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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 파일럿의 2회차 게임 공략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SF

완결

유신언
작품등록일 :
2023.05.20 06:14
최근연재일 :
2023.08.25 07:30
연재수 :
1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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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845
글자수 :
558,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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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0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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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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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희망의 빛 (1)

DUMMY

080. 희망의 빛 (1)


북쪽 테그란 강변.

로드와 A5 Mk2가 맞붙은 짧은 전투.

소름 끼칠 만큼 불길한 검은 기운을 내뿜던 A5 Mk2.

그리고 그걸 상대로 물러서지 않고 맞서는 로드.

이를 재르간 군도, 리베르테도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예상 범위를 아득히 벗어난 전투로군.”

“엘······!”


둘의 움직임은 사람들이 알고 있던 기존의 토르 전戰과는 전혀 다른 속도와 전투방식을 보여줬다.

그러다 갑자기 A5 Mk2의 검은 기운이 터질 듯 커졌고, 로드의 몸체에서도 붉은 기운이 선명해졌다.

그러나 여전히 더 강력한 건 A5 Mk2의 검은 기운이었다.

로드가 출력을 최대로 끌어올리며, 기운을 뚫고 공격하려는 듯 보였으나.

A5 Mk2는 너무도 쉽게 이를 방어했다.


“!”


그 순간이었다.


“저건······!”


강렬한 흰빛이 로드의 팔에서 뿜어지더니.

곧 A5 Mk2를 감싸고 있던 검은 기운이 사라지듯, 뚫렸다.

순간을 놓치지 않고, 로드의 손이 A5 Mk2의 몸에 닿았다.

그리고 번쩍였다.


“읏!”

“으아!”


멀리서 지켜보던 사람들이 눈을 가려야 할 만큼 밝은 빛이었다.

전함에서 바깥을 카메라로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도, 디스플레이에 온통 흰색 화면만 표시된 걸 보게 됐다.


“어떻게 된 거지? 열화상 감지 카메라는?”

“그게, 모든 곳의 온도도 지나치게 높아서 제대로 식별이 안 됩니다!”

“그래서······ 빛이 따듯하게 느껴지는 건가?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지? 엘 괜찮은 거냐······”


리스타우러의 함교.

루에거는 엘리엇, 태형을 걱정했다.

다행히 근방을 비추던 빛은 조금씩 약해지고.

시야 확보가 가능한 수준까지 밝기가 줄어들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전투의 결과를 확인했다.


“검은······ 구멍?”


A5 Mk2의 몸체 중심에 검은 구멍이 나 있었고.

그 구멍 안으로 로드의 팔에서 흘러나오는 흰빛이 새어 들어가고 있었다.


“저긴 토르의 코어 위치가 아닌가?”



재르간 군단의 기함 안.

군단장인 밀트레르 프른스비네 소장은 미간을 찌푸리며 부하에게 물었다.

그는 평생 처음 보는 광경에 기묘함을 넘어선 불쾌감을 느꼈다.


“맞습니다. 군단장님.”


토르에 에너지를 보급해주는 코어.

A5 Mk2의 그 부위가 어떤 미지의 통로를 연 것처럼, 많은 걸 빨아들이고 있었다.


“본국과 루트비히 경에게 연락해. 저 장면 그대로 송출해라.”

“옛! 영광!”


하지만 그 광경은 재르간 군 본부로 송출될 만큼 오래 유지 되지 않았다.

로드가 양손을 내밀어 그 검은 구멍에 가까이 대자.

갑자기 무지갯빛이 주변으로 퍼지며 어둠이 완연하게 사라졌기 때문이다.


[뭐지, 이 평온함은······]

[너도 그래? 나도 뭔가 이상해.]

[······저 빛을 보니 마음이 편해졌어.]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이 나······]

[난 몇 년 전에 죽은 강아지가······]


그 빛의 파장에 노출된 재르간 군인들이, 통신으로 자신들이 느낌 감각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모두, 통신으로만 웅성대다 결국 토르와 전차 밖으로 나왔다.

이미 전의는 없었다.

전투기들도 회항하고 있었고, 전함들도 상황을 지켜보느라 포격을 멈췄다.

사람들의 시선은 온통 로드와 A5 Mk2가 있는 쪽을 향했다.


“끝인가 보네요.”

“응······”


로드의 조종석 안.

태형과 레나의 영체靈體가 말을 주고받았다.

랑케 터야만의 영체는 이곳에 없었다.

그리고, 검은 구멍이 있던 A5 Mk2의 중앙 역시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코어가······”


본래 있어야 할 M-코어도, 코어 에너지 추출을 위한 장치도, 그 외의 전선과 장갑도.

하나도 없이, 맞은 편이 훤히 보이도록 그저 둥글게 비어있었다.


“완전히 사라졌어. 마음도, 생각도 기운도 이제 빨려 들어가지 않아.”

“다행인, 거겠죠?”

“응. 내가 느끼기에는.”

“아까······ 그 목소리들은, 그 사람들은 뭐였어요?”


태형은 레나에게 빛의 통로에서 들었던 목소리에 관해 물었다.

트레그 베르터의 마음과 접촉하면서, 누군지 모를 의지들이 태형의 입을 움직였고.

그들의 말이 여러 목소리로 흘러나왔었다.


“우리가 지키고자 했던 마음들.”

“지키고자 했던?”

“우리가 그들을 도와준 것처럼, 그들도 우릴 도와준 거야.”


레나의 영체는 그 말을 끝으로, 로드의 조종석에서 떠올랐다.

그리곤 영체가 마치 잡아당겨지듯, 하늘로 솟았다.

자기 몸으로 돌아간 것이었다.


“고마워요. 레나.”


그리고 누군지 모를 사람들도.


태형은 로드를 천천히 움직여, A5 Mk2의 조종석 덮개를 뜯었다.

그러자 [신경 동기화] 헬멧을 쓰고 있는 트레그 베르터의 잠든 모습이 드러났다.

미소 짓고 있는 그의 얼굴.

태형은 A5 Mk2의 몸체를 분리하곤, 조종석만 떼어 내 땅에 내려놓았다.


당신은 감내할 수 있을 거야.

저지른 것들에 대한 죄도, 당신의 타고난 것들도.


그렇게 생각하던 태형은, 뒤늦게 로드의 디스플레이에 뜬 메시지를 확인했다.


[코드 XR-FK002]

[파일럿 생체 인식 중······]

[파일럿의 코어 감응력 향상을 확인······]

[최대 에너지 출력이 상승합니다.]

[에너지 프리즘 사용이 가능해졌습니다.]


*


리베르테와 재르간 제국의 첫 전면전.

테그란 강 전투의 결과가 전 세계에 보도됐다.


[오늘 재르간 군과 리베르테의 전면 충돌이 있었습니다. 콜 아이엔에서 르포 라게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하겠습니다.]

[네, 콜 아이엔에 나와 있는 르포 라게 기자입니다. 오늘 오전 테그란 강변에서 벌어졌던 재르간 군과 콜 무장단체 리베르테와의 전투가 빠르게 막을 내렸습니다.]


테그란 강변을 배경으로 기자가 준비한 내용을 침착하게 읊었다.


[제보에 의하면 강변에서 토르 간의 전투 중 강한 빛이 터져 나왔고, 직후 갑자기 전의를 잃은 재르간 군 대다수가 군사 장비를 그대로 둔 채 리베르테에 항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이 전투에 참여한 재르간 군에는 프로스트 가문의 사병 칼테 크리거도 포함돼 있었다고 합니다.]


기자가 말하는 사이, 뉴스에는 재르간 군함 5척이 상공을 날고 있는 민간인 제공 영상이 재생됐다.


[리베르테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임시 군단을 지휘했던 재르간의 밀트레르 프른스비네 소장과 그의 전투함 5척은, 전투를 포기하고 콜 북부로 퇴각했습니다.]


영상은 바뀌어서, 콜 아이엔의 재르간 주둔 기지 전경이 나타났다.

그리고 싸우는 리베르테 소속 3세대 토르들과, 앤 소담이 조종하는 A11 Mk2의 모습도 거칠게 담겨있었다.


[리베르테는 다시 전투에서 승리함과 동시에 양동작전을 통해 재르간의 아이엔 주둔 기지를 쉽게 손에 넣었습니다······]


삑.


한 남자의 손이 리모컨을 눌러, 뉴스를 보여주고 있던 큰 디스플레이를 껐다.

연합군 회의실 안.

연합의 고위 정치인을 포함해 군 장성들이 모인 이곳의 의제는 “리베르테의 처분”이었다.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연합군은 그간 재르간 군에게 지역 전에서 대패하며 영토를 쉽게 내줘왔는데, 한낱 무장단체인 리베르테가 이렇게 간단히 콜을 수복하다뇨.”

“정말 우리 군은 도대체 뭘 하고 있던 겁니까? 군이 매해 쓰는 예산을 생각하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작금의 상황에 대해 누가 책임질 건가요? 이대로 리베르테 뉴스가 퍼져나가면, 연합 내 여론은 분명 연합 정부와 통합군에 대한 무능력함을 지적할 겁니다.”


연합 소속 정치인들의 날 선 아우성이 회의실을 한바탕 휩쓸었다.

연합군 사령관 하든 타프 4성 장군을 비롯, 군 장성들은 대체로 침통한 표정으로 입을 다물었다.

정치인들의 말이 다 옳은 것도 아니고 고까움도 컸지만, 현시점에 그걸 지적해봐야 분란만 키우는 법.

하지만, 단 한 명이 무표정한 얼굴로 대화에 끼었다.

일종의 총대를 멘 자였다.


“리베르테의 성과가 곧 연합의 평판을 떨어트릴 거라는 건 이전부터 저희도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어떤 조치도, 대응책도 없는 겁니까? 칸샤스 리스 준장!”

“리베르테의 수장 쿠 시옹이라는 자는 상당히 약은 인물입니다. 파렐 하븐 전에 갑자기 전황에 개입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그때는 우리의 허점을 파고들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원하는 대로 동맹을 맺었습니다만.”


칸샤스 리스는 정치인들을 눈으로 한 번 훑은 후 말을 이어 나갔다.


“저희 정보관리실에서 리베르테를 처단할 자료를 착실히 만들고 있습니다.”

“처단할 자료? 그걸 만든다고요?”

“듣기에 따라 거북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말해보시죠.”

“우선 리베르테와의 동맹을 끊으려면 그에 맞는 합당한 사유가 필요합니다. 게다가 현재 리베르테의 세력이 연합에 해가 됨을 증명해야 이들을 처단할 수 있습니다.”

“거 당연한 얘기 아니오!”


정치인들이 황당하다는 듯 칸샤스 리스를 향해 소리쳤다.

그러나 칸샤스는 여전히 침착했다.


“그렇게 만들겠다는 겁니다.”

“그게 가능한 겁니까?”

“근시일 내로, 파렐 하븐에 남아있는 리베르테의 수장 쿠 시옹을 체포하고, 현재 리베르테가 점령한 콜 중남부 지역도 연합이 취득하도록 하겠습니다.”

“호언장담을······”

“연합군 정보관리실의 수장이 말하는 것이니, 근거가 없진 않을 겁니다.”


연합군 사령관 하든 타프 장군이 칸샤스 리스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이어 둘은 잠시 서로의 눈을 바라봤다.

칸샤스 리스는 하든 타프 장군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다시 말했다.


“네, 더는 리베르테가 연합의 평가를 떨어트리지 못하도록 조치하겠습니다.”


*


콜 중부 아이엔 주둔 기지.

리베르테 함대 4척이 기지 내외로 자리를 잡았고.

대원들이 항복한 재르간 군인들을 포박하며 시설을 정리하고 있었다.


쿵, 쿵, 쿵, 쿵······


천천히 움직이는 토르의 발걸음 소리가 아이엔 기지 내에 울려 퍼졌다.

정리하고 있던 대원들은 그 소리를 내는 중인 기체, 로드를 넋 놓고 바라봤다.

로드라는 기체의 특별함 때문만이 아니었다.

로드와 그 파일럿 엘리엇 프로스트, 태형이 직전 전투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보았기 때문이었다.


“······”


경이롭게 보는 자들이 대다수였지만.

두려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대원들도 적지 않았다.

이해할 수 없는 현상,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의 성능.

그건 또 예상할 수 없는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음을 뜻했으므로.

그러나 적어도, 리스타우러 함의 대원들만은 같은 표정과 마음이었다.


“엘리엇 씨! 여기로~!”


왼팔에 붕대를 매고 있는 리베르테 대원 한 명.

그가 멀쩡한 팔을 세차게 흔들며 로드를 기지 격납고로 유도했다.

반가움과 고마움이 섞여 있는, 밝게 웃는 얼굴이었다.

태형은 로드를 격납고 안의 토르 거치대에 세워두고, 조종석에서 나왔다.

그러자 리스타우러 함의 수 많은 대원이 로드의 앞에 몰려있는 걸 볼 수 있었다.

그들은 태형이 조종석 와이어를 타고 격납고 바닥으로 내려오는 동안, 크게 손뼉을 치기 시작했다.


짝짝짝짝짝!


존경과 존중.

그리고 감사.

모든 것들을 담은 박수였다.


“엘리엇 씨, 멋졌습니다!”

“그 빛, 뭐였는지는 모르지만, 엄청나게 감동했어요!”

“싸우지도 않고 재르간 군을 물리게 할 정도라니, 진짜 쩔었다고요! 엘리엇 씨!”

“남자지만 사랑해요!!”


수많은 말과 몸을 두드리는 손짓들.

그리고 이어지는 헹가래까지.

태형은 정신없이 펼쳐지는 환대를 당황스럽지만 받아냈다.

그리고 느꼈다.

자신 곁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

보이진 않지만 함께하는 영혼들의 기운까지도.


살아 있어.

그래, 이게 살아있음이야.


작가의말

5252 믿고 있었다구 지엔쟝!!!

짝짝짝짝짝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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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끝이 아닌 끝 (5) 1부 完 +8 23.08.25 162 6 21쪽
99 끝이 아닌 끝 (4) 23.08.24 72 3 13쪽
98 끝이 아닌 끝 (3) 23.08.23 72 3 14쪽
97 끝이 아닌 끝 (2) 23.08.22 82 2 11쪽
96 끝이 아닌 끝 (1) 23.08.21 87 2 12쪽
95 남은 자들, 나아갈 자들 (4) +1 23.08.20 90 4 12쪽
94 남은 자들, 나아갈 자들 (3) 23.08.19 80 2 12쪽
93 남은 자들, 나아갈 자들 (2) 23.08.18 81 2 11쪽
92 남은 자들, 나아갈 자들 (1) 23.08.17 87 2 12쪽
91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7) 23.08.16 84 2 12쪽
90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6) 23.08.15 87 2 11쪽
89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5) 23.08.14 87 2 11쪽
88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4) 23.08.13 97 3 12쪽
87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3) 23.08.12 88 2 11쪽
86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2) 23.08.11 88 2 12쪽
85 나의 생명, 나의 동생들 (1) 23.08.10 103 2 11쪽
84 희망의 빛 (5) 23.08.09 96 2 12쪽
83 희망의 빛 (4) 23.08.08 94 2 12쪽
82 희망의 빛 (3) 23.08.07 93 3 11쪽
81 희망의 빛 (2) 23.08.06 99 2 12쪽
» 희망의 빛 (1) 23.08.05 99 3 12쪽
79 광기의 데뷔 (6) 23.08.04 101 2 12쪽
78 광기의 데뷔 (5) 23.08.03 98 2 12쪽
77 광기의 데뷔 (4) 23.08.02 96 2 12쪽
76 광기의 데뷔 (3) 23.08.01 106 2 12쪽
75 광기의 데뷔 (2) 23.07.31 102 2 11쪽
74 광기의 데뷔 (1) 23.07.30 120 2 11쪽
73 해방 전선 (7) +1 23.07.29 114 2 12쪽
72 해방 전선 (6) 23.07.28 110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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