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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 파일럿의 2회차 게임 공략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SF

완결

유신언
작품등록일 :
2023.05.20 06:14
최근연재일 :
2023.08.25 07:30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31,090
추천수 :
845
글자수 :
558,048

작성
23.08.12 07:30
조회
87
추천
2
글자
11쪽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3)

DUMMY

베사 슈타인, 이커시 소장의 말을 들은 포브르가 경악했다.


“그게······무슨 소리야? 애들이 살아있어?”

“살아있다, 라······ 재밌는 관점이지요.”

“아니, 씨발! 지금 뭔 소리 하는 거냐고오!!!”


군인들에게 양팔을 붙잡힌 포브르가 바둥거리며 외쳤다.

베사 슈타인 소장은 그런 포브르를 보며 빙그레 웃었다.


“어떤 상태인지 곧 보게 될 겁니다. 자, 보니 양은 위쪽으로. 그리고 거기 리베르테는 실험실로.”


군인들은 슈타인 소장의 말대로 포브르와 보니 프하리브를 이동시켰다.

보니는 뒤늦게 자제력을 찾고 조용히 군인들을 따랐지만.

포브르는 흥분한 상태로 반항하다 군인들에게 구타당하며 끌려갔다.

포브르 레티는 곧 정사각형으로 된 거대한 실험실에 내동댕이쳐졌고.


쾅!


군인들은 실험실의 철문을 세게 닫았다.


“이런, 이런, 얼굴 상태가 말이 아니군요, 리베르테.”


실험실의 뒤쪽으로, 튼튼한 방탄유리를 사이에 두고 다른 공간이 투명하게 보였다.

그곳엔 슈타인 소장과 흰 복장의 연구원들이 포브르를 지켜보고 있었다.


“하······ 좆같네.”


포브르 레티는 입가에 흐르는 피를 닦으며 중얼거렸다.

그런 포브르를 향행 슈타인 소장이 유리 벽에 가까이 서서 말했다.


“곧 기분이 좋아질 겁니다. 동생들을 찾아 여기까지 온 거겠지요? 이제 상봉시켜 드릴 테니까요. 하하하.”

“······만날 수 있다고?”

“자, 들여보내세요.”


슈타인 소장의 지시 직후.

포브르가 갇힌 실험실의 중앙 철문이 열렸다.

그리고 그 문과 연결된 통로에서, 쿵쿵 거리는 소리와 함께 무언가 다가오는 것이 느껴졌다.


쿵, 쿵, 쿵, 쿵.


“······로봇?”


중앙 통로를 통해 걸어온 것은 인간 크기의 로봇 2기였다.

복잡한 내부의 구성들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아직 개발 중인 기종으로 보였다.

포브르는 그 로봇 가슴 쪽에서 익숙한 것을 발견했다.

그건 아까 생체 물자 실에서 본 유리통이었다.


“인사하세요. 프란츠, 그리고 롤랑.”

“뭣?”

“······”


슈타인 소장의 말에 포브르가 눈을 크게 떴다.

그러나 두 로봇은 아무 말 없이 멍하니 서 있을 뿐이었다.


“하하, 부끄러운 모양이지요? 오랜만에 혈육을 만났는데 좀 더 기뻐해야지요.”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슈타인은, 연구원에게 고갯짓으로 지시를 내렸다.

연구원들은 바로 조그마한 단말기를 조작했다.

그러자 로봇 가슴에 전류가 흐르고, 그게 유리통 내부로 전달되는 게 보였다.

동시에 로봇의 입에 달린 스피커에서 절규하는 기계음이 튀어나왔다.


“으, 으아아아아아!”

“아아아악!”

“뭐, 뭘 한 거야? 왜······ 로봇이 소릴 질러?”

“저들은 통증을 느낄 줄 알지요. 물론 그 통증 역시 진짜라고 할 수는 없지만요.”

“무슨 소릴 하는 거냐······”

“환상통, 이라는 겁니다.”

“환상통?”

“이미 사라져버린 육신에서 느꼈던 통증을, 뇌가 기억하고 있다가 재생하는 거지요.”

“······장난하는 거지?”


슈타인 소장의 설명이 정확히 무슨 뜻인지 이해한 포브르.

그는 믿기 힘든 현실을 부정하려는 듯 입술을 꽉 깨물었다.


씨발, 나도 알아, 장난이 아니라는 건.

하지만······ 너무 하잖아, 이런 건.


포브르는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그저 동생들의 신체가, 장기가 재르간에게 훼손되지 않기를 바랐다.

혹시나 그렇게 고통받고 있다면, 끝내주고 싶어서 이곳에 왔다.

가능하면 땅에 묻어주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은 더 잔혹했다.


“그만, 그만해······”

“좋아요.”


포브르의 부탁을 슈타인 소장이 순순히 들어줬다.

비명을 지르던 기계들의 소리가 점점 작아졌다.

그리고 다시 조용한 상태가 됐다.


“하지만, 프란츠, 롤랑? 인사는 해야지요. 안 그럼, 또 환상통을 겪게 하는 수밖엔 없어요.”

“······형.”

“포브르 형.”


슈타인의 협박이 끝나자마자.

두 로봇이 동시에 포브르를 불렀다.

포브르는 고개를 천천히 가로 저으며 물었다.


“아니지······? 너희······ 아니지?”

“······형······”

“미안해······”

“진짜로 너희야? 진짜?”

“나야, 프란츠.”

“내가 롤랑······”


두 로봇이 서로 자신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 광경을 보고 포브르가 실소했다.


“하, 하하······하······”

“어때요. 이게 다음 재르간을 이끌어 갈 새로운 강철 병사들이랍니다. 생체 재료도 식민지의 죄인들로 금방 구할 수 있으니 너무도 효율적이지요.”

“이 씨발!!”


쾅!!!


뒤에서 말하고 있는 슈타인 소장을 향해, 포브르가 돌아서서 주먹을 내질렀다.

그러나 유리 벽에 가로막혀 포브르의 주먹에 피만 날 뿐이었다.


“흥분하지 마세요. 힘을 아껴둬야 동생들과 싸울 수 있으니까요.”

“뭐······?”

“시작하세요.”


슈타인 소장의 지시와 함께, 연구원들이 다시 단말기를 조종했다.

그러자 프란츠와 롤랑이라 밝힌 로봇의 눈이 붉게 변했고, 다시 비명을 질렀다.


“아아아아아아아악!!!!”

“으아아아아악!!”

“뭐 하는 거야! 그만둬, 개새끼들아!”

“자, 프란츠, 롤랑. 거부하지 말고 명령에 따라요. 그러지 않으면 고통은 끝나지 않으니까.”

슈타인 소장의 말을 듣고 포브르가 상황을 알아차렸다.

자신의 두 동생이 저들의 명령에 듣고 있지 않아서, 고통받고 있음을.


“씨발, 프란츠! 롤랑! 놈들이 시키는 대로 해!!!”

“으아아악! 형!!! 안돼!!!”

“형을! 아아아! 죽여야······해!!!”

“해봐! 옛날에 놀던 것처럼 덤벼 보라고!”

“혀어어어엉!!”


타다다다다닥!


자제력이 풀린 로봇의 몸이 빠른 속도로 포브르에게 달려들었다.


“형! 미안해!”


휙!


로봇의 팔이 바람을 가르며 포브르에게 휘둘러졌다.


쾅!


포브르는 그걸 피하며 뒤로 도망쳤다.

로봇의 주먹은 방탄유리를 가격했으나, 유리 벽도 로봇도 멀쩡했다.


“형! 도망쳐!!!”

“내가 그런 건 잘해.”


쫓고 쫓기는 시간.

하지만 수 분이 흐른 뒤, 포브르는 호언장담한 것에 비해 빠르게 지쳐갔고.

로봇은 여전히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다.


“형!”


콰앙!


강하게 힘이 실린 프란츠 로봇의 주먹.

그걸 포브르가 헉헉대며 간신히 피했다.

대신 주먹은 유리 벽을 세게 쳤다. 어느새 수많은 금이 새겨진 유리 벽.

그러나 방탄유리답게 깨지진 않았다.


“형! 도망쳐! 형!!!”


이어 롤랑 로봇이 양손을 모아 누워있는 포브르의 복부를 내리찍으려 했다.

포브르는 몸을 굴렸지만, 회피하는 데에 반 박자 늦고 말았다.


콱!


“아아악!”

“형! 미안해! 형! 미안해에에에!!!”

“포브르 형!!! 형!!! 진짜, 미안해······!”


포브르의 오른쪽 팔이 로봇의 공격에 그대로 짓눌렸다.

피부가 찢기고, 피가 터지고, 너덜너덜해진 팔.

포브르는 남은 비명을 삼키며 다른 손으로 팔을 감쌌다.

그리고 슈타인 소장을 향해 말했다.


“기다려, 잠깐!”

“하하하 이제 와 잠깐이라고 하면 들어줄 리가요.”

“나! 나! 리스타우러 함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어!”


포브르가 로봇들로부터 도망치며, 다급하게 외쳤다.

그의 발언에 흥미를 느낀 슈타인 소장이 확인했다.


“리스타우러 함?”

“아까, 너랑 루트비히가 걸어가며 나눈 대화 ! 헉, 헉, 들었거든! 그 사라진 함에 대해 궁금하지 않아!? 후우, 지금 어디 있는지!”

“호오. 쥐새끼처럼 저와 루트비히 경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니. 그래도 그 함의 위치 정보를 알고 있다면, 루트비히 경께서 좋아하시겠지요. 용서할 만하군요.”

“그래, 헉, 헉, 그러니까 좀 멈춰 보라고!”

“좋아요. 그럼, 잠시 살려두지요.”


슈타인 소장의 의지에 따라, 프란츠 로봇과 롤랑 로봇의 움직임도 멈췄다.

포브르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잠시 제자리에 섰다.


“하지만 그 정보가 쓸모없으면······ 알지요?”

“하아, 후. 알았으니까, 일단 통신기나 좀 빌려줄래?”

“그러지요. 어차피 저희 쪽 스피커로 통신 내용이 다 들리니, 허튼짓은 하지 말고요.”

“그거 걱정도 병이야.”


얼마 지나지 않아, 포브르가 강제로 던져졌던 출입문이 열렸다.

그리고 한 연구원이 포브르에게 휴대용 통신기를 건넸다.

포브르는 통신기에 자신만 알고 있는 리스타우러 통신 채널 번호를 입력하고, 통신을 연결했다.

이어 리스타우러 쪽에서 금방 통신을 받았다.


“······루에거 대령님.”

[여! 포브르 레티 소위! 어때!]

“뭘 어떻긴요, 죽여줍니다······”

[핫, 그래? 그래도 용케 연락했군.]

“아······제가 운이 뒤지게 좋아서요. 그보다 대령님, 지금 리스타우러 위치는 어딥니까?”

[핫핫핫! 어딜 것 같아?]


루에거 모스타슈 함장의 웃음이 큼직하게 실험실 안과 밖에서 울렸다.

베사 슈타인이 있는 유리 벽 너머의 공간에서도, 스피커를 통해 통화 내용을 그대로 듣고 있었던 탓이다.

포브르는 슈타인 소장의 눈치를 보며, 말을 이었다.


“뭐 알 것 같지만 그래도 확인차 물어봅니다.”

[신호가 찍히는 곳 바로 위다. 하강 중이야.]

“빠르네요. 시기도 적절하고.”

[적절하다니, 다행이군.]

“대령님.”

[응?]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가 내쉰 후.

포브르가 루에거에게 다시 말했다.


“지금입니다. 눌러주십시오.”

[핫, 그렇군. 동생은······찾았나?]

“네, 잘 찾았습니다.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대령님.”

[약속대로, 10초 후에 누르지. 지하에선 행복해라. 포브르.]


뚝.


루에거의 마지막 인사를 들은 후.

포브르가 통신을 종료했다.

그걸 들은 슈타인 소장이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포브르에게 물었다.


“이게 다 무슨 소리지요?”

“별것 아니고. 우리가 한 약속이 있거든. 일단 말해줄게, 리스타우러 함이 어디 있는지.”

“?”


포브르가 너덜너덜한 오른팔을 들었다.

그리고 검지로 천장을, 하늘을 가리켰다.


“네놈들 머리 위야 이 병신들아. 하하하하하!”

“예!?”

“미안하지만 내 몸엔 위치추적기가 처박혀있거든!”

“이, 이이익······! 프란츠! 롤랑! 저자를 죽여버리세요!”


다시 내려진 슈타인 소장의 명령.

프란츠, 롤랑 로봇의 눈이 또 빨갛게 되며 포브르에게 공격을 재개했다.


“형 진짜 미안해!!”

“포브르 형! 도망쳐······!”

“루트비히 경께 얼른 이 사실을 보고하세요!”


슈타인 소장이 부하에게 지시하는 사이.

포브르는 도망가지 않고 두 팔을 벌렸다.

그리고 달려드는 자기의 동생들을 맞이했다.


“걱정하지 마. 얘들아!”

“······?”

“몸에 위치추적기 말고 폭탄도 하나 심겨 있거든.”


그 말을 들은 연구원 하나가, 프란츠와 롤랑 로봇을 일시 정지했다.

포브르가 말한 폭탄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함이었다.


“프란츠! 롤랑! 미안해, 이 형이 마지막으로 해줄 수 있는 게 이것뿐이라. 우리 다 같이 이 지옥에서 해방되자!”


콰아아아아아앙!!!


작가의말

여기까지 포브르 레티였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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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끝이 아닌 끝 (5) 1부 完 +8 23.08.25 162 6 21쪽
99 끝이 아닌 끝 (4) 23.08.24 72 3 13쪽
98 끝이 아닌 끝 (3) 23.08.23 72 3 14쪽
97 끝이 아닌 끝 (2) 23.08.22 82 2 11쪽
96 끝이 아닌 끝 (1) 23.08.21 87 2 12쪽
95 남은 자들, 나아갈 자들 (4) +1 23.08.20 89 4 12쪽
94 남은 자들, 나아갈 자들 (3) 23.08.19 80 2 12쪽
93 남은 자들, 나아갈 자들 (2) 23.08.18 81 2 11쪽
92 남은 자들, 나아갈 자들 (1) 23.08.17 87 2 12쪽
91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7) 23.08.16 84 2 12쪽
90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6) 23.08.15 87 2 11쪽
89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5) 23.08.14 87 2 11쪽
88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4) 23.08.13 97 3 12쪽
»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3) 23.08.12 88 2 11쪽
86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2) 23.08.11 88 2 12쪽
85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1) 23.08.10 103 2 11쪽
84 희망의 빛 (5) 23.08.09 96 2 12쪽
83 희망의 빛 (4) 23.08.08 94 2 12쪽
82 희망의 빛 (3) 23.08.07 93 3 11쪽
81 희망의 빛 (2) 23.08.06 99 2 12쪽
80 희망의 빛 (1) 23.08.05 98 3 12쪽
79 광기의 데뷔 (6) 23.08.04 101 2 12쪽
78 광기의 데뷔 (5) 23.08.03 98 2 12쪽
77 광기의 데뷔 (4) 23.08.02 96 2 12쪽
76 광기의 데뷔 (3) 23.08.01 106 2 12쪽
75 광기의 데뷔 (2) 23.07.31 102 2 11쪽
74 광기의 데뷔 (1) 23.07.30 120 2 11쪽
73 해방 전선 (7) +1 23.07.29 114 2 12쪽
72 해방 전선 (6) 23.07.28 110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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