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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 파일럿의 2회차 게임 공략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SF

완결

유신언
작품등록일 :
2023.05.20 06:14
최근연재일 :
2023.08.25 07:30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31,089
추천수 :
845
글자수 :
558,048

작성
23.08.14 07:30
조회
86
추천
2
글자
11쪽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5)

DUMMY

089.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5)


“이게 진짜!”


태형이 듀크 아인파흐가 타고 있는 A8 Mk2에게 간 사이.

앤 소담은 칼테 크리거의 다른 기체, A6 Mk2와 접전을 치르고 있었다.

앤이 조종하는 로드 시험기와 A6 Mk2 모두 근접 격투에 최적화된 기체.

그 때문에 두 기체의 싸움은 마치 링 위의 격투기 경기를 방불케 했다.

그러나 서로의 스타일은 조금 달랐다.

앤이 발레를 기반으로 한 유연한 움직임과 다리 공격을 주로 한다면.

A6 Mk2의 파일럿 로이스 르웨는 권투 선수처럼 빠른 주먹 공격을 펼쳤다.


“짜증 나!”


앤은 로드 시험기를 조금씩 움직여, A6 Mk2의 연속 잽을 피했다.

공격에 맞지 않고 있지만, 앤은 불쾌했다.

우선 A6 Mk2가 휘두르는 주먹에 피어오르는 검은 기운.

그것 자체가 기분이 나빴고.

잠시라도 정신을 흩트리면 바로 유효타를 맞을 듯한, A6 Mk2의 공격 속도가 거슬렸다.


‘진짜? 미친 거 아니야? 지난번이랑 너무 다르잖아!!’


앤은 리비에 기지 공략 당시를 떠올리며 지금과 비교했다.

그때 싸웠던 칼테 크리거는 매슈 커즈의 A11 Mk2.

1세대 토르로 [오버드라이브]를 쓰면서 상대했지만, 이처럼 속도전에 비등하다거나 월등하다는 생각을 가지진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공격할 기회가 너무 없잖아!’


적의 주먹이 미친 듯이 로드 시험기의 몸체 곳곳에 날아들고 있었다.

이를 피하고 바로 반격을 할 생각이었는데, 쉽지 않았고.

게다가 어쩌다 한 번씩 적절하게 발차기 공격을 시도해도, A6 Mk2는 간단히 손으로 이를 막아내고 있었다.


‘[오버드라이브]를 써야 할까?’


앤은 태형에게 자신만만하게 먼저 끝내겠다고 말했던 걸 후회했다.

그리고 [오버드라이브]의 사용을 고려했다.

다만, [오버드라이브]를 쓴다면, 로드 시험기는 이 전투를 끝으로 더 움직이지 못할 수도 있었다.

A6 Mk2의 공격을 피하며, 잠시 고민하던 앤은 결국 태형의 합류를 기다리기로 했다.


‘자존심 때문에······ 시험기를 버릴 순 없으니까.’


앤은 스스로 생각해도 자신이 꽤 성장했다고 느꼈다.

본래라면 자신보다 빠른 상대를 인정하지 못하고, 바로 [오버드라이브]를 발동했을 터였으니까.

하지만, 팽팽한 전투의 줄다리기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아아아아아! 부족해요!! 아아아아아 이 감각! 아 미칠 것 같아!]


A6 Mk2의 파일럿, 로이스 르웨가 쾌감에 젖어 정신이 무너지는 만큼, 코어 폭주도 가속화되고 있었다.

A6 Mk2를 둘러싼 검은 기운은 더 짙어지고, 두터워졌다.

동시에 A6 Mk2의 움직임도 조금씩 더 빨라지고 있었다.


“읏!”


어떻게든 공격을 피하려고 앤은 [시간 동기화]를 사용했다.

그런데 [시간 동기화]를 써서 상대의 공격을 미리 읽고 대비하는 게, 불가능해지는 순간이 와버렸다.

어떤 궤적으로 주먹이 날아올지 알고 있음에도, 로드 시험기의 반응 속도로는 막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씨!!!”


그 순간 참아왔던 분노가 터지면서,


[오버드라이브]!!


앤은 [오버드라이브]를 사용했다.

로드 시험기의 코어와 앤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붉은 기운이, 기체에 폭발적으로 퍼지고.

시험기의 움직임이 3배 이상 빨라졌다.


“너! 딱 기다려!”


주로 A6 Mk2의 공격을 회피만 하던 로드 시험기의 태세가 바뀌었다.

이어 가볍게 A6 Mk2의 공격을 흘려내듯 움직이면서, 바로 적의 옆구리를 노려 돌려차기를 적중시켰다.


콰-앙!


로드 시험기의 발차기 공격에 맞은 A6 Mk2는, 마치 파도에 휩쓸리듯 엄청난 소리와 속도로 멀리 날려졌다.

그러다 연구소 건물의 두꺼운 벽을 우수수 부수며 처박혔다.


“열받게 하고 있어! 같잖은······!”


사라진 적을 향해 비웃듯 말하던 중.

앤은 경악했다.

막 건물을 부수며 먼지 속으로 사라졌던 A6 Mk2가, 1초도 되지 않아 자신을 향해 날아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게 무슨!?”


게다가 A6 Mk2의 검은 기운은 더 강력해져 있었다.


‘도대체 뭐야?’


앤은 날아와 주먹부터 휘두르는 A6 Mk2를 보며, 황당해했다.

방금 자신의 공격은 [오버드라이브]로 인해 위력도 3배 이상이었다.

그걸 맞고 건물에 부딪힌 이상.

토르의 조종석이 아무리 완충이 돼 있다고 한들, 파일럿은 굉장한 반동과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멀쩡하다고?’


단순히 파일럿이 멀쩡한 것 이상으로, A6 Mk2는 움직이고 있었다.

공격당하기 전보다 더 명쾌하고 빠른 동작.

모든 공기역학을 이해하고 기체를 움직이듯, 군더더기도 어떤 저항도 없는 주먹의 궤적이었다.


‘더 빨라지고 있어! 이 파일럿, 사람이 맞긴 한 거야?’


앤은 경악을 넘어 두려운 감정까지 들고 있었다.


[아아아아아! 너무 좋아! 아! 아아아!]


그 시각, 칼테 크리거 A6 Mk2의 조종석.

파일럿 루이스 르웨는 [신경 접속 동기화]를 사용할 때마다 본인의 척수로 삽입되는 약 기운에 기뻐하고 있었다.

아득한 구름 위를 뛰어다니는 감각.

그리고 동시에, 자신이 추구하던 무의 경지에 다다른 듯 몸이 움직이는 기분.

외부의 충격도 통증도 없었다.

그저 몸을, 신경을 움직이고 기체의 주먹을 휘두르는 것만이 전부.


[아아아아! 사부님! 제가 보이시나요? 아아!]


루이스는 자기 육체가 검은 기운에 잠식되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한 채.

[신경 접속 동기화]를 위한 헬멧을 쓴 채 미소 지었다.


“소름 끼친다고 진짜아!”


앤은 A6 Mk2를 상대하기 위해 [오버드라이브]르 강화했다.

더 많은 코어 에너지를 추출하며, 그걸 자신과 로드 시험기의 전신에 붉은 기운으로 흩뿌렸다.


[오버드라이브 기어 2].


앤 스스로 설정한 단계였다.

그리고 기어 2의 [오버드라이브]를 쓰자마자, 로드 시험기의 장갑裝甲이 붉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붉은 기운이 아니라, 실제 고열을 방출하며 녹는점에 도달하려는 것이었다.


“간다아아아아!!”


앤의 로드 시험기와 A6 Mk2가 동시에 주먹을 뻗는 순간.

붉은 기운과 검은 기운이 만났다.

그리고 서로를 밀어내듯 경쟁하다, 검은 기운을 내뿜던 A6 Mk2가 뒤로 몇 걸음 밀려났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아아아아아아아! 좋아!!!!]


A6 Mk2의 검은 기운이 갑자기 2배 가까이 커지면서, 하늘 위로 높게 넘실거렸고.

앤의 로드 시험기를 뒤로 밀어내며, A6 Mk2가 전진했다.


“읏······!”


이어 A6 Mk2가 허리를 꺾으면서 주먹을 장전하고.

힘이 실린 어퍼컷을 날리려던 순간.


“이제, 그만 해요.”


로드가, 태형이 나타났다.

무지갯빛 기운을 내뿜는 로드의 양손이, 로드 시험기와 A6 Mk2 사이를 막아섰다.

그리고 A6 Mk2의 잽을, 거기에 실린 검은 기운을 지우고 있었다.


“이게 그······ 기적의 빛?”


앤은 바로 앞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두 눈으로 지켜봤다.

로드의 손에서 나오는 무지갯빛은, A6 Mk2 뿐만 아니라 로드 시험기의 붉은 기운도 잠재우고 있었다.


“앤 씨도 무리하지 말아요. 당신과 시험기는 여기서 멈춰선 안 되니까.”


태형은 통신으로 앤에게 그렇게 말하며, 로드의 양팔을 90도로 세웠다.

그러자 무지갯빛 기운이 흘러 로드 시험기와 A6 Mk2까지 넘어갔다.

곧 로드 시험기를 감싸고 있던 앤의 [오버드라이브] 기운이 사라지고, 그대로 작동을 멈췄다.


“나한테 뭘 한 거야, 프로스트!!”


그렇게 외치던 조종석의 앤에게, 무지갯빛 기운이 전해졌다.

그리고 앤은 바로 태형의 생각을 이해했다.


앤 씨, 이건 싸워서 이길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싸워 이길 수 없어?”


강렬한 욕망은 단지 밀어내려고만 해선 사라지지 않으니까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데?”


욕망을 바라봐요, 그리고 이해해요.


“이해해? 저걸?”


그 욕망 안에 숨겨진 또 다른 이유를 찾아요.


“욕망 그 자체가 이유가 아니고?”


같은 욕망이라도 이유는 다를 수 있어요.

이유는 모든 것이죠.

그 모든 것은 또 하나가 돼요.

그리고 결국 하나의 근원에 다다르죠.


“그게 뭔데?”


과열된 로드 시험기의 몸체에서 반투명한 열기가 위쪽으로 피어올랐다.

태형의 다음 대답을 기다리던 앤은, 시간이 지나도 목소리가 들리지 않자 조종석을 개방했다.

그리고 조종석 바깥 쪽으로 걸어나와 로드를 바라봤다.


“······”


앤은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로드의 손에서 뻗어 나온 무지개가 A6 Mk2의 검은 기운을 와해하고, 또 따스하게 감싸고 있었다.

아름다워지고 있었다.

세상이, 어둠이, 기체가, 사람이.

앤은 눈을 떼지 못한 채 그 광경을 계속해서 지켜봤다.

그리고 태형이 보고 있는 것과 같은 로이스 르웨의 기억 파편을 목격했다.


-저도 레긴 오빠처럼 되고 싶어요!

-넌 타고난 기골이 약하다. 정점에 오르기는커녕 무武의 길을 가는 것 자체가 병을 키울 수 있다. 체력 단련을 목적으로만 수련해라.

-그래도 할래요!

-해보고 싶다면, 해봐라. 다치지 않는 선에서.


어린 로이스 르웨.

그리고 그런 로이스를 진지하게 받아주고 있는 짧은 수염과 탄탄한 몸의 중년 남성.

두 사람이 도복을 입고 도장에서 훈련하는 기억이 처음이었다.


-흑흑······


그다음 기억은 묘지였다.

울고 있는 로이스와 그의 가족들.

그리고 로이스를 가르치던 중년 남성.

모두 어두운 표정으로 한 묘비를 보고 있었다.

묘비명은 레긴 르웨.

재르간 최강의 무도인, 여기 잠들다.


-레긴은 강했다.

-레긴 오빠······흑흑······

-그렇지만 상대는 더 강했던 거다.

-오빠보다 강한 사람은 없었잖아요!

-강함이란 다양한 척도로 측정될 수 있는 요소다. 레긴의 육체와 권법은 극에 달했지만, 다른 쪽은 아니었던 거다.

-그걸 어떻게 알아요!

-레긴을 가르친 건 나다. 녀석의 주먹이 졌다면, 그건 순간의 정신적 문제였겠지.

-그럼, 저는요? 제가 수련하면 오빠만큼 강해질 수 있어요? 오빠의 복수를 할 수 있어요?

-예전에도 말했지만, 너는 타고난 기골이 약하다.

-약하지 않아요!!

-네 주먹은 레긴 만큼 단단하지 못할 것이고, 네 주먹의 내지름은 레긴 만큼 빠르지 못할 거다.

-할 수 있어요! 오빠를 죽인 그 사람과 붙어서, 이길 수 있어요!

-해내고 싶다면, 노력해라. 레긴 보다 더한 노력을 해야, 녀석의 반이라도 따라갈 수 있을 거다.

-그럼 절, 제대로 가르쳐주실 거예요?

-나를 사부라고 부르거라.


작가의말

어라라 이게 아닌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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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끝이 아닌 끝 (5) 1부 完 +8 23.08.25 162 6 21쪽
99 끝이 아닌 끝 (4) 23.08.24 72 3 13쪽
98 끝이 아닌 끝 (3) 23.08.23 72 3 14쪽
97 끝이 아닌 끝 (2) 23.08.22 82 2 11쪽
96 끝이 아닌 끝 (1) 23.08.21 87 2 12쪽
95 남은 자들, 나아갈 자들 (4) +1 23.08.20 89 4 12쪽
94 남은 자들, 나아갈 자들 (3) 23.08.19 80 2 12쪽
93 남은 자들, 나아갈 자들 (2) 23.08.18 81 2 11쪽
92 남은 자들, 나아갈 자들 (1) 23.08.17 87 2 12쪽
91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7) 23.08.16 84 2 12쪽
90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6) 23.08.15 87 2 11쪽
»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5) 23.08.14 87 2 11쪽
88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4) 23.08.13 97 3 12쪽
87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3) 23.08.12 87 2 11쪽
86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2) 23.08.11 88 2 12쪽
85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1) 23.08.10 103 2 11쪽
84 희망의 빛 (5) 23.08.09 96 2 12쪽
83 희망의 빛 (4) 23.08.08 94 2 12쪽
82 희망의 빛 (3) 23.08.07 93 3 11쪽
81 희망의 빛 (2) 23.08.06 99 2 12쪽
80 희망의 빛 (1) 23.08.05 98 3 12쪽
79 광기의 데뷔 (6) 23.08.04 101 2 12쪽
78 광기의 데뷔 (5) 23.08.03 98 2 12쪽
77 광기의 데뷔 (4) 23.08.02 96 2 12쪽
76 광기의 데뷔 (3) 23.08.01 106 2 12쪽
75 광기의 데뷔 (2) 23.07.31 102 2 11쪽
74 광기의 데뷔 (1) 23.07.30 120 2 11쪽
73 해방 전선 (7) +1 23.07.29 114 2 12쪽
72 해방 전선 (6) 23.07.28 110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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