙어간다는 느낌을 받아왔다.

이에 레드 부셰르의 생환에 대한 순수한 기쁨도 컸지만, 플램드번전스의 본래 함장이 돌아옴에 따른 안도감도 있었다.

쿠는 고개를 숙인 에만을 보며 빙긋 웃으며, 대화를 마무리했다.


“루에거 대령에게도 말해주게. 서부가 정리되는 대로 수도를 탈환하러 가자고.”


*


콜 동부 도시 소크즈.

재르간 군이 항복한 소크즈의 주둔 기지는, 리스타우러 함이 착륙해 있었다.

기지 내 사령실.

루에거 모스타슈 함장은 화상 통신을 통해 다른 함장들과 회의하고 있었다.


“일단 다 데리고 나왔지만······ 이거 인원도 많고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그런 상태의 사람들도 있다.”

[감당할 수 없다는 말씀은?]

“한가지 예를 들자면······모든 피부가 다 벗겨진 사람이 있다. 꽤나 고약한 실험을 당한 것 같아.”

[······어이가 없군요.]

[그게 지금, 진짜라는 겁니까?]

“나도 보고도 믿지 못했어. 일단 그런 사람들이 적지 않아서 민간 병원에 이송을 준비하고 있다. 문제는 그들의 생명 유지를 위해선 아직 악마 같은 재르간 놈들이 필요하다는 거야.”


이곳저곳 부서지고 망가진 이커시 연구소.

하루 전 루에거 모스타슈 함장은 그곳에서 이커시 연구 인력과 실험체로 쓰이던 콜의 사람들을 모두 구했다.

그리고 리스타우러 함에 태워 기지로 데려왔다.

처음엔 이커시 연구 인력들을 모두 감옥에 넣으려 했으나, 그들의 도움 없이는 실험체였던 사람들의 생명 유지가 어려웠다.

그래서 현재, 이커시 연구원들은 리베르테 대원들 감시하에 기지 병영에서 환자들을 관리하고 있었다.


“어쨌든 이커시 내의 많은 자료와 생체 실험에 대한 증거품도 확보했다. 자료들을 에만 중령에게 보내는 중이고. 너희에게도 다 공유하지.”

[알겠습니다.]

[후우~~ 별로 보고 싶진 않지만~~ 봐야겠지요~~]


올진드보뇌르 함장 알샤하리에 이어, 테르뒤번 함의 함장 텅킬 루네트가 거북스럽다는 듯 루에거에게 대답했다.

루에거는 진지한 얼굴로 말을 덧붙였다.


“그래 텅킬······ 놈들의 악행으로부터 눈을 돌리지 말고 잘 봐둬라. 그리고 앨랭 함장. 리타블리스먼을 끌고 소크즈로 와줘야겠다.”

[가서 그 이커시 연구자들과 환자들을 이송해달라는 말씀이시죠.]


라티블리스먼 함의 함장, 엘랭 디옴이 루에거의 의중을 알아차리고 대답했다.

루에거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우린 곧 소크즈를 떠나야 해. 그러니 리타블리스먼이 당분간 소크즈를 정비하고, 이후 환자 이송을 해줬으면 한다.”

[알겠습니다.]

[저희는 이제 어떻게 하면 될까요~~ 대령님~~]

“텅킬. 프레이리 기지에 최소한의 인력만 남겨두고 테르뒤번 함도 북쪽으로 올라와. 올 때 티나도 태워 오고.”

[이야~~ 티나 양과 함께~~ 항해하겠군요~~!]


신나하는 텅킬의 반응을 애써 무시한 채.

루에거는 화상 통신 화면 속 알샤 하리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알샤, 자네는 아이엔 기지에 그대로 남아 있어. 아직은······ 우리가 실패할 수도 있으니까. 그렇게 되면 플램드번전스를 중심으로 서부 전선의 함대에 합류해라.”

[대령님······]

“마지막으로 넘어야 할 산이 있다. 그것도 해발고도 꽤 높아 보이는 산이라서, 엘리엇이 있음에도 장담할 수가 없겠더군.”


루에거는 어제 봤던 광경을 떠올렸다.

가페 Mk2 이커시 사양.

거대한 몸집은 물론이고 엄청난 박력의 빔까지 쏠 수 있는 토르.

로드를 조종하고 있던 엘리엇 프로스트 조차, 그것과 싸우는 것을 꺼렸고.

루에거가 보기에도 절대 싸우고 싶지 않은 상대였다.

그러나 적을 가려 받을 수는 없는 노릇.

루에거는 패배와 죽음을 각오하고 결전을 준비할 생각이었다.

그런 자세한 사정까지는 몰랐지만, 다른 함장들 역시 루에거의 결심을 이해하고 있었다.


[네 알겠어요.]

“그럼, 다들. 조심히 이동하고, 지키고 있자고.”

[네!]


뚝.


4명의 함장이 인사를 나누며 통신은 종료됐다.

루에거는 소크즈 기지 사령실을 나와, 기지 내에 착륙해 있는 리스타우러 함으로 향했다.

함 내에 거주하고 있는 엘리엇 프로스트를 만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그 시각 엘리엇, 태형은 리스타우러 함 의료실에 있었다.


“어때요.”

“······”


태형은 자신의 옆에 서서 눈을 감고 있는 레나 슈타인에게 물었다.

이커시 연구소의 격리실에 갇혀있던 레나를 태형이 찾아내 구해낸 게 어제.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 레나와 함께, 의무실에서 다른 사람의 상태를 확인하고자 했다.


“······괜찮아. 그냥 회복하느라 깊게 잠들어 있을 뿐이야. 돌아올 거야.”


레나가 눈을 뜨며 말했다.

그가 진단한 사람은 칼테 크리거 A5 트레그.

트레그는 평온한 얼굴로 잠든 채, 의료실 침대에 누워있었다.

테그란 강변에서 태형과 싸운 이후부터 계속, 그는 정신을 찾지 못했다.


“같은 신경 접속 기술과 마약을 사용했는데, 이 사람만 유독 오랫동안 정신 회복이 되질 않는군요.”


지켜보고 있던 리스타우러 함의 의원, 클레멩이 말했다.


“가장 큰 구멍이 있었어······”

“큰 구멍이요?”

“마음과 코어에.”

“신기한 이론을 가지고 있는 분이군요.”


클레멩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레나의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레나가 쓰러져 있던 칼테 크리거 A6 로이스 르웨와 A9 듀크 아인파흐를 바로 회복시키는 걸 목격했으니까.


“그럼 이분은 제가 계속 보고 있겠습니다. 엘리엇 씨와 레나 씨는 쉬고 있어요. 특히 레나 씨.”

“응? 클레멩 님.”

“그냥 클레멩이라 불러도 좋아요. 레나 씨는 그 능력이라는 걸, 너무 쓰지 않는 게 좋겠어요. 신체가 버티지 못하고 있어요.”

“알고 있어.”

“······”


태형은 씁쓸한 눈으로 레나를 내려다봤다.

아직 어린 소녀였다.

하지만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앎의 책임을 지고 있는 강한 존재기도 했다.


“그래요. 많이 아팠잖아요?”

“응. 그래도 나 정도면 괜찮은 편이니까.”

“······하하······”


클레멩이 레나의 말에 한 대 맞은 듯, 힘없이 웃음을 터트렸다.

레나의 말이 맞았다.

이커시 안에 있던 실험체 중, 몸이 멀쩡한 사람은 지극히 드물었고.

레나의 상태는 가장 좋은 편에 속한다고 볼 수 있었으니까.


“걱정마요, 클레멩 씨. 곧 끝날 테니까요.”

“전쟁······말인가요?”

“네. 전쟁도, 레나가 힘을 써야만 하는 일들도.”

“정말 그랬으면 좋겠네요.”


태형은 게임 로드(ROD)의 엔딩을 기억했다.

그게 이 세계에 펼쳐질지 아닐지는, 전적으로 자신에게 달려있었다.

마지막 결전을 앞두고, 이제 넘어야 할 것들은 몇 가지 남지 않은 상태.


“참, 혹시 앤 씨를 보셨나요? 할 말이 있는데 오전부터 보이질······”


우당탕탕!


태형이 클레멩에게 앤 소담의 행방을 묻는 순간.

의료실 바깥에서 거친 소리와 함께 고성이 터져 나왔다.


“어떻게······ 네가!”


작가의말

하하... 벌써 금요일이군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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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끝이 아닌 끝 (5) 1부 完 +8 23.08.25 162 6 21쪽
99 끝이 아닌 끝 (4) 23.08.24 72 3 13쪽
98 끝이 아닌 끝 (3) 23.08.23 72 3 14쪽
97 끝이 아닌 끝 (2) 23.08.22 83 2 11쪽
96 끝이 아닌 끝 (1) 23.08.21 87 2 12쪽
95 남은 자들, 나아갈 자들 (4) +1 23.08.20 90 4 12쪽
94 남은 자들, 나아갈 자들 (3) 23.08.19 81 2 12쪽
» 남은 자들, 나아갈 자들 (2) 23.08.18 82 2 11쪽
92 남은 자들, 나아갈 자들 (1) 23.08.17 87 2 12쪽
91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7) 23.08.16 84 2 12쪽
90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6) 23.08.15 87 2 11쪽
89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5) 23.08.14 87 2 11쪽
88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4) 23.08.13 97 3 12쪽
87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3) 23.08.12 88 2 11쪽
86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2) 23.08.11 89 2 12쪽
85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1) 23.08.10 103 2 11쪽
84 희망의 빛 (5) 23.08.09 96 2 12쪽
83 희망의 빛 (4) 23.08.08 94 2 12쪽
82 희망의 빛 (3) 23.08.07 93 3 11쪽
81 희망의 빛 (2) 23.08.06 99 2 12쪽
80 희망의 빛 (1) 23.08.05 99 3 12쪽
79 광기의 데뷔 (6) 23.08.04 101 2 12쪽
78 광기의 데뷔 (5) 23.08.03 98 2 12쪽
77 광기의 데뷔 (4) 23.08.02 96 2 12쪽
76 광기의 데뷔 (3) 23.08.01 106 2 12쪽
75 광기의 데뷔 (2) 23.07.31 102 2 11쪽
74 광기의 데뷔 (1) 23.07.30 120 2 11쪽
73 해방 전선 (7) +1 23.07.29 114 2 12쪽
72 해방 전선 (6) 23.07.28 110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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