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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 파일럿의 2회차 게임 공략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SF

완결

유신언
작품등록일 :
2023.05.20 06:14
최근연재일 :
2023.08.25 07:30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31,100
추천수 :
845
글자수 :
558,048

작성
23.08.0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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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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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2쪽

광기의 데뷔 (3)

DUMMY

테그란 강물 속.

그곳에는 대교의 폭발을 피해 뛰어든 로드가 있었다.

로드는 추진체를 쓰지 않고 온전히 팔다리의 움직임만으로 물속을 헤엄쳤다.


‘대략 7초 후 리스타우러가 강변에 도착한다. 적 포격이 재개되고, 전자기 방어 그물로 공격을 막는 것까지는 14초.’


로드 조종석의 태형은 그 시간을 계산하며 로드의 속도를 높였다.

이 전장에서 자신의 역할은 선봉.

실제론 총알받이가 아니지만, 어쨌든 총알받이의 역할이었다.

자신이 이목을 끌어야, 리베르테 함대의 피해가 최소화된다.


‘날 따라 입수한 건가.’


그런 태형의 앞에, 2세대 재르간 군용 토르들이 속속들이 등장했다.

군단장, 밀트레르 프른스비네 소장의 지시에 따라 테그란 강으로 똑같이 뛰어든 토르들이었다.

태형은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여기까지 예상한 범위 내였기 때문이다.


‘레이더에 탐지되는 수만 해도 거의 100여 대······’


태형은 로드 조종석 보조 모니터에 표시된 레이더 정보를 보며 고민했다.

EMP는 물을 제대로 투과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연합으로부터 재보급받은 미사일 포드 모듈의 EMP 미사일을 써봐야 무용지물.

게다가 빔 소드나 에너지 빔 역시, 물속에서 위력이 분산되기 때문에 고출력이 아니고선 쓸 수 없다.


[추가 장갑 모듈]

[추가 무장 선택 : 초음파 나이프]


대신 태형이 선택한 건, 중장갑 모듈에 포함된 추가 무장이었다.

태형이 무장을 고르자, 로드의 추가 장갑 양 옆구리 부분의 작은 덮개가 열렸다.

그리고 그곳에서 각각 토르용 나이프가 하나씩 사출됐다.

태형은 이를 로드의 두 손에 쥐게 했다.


‘빠르게 처리하고, 올라간다.’


이어 태형은 조종석의 추진체 설정 스위치를 눌러, 추진체 작동 형태를 [공중]에서 [수중]으로 변경했다.

그리고 로드의 추진체 출력을 다시 상승시켰다.


우우우우웅.


로드의 추진체에서 푸른 불꽃이 아닌, 커다란 물줄기가 쭉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 추진력을 통해 로드가 빠른 속도로 수중을 이동했다.

로켓처럼 수중을 쾌속으로 이동하는 로드를 향해, 2세대 토르들이 허우적거리며 다가왔다.


[리밋 드라이브]!


태형은 망설임 없이 [리밋 드라이브]를 사용했다.

기체 내부가 분홍빛으로 물들고, 모든 움직임과 속도가 향상됐다.


[신형 토르! 최소 100······아니 110노트로 접근 중!]

[옵니다!!!]


로드의 움직임은 지상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물의 저항을 이겨낼 정도로 강한 추진력과 동력.

오히려 더 자유롭게 움직이며 적, 재르간 군용 토르에게 가까이 붙었다.


[초음파 나이프 : 진동 작동]


로드는 즉시 손에 들고 있던 나이프를 휘둘렀다.

나이프가 지나간 자리는 엄청난 기포가 일었고, 재르간 군용 토르의 몸체는 너무도 깔끔한 단면으로 잘려나갔다.


[읍! 기체 손상! 물이 차오릅니다! 탈출!]


파괴된 토르의 파일럿이 탈출하기도 전.

태형은 다시 로드를 조종해 물속을 뛰어올랐다.

그리고 또 다른 재르간 군용 토르들에게 다가가 나이프를 휘둘러댔다.

그렇게 수차례.

재르간 2세대 군용 토르들이 수중에서 순식간에 반으로 갈라지며, 파일럿들이 탈출해댔다.


[어째서! 어째서!]

[으아아앗 오지마!!!]

[에잇, 바보 녀석들! 뭣하는 거냐! 도대체!]

[대대장님! 적의 움직임은 거의 지상 수준······ 어떻게 저럴 수 있는진 모르겠지만, 지금 저희 기체로는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조금만 버텨! 곧 기함에서 지원이 간다!]

[기함이라면?]

[그래, 어제 그 난동을 피운 새끼다!]

[읏, 그 자 괜찮은 겁니까!?]


······


태형은 적의 통신을 도청하다 의아한 내용을 들었다.

누군가 이곳에 오고 있다.

재르간 군의 기대와 두려움을 동시에 받는 존재.

태형은 로드로 계속해서 적 기체를 파괴하며, 게임 로드(ROD) 속에서 그럴만한 자를 머릿속으로 추려봤다.


‘지금, 이 시점에 등장할만한 자 중에선······’


이커시에 간 루트비히.

루트비히가 대동한 칼테 크리거.

그리고 레나의 움직임.

모든 조건을 봤을 때, 가장 먼저 나타날만한 자는······


[으, 으아아악!]

[미, 미친놈이! 또 아군을 공격합니다!]

[씨발! 대대장님!!]

[A5!! 뭐 하는 거냐! 루트비히 프로스트 경의 뜻대로 움직여!]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칼테 크리거 A5, 트레그 베르터.

태형은 상대를 깨닫고 눈을 크게 떴다.

캐릭터 성향상 가장 빨리 [신경 동기화]와 약물에 적응이 빠른 자였다.


‘그러니, 루트비히 프로스트가 가장 먼저 이커시 사양의 [신경 동기화] 기술 탑재 토르를 내주는 건 당연한 순서였겠지.’


태형은 [리밋 드라이브]를 풀었다.

그리고 로드의 카메라 시야 멀리서.

로드처럼 펌프제트를 이용, 수중을 고속으로 이동 중인 기체를 발견했다.

A5 Mk2 이커시 사양.

로드의 개발 도안을 바탕으로, 재르간 보티클라 연구소에서 제작하고 이커시에서 개조한 토르였다.

한데, A5 Mk2는 그냥 오고 있던 게 아니었다.


‘재르간 군용 토르를······’


A5 Mk2는 스쳐 지나가는 자신의 아군들, 재르간 군용 토르를 장검으로 베고 있었다.


‘초음속 블레이드인가.’


태형은 A5 Mk2가 사용하는 토르용 장검의 정체를 파악했다.

그건 지금 로드가 사용하는 나이프와 동일한 원리로 작동하는 무기.

상대해본 적도 있었다.

로드(ROD) 게임 속에서.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A5 Mk2는 간단하게 제압할 수 있는 상대는 아니었다.

게다가, 태형의 일차적 목표는 이곳의 제압이 아니라 리베르테 전함들의 보호.


‘강에서 시간을 너무 많이 뺏기면 안 돼.’


태형은 조종간에 손을 댄 채, 적들의 동향을 살폈다.

재르간 2세대 군용 토르들은 사실상 로드와 A5 Mk2의 공격을 피하고자 흩어지고 있었다.

반면 A5 Mk2는, 전속력을 다해 로드에게 오고 있었다.

태형은 침착하게 [시간 동기화]를 써서 육안과 음파 탐지를 통해 지형을 분석했다.

그리고 시기를 기다렸다.


[도련님! 도련님! 도련님! 도련님! 도련님! 도련님! 도련님! 도련님! 도련님! 도련님! 하하하하하하하하하!]


A5 Mk2의 파일럿, 트레그 베르테는 로드와 통신하고 있는 것이 아님에도, 미친 사람처럼 엘리엇을 불러댔다.


[제가! 왔어요!! 트레그가!! 도련님의 아름다운 몸과 마음을!! 만져드리죠!!]


지금이다.


A5 Mk2가 로드와의 간격을 좁히며 장검을 드는 순간.

태형은 [시간 동기화]로 시간의 흐름을 늦추고, 재빨리 로드의 조종간을 조작했다.


[리밋 드라이브].


그리도 [리밋 드라이브]를 썼다.

로드가 시간의 흐름을 돌파하듯, 기체 한계에 다다른 속도로 움직였다.

정확히는 쏘아졌다.

쏘아진 곳은 A5 Mk2가 왔던 방향.

[시간 동기화]가 천천히 풀리고,


[도련님~!!!! 사랑해~~요오오오오오!!!!]


트레그는 태형이 탄 로드를 향해 A5 Mk2의 장검을 휘둘렀지만.

로드는 이미 그곳에 없었다.


[와아아아아!!! 도련님!!! 도련님!???]


로드는 폭발적인 속도로 삽시간에 A5 Mk2의 머리 위를 넘었다.

그리고 그 속도 그대로, 넘실대는 수면까지 상승했다.

그렇게 1초도 지나지 않아, 로드는 수면을 돌파해 공중으로 뛰어올랐다.

그 상황에서 태형은 바로 로드의 추진체 작동 형태를 [수중]에서 다시 [공중]으로 바꿨다.

이어 추진체 출력을 또 최대로 높여 북쪽 강변을 향해 포물선을 그리듯 날아갔다.


[엘! 기다리고 있었어!]


강변 남쪽에 있던 리스타우러 함의 루에거 함장이 태형에게 통신했다.

날아서 테그란 강을 넘어가고 있는 로드를 막 발견한 것이었다.

태형은 우선 루에거에게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루에거 함장. 좀 늦었네요.”

[아니 괜찮아! 딱 맞춰 왔어! 다만 전자기 방어 그물은 방금 썼다! 다음 충전까지 한 15초 남았고!]

“지금부터 로드로 적의 이목을 끌도록 하죠.”


태형은 자신이 내뱉은 말대로, 테그란 강의 북쪽 강변 한복판에 로드를 착지시켰다.


쿠웅!!


적진 한복판.

로드가 워낙 빠르게 휘젓고 다닌 탓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던 재르간 군.

그들이 뒤늦게 전차의 포신을 돌리고 대기하고 있던 토르들을 움직였다.


[각도 조심해! 아군을 맞추면 안 돼!]

[대대장님 지금 쏴야 합니다!]

[토르 대대가 접근하기 전까지 기다려!]

[전투기 3개 소대가 지금 출격한다고 합니다!]

[젠장, 적함이나 노리라고 해!!]


그러나 로드는 적을 기다려주지 않았다.

추진체에서 즉시 푸른 불꽃을 뿜으며, 일직선으로 직진한 로드.

양손에 들고 있던 초음파 나이프에 추가로 빔 소드까지 출력해, 주변의 전차들의 뚜껑을 모조리 날려버리며 지나갔다.


[씨발, 이게 도대체 무슨 전투야······]

[대대장님! 칼테 크리거 A5 Mk2! 올라옵니다!]

[미친놈들끼리 싸우게 해! 토르 대대! 뒤로 빠져!]

[전차들은 어떻게 합니까?]

[방금 못 봤어? 거기 껴있으면 전차를 지키기는커녕 다 사이좋게 개죽음이야!]

[옛! 영광!]


토르 대대가 전차 대대 지키기를 포기하고, 로드와 간격을 두기 위해 후퇴하는 동안.

테그란 강물 속에 있던 A5 Mk2 역시, 뭍으로 튀어나왔다.


“도련니이이이이이이이이임!!!”


트레그 베르터가 A5 Mk2의 외부 스피커를 통해 소리를 질렀다.

그리곤 추진체 출력을 높이며, 또 로드를 향해 달려들었다.


“저를 두고 가시면 어떻게 해요!! 저는 도련님의 하인!! 도련님의 셰퍼드!!! 도련님의 연인!!!”

“······연인?”


너무 황당했던 나머지, 태형은 트레그의 말을 입 밖으로 곱씹었다.

그리고 느꼈다.


적의가 없다.


태형은 A5 Mk2가 분명, 자신을 노리고 공격하고 있음에도 적의를 느끼지 못했다.

그건 무아지경에 가까운 상태.

그저 감정과 신경이 원하는 대로 몸을, 기체를 흔들고 움직일 뿐.


‘블레 패트리가 쓰던 것보다 향상된 것 같지만······’


그러나 태형에게 블레 패트리-가페 전투 때만큼의 압박감은 없었다.

태형은 A5 Mk2가 로드를 향해 휘두르는 장검을 보며, 로드의 조종간을 살짝 움직였다.

트레그의 움직임을 읽고, 약간의 기동機動만으로 공격을 가볍게 피할 수 있었다.


“아름다워요! 아름다워! 아름다워어어어!!!”


태형은 알아챘다.

트레그 베르터.

그는 자신을 죽이기 위해 이곳에서 움직이고 있는 게 아니었다.

그냥 보고 싶었던 거였다.

로드의 움직임을, 태형의 조종을.


“하하하하하! 이것도! 이것도!”


장검을 휘두르거나 찌르는 등, 여러 방식으로 공격을 시도한 A5 Mk2.

그러나 단 한 번도 성공하지 못하자, 결국 제자리에 멈춰 섰다.


“엘리엇 도련님!!! 도련님도 저처럼 토르와 한 몸이 된 건가요? 저도 도련님처럼 토르와 한 몸이 된 건가요!!!!”

“······아뇨. 저는 조종 장치를 조작하고 있을 뿐입니다.”


멀리서 포를 쏴대는 재르간 군의 공격을 피하며.

태형은 트레그에게 대답해줬다.

그러자 멍하니 서 있는 A5 Mk2 속, 트레그가 절망하듯 소릴 뱉었다.


“아니라고요오오오??? 그럼······저는, 저는 어떻게 해야 도련님과 한 몸이 될 수 있는 건가요오오오오!!!”

“······!”


태형은 그제야 압박감을 느꼈다.

그리고 봤다.

A5 Mk2의 몸체에서 검은 기운이 올라오고 있음을.


작가의말

진짜 정신없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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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끝이 아닌 끝 (5) 1부 完 +8 23.08.25 162 6 21쪽
99 끝이 아닌 끝 (4) 23.08.24 72 3 13쪽
98 끝이 아닌 끝 (3) 23.08.23 73 3 14쪽
97 끝이 아닌 끝 (2) 23.08.22 83 2 11쪽
96 끝이 아닌 끝 (1) 23.08.21 87 2 12쪽
95 남은 자들, 나아갈 자들 (4) +1 23.08.20 90 4 12쪽
94 남은 자들, 나아갈 자들 (3) 23.08.19 81 2 12쪽
93 남은 자들, 나아갈 자들 (2) 23.08.18 82 2 11쪽
92 남은 자들, 나아갈 자들 (1) 23.08.17 87 2 12쪽
91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7) 23.08.16 84 2 12쪽
90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6) 23.08.15 87 2 11쪽
89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5) 23.08.14 87 2 11쪽
88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4) 23.08.13 97 3 12쪽
87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3) 23.08.12 88 2 11쪽
86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2) 23.08.11 89 2 12쪽
85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1) 23.08.10 103 2 11쪽
84 희망의 빛 (5) 23.08.09 96 2 12쪽
83 희망의 빛 (4) 23.08.08 95 2 12쪽
82 희망의 빛 (3) 23.08.07 93 3 11쪽
81 희망의 빛 (2) 23.08.06 99 2 12쪽
80 희망의 빛 (1) 23.08.05 99 3 12쪽
79 광기의 데뷔 (6) 23.08.04 101 2 12쪽
78 광기의 데뷔 (5) 23.08.03 98 2 12쪽
77 광기의 데뷔 (4) 23.08.02 96 2 12쪽
» 광기의 데뷔 (3) 23.08.01 107 2 12쪽
75 광기의 데뷔 (2) 23.07.31 102 2 11쪽
74 광기의 데뷔 (1) 23.07.30 120 2 11쪽
73 해방 전선 (7) +1 23.07.29 114 2 12쪽
72 해방 전선 (6) 23.07.28 110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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