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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찬 님의 서재입니다.

사내 이산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지찬
작품등록일 :
2022.01.02 22:13
최근연재일 :
2022.07.11 13:55
연재수 :
82 회
조회수 :
217,314
추천수 :
4,975
글자수 :
427,558

작성
22.03.30 17:51
조회
2,916
추천
70
글자
8쪽

14. 보상 그리고 깊어지는 인연들

DUMMY

도대체 내가 제시카에게 이렇게 욕을 먹고 뺨을 맞을 어떤 행동이나 말을 했던가? 하고 이산이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알 수 가 없었다.


그런데 이유가 어떻든 이대로 제시카를 보내거나 놔두면 안될 것 같았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심장부분이 아파오고 마음이 불안해지며 진정이 안되어 심호흡을 계속하며 진정시키려 했지만 오히려 심장이 더 두근거리고 뜨거워지는 것 같아 참지 못하고 병실을 나왔다.


다행히 간호사 대기석이 복도 입구 쪽이라 제시카와의 실랑이를 들킨 것 같진 않았으나 이산은 조급한 마음을 감추며 제시카의 방으로 갔으나 제시카는 자리에 없었다.


무작정 병원 밖으로 나왔다. 병원 밖 야외 휴게실은 물론 주위의 벤치가 있는 곳을 찾아보던 이산은 문득 밤에 자기가 운동을 하다 제시카를 처음 만났던 외진 곳의 벤치가 생각나 뛰어가 보니 쓸쓸한 모습으로 등을 보이고 앉아 있는 제시카를 찾을 수 있었다.


그런데 그녀의 뒷모습을 보는 순간 이상하던 심장도, 불안하던 마음도 가라앉으며 차분해지는 게 아닌가? 뭔지 모르지만 그냥 따뜻한 느낌이 드는 게 좋았다.

제시카가 좀 전에 자신을 몰아 부치고 뺨을 때린 것도 정확하진 않지만 느낌으로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제시카의 뒷모습이 추워 보여 입고 있던 상의를 벗어 든 이산은 조용히 다가가 제시카의 등에 입혀 주었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쓸쓸하고 추워 보이는 제시카를 뒤에서 꼭 안아주었다.


이산의 행동에 잠시 흠짓 하고 놀랐던 제시카는 등뒤에서 전해지는 따뜻한 체온과 더 따뜻한 이산의 마음에 자신의 등 뒤에서 가슴 앞으로 나와있는 이산의 따뜻한 두 손을 꼭 잡았다.


그렇게 말없는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그렇게 허리를 굽히고 있으면 불편하지 않아요?” 라는 제시카의 말에


“아니요, 아프기는 커녕 좋아요”


슬쩍 속마음이 담긴 이산의 대답에


“이럴 땐 영어를 잘 하네요” 라며 제시카가 피식 웃자


“좀 더 지나면 제시카 한테는 더 잘할 수 있어요” 라고 제시카의 귀에 캔디를 넣어 주었다.


이산의 달콤한 말에 놀란 제시카가 뒤돌아 이산의 얼굴을 똑바로 보며


“그런 말 다른 여자한테도 하고 그랬죠?” 라고 눈꼬리가 또 올라가려 하자 식겁한 이산이 두 손을 황급히 저으며


“아니요! 정말 난 제시카 당신이 처음이요”


당신이란 말에 올라가던 눈꼬리가 웃음으로 바뀌며


“그럼 이제 처음이니, 두번째 세번째도 계속 생기겠네요?”


‘아니 이 무슨 말도 안되는 비약이야’ 하고 황당해 하며


“제시카, 내 겐 당신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요”


캔디인 줄 알았는데 허니였다. 좀 전의 섭섭함과 야속함이 정말 눈 녹듯 사라지며 입꼬리가 귀에 걸린 고양이가 되려는 걸 억지로 참으며


“흥! 살살치는 눈웃음에 귀를 녹이는 말솜씨, 그러니 병원의 여자들이 안 넘어 갈 수가 없지”


‘아니 이 무슨 왕트집인지 모르겠네’ 라고 생각하려다 ‘아! 이런 게 여자들의 질투인가? 그래서 아까 그렇게 난리를 쳤구나’ 하는 기분 좋은 생각에 히죽 웃으며


“제시카, 그건 그냥 부상당한 나를 돌봐준 거에 대한 감사의 인사일 뿐이요”


“그럼 담당 주치의인 나는요?”


“당신과 그 사람들을 어떻게 비교할 수 있겠어요? 당신에 대한 감사는 늘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어요”


“피이! 말은 정말 잘하시네요” 라며 샐쭉해 하자 여자의 기분을 맞추는게 실거리 500m 야간사격 100발 명중시키는 것보다 몇배는 어렵다는 걸 깨달으며


“그럼 어떻게 해야 제시카에게 내 마음을 보여줄 수 있나요?”


이산이 슬슬 딸려오자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앞으로 하는 당신의 행동에 달렸죠” 하며 코를 꿸 낚시를 던졌다.


“알았어요, 내 마음을 보여줄 수 있게 할게요”


던진 낚시를 이산이 덥석 물자 고양이 눈이 초승달같이 휘며


“약속했어요?” 라며 도장을 요구하자


“물론이요” 이산이 망설임 없이 도장을 꽉 찍었다.


기쁜 마음에 올라간 입꼬리와 휘어진 눈매가 마치 만날 것 같은 제시카의 표정을 본 이산은 불과 2~3시간전에 자신을 몰아 부치고 울며 따귀까지 때린 그 사람과 동일인 맞나? 하는 생각에 속으로 고개를 저으며 여자는 정말 어려운 존재 같구나 하고 한숨을 쉬었다.


이산의 아리송하고 애매한 표정을 본 제시카는 속으로 뜨끔하며, 또 내가 너무 나갔나? 하는 생각에 얼른 일어나 이산의 팔짱을 끼며


“우리 들어가요, 퇴근 전 업무 마무리해야 돼요” 하고 이산을 이끌었다.


이산의 팔짱을 끼고 나란히 걷던 제시카는 병실에서 이산을 마구 몰아붙이고 결국 나중에는 뺨까지 때린 자신의 막무가네 행동이 창피하고 미안해


“아까는 너무 미안했어요, 솔직히 제정신이 아니었어요” 라는 사과의 말에 자신의 팔짱을 낀 제시카의 손을 꼭 쥐며


“괜찮아요, 제시카의 그런 행동 때문에 우리가 여기 같이 있게 됐잖아요” 하고 자연스럽게 위로를 하며 싱긋 웃자 ‘저 눈웃음은 정말 좋다’ 라며 말했다.


“아까 뺨 많이 아팠지요?”


제시카의 미안해하는 눈빛에 고개를 살짝 저으며


“뺨은 안 아팠는데 마음이 아팠어요”하자 갑자기 걷던 걸음을 멈춘 제시카가 이산의 앞으로 와서 감동에 젖은 촉촉한 눈빛으로 이산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나즈막한 목소리로


“고마워요, 그런데 부탁이 있어요”


얘기해보란 이산의 눈빛에


“그런 말은 나한테만 해야 돼요, 다른 여자들 한테 하면 안돼요, 알았죠?”


제시카의 걱정 어린 말에 이산은 제시카의 두 손을 잡고 두 눈을 응시하며


“제시카! 내 당신에게 약속했잖아요, 내 마음을 당신이 볼 수 있게 하겠다고”


귀에는 분명 꿀이 들어왔는데 왜 가슴은 심쿵 하고 눈에는 물기가 어리는지 제시카는 이산의 가슴에 얼굴을 묻으며 떨림의 기쁨을 느꼈다.


그렇게 한참을 이산의 품에 있던 제시카는 문득 이 사람 어리숙하고 어리버리하게 행동하는 선수아냐? 하는 생각에 고개를 들어 이산의 얼굴을 보려는데 이미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이산의 따뜻하고 맑은 눈빛을 보고 이산의 허리를 두르고 있던 두 팔을 풀어 목을 감싸고 뒷꿈치를 들어올리며 자신이 때렸던 이산의 볼에 가볍게 입술을 갖다 댔다.


제시카의 갑작스러운 볼터치에 조금은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며 제시카를 쳐다보았다.


“아까 잘못한 거에 대한 사과예요” 하며 배시시 웃자 그 모습이 너무 이쁘고 볼에 남아있는 감촉의 느낌이 너무 좋은 이산이


“자주 맞아야 겠네” 라며 빙그레 웃자, 싫지않은 이산의 음흉한 농담에 제시카도 웃으며


“다음부터는 국물도 없어요” 하고 살벌하게 시작했던 두 사람의 첫 데이트는 달콤한 웃음으로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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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16. 하얀 황금 22.04.20 2,846 6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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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15. 이어지는 인연과 이별 22.04.15 2,646 70 12쪽
44 15. 이어지는 인연과 이별 22.04.13 2,658 70 12쪽
43 15. 이어지는 인연과 이별 +2 22.04.11 2,703 61 11쪽
42 15. 이어지는 인연과 이별 22.04.08 2,748 65 10쪽
41 15. 이어지는 인연과 이별 +1 22.04.06 2,812 66 12쪽
40 15. 이어지는 인연과 이별 22.04.04 2,850 69 9쪽
39 15. 이어지는 인연과 이별 22.04.01 2,960 70 9쪽
» 14. 보상 그리고 깊어지는 인연들 +1 22.03.30 2,917 70 8쪽
37 14. 보상 그리고 깊어지는 인연들 +2 22.03.28 2,939 64 12쪽
36 14. 보상 그리고 깊어지는 인연들 22.03.25 3,051 71 12쪽
35 14. 보상 그리고 깊어지는 인연들 22.03.23 3,003 76 11쪽
34 14. 보상 그리고 깊어지는 인연들 22.03.21 3,111 77 15쪽
33 14. 보상 그리고 깊어지는 인연들 22.03.18 3,170 79 12쪽
32 14. 보상 그리고 깊어지는 인연들 22.03.16 3,256 71 13쪽
31 13. 회상 ; 꿈을 꾸다 22.03.14 3,113 63 11쪽
30 13. 회상 ; 꿈을 꾸다 22.03.11 3,044 74 11쪽
29 13. 회상 ; 꿈을 꾸다 22.03.09 3,107 69 10쪽
28 13. 회상 ; 꿈을 꾸다 +1 22.03.07 3,123 67 10쪽
27 13. 회상 ; 꿈을 꾸다 22.03.04 3,207 66 10쪽
26 12. 전투 ; 전설이 되다. 22.03.02 3,268 67 22쪽
25 12. 전투 ; 전설이 되다. 22.02.28 3,147 62 17쪽
24 12. 전투 ; 전설이 되다. 22.02.25 3,207 66 12쪽
23 11. 인연이 시작되다 ~ 12. 전투; 전설이 되다. 22.02.23 3,159 6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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