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작가하태

10급 관리자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하태
작품등록일 :
2019.04.01 19:45
최근연재일 :
2019.05.07 08:05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4,604
추천수 :
119
글자수 :
386,788

작성
19.04.01 20:25
조회
459
추천
5
글자
12쪽

제 1국. 패배 & 실습

두 번째 작품이라 오타도 많고 많이 부족하지만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DUMMY

제 1국. 패배 & 실습






탁!


자신 없는 손놀림으로 흑 돌을 착수한다.


상대방은 바로 그 수를 받아준다.


탁!


시간차가 없이 흰 돌이 반상에 두어진다.


이미 이겼음을 확신한 상대방 기사의 응수.


‘이제 그만 포기 하시죠?’


반상위에서 바둑알로서 포기를 권고한다.


허나, 흑 돌의 기사는 차마 포기 할 수 없었다.


두 사람은 이미 프로기사.


이미 역전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고 신의 한수라는 것조차 있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쓸 때 없는 버팀은 상대방 기사에게 예의가 아님을 잘 알고 있지만....... 그냥 포기를 하기에는 너무 씁쓸했다.


“후......”


다른 방에서는 지금 대국에 대한 해설이 한참이다.


“아! 정말 아쉽습니다. 차수혁 육단!”


해설자 역시, 바둑 기사.


이미 모든 국면을 파악을 하고 해설을 한다. 대국을 두는 당사자들 보다, 제 삼자로서 더 넓은 시야로 대국을 읽는 해설위원들


초반, 중반을 유리하게 이끌었다. 시종일관 형세가 유리했으나, 단 한 수. 대악수를 둬 버렸다. 그 바람에 다 이긴 경기를 허무하게 밀려버린다.


상대방 기사가 정상급 선수였다면 모르겠지만 중국의 신예기사.


“형세를 뒤집을 수는 없는 겁니까?”


“어렵습니다. 지금으로서는 차수혁 육단의 패색이 짙습니다. 이제 큰 자리는 다 두었고, 더 이상 뭘 어떻게 해 볼 수 있는 부분이 없습니다. 두 기사도 이미 형세판단이 다 끝난 상황일겁니다.”


“그럼 왜 돌을 던지지 않는 것인가요?”


“프로라서 그럽니다. 지금 수를 놓으면서도 어느 부분을 실수를 했는지, 복기를 하면서 반성을 하고 있을 겁니다. 유리한 대국을 악수 한 수 때문에 역전을 당했다는 점, 그 부분을 계속 반복해서 복기를 하는 중 일겁니다.”


“상대 전력을 비교했을 때는 차수혁 육단이 유리하지 않습니까?”


“그럼요! 상대가 주호링 이단입니다! 국제 경기 첫 출전이고 초심자의 행운으로 여기 까지 올라온 신예 기사라는 겁니다!”


격양된 목소리로 해설위원이 소리를 친다.


‘적당히 하세요! 방송중입니다.’


‘예...... 후......’


다시 차분하게 말을 잇는다.


“차수혁 육단이 어떤 예선전을 거치고 올라왔습니까? 수읽기가 빠르고 정확한 형세 판단으로 한 치에 오차를 허용하지 않는 최수민 구단을 꺾고, 중국의 샤오 구단, 일본의 야마쿠치 구단까지! 각력한 우승후보들을 모두 이기고 올라간 차수혁 육단이 본선 1차전 탈락이라니요”


또 다시 고양되는 해설위원을 말리기 위해 말을 돌린다.


“그럼 차수혁 육단의 패착은 어디라고 보십니까?”


바둑판 화면이 나타나며, 바둑 판 절반이상을 흑 돌과 백돌 로 채운다. 그리고 문제가 되었던 부분을 수순대로 다시 두기 시작한다.


“여깁니다. 여기를 두고, 이쪽에서 치받았습니다.”


“예, 그리고 여기서 주호링 이단이 여기를 받았습니다.”


“안 그래도 불리한 형세의 주호링 이단이 큰 실수를 했습니다. 그런데! 차수혁 육단이 여기에 착수를 했죠. 악수 중에 악수 대악수, 여기에 수를 두는 바람에, 여기와 여기가 갈라지며 주호링 이단에게 기회가 주어졌고, 양쪽 대마를 모두 살리려 연이은 악수를 계속 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한수 말고 다른 곳은 없었습니까?”


“아닙니다. 해설을 하는 제가 봐도 너무 유리한 형국이었고, 여기에 치중을 한다거나 아니면 여기를 가볍게 응수를 한다던가, 그것도 아니라면 중앙 한 칸 뜀에 악수 없다고, 가장 무난하게 수를 두었더라면 주호링 이단은 돌을 던졌을 겁니다!”


“아쉬운 대국이라고 밖에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만, 아! 대국이 끝이 났습니다. 결국, 돌을 던졌습니다........”


“아쉽습니다. 차수혁 육단........”




*****




‘하아.......’


또 졌다.........


오늘만은 어떻게든 이길 줄 알았다. 아니, 이겼어야 했다. 져서는 안 되는 대국.


한 수, 한 수, 신중하게 착수를 했다.


내 모든 걸, 걸어야 하는 대국.


‘184수! 그 한 수만 아니었더라면!’


“비이이일어어어어머머먹으으으을!!!!!!”


허공에 소리를 지른다.


어둠이 가득한 시간, 해안도로의 자전거 전용도로를 걸어가고 있다.


가로수와 지나가는 차들의 헤드라이트에 의존해 무작정 걷고 있을 뿐이다.


수혁의 마음을 아는지, 평상시의 바람이 더욱 매섭게 불어 말끔하게 차려입은 정장 속으로 파고들었다.


“아아아아아아악!”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마음속에 응어리하나가 꽉 막혀 있다.


패착의 원인 184수.


그 한수에 귀신이 들렸는지, 뭔가에 홀리듯 그 자리에 착수를 했다. 결국 그 한수가 나의 발목을 잡고 결국 패배의 요인이 되었다.


“이겼어야 했는데......”


이걸로 150연패. 어차피 떨어질 거라면 아무도 기대를 하지 않는 예선에서 탈락하면 된다. 그러나, 예선은 술술 풀리는데 본선만 올라가면 1차전 탈락을 해 버린다.


아무리 나이 제한이 없는 바둑이라지만, 서른에 150연패라니.......


내가 또 기네스북 기록을 갱신을 했다. 바둑 본선대회 1차전 탈락 150연패.......


과거를 회상한다.


옆집 아저씨의 손을 붙잡고 따라갔던 기원.


어린나이에 바둑의 재미에 빠져버렸고, 그 꼬맹이가 기원을 접수하는데 딱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 후, 수혁의 행보는 거침없었다.


여덟 살, 연구생 선발전에 당당히 합격! 열네 살에 쟁쟁한 형들과 누나들을 재끼고 당당하게 입단을 한다.


영재대회는 수준 차이로 인한 참가 불가.


최연소! 바둑 천재! 바둑의 신! 내 이름 차수혁 앞에 붙는 수식어 들이었다.


그 말을 나조차 의심을 하지 않았던 나의 유년기.


“내가....... 어쩌다가......”


현재는 6단으로 10년이 지났다. 승단을 위해서는 세계기전 대회의 우승내지 준우승을 하여야 하고, 국내 상금이 높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거나, 승단 대회에 입상을 해야 한다.


그러니, 10년 째 제자리걸음이라는 건, 세계대회는 고사하고 국내리그 조차 내가 설 자리가 없었다는 것이다.


잊을 만하면 떠오르는 지난날의 영광.


그 때 그 일만 아니었더라도! 이렇게 까지는 되지 않았을 텐데!


울타리에 손을 짚고 바다를 바라봤다. 칠흑 같이 어두운 바다가 마치 흑 돌을 보는 것 같았다.


‘그냥 확 죽어버릴까?’


저 검은 바다가 나에게 다가오라고 유혹을 하는 것 같다.


마음이 약해 질 대로 약해진 수혁.......


절로 한숨이 나온다.


“후우.......”


평생바둑과 함께했다. 직업 특성상 친구도 별로 없었고, 술도 즐겨하지 않았으며 다른 운동조차 전혀 하지 않았다.


공허하며, 씁쓸했다. 허무가 응어리진다.


하늘을 바라보니, 구름이 달을 가려 더욱 어둠이 가득하다.


여기를 봐도 어둠, 저기를 봐도 어둠.


내 마음을 비추는 듯하다.


그 때였다.


하늘을 붉게 수놓는 것 같은 유성이 무수히 많이 떨어진다.


“아름답다.......”


‘그래.......’


죽을 필요는 없다.


바둑.......


바둑.......


내가 할 수 있는 건 바둑이 전부다.


프로를 은퇴해도 된다.


바둑 교실이나, 기원을 열어도 된다. 150연패의 유명세라면, 어떻게든 될 거다.


이대로 포기하기에는.......


내가 너무 불쌍하다.


“후!”


유성이 떨어지기 전에 소원을 말하려 한다.


그런데.......


착시 현상일까?


유성이 점점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는 느낌.


나만 느끼는 착각일까?


“어!? 어!? 어!!!!”


미친 듯이 반대반향으로 달렸다.


착시가 아니다! 저 유성은 내가 있는 자리를 직격으로 떨어지고 있음이 분명하다.


“사, 살려줘!!!!!!!!!!!!”


빠르게 다리를 움직인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악!!!!!!”


아까 소리를 질렀을 때와는 비교도 안 되는 비명소리가 쩌렁쩌렁하게 바다를 울렸다.




*****




“아아아아악!!!”


전력을 다한 비명소리.


“아아아아아아악악?”


뭔가가 이상하다.


유성이 떨어져도 벌써 떨어져야 할 시간.......


살며시 눈을 떴다.


밝은 빛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내가 죽은 건가?’


현실성. 150연패를 하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기는 했지만 미칠 정도는 아니었다. 분명 유성이 나에게로 떨어지는 걸 보고 도망을 쳤다.


그게 바로 단, 몇 초 전.


죽었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진다.


고개를 돌려 주변을 살핀다.


오른쪽을 봐도, 왼쪽을 봐도 천장을 봐도 온통 흰색이었고 아무것도 없었으며 바다 끝 수평선처럼 그 끝이 보이지 않았다.


“안녕”


“네, 아.......”


뭐라고 해야 할까? 새콤달콤?


꿀 떨어지는 여자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린다.


고개를 돌려 목소리의 주인을 찾았다.


“와........”


거리가 멀었다.


비교를 하자면 8차선 큰 도로의 횡단보도를 마주하고 서 있는 정도의 거리. 그러나 먼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예쁨의 아우라가 뿜어져 나왔다.


서류더미들이 잔득 쌓여져 있는 고풍스러운 원목의 책상에 걸쳐 앉아, 다리를 꼬고 서류를 계속 살피고 있었다.


“이름 차수혁”


“헙!”


거리가 멀다.


그럼에도 귀에 쏙쏙 박혔다.


“키 176, 몸무게 68, 힘, 민첩, 행운, 다 별 볼일 없고, 아...,... 지능과 지혜가 높네?”


“처, 천사님이신가요?”


“내 말 끊지마”


“......네......”


상당히 까칠하다.


“차수혁”


“예!?”


손가락을 가볍게 튕기는 것 같았다.


그러자, 나의 몸이 중력을 무시한 채, 천사가 있는 곳으로 끌려간다. 마치 누군가 멱살을 잡고 잡아당기는 것 같은 느낌.


‘허헙!’


나의 몸에 놀라지 않았다.


천사의 외모에 놀랐다.


가까이서 보니 더욱 아름다웠다.


라푼젤처럼 금색의 긴 머리카락은 책상아래에까지 풍성하게 내려와 있었고, 흰색의 피부는 백색의 공간보다 더 밝았으며 가름한 턱과, 붉은 입술. 에메랄드 색 눈동자.


완벽했다.


어디 한 곳 흠잡을 곳이 없었다.


“차수혁”


“......”


“난 처음이 힘들더라”


“처, 처음이요?”


“했던 얘기 또 하고, 또 하고. 기껏 가르쳐서 보내면 제대로 된 역할은 하지도 못하고 죽어버리고”


“네?”


“실습부터 할게”


“네에에에?”


탁!


천사가 손가락을 튕겼고 천사의 시선에 따라 나 역시 등을 돌린다.


내가 있던 자리게 붉게 물든다.


하얀색 도화지에 빨간색 잉크를 한 방울 떨어뜨린 듯하다.


붉은 색이 점점 커진다. 그리고 철조망이 세워진다.


두 눈을 크게 뜨고 신기한 광경을 바라본다.


황당한 표정으로 다시 천사를 바라본다.


여전히 예쁘다.


천사가 말한다.


“[이동]”


탁!


천사가 손가락을 튕기자, 내 몸이 아까와 마찬가지로 날아간다.


이제는 얼떨떨한 마음에 비명조차 나오지 않는다.


아까 만든 링 안에 내가 안착한다.


“[소환]”


“.......”


링 가운데 검은색 덩어리가 꿈틀거린다.


“.......”


수혁은 아무런 말을 할 수 없었다.


뒷걸음질을 친다.


몇 발자국 걷지 않아, 등에 차가운 링이 닫는다. 몸을 돌려 철조망을 잡고 올라가려 발버둥을 친다.


불안하다.


저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좋은게 아니라는 건 확신한다.


바둑 기사로서의 감이다.


힘들었지만 계속 매달려 올라갔다.


“키키키킥!”


소리에 따라, 아래를 내려다본다.


“괴, 괴물”


초록색의 괴물이다.


키는 작았지만 딴딴한 근육을 가지고 있었다. 무엇보다 오른 손에 들려있는 투박한 돌도끼에 시선이 간다.


입에서는 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고, 나를 바라보고 있음이 분명했다.


“사, 살려주세요!!!”


천사를 향해 소리를 쳤다.


그러나, 여전히 서류를 보고 있을 뿐. 여기는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괴물이 다가온다.


그리고 나를 따라 철조망 위를 기어 올라온다.


기겁을 하고 더욱 악착 같이 위로 올라간다.


허나, 운동과는 담을 쌓은 수혁.


작지만 우람한 근육을 지니고 있는 괴물의 속도가 더욱 빠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발목을 잡힌다.


괴물을 뿌리치기 위해 발버둥을 쳤지만 수혁의 육체는 마음의 간절함을 배신한다.


허무 할 정도로 힘없이 손이 떨어진다.


퍼억!


바닥에 떨어져 허공을 바라보며 떨어지는 수혁.


죽음을 직감한다.


괴물이 돌도끼로 수혁을 내려치려하고 있었고, 수혁은 본능적으로 두 손을 들어 머리를 감싼다.


꽈직!


내 팔이 부서지며 머리가 박살나는 소리가 뇌에 울린다.


주마등 따위는 없다.




많이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 글 설정에 의해 댓글을 쓸 수 없습니다.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10급 관리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67 제 68국. 마리엘 & 신계 19.05.07 57 0 14쪽
66 제 67국. 발전 3 19.05.06 55 0 12쪽
65 제 66국. 발전 2 19.05.05 58 1 13쪽
64 제 65국. 발전 & 위험 19.05.04 67 1 13쪽
63 제 64국. 역할 분담 19.05.03 64 1 12쪽
62 제 63국. 동료 & 촌락 19.05.02 73 1 13쪽
61 제 62국. 휴식 & 신계 2 & 울산 지부 19.05.02 99 1 14쪽
60 제 61국. 신계 & 복귀 19.05.01 72 1 13쪽
59 제 60국. 해소 & 시공의 틈 19.04.30 68 2 12쪽
58 제 59국. 정리 & 협박 19.04.29 72 1 12쪽
57 제 58국. 바둑 기사. 19.04.28 75 1 13쪽
56 제 57국. 거래. 19.04.27 63 1 12쪽
55 제 56국. 연구생 & 대국 19.04.26 70 1 13쪽
54 제 55국. 장례식 & 진입. 19.04.26 63 1 14쪽
53 제 54국. 위협 19.04.25 148 1 13쪽
52 제 53국. 신계 19.04.25 80 1 13쪽
51 제 52국. 전투 3 & 신의 파편 19.04.24 77 1 13쪽
50 제 51국. 전투 2 19.04.24 73 1 13쪽
49 제 50국. 전투 19.04.23 75 1 16쪽
48 제 49국. 정비 & 계약 19.04.23 75 1 12쪽
47 제 48국. 정령 & 정황 19.04.22 54 1 15쪽
46 제 47국. 진입 & 대전 19.04.22 72 1 13쪽
45 제 46국. 거래 & 동맹 19.04.21 58 1 13쪽
44 제 45국. 관리자 19.04.21 40 1 13쪽
43 제 44국. 이름 & 흉신 19.04.20 63 2 12쪽
42 제 43국. 바람 & 이름 19.04.20 48 2 13쪽
41 제 42국. 투과(透過) 19.04.19 56 2 13쪽
40 제 41국. 무덤 & 천소화 19.04.19 39 2 14쪽
39 제 40국. 이동 & 허실(虛實) 19.04.18 55 2 12쪽
38 제 39국. 프로젝트 & 진입 19.04.18 49 2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