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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찬 님의 서재입니다.

사내 이산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지찬
작품등록일 :
2022.01.02 22:13
최근연재일 :
2022.07.1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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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558

작성
22.04.08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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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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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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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5. 이어지는 인연과 이별

DUMMY

제시카와의 달콤한 첫키스와 데이트약속에 밤잠을 설친 이산은 새벽 명상과 운동으로 몸을 풀고 12시반에 병원 앞에서 만나기로 한 제시카를 기다리고 있었다. 정확히 12시 30분이 되자 가운을 벗고 군복 복장의 제시카가 도착해 가벼운 입맞춤을 하고 다운타운으로 출발했다. 복잡한 점심시간을 피해 호젓하게 둘만의 데이트를 즐기고 싶어서 늦게 출발했다.


기지 정문에서 다운타운으로 가는 장갑트럭에는 일요일 늦은 점심시간이라 이산과 제시카 외에 3명의 인원만이 탑승하고 있었다. 일행으로 보이는 세명 중 이산과 제시카를 아는 친구가 있는지 귓속말을 주고받으며 이쪽을 힐끔힐끔 쳐다보았으나 두사람은 신경 쓰지 않고 둘만의 달짝지근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산의 팔짱을 끼고 바짝 붙어 앉아있던 제시카가


“어디로 안내할 거예요?” 라고 묻자 이산이 웃으며


“비밀”


“피이! 나도 다운타운에 몇 번은 가봐서 웬만한 데는 다 아네요” 하며 입을 삐죽댔다.


“마지막으로 가본 게 언제요?”


“한 두달 쯤 됐어요”


“그러면 당신이 모르는 게 당연하지, 요 근래 생긴 맛집이거든” 하며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말을 해도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이름이 뭐예요” 라고 제시카가 묻자 이산이 터지려는 웃음을 참으며


“아프카니스탄의 맛” 하고 웃자


“뭐예요! 거짓말로 놀리기나 하고” 하며 이산의 옆구리를 꼬집자


“항복! 내가 잘못했고, 맛있는 점심에 와인으로 모실게” 하고 손드는 시늉을 하자


“약속했어요?” 하고 웃었다.


다운타운 정문 검문소에서 내린 두사람은 천천히 웃고 떠들며 아프카니스탄의 맛으로 가 테라스에 자리를 잡고 팔라우와 커리, 탄두리난, 말라이 보티와 와인 한병을 주문했다.


와인을 잔에 채우고 손에 든 두사람은


“우리 건배해요” 라는 제시카의 말에


“제시카가 건배사를 얘기해요”


“음! 우리를 위해서” 하고 잔을 부딪히고 비웠다.


“이곳은 자주 오나봐요” 제시카의 물음에


“아니요! 사실 다운타운에서 가본 곳이 몇 곳 없고 이곳도 서너 번 왔어요. 한국군 상사의 소개로 알게 됐는데 음식 맛과 와인이 좋아 다운타운에 올때마다 왔어요, 제시카도 이 곳 알고 있었지요?”


“그럼요, 이곳은 소문난 맛집 이잖아요? 하지만 나는 다운타운 자체를 자주 오질 않아서 이곳도 몇 번 안 와봤어요”


“왜 다운타운에 자주 오질 않았나요?”


이산의 질문에 잠시 뜸을 들이던 제시카가


“사실 나는 군에 돈을 모으기 위해 왔어요, 대학을 졸업하기 위해 학자금 대출을 받은 게 많이 남아 있었고, 또 대학원에 가려면 돈이 필요해서 군에 왔고 이곳으로 오면 더 많이 준다 길래 이곳으로 왔죠”


제시카의 개인사정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던 이산은


“그럼 전공이 외과였나 보네요?” 라고 묻자


“네! 외과와 미생물학 복수전공 했어요”


“혹 개인적인 질문을 해도 되나요?”


“좋아요, 대신 나도 개인적인 거 물어볼거예요” 라며 웃자 이산도 따라 웃으며


“얼마든지” 하고


“그래도 제시카의 뛰어난 미모 때문에 많은 남자들이 데이트신청 하지 않았나요?”


달달한 질문에 피식 웃은 제시카는


“그런 듣기 좋은 질문도 할 줄 아네요, 사실 많지는 않았지만 관심을 보이는 남자들이 있었고, 한 두번 식사도 하긴 했었죠, 하지만 더 이상 진전이 안됐어요. 내 성격이 까다롭기도 하고 그 남자들도 좀 그랬어요, 전쟁터라서 그랬는지 몰라도 너무 서두르고 속보여서 그만 두었어요, 그리고 나서 내가 워낙 까다롭다고 소문이 나고 하니까 아무도 접근하려 하지 않았고, 또 그게 너무 편하고 좋았구요. 사실 요즘 대학원 진학을 위한 공부에 시간도 없구요”


제시카의 솔직한 얘기에


“오늘 귀한 시간을 내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최선을 다해 모시겠습니다” 라고 농담을 건네며 잔을 내밀자 제시카가 웃으며


“알았으니 제대로 해봐요” 하고 잔을 부딪히며 맛있는 음식과 즐거운 대화를 이어갔다.


“이젠 내 차례예요” 하는 제시카에게 고개를 끄덕이자


“지금까지 데이트 한번 안 해봤다는 게 사실 이해가 잘 안돼요” 하는 제시카에게 잠시 머뭇대던 이산이 씁쓸하게 웃으며 설명을 하기 시작하였다.


“사실은 안 한 게 아니고 못한 거예요. 나는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산속에서 19살까지 할아버님 세분과 함께 살았고, 19살에 대학에 가서는 여자 친구는 커녕 그냥 친구들조차 사귀지 못하고 오직 운동과 공부만 해서 남들 6년 걸릴 걸 3년에 졸업은 할 수 있었죠. 그리고 군에 입대했고, 제시카 당신처럼 돈을 많이 준다 길래 이곳으로 오게 됐어요”


이산에게 눈을 맞추고 집중해 듣던 제시카가 고개를 끄덕이며


“왜 그렇게 산에서만 살았고 또 돈은 왜 필요했어요?”


아픈 대답을 해야 하는 이산은 제시카의 질문에 두 눈을 제시카의 눈에 맞추며 잠시 말을 멈추었다. 하지만 바로 마음을 정리하고 말을 이어갔다.


“나는 태어난 지 세 달도 채 안되 버려져서 부모님의 얼굴은 커녕 이름도 몰라요, 그런데 그 버려진 곳이 한국에서 유명한 커다란 산자락 시골동네 장터였는데, 마침 나를 길러 주신 할아버님이 그 곳을 지나시다 아무도 없는 구석진 곳에 버려진 나를 발견하고 길러 주신 거죠. 그런데 할아버님이 한국의 전통의학인 한의학을 하셔서 산속에 사시면서 약초를 재배하고 캐내 생활하시는 분이라 나도 산속에서 살며 할아버님에게는 한의학을 배웠고, 할아버님의 절친이신 다른 두 분의 할아버님들에게 무술과 학문을 배웠어요."


이산이 와인으로 목을 축이고 계속 얘기했다.


"그리고 돈이 필요한 이유는 대학에서 한의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고향 산 밑의 마을에 한의학 병원을 내고 세 분 할아버님을 모시려 했기 때문이예요. 세분의 연세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걱정이 되어서 그래요, 물론 아직 정정하시지만 그래도 걱정이 되더군요”


이산이 가슴 아픈 얘기를 솔직하고 담백하게 담담히 얘기하는 모습을 보고 듣고 있던 제시카의 커다랗고 아름다운 두 눈에는 미안함과 안타까움의 눈물이 가득고여 있다 주르르 흘러내리고 있었다.


자신의 얘기에 제시카가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본 이산이 살짝 당황하며 테이블 넵킨을 건네자 받아 눈물을 훔친 제시카가


“미안해요, 가슴 아픈 얘기를 하게해서, 그리고 솔직하게 얘기해줘서 고마워요 산!”


감사와 사과의 말을 하자 고개를 저은 이산이


“아니 오히려 내가 고마워요, 제시카 덕분에 마음이 좀 가볍고 홀가분해 졌어요”하며 싱긋 웃었다. 이산 특유의 눈웃음이 조금 들어간 미소를 본 제시카가


“산! 나는 당신의 그 싱긋 웃는 웃음이 너무 좋아요” 하자


“그럼 눈 웃음만 좋고 다른 것은 안 좋다는 건가?”


이산이 농담을 던지자 얄밉다는 듯 눈을 흘긴 제시카가


“그래요, 다른 데도 다 좋아요 이제 됐어요?”하며 입을 삐쭉대자 이산이 히죽 웃으며


“당연 좋지, 당신이 다 좋다는데 안 좋으면 그게 이상한 거지” 하고 제시카에게 캔디를 주었다.


서로를 알아가는 달콤하면서도 쌉사름한 시간속에 주거니 받거니 한 와인이 바닥을 보이자 이산이 제시카를 보며 어떠냐는 듯 와인을 손으로 가리키자 배시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새로운 와인을 따르며


“참! 제시카 대학원 진학은 언제해요?” 이산이 묻자


“내년 3월학기 입학 예정이예요”


“그럼 언제까지 이곳에 있을 수 있어요?”


생각하기 싫은 이산의 질문에 잠시 망설인 제시카가


“아직 시간 있어요, 그리고 정 안되면 9월학기로 미뤄도 되구요” 하며 약간 피하는 것 같은 대답을 하자 이산이 더 이상 묻지않고 화제를 돌렸다.


“제시카, 이번에 한국 할아버님들에게 갔다오게 될 것 같아요”


“아! 포상휴가 나왔지요?”


이산이 고개를 끄덕이자


“얼마나 있을 예정이예요?" 약간 시무룩한 물음에


“확정된 건 아닌데 캠벨 중령의 말로는 한달정도 될 것 같고 출발은 빌리 상태가 여행을 가도 괜찮다고 판정되면 바로 갈 거예요, 갔다가 되도록 빨리 올게요” 하며 이산이 제시카의 손을 꼭 쥐자 제시카도 이산의 손을 마주 잡으며


“약속했어요, 빨리 오기로” 라며 이산의 두 눈을 빤히 응시했다. 마주잡은 제시카의 손을 다독이며


“걱정말아요, 인사만 드리고 빨리 올게요”하고 안심시켰다.


이산은 전부터 제시카의 눈 주위 안색과 손의 차가움을 느껴 상황이 되면 진맥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기회라 여겨


“제시카 내가 당신의 진맥을 좀 해도 되겠어요?” 하고 묻자 그렇지 않아도 이산이 서양에서 대체의학이라 불리는 한국의 전통의학을 공부 했다기에 궁금해 “그럼요”하고 흔쾌히 동의했다.


이산은 제시카의 맥을 잡고 신중하고 기의 흐름과 맥박의 강약을 느낀 후 제시카의 안색을 자세히 살폈다.


“어때요?”


자신의 상태가 한의학에서는 어떻게 나올지 궁금한 제시카의 재촉에 잠시 생각에 잠겼던 이산이 대답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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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12. 전투 ; 전설이 되다. 22.02.25 3,200 6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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