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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 파일럿의 2회차 게임 공략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SF

완결

유신언
작품등록일 :
2023.05.20 06:14
최근연재일 :
2023.08.25 07:30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31,122
추천수 :
845
글자수 :
558,048

작성
23.08.17 07:30
조회
87
추천
2
글자
12쪽

남은 자들, 나아갈 자들 (1)

DUMMY

092. 남은 자들, 나아갈 자들 (1)


리베르테의 이커시 연구소 공습이 대성공했다는 사실이 콜과 재르간, 전 세계에 퍼져나갔다.

이커시라는 것의 존재를 일종의 음모론처럼 여기던 세계인들은 충격에 빠졌고.

이는 콜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미친놈들, 그 생체 연구 뭐시기가 다 사실이었단 말이야!?”

“그렇다니까? 뉴스에 지금 그 개잡놈의 새끼들이 뭘 연구했는지 다 나온다고!”


콜 중서부 지역의 도시, 이네츠.

남부만큼은 아니지만, 리베르테 전함이 결집한 서부지역과 가까운 이곳.

그 영향으로 이전보다 자유롭게 재르간을 비판하는 자들로 넘쳐났다.


“이런 쳐죽일 새끼들······!”


이네츠의 한 술집 안.

사람들은 저마다 휴대용 단말기를 통해 뉴스를 접하며, 이커시 연구소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

모두 콜의 언론이나 방송사가 아닌 연합 소속의 언론사들이 보도한 내용이었다.

그렇게 왁자지껄한 술집 한 탁자에서, 갑자기 다수의 남자가 일어섰다.


“다 잡아.”


뒷모습만 보이는 한 남자가, 차가운 술이 담긴 유리잔을 잡은 채 나지막이 말했다.

그러자 일어서있던 남자들이 진압봉을 꺼내 술집에 있던 손님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아!”

“너네 뭐야! 뭐 하는 거야!”

“아아아악!”


명령한 남자가 술잔을 들고 일어섰다.

그가 뒤돌아서자, 얼굴이 드러났다.

전직 리베르테 정보과 소속 대위, 나딤 트레아였다.

나딤은 폭력과 폭언으로 제압된 손님들의 두려움 섞인 시선을 받으며, 가게 중앙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콜 사람들에게 말했다.


“재르간을 음해하고 모략하는 연합의 말을 퍼트리고 다니는 건, 너희가 리베르테라서 그렇겠지?”

“무, 무슨 소립니까! 우리가 리베르테라니! 난 여기 태어날 때부터 산 토박······”


퍼억!


“아악!”


항의하는 시민이 말을 모두 잇기 전.

진압봉을 들고 있던 남들이 시민의 머리와 등을 강하게 타격해 쓰러트렸다.

그러자 다른 50대는 돼 보이는 남성이 나서서 나딤에게 소리쳤다.


“그, 그만하시오! 우리가 뭘 어쨌다고 이러는 거요! 당신은 누구고!”

“거, 시끄럽네. 더러운 국민성을 씻지 못한 종자들이라 그런가.”

“뭐, 뭐요?”


나딤 트레아는 표정 하나 바뀌지 않는 얼굴로 말하며, 진압봉을 든 사내들에게 손짓했다.


“저들의 유전자에 박힌 불결함을 좀 씻겨 줘라. 아예 없애도 좋고.”

“예!”


다시 시작된 구타.

사내들의 진압봉이 쉴 새 없이 술집에 있던 손님들을 때리고 뭉갰다.

술집의 소란스러움을 보고 행인이 경찰에 신고했다.

빠르게 출동한 두 명의 경찰이 가게 앞을 지키고 서 있던 나딤에게 다가왔다.


“무슨 일입니까? 나오세요. 확인 좀 하겠습니다.”

“확인할 필요 없다. 재르간 군 콜 특설대대 소속 나딤 트레아 소령이다.”

“예? 옛? 예?”


군 신분증을 제시하는 나딤을 보고, 경찰이 당황했다.

처음 듣는 부대명이었지만, 그 신분증은 진짜였기 때문이다.


“지금 이 안에선 리베르테의 쥐새끼들을 잡는 중이니 관여하지 말 것.”

“콜 특설대······? 그런 부대가 있었습니까?”

“군의 일을 경찰이 신경 쓸 바 아니다.”


신분 확인은 끝났지만, 의문스럽다는 듯, 경찰이 묻자.

나딤은 차가운 태도로 답변했다.

그걸 들은 경찰은 나딤의 어깨 너머로, 가게 안을 슬쩍 들여다보며 말을 이었다.


“예. 뭐. 그렇긴 합니다만. 저 안에 계신 분들 신원은 제가 보증할 수 있습니다. 리베르테가 아닙니다.”

“······”

“멈춰주십시오, 소령 나리.”

“말 귀를 못알아 듣는군.”

“예?”

“신분 조회 데이터베이스에 접속해, 내게 있는 권한을 확인해봐라.”

“아······예.”


나딤의 말을 듣고, 경찰 한명이 단말기를 조작해 신분 조회 데이터베이스에 접속했다.

그리고 나딤이 제시했던 신분증에 적힌 그의 이름을 입력했다.

그러나 나딤의 신분과 그가 가진 권한들이 표시됐다.


[리베르테 즉결 처형권]

[중대 이하 규모의 군 통솔권]


“······”

“봤으면 물러나라.”


자신에겐 그럴 권한이 있음을, 나딤은 경찰에게 알려준 것이었다.

그러나 경찰은 거기서 물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저들은 리베르테가 아······”


탕!

“······?”

“으으아아아아!”

“꺄아아아악!”


총소리와 함께.

질문하던 동료를 보던 다른 경찰과 행인들이 소리를 질렀다.

나딤 트레아가 집요하게 행동하는 경찰의 가슴에, 그대로 권총을 쏜 것이었다.


“같은 리베르테라고 감싸는 건가. 즉결 처형이다.”

“이, 이······”


미친놈이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살아남은 경찰은 간신히 그 말을 참아냈다.

그의 눈앞에 선 자는 미친놈이 맞았다.

그러나 권력을 가진 미친놈이었다.

여기서 거슬리는 행동을 했다간, 황천길을 가는 건 자신도 추가 될 터.


“알아들었으면, 물러나. 그쪽 경찰서에는 내가 찾아갈 테니.”

“······”


나딤 트레아의 말을 들은 경찰이 순순히 물러났다.

그리고 무전을 하며 왔던 길을 급히 되돌아갔다.


“멍청한 놈들······”


나딤은 그런 경찰의 뒷모습을 보며 경멸을 읊조렸다.

그렇게 몇 시간 동안.

나딤과 그의 특설대 소속 부하들은 이네츠의 이곳저곳을 쑤시고 다니며, 재르간에 대해 부정적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을 폭행하고 잡아들였다.

그리고 나딤은 자신이 말했던 것처럼, 이네츠의 경찰서에 방문했다.

자신이 잡아들인 사람들을 데리고.


“콜 특설대 소속 소령, 나딤 트레아다. 이 자들은 모두 리베르테의 끄나풀로, 사회의 혼란을 조장하기 위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었다. 모두 구속 감금하고 배후를 알아내라.”


나딤의 행동을 본 경찰 서장은 당황했지만, 거부할 권리는 없었다.

몰매를 맞고 다친 많은 시민이 경찰서 내의 감옥에 투옥됐고.

경찰들 역시 특설대 소속 대원들의 감시를 받게 됐다.


“어디로 가실 겁니까?”


특설대 소속 대원이, 경찰서를 나서려는 나딤에게 물었다.

나딤은 그에게 싱긋 웃어 보이곤, 잔을 꺾는 동작으로 대신 대답했다.


“애들을 붙이겠습니다.”

“아니, 너희들끼리 먹고 마시고 와. 내일도 바쁠 테니까 적당히.”

“······알겠습니다.”


대원은 바로 나딤의 말에 수긍했다.

어차피 나딤이 정한 것에 토를 다는 것은 금기였고.

부하 역시 나딤이 제안한 게 훨씬 자신들에게 합리적이라 생각했다.

나딤은 그대로 경찰서를 나와 다시 이네츠의 번화가로 향했다.

소동이 있기 전까지 활기찼던 거리는, 대부분 문을 닫고 조용한 상태였다.

나딤은 문을 닫지 않은 작은 음식점으로 들어가 소박한 면 요리를 주문했다.

그리고 술은 마시지 않았다.


‘재르간이 어렵다······라.’


나딤 역시 알고 있었다.

재르간 제국이, 제국의 콜 지배력이 무너지고 있다는 걸.

그러나 멈출 수 없었다.

여기까지 자신이 어떻게 왔는데.

콜의 몰락만을 위해 무슨 짓을 해왔는데.

이제 와 부정당할 수 없었다.


‘더러운······ 콜······’


나딤은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그의 집은 가난했다.

아버지는 본래 군인이었지만, 큰 사고를 겪고 의가사제대를 했었다.

이후 어디를 편히 가는 것조차 힘든 몸이 됐고, 제대로 된 일을 구할 수가 없었다.

집안을 이끌어가는 건 결국 젊은 어머니의 몫이었다.

하지만 나딤이 9살이 된 해.

어머니는 죽었다.

처참하게 폭행당하고 강간당한 채.

어린 나딤은 몰랐다.

누가 그랬는지, 왜 어머니가 그런 꼴을 당해야만 했는지.

그저 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몇 년 후에야, 다른 아이들의 입을 통해, 어머니 죽음에 대한 진상을 들었다.


-그러니까, 씨발. 좆도 없는 년이 왜 아버지 말을 거역해서는······크크 병신.


이건 지역 유지의 아들이 한 말이었다.

나딤은 이 말을 듣자마자 5살은 더 많은 그에게 달려들어 주먹질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유지의 아들에게 제압당하고.

오히려 눈이 붓고 입술이 터지도록 맞았다.

그리고 경찰서 유치장에 갇힌 것도, 나딤이었다.

그런 나딤을 위해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가 간신히 경찰서를 찾아왔다.

나딤은 자신이 유지의 아들한테서 들었던 내용을 아버지에게 전했고.

아버지는 손을 부르르 떨다 경찰들에게 이 사실을 밝혔지만, 그들은 웃어넘길 뿐이었다.

정확히는 비웃었다.


-어이 트레아, 돈이 궁하니까 이제 와 그딴 소리라도 하는 거야? 그분이 뭘 해? 하하하! 함부로 그런 말 하고 다니면 나딤한테 더 안 좋아.


나딤의 아버지는 입을 다물고, 그대로 경찰서를 나갔고, 말없이 어디론가로 향했다.

그리고 다음 날 새벽.

아버지는 강변에서 시체로 발견됐다.

사인은 자살.

유치장에서 풀려난 나딤은 아버지의 차갑고 물먹은 시체를 만지며 울었다.

아버지는 자살할 사람이 아니었다.

그리고 자신을 두고 갈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12살의 나딤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경찰도, 시청도······ 지역의 그 누구도 나딤을 도와주지 않았다.


-나딤, 이걸 받아. 내가 줬다고는 하지 마.


그러던 어느 날.

한 남자가 나딤에게 조그만 저장 장치를 건넸다.

그 안에는 이미 죽은 것으로 보이는 아버지의 몸을, 두 명의 남성이 잡고 강으로 던지는 영상이 들어있었다.

나딤은 그걸 들고 경찰서를 갔고.

경찰들은 심각한 표정으로 영상을 보다, 저장 장치를 뺏으려 했다.

나딤은 도망쳤다.

그 지역에서 멀리.

나딤이 힘겹게 도착한 곳은 콜의 수도 시유르.

그곳에서 나딤은 자신을 도와줄 사람을 찾아 헤맸다.

경찰들, 국회의원들······ 그러나 지역 유지의 이름을 듣는 순간 다들 똑같이 돌변했다.


-뭐? 그러니까 지금, 현직 대통령의 동생이 그런 짓을 했다고?


이유가 뭐였든 모두 나딤의 저장장치를 탐냈다.

그들의 탐욕에, 나딤은 도망쳤고.

마지막으로 기댄 곳은 재르간이었다.

콜의 내정에 간섭을 시작한 재르간.

콜의 대통령조차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재르간.

나딤은 콜 내 재르간 대사로 와 있던 앤틀랑 아인스트라세의 차량 앞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그의 눈에 들어 충직한 하인이 됐다.

이후 콜의 대통령은 재르간과의 합병을 거부하다 암살당했고, 콜은 합병됐다.

나딤은 기다렸다.

모든 것을 갚아 줄 날을.

역겨운 콜의 모든 걸 불태울 날을.


“잘 먹었네.”


나딤은 음식점 주인에게 계산하고, 가게를 나섰다.

어두워진 거리.

마치 자신이 어린 시절 도망쳐 나온 그 지역의 모습 같았다.


‘내일은······더 서쪽으로 간다.’


레드 부셰르로 추정되는 리베르테 일당의 활동으로, 콜 서부지역은 재르간의 통제를 벗어나고 있었다.

나딤은 그런 리베르테를 콜의 인간들로 하여금 죽이게 할 심산이었다.


‘그깟 돈과 권력에 눈이 멀어······동족끼리 싸우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혐오스러운 족속들.’


나딤은 자신의 부하들을 경멸했다.

그러나 그런 티를 낼 생각은 없었다.

모든 일이 끝나기 전까진.


“나딤 트레아.”


철컥.


총의 방아쇠가 당겨지는 소리와 동시에.

어두운 골목 사이사이서, 열댓 명의 남자들이 튀어나왔다.

그리고 거리를 걷고 있던 나딤을 둘러쌌다.


“레드······부셰르.”

“흥, 이게 네 본모습이냐? 내 이름도 막 부르고 말이야. 뭐 콜 특설대?”

“······”

“네가 죽인 경찰은 리베르테가 아니었어.”

“그래서.”

“그 옆에 있던 녀석이 리베르테였지.”

“그럴 줄 알았어. 네놈들이 그 속에 파고 들어···”


탕!


레드의 첫 한 발.


탕탕탕탕탕!


이어진 리베르테 대원들의 사격까지.

모두 나딤 트레아의 심장이 있는 가슴을 관통했다.


“입 닥쳐, 더러운 배신자 새끼.”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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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끝이 아닌 끝 (5) 1부 完 +8 23.08.25 163 6 21쪽
99 끝이 아닌 끝 (4) 23.08.24 73 3 13쪽
98 끝이 아닌 끝 (3) 23.08.23 74 3 14쪽
97 끝이 아닌 끝 (2) 23.08.22 84 2 11쪽
96 끝이 아닌 끝 (1) 23.08.21 88 2 12쪽
95 남은 자들, 나아갈 자들 (4) +1 23.08.20 91 4 12쪽
94 남은 자들, 나아갈 자들 (3) 23.08.19 82 2 12쪽
93 남은 자들, 나아갈 자들 (2) 23.08.18 84 2 11쪽
» 남은 자들, 나아갈 자들 (1) 23.08.17 88 2 12쪽
91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7) 23.08.16 84 2 12쪽
90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6) 23.08.15 87 2 11쪽
89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5) 23.08.14 87 2 11쪽
88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4) 23.08.13 97 3 12쪽
87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3) 23.08.12 88 2 11쪽
86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2) 23.08.11 89 2 12쪽
85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1) 23.08.10 103 2 11쪽
84 희망의 빛 (5) 23.08.09 96 2 12쪽
83 희망의 빛 (4) 23.08.08 95 2 12쪽
82 희망의 빛 (3) 23.08.07 93 3 11쪽
81 희망의 빛 (2) 23.08.06 99 2 12쪽
80 희망의 빛 (1) 23.08.05 99 3 12쪽
79 광기의 데뷔 (6) 23.08.04 101 2 12쪽
78 광기의 데뷔 (5) 23.08.03 98 2 12쪽
77 광기의 데뷔 (4) 23.08.02 96 2 12쪽
76 광기의 데뷔 (3) 23.08.01 107 2 12쪽
75 광기의 데뷔 (2) 23.07.31 102 2 11쪽
74 광기의 데뷔 (1) 23.07.30 120 2 11쪽
73 해방 전선 (7) +1 23.07.29 114 2 12쪽
72 해방 전선 (6) 23.07.28 110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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