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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찬 님의 서재입니다.

사내 이산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지찬
작품등록일 :
2022.01.02 22:13
최근연재일 :
2022.07.11 13:55
연재수 :
82 회
조회수 :
217,310
추천수 :
4,975
글자수 :
427,558

작성
22.03.11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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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3
추천
74
글자
11쪽

13. 회상 ; 꿈을 꾸다

DUMMY

정보.작전 참모들과 아침회의를 마친 후, 캠벨과 티타임을 즐기고 있던 크롬웰 소장은


“캠벨, 그런데 이산의 산은 한국어로 무슨 뜻이래?”


“강 중령 얘기가 마운틴이랍니다”


“마운틴이라···. 어울리는 이름 같아 그렇지 않나?”


“네, 이번 영상을 보니 정말 잘 어울리는 이름 같습니다”


“그런데 영어이름이 마운틴인건 좀 그래”


“갑자기 이산의 영어이름은 왜 생각하십니까?”


“샌더스 이놈을 애좀 먹이려고”


“그거와 이산의 미국이름이 어떤 관련이···.?”


“나중에 보면 돼, 하려면 제대로 해서 빼먹어야 하지 않겠나?”


“그거야 당연한 말씀이지만···.”


“신디! 채 장군 전화 연결해줘”


“네! 부사령관님”


“캠벨, 내 채 장군과 잠시 통화 좀 하고 얘기 하자고”


“그럼 저는 밖에서 대기하겠습니다”


“아냐! 별얘기 아니니 여기 있어”


“부사령관님! 채 장군님 나왔습니다”


“오케이” 하며 전화기를 든 크롬웰 소장은


“채 장군! 나 크롬웰이야 어떻게 지내시나? 나? 나야 여전하지, 다른 게 아니고 이번 우리 작전에 채 장군 부하 장병 중 이산 하사가 참여하게 됐었는데 전투 중 부상을 좀 당했어. 우리 애들 셋을 구하려다 입은 부상이고, 내 정말 자네 부하에게 감탄 했다네. 동영상을 보내줄 테니 자네도 봐봐. 내 이산 이 친구에게 반했고,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네, 그래서 자네에게 부탁이 있어, 뭐냐고? 다름이 아니고 샌더스가 자네에게 전화가 갈거야, 그러면 샌더스에게 이산을 자네가 내게 특별히 소개 시켜줬다고 얘기만 해줘, 이유는 나중에 내가 따로 설명해 줄게. 그리고 이산 이 친구 내가 좀 오래 데리고 있고 싶은데 파견 기간 좀 늘려줘. 그래, 고맙고 나중에 내가 한잔 낼게. 그래 이 친구야 고마워”


크롬웰 소장의 통화를 들은 캠벨은 채 소장에게까지 미리 손을 써 놓는 것을 보고 ‘역시 너구리야’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렇게 해야 샌더스 등골을 좀 빼먹지, 안 그래? 캠벨” 하며 흐흐 웃는 크롬웰 소장을 보고 캠벨 중령도 웃으며


“이번엔 샌더스 사령관님이 머리좀 아프겠습니다”


“그 정도론 안되고 밑천좀 풀어 내야지”


두 사람이 웃으며 음모를 완성해 갈 때 스피커 폰에서


“부사령관님! 사령관님 전화왔습니다”


“그래 알았어”


“바쁘신 사령관님께서 전화를 직접 주시고”


“크롬웰! 이 친구야 왜 이러나, 어제는 정말 정신없었네, 미안해”


“작전 결과를 보고 드려야 해서 어제 전화했었는데, 아무든 참모들에게 작전 결과는 보고 받았겠고”


“그 정도로 피해가 클 줄은 예상 못 했었네, 미안하네”


“이봐 샌더스, 자네 그 동영상 봤지?”


“사실 그 동영상 보고 놀라서 전화했네, 이렇게까지 치열하고 처절할 줄은 몰랐네”


“자네는 왜 내게 더블 트랙이란 걸 숨겼나? 미리 귀뜸만 해 줬어도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 아닌가?”


“사실 자네에게 숨기려 했던 게 아니고, 넘버원이 직접 나서서 챙기는 바람에 나 뿐만 아니고 이번에 관여된 누구도 입도 뻥긋 못했네”


샌더스가 정치색이 짙은 군인이어도 군인의 명예는 알고, 사실을 왜곡하거나 조작하지 않는 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크롬웰은


“자네 말은 충분히 이해하고 긍정하네, 하지만 군대도 안 갔다 온 그 양반에게 자네가 설명하고 설득했어야 하지 않나?”


“휴우! 크롬웰 자네도 도널드 그 양반 성격 모르나? 한번 본인이 결정하면 누구의 말도 듣지 않는 무대뽀라는 걸 잘 알지 않는가?”


“이봐! 샌더스 아무리 그래도 이건 사람 목숨이 걸린 일이야, 넘버원인지 나발인지의 결정에 여덟 명이 죽었네, 그 중 하나는 참수됐고, 그리고 말이 나왔으니 얘기하지만 만약 거기에 우리 마틴이 없었으면 어찌됐겠나? 모조리 전멸 했을거야. 안 그런가?”


“마틴이라니? 마틴이 누군가?”


“아! 내 미처 얘기 못했군, 그 한국 군인 이산의 영어이름이 마틴이네”


“그럼 크롬웰 자네와 개인적 관계가 있는 친군가?”


“채 소장이 개인적으로 소개해줘서 내가 대자로 삼았네. 마틴 부모님도 안 계시고 아주 어려서 부터 연로하신 할아버지가 홀로 키우셨다기에 만나보니 마음에 들고해서 그렇게 됐지”


아무말 없이 사령관과 부사령관의 통화를 듣고 있던 캠벨은 깜짝 놀랐다. 이산을 마음에 들어 하시는 줄은 알았는데 자기가 보고 드린 이산의 인사기록을 세세히 본 게 아닌가? 거기다 대자라니?


크롬웰 소장은 아들이 없이 딸만 둘이어서 부하장병들 중 마음에 드는 친구가 있으면 무척 잘해 준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아무리 샌더스 사령관 등골을 빼려해도 저건 진짜로 양자로 삼으려 한다는 마음의 표시인 것이다. 대자는 캐톨릭에서 종교의식을 통해 맺은 양자의 종교적 표현이었다.


“그런가? 그 친구 정말 대단하더군, 사실 동영상 보면서 좀 울컥할 정도로 감동받았네. 그런데 그 친구 많이 다친 것 같던데 괜찮나?”


“어찌 괜찮겠나? RPG2발에 총알만 다섯 발 맞았네, 그 자리에서 안 죽은 게 천운이네, 그런데도 그 국방부 특별관리 요원인 빌리라는 친구를 업고 1시간 이상을 걸었네, 다른 병사들을 챙겨가며, 그래서 지금까지 의식이 안 돌아 오고 있고”


“정말 안됐고 미안하네 자네에게, 빨리 회복되길 비네, 크롬웰”


“지금 그런 얘기보다 이제 어떻게 할텐가? 이번일은 넘버원과 자네가 만들었으니 해결책도 있겠지?”


“어떻게 해주면 되겠나? 크롬웰”


“이봐, 샌더스,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들이 해결도 해야지, 왜 아무것도 모르고 당한 내가 수습을 해야 하나?"


“크롬웰, 자네 심정을 내 모르는 바 아니지만 이건 우리들 선에서 해결을 해야되지 안겠나?”


“샌더스, 우리들 선이라니? 왜 이제 와서 나를 물고 들어가나? 분명 말하지만 나는 이번일에 아무것도 모른 채 희생양으로 총알받이가 된 내 부하들을 위해 내 최선이상을 할걸세, 그리고 희생당한 친구들이 내 부하이면서 자네 부하이기도 하지 않은가?”


“백번 맞는 말이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데는 한계가 있지 않은가?”


샌더스의 계속되는 오리발 밀당에 크롬웰이 결정타를 날렸다.


“그으래? 그럼 알았네, 자넨 빠지게 내 방식대로 할 테니까”


크롬웰의 야전군 꼴통기질을 아는 샌더스는 약간 주춤하며


“자네 방식이면?”


“의회에 명예훈장을 신청할걸세”


“누구?”


“마틴의 명예훈장을 신청할거란 말이네”


“명예훈장은 미국인만 받을 수 있다는 걸 모르나?”


“그래서 언론에 동영상을 먼저 보내 미국인들에게 미국민들이 정말 염원하는 영웅의 탄생을 보여주어 여론을 만든 후 국회에 신청할 계획이네”


‘이런 미친 크롬웰이 누구 죽일 일 있나?’ 라는 생각에 똥줄이 탄 샌더스는


“이봐! 크롬웰, 자네 그게 얼마나 큰 파장을 몰고 올지 모르나?”


“잘 알지, 너무 잘 아니 이렇게 한다는 거 아닌가? 미국민이, 미국의 아들들이 잘못된 작전계획 때문에 8명이 죽고 머리가 잘리고, 그런 미군인을 구하기 위해 국적도 다른 한 한국의 젊은이가 자신의 목숨을 던져가며 폭탄을 맞고 총알을 다섯방을 맞아가며 마지막엔 총알이 떨어졌는데도 포기하지 않고 육탄전으로 적들을 전멸시키고 미군을 구해내는 다큐멘터리 동영상을 보면 그 반응이 어떻겠는지 너무도 잘 아니까 이런 방법으로 의회를 압박이라도 해서 그 잘난 명예훈장이라도 받게 해줘야 하지 않겠는가?”


이런 우라질이었다. 퇴로가 없는 막다른 길에 꼼짝없이 갇혀 버렸다. 만약 크롬웰을 설득하지 못하면 저 야전 개꼴통은 정말로 자기 말 대로 할 인간이었다. 그래서 저 인간의 별명이 생도시절부터 독일 전차였다. 물론 크롬웰의 아버지가 독일계 미국인인 점도 작용 했었지만, 저 지랄 같은 성질 때문에 생긴 별명이었다.


“이보게 친구! 그렇게 막 가면 나도 문제되겠지만 자네도 피곤해질 테니 우리 냉정하게 생각 좀 해 보세”


샌더스의 짜증나는 말투에 저절로 목소리가 착 가라앉은 크롬웰은


“샌더스, 우리는 군인의 맹세를 하고 임관해 이 길을 가고 있고, 그 맹세 중에는 부하와 동료의 목숨을 내 목숨과 같이 한다라는 구절이 있었네, 비록 35년이 지나 그 맹세가 빛이 바랬을 지 언정 자네나 나나 군인이고, 자네는 이 부대의 사령관이네. 혹 내가 대충 넘어가자고 하더라도 자네가 나를 뭐라 하고 제대로 일을 처리해야 된다고 해야 하지 않겠나? 하물며 이번 작전은 자네 말 대로 넘버원이 자기 업적으로 하고 싶어 챙겼다고 자네 입으로 좀 전에 말했지 않나? 그럼 파장이 커지고 문제가 되면 물론 우리에게도 청문회에서 책임문제를 따지고 조사하겠지만 결국은 넘버원이 책임질 일 아닌가? 그리고 결정적인 것은 이 동영상 몇 명이 봤다고 생각하나? 이미 많은 부하들이 보아서 이번 일이 명분없이 넘어가면 그들이 가만 있을 것 같나?”


하! 정말 독일 전차였다. 구구절절이 맞는 얘기고 피해갈 수 없는 논리였다. 특히 마지막 부문인 이번 동영상을 본 부하들이 두 눈 부릅뜨고 있다는 경고에는 정신이 번쩍났다.


“그래 자네 말이 모두 맞네, 그럼 내 이번 동영상을 넘버원에게 보여주고 해결방안을 받아오겠네. 다시한번 자네에게 미안하고 고맙네, 그리고 잘 부탁하네” 라며 두사람의 긴 통화는 끝을 맺었다.


캠벨은 다시한번 자기가 정말 좋은 상관을 보시고 있다는 걸 새삼 느끼고 있었다. 누가 저 양반이 정치력이 부족하다고 얘기할 수 있겠는가? 정치력이 부족한 게 아니고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안 할 뿐이었다. 그 정치력 좋다는 샌더스 사령관을 두 손 두발 다 들게 만드는 협상력과 논리가 곧 정치력 아닌가?


샌더스와의 치열한 수싸움과 논쟁에 좀 지친 크롬웰 소장은 글렌피딕 30년을 꺼내 두잔을 따른 뒤 캠벨에게 한잔을 주며


“이런 게 뭐가 좋다고 샌더스 저놈은 워싱턴인지 나발인지 하는 동네에 못 들어가서 난리야 난리는. 나는 돈 싸주며 오라고 해도 피곤해서 못 가겠네” 하며 긴 통화에 바싹 마른 입술과 목을 축였다.


“켐벨! 내가 너무 세게 나간 게 아닐까?” 하는 질문에


“아닙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셨으면 빠져나가실 분이 샌더스 사령관님 아니십니까?”


“맞아, 워싱턴 물을 먹어서 되는 것도 안되는 것도 없는 놈이야 샌더스는” 라며 둘이 건배를 하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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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14. 보상 그리고 깊어지는 인연들 22.03.18 3,170 7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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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13. 회상 ; 꿈을 꾸다 +1 22.03.07 3,123 6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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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12. 전투 ; 전설이 되다. 22.02.25 3,207 6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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